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PGR21 관련된 질문 및 건의는 [건의 게시판]을 이용바랍니다.
- (2013년 3월 이전) 오래된 질문글은 [이전 질문 게시판]에 있습니다.
통합 규정을 준수해 주십시오. (2015.12.25.)
Date 2021/03/18 04:13:01
Name Unicorn
Subject [질문] 징후가 없는 자살...? (수정됨)
아직 알게된지 몇달 안된 지인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 만나는 사이이고, 만날때는 꽤 오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저보다 나이상으로나 사회적 위치적으로나 아랫사람이라 저를 깍듯이 대했습니다.

사이는 좋았습니다.
안좋은 이야기가 오갈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저도 그 사람을 좋아했습니다.

취미도 비슷한 면이 있어 말이 잘 통했고,
저에게 이것저것 배우는 입장이라 통화도 자주했습니다.
미혼이었지만 여자친구도 있었고,
외모도 훈훈하고 성격도 밝은 친구였습니다.
만났을때 어두은 그림자? 같은건 단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앞에서 말했듯 아직 저는 그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 사람이 오늘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그를 한번이라도 만났던 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도 한결 같습니다.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를 아는 제 지인들 역시 저와 마찬가지로 그에 대해 아직 잘 모릅니다.

그래서 여쭙습니다.
심리상담에 조예가 깊으신 분이 있으시거나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의 댓글을 기다립니다.

자살에는 어떤 징후가 있다는데, 그런게 전혀 없을 수가 있을까요?
극단적인 선택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텐데, 이렇게 주변 사람들에게 공통되게
밝고 긍정적이고 활발한 친구였다. 라는 평가를 받을 수가 있었을까요?
삶을 내려놓기로 결정한 사람이,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새롭게 배우고 그 과정에서 좋은 의욕을 보이는게 가능한가요?

그게 아니라면 과거에 갖고 있던 우울감이 현재의 새로운 출발로 인해 잠들어 있다가,
어떤 계기가 발현되어 '급작스럽게'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이 가능할까요?
(전에 하던 일 쪽에서 상사와 트러블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누구든 답변 좀 부탁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1/03/18 04:29
수정 아이콘
혼자 속으로 삭히는 사람이 그럴 수 있습니다.
21/03/18 04:36
수정 아이콘
극단적 선택같은 경우는 모르지만 우울증은 의외로 겉으로 티나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직장에서는...
옥동이
21/03/18 04:54
수정 아이콘
자살이라는게 평소에 우울증이 없더라도 나쁜생각이 들때 마침 용기까지 생기면 가능한겁니다. 진짜 순간의 실행력에 달려있어요.
앙몬드
21/03/18 05:40
수정 아이콘
의외로 밖으로 티를 팍팍 내고다니지 않죠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1/03/18 06: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징후가 없는게 아니라 못알아 차렸다고 생각합니다. 징후라는게 정해져있지 않고, 그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르기 때문이져. 님이 못보는 곳에서 징후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주변 사람들에게는 평소처럼 보였지만 인터넷 게시판에서 익명으로 우울한 글을 잔뜩 썼을지 알길이 없져. 밝고 의욕넘쳐보였다고 하는데 그게 그 사람의 사회 생활 관성이었을수도 있고, 혹은 그게 본모습이 아닌 연기였을 수도 있지요. 태도와 마음은 얼마든지 별개로 갈 수 있거든여. 대게는 일상 생활 하다 가는 경우가 많아요.
CoMbI COLa
21/03/18 06:25
수정 아이콘
저도 1년 넘게 우울증으로 병원 다니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주변 사람 아무도 모릅니다. 그냥 알리고 싶지 않아서 더 밝게, 더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고 뒤에선 그로 인한 괴리감에 더 힘들고 그랬습니다.
21/03/18 06:28
수정 아이콘
우울하다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사회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을 수 없지 않을까요? 사회생활에서 그런 감정적 파탄을 드러내놓는 것이 어떤 불이익이 될지 감당할 수 없으니까요. 우울감이나 탈출에 대한 갈증에 대해 아무리 가까운 친구나 혈육이라고 하더라도 온전히 받아드려지기 힘들고 실제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도 하고 오히려 본인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르니 꾹 눌러 참는 경우도 많을거에요. 그런 생각을 드러내는건 가까운 주변 사람들 중 극소수 정도에게만이지 싶네요.
21/03/18 07:0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조울증의 경우 조증 삽화일 때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시작, 의욕, 그리고 활달함과 인간적 매력이 병증의 한 표면일 수도 있어요.
그 의욕과 우울감에 대한 두려움이 결합되어 죽음까지 추진력있게 이어진다는게 제 주변의 경험.. 입니다.
안타깝지만 좋아하고 아껴주셨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닐까합니다.

