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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09 14:17
14/10/09 15:40
다른 장르는 잘 모르겠고 좋아하는 만화 장르만 몇 개 추천해드리면..
본문의 거의 모든 요소가 충족되는 만화로는 도로헤도로가 있습니다. 미완결이고 일본 현지에서도 잠깐 연재 중단되었다가 현재 다시 진행. 스토리상 대충 금방 완결 될 거 같긴 한데 작가 연재속도가 좀 느려서.. 현재 시공사에서 18권까지 발매. 저게 무삭제 정발이 가능할까 싶은 물건이었는데, 무삭제 정발되었습니다. 그래도 아래에 소개할 만화들에 비하면 정상적인 만화입니다. 호시노 유키노부 단편집들 (거인들의 전설, 스타더스트 메모리즈, 2001-5등) '무겁고 철학적인 정통파 SF' SF는 아니지만 역시 다른 단편집인 '멸망한 짐승들의 바다'도 매우 훌륭합니다. 무겁고, 기계적이고, 음울합니다. 웰메이드 SF를 읽고 싶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이지로 모로호시 '바이오 묵시록' 무섭지도 선정적이지도 않지만 극도로 음울하고 어두운 디스토피아. 사실 다이지로 모로호시는 개인적으로 참 애증의 작가인데,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와 바이오묵시록은 그냥 찬양하는 작품입니다. 귀여운 그림체. 넉살 좋은 유머코드. 편안한 스토리 전개와 함께 펼쳐지는 먹먹한 이야기들. 최종병기그녀/외전. 화풍과 제목 때문에 순정물이라 생각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전쟁과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바탕으로 한 슬프고 무거운 근미래SF 입니다. 18금이고, 잔인하진 않지만 참 그로테스크하게 야합니다. 그래서 '불쾌함'을 느끼는 분들도 제법 있는 편이고. ---여기까지는 누가 봐도 흥미로울 수 있는 만화고, 아래는 심하게 취향을 탈 만화들입니다---- 전상영 NR(내츄럴 리드미컬) 시리즈 : 현재 연재되는 NR예거도 킹왕짱이지만, 연재순으로 초기작부터 천천히 보시길 추천합니다. 감히 '한국 최고의 디스토피아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시리즈를 다음 웹툰에서 볼 수 있으나 이전 작품들은 아마 다 유료화 전환되었습니다. 한 작품만 딱 보고 생각해봐야겠다 싶다면 NR믹서를 추천해드립니다. NR믹서는 근미래도시에서, 쓰레기 분쇄장을 운영하는 중앙정부 요원의 아들이, 청소부들이 쓰레기 분쇄기를 청소하는 동안 분쇄기를 윙 돌려버리고, 그들이 믹서기에 갈리는 걸 보면서 희열에 차 자위를 하고, 주인공 일행은 믹서기에 썰린 유가족들에게 고용되어 '에이 정의감 그런 건 모르겠는데 일단 돈 받았으니 죽여버리자' 하는 유쾌한 만화입니다. 최지룡. 축생도 : 최지룡의 정치적인 단편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으나, 몇몇 장편들은 레알입니다. 그중 축생도는 단연 최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지룡씨 홈페이지에서 열람 가능. 실수로라도 단편 및 만평을 클릭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바랍니다(극우 파시스트에 친나찌 친일 허무주의자인지라). 중단편 중에는 And justice for all도 괜찮은 디스토피아 SF물입니다. And justice for all은 예수가 지상에 강림해서 자살을 교사하는 노래를 녹음해 전세계 위성으로 송출, 지구를 더럽히는 인류를 싸그리 정리한다는 내용입니다. 축생도도 그에 뒤지지 않게 맛간 만화입니다. 주인공 베르하르트가 아들을 괴롭힌 동네 꼬마에게 '사자는 작은 동물을 사냥할 때도 최선을 다한다는 말의 뜻을 알고 있니?'라고 말하며 두드려패고, 축대로 끌고 가 '여기서 뛰어내리면 더 괴롭히지 않으마. 복권당첨보다 살 확률을 높으니 어서 뛰렴'이라며 떨어뜨리는 장면이라거나. 야마구치 타카유키. 전략인간병기 카쿠고 : 워낙 예전에 국내에 정발되어 현재는 찾기가 정말 힘듭니다만 우리에겐 다양한 도구가 있으니. 그야말로 맛간 센스의 세기말 막장 만화입니다. 731부대 비스무레한 일본의 부대가 전쟁을 통해 만주에서 사로잡은 포로를 대상으로 무예를 연마해서 사람의 내장을 돌돌 말아 뽑아내는 무술을 개발하고, 그 무술의 전승자들이 세계 평화와 환경(!!!!?!?!!?!?!?!??!)을 위해 배틀을 벌이고, 그 와중에 방사능 피폭 때문에 비대하게 발달한 남근을 채찍처럼 휘두르는 거대 괴수가 마을에 침입하고 뭐 대충 이런 만화입니다. 정말 맛간 만화입니다. 사무라 히로아키의<브래드 할리의 마차>와 함께 대체 이게 어떻게 심의를 통과한거야 싶은 양대산맥. 아들의 인체를 강화하기 위해 아버지가 대포로 쇠구슬을 아들 몸에 쏴서 박아넣는 장면이 이 만화에서 꽤 수위가 낮고 정상적이며 논리적인 장면에 속하는 편입니다. 우울하고 표현이 가감없는 SF는 역시 맛이 가는 게 당연하겠지 싶기도 하고 뭐... 이쪽으로 취향이나 관심이 없으시면 맨 앞의 넷(도로헤도로, 바이오묵시록, 최종병기그녀) 제외하면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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