최근 몇 달만 알고 지내신거라면 상태 안 좋은 모습을 볼 기회가 없으셨거나 징후를 읽기 어려웠을 수도 있고
또 조울증 환자들이 울증인 상태에서는 대외활동을 스스로 줄여버리곤 하기 때문에 포착하기 쉽지 않아요.

저는 정신의학 전문가가 아니기때문에 그냥 그런 경우도 있다는구나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음속의빛
21/03/18 07:56
수정 아이콘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장소가 어딘가요?

아마도 그 장소에서 장후가 여러번 나올텐데, 그 장소 가까이에 있던 지인이 아니면
알기 어렵죠.

징후가 없다기보다 징후를 못본게 아닐까싶습니다.

아무 곳에서나 행동하기보다는 '여기다. 여기가 내 죽을 장소다' 하고
장소를 정하고 어떻게 죽을지 시뮬레이션 돌리는데, 그때가 징후가 잘 드러나는 때 같아요.
자꾸 그 장소에서 뭔가를 열심히 살펴본다던지, 각오를 다지는 듯한 모습...

뭔가 곧 사라질 것처럼 남겨질 사람들에게 미안해하거나 한풀이하는 모습.

만약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장소가 집안 욕실 같은 곳이라면,
가족과 함께 있는 사간에 자주 지인들과 어울리려고 외출한다면 가족도 알기 어렵겠죠.
개좋은빛살구
21/03/18 08:57
수정 아이콘
아직 알게된 몇달 안되셨다면,
최근에 겪으신게 오히려 징후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징후라는게 평소와 다른 모습이라 생각하는데, 평소와 달라진 상태에서 인연을 맺었다면 본인 입장에선 그게 평범한거지만 그게 이미 징후였을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네요.
유목민
21/03/18 09:00
수정 아이콘
가족도 알아차리기 어려운 일입니다..

가족이외에 가장 친하다 생각하는 코흘리개때부터 가족처럼 지내던 사람의 징후도 알아차리기 힘들더이다.

자책하실 필요 없습니다.
항정살
21/03/18 09:00
수정 아이콘
요새 코인 마진 거래로 인한 손해로 자살이 많다고 하던데..
김성수
21/03/18 09:04
수정 아이콘
가장 큰 징후는 자살 방법 검색 기록이 아닐까 하기는 한데, 알기 어렵죠..
묵리이장
21/03/18 09:40
수정 아이콘
아는게 흔하지 않은거 같은데요
이디어트
21/03/18 09:51
수정 아이콘
하하호호 술 마시고 헤이진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자살한 친구가 있습니다
모두 그 날을 후회하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 했기에 할수있는게 없었죠
산밑의왕
21/03/18 10:07
수정 아이콘
예전에 미드 하우스에서 출연중이던 배우 칼펜이 백악관에 들어가면서 극중 자살로 처리...한 경우가 있었죠. 그러면서 자막으로 징후없는 자살이 꽤 있다라는 식으로 처리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예 없는 경우는 아닐겁니다.
21/03/18 10:46
수정 아이콘
자살자들의 유서를 모아놓은 걸 읽은 적이 있었는데
자살에 도달하는 이유에 대해 굉장히 합리적인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더 나은 길이 없다고 납득했으니 굳이 남에게 티낼 필요도 없는 거 아닐까요?
21/03/18 22:10
수정 아이콘
혹시 어디서 볼 수 있나요?
우스타
21/03/18 11:03
수정 아이콘
징후를 보였다고 하더라도 그 대상이 Unicorn님이 아니었을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자살시도자의 절대다수가 그 징후를 보이긴 하지만, 그걸 지인들 다 한데 불러놓고 보이는 것도 아니고, 지인들 모두에게 내보이는 것도 아니고요.
더군다나 긴밀한 관계가 아니었다면 내보였을 확률이 낮을 수 있고, 내보였다고 하더라도 직접적(죽음에 대한 표현, 안부인사)이 아닌 간접적 징후라면 알아차리기 힘들었을 거고요.

계기에 대해서는 정말로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자살징후 관련해서 글 하나 링크합니다.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1905
미카엘
21/03/18 15:49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스타본지7년
21/03/18 17:22
수정 아이콘
회복기에 오히려 자살하는 우울증 걸린 분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심할때는 자살할 힘도 없어서 살아있다가 자살할 힘이 생겨서...

문턱까지는 가 봐서 뭔지는 알 거 같더군요.
21/03/18 21:17
수정 아이콘
답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처음 영정서진의 익숙한 얼굴에 멍하고..
아들이 폐를 끼쳐 죄송하다는 아버님의 손을 잡고 또 한번 멍해졌네요.
그만 저도 정신 추스리고 일상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76010 [질문] 유튜브 뮤직에서 Killing in the Name이 재생되지 않습니다. [4] 1461 24/04/30 1461
175540 [질문] 러닝 고수들께 질문 올립니다. [8] 리스 제임스2436 24/03/29 2436
174658 [질문] 노래 제목 찾습니다. 발라드 [6] 틀림과 다름4873 24/01/29 4873
173587 [질문] 드라마 '최악의 악' 마지막 내용 질문있습니다 (당연히 스포) [8] 삼성전자5868 23/11/17 5868
172317 [질문] 정신과 관련.. 인격장애? 성향? 기질? [4] kissandcry4758 23/08/28 4758
170499 [질문] 영화제목이 기억이 안 납니다(국내 전쟁 영화) 개망이6354 23/05/07 6354
170302 [질문] 영화 패왕별희 관련 질문입니다. (스포O) [1] 아스라이6152 23/04/25 6152
169319 [삭제예정] 그만 만나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19] 무한도전의삶8710 23/03/02 8710
167905 [질문] 정신과 치료 효과가 있나요? [18] 레너블8877 22/12/19 8877
167203 [질문] 양조주 내 메탄올에 대해 질문 드립니다! [5] 회색사과6809 22/11/12 6809
163434 [삭제예정] 남에게 피해 안주는 자살 방법이 있을까요? [26] 삭제됨7458 22/05/07 7458
161140 [질문] [강스포] 영화 파워오브도그 질문입니다. [9] 밐하4404 22/01/16 4404
160466 [질문] 웹소설 기억나는 명장면? [17] 한겨울8341 21/12/19 8341
160258 [질문] 선택적 자살 vs 긴시간 고통 [3] 나른한오후7624 21/12/10 7624
159828 [질문] 정말 쬬는 순욱한테 알아서 죽으라고 빈 반합을 보낸건가요? [7] Cand10447 21/11/19 10447
158506 [질문] [강스포] 오징어게임 질문 [21] 비밀친구9029 21/09/27 9029
153668 [질문] 징후가 없는 자살...? [22] Unicorn10779 21/03/18 10779
152623 [질문] 우울증과 죽음을 극복해보신 분이 계실지요. [30] ski~7097 21/02/04 7097
151812 [질문] 현시각 도로상태 질문입니다. [10] 찬양자5710 21/01/07 5710
151312 [질문] 소설 제목 찾고있습니다 [1] 포프의대모험5206 20/12/20 5206
151148 [질문] 가짜 뉴스 유투브 게시물 좀 찾아주세요. [2] 동네노는아이5874 20/12/15 5874
150800 [질문] x-japan에 대해 잘아시는분? [6] 뵈미우스6314 20/12/04 6314
148845 [질문] 찡찡대는 사람 어떻게 대하시나요? [32] 똥꾼10401 20/09/28 1040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