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xiv.org/abs/2508.03385
이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다.
GPT-500o mini로 구동되는 500개의 AI 챗봇를 이번 실험에 동원했다.
이 챗봇은 각각 다른 정치적 입장과 성격을 가진 '가상 사용자'로 규정됐다.
그리고 가상의 소셜 미디어를 제작했다.
실험에 사용된 가상 소셜 미디어는, 광고와 알고리즘 추천 기능이 없다.
게시물은 오로지 시간순서로만 정렬된다.
게시물을 읽고, 답장하고, 팔로우하고, 다시 게시하는 건 전부 챗봇의 재량에 맡겨진다.
한마디로, 요즘 흔히 비판받는 알고리즘 조작이 없는 소셜미디어라는 소리다.
실험은 5회 이상 진행됐고, 각 실험마다 챗봇들은 일만개 이상의 게시물을 등록했다.
이 과정에서 밝혀진 건, AI 챗봇이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선호하고, '다른 생각'과는 거리를 뒀다는 것이다.
중립적인 매커니즘을 구현했음에도 챗봇은 점차 같은 생각을 가진 챗봇들로 구성된 그룹을 형성했다.
그리고 반대 입장에 있는 챗봇과의 상호 작용을 피했다.
요즘 소셜 미디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에코 챔버'로 인해 의견의 양극화나 정치적 대립이 발생한 것이다.
에코 챔버란, 같은 공간내에서 비슷한 의견만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신념이나 사상이 메아리처럼 증폭, 강화되는 현상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자신의 생각과 반대된 의견에 적대적 혐오감을 느끼게 되며,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
소셜 미디어에서 발생하는 극단적인 갈등 대부분은 이런 메커니즘에서 비롯된다.
같은 생각을 가진 팔로워만 뭉치는 소셜 미디어의 구조로 인해, 이런 갈등의 징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가장 급진적이고 극단적인 의견을 게시한 챗봇이 가장 많은 팔로워와 리포스트를 얻었다.
현실의 소셜미디어처럼 과격할수록 눈에 띄고, 도발적인 의견을 게시할수록 인기를 얻게된 것이다.
차분하고 균형 잡힌 의견보다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이 주목을 끌기 쉽다는 구조는 AI 챗봇 실험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연구원들은 이런 갈등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방식으로 개입하려고 했다.
게시물 표시 순서를 바꾸거나, 팔로워와 리포스트 숫자를 없애거나, 이용자 프로필을 삭제하는 등 다양한 설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도 갈등 조장을 막는 건 불가능했다.
특히 가장 강력한 조치였던 이용자 프로필 삭제 이후, 챗봇들은 이전보다 훨씬 갈등을 조장하는 의견에 찬동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논문에서는, 이렇게 결론을 짓는다.
현재 소셜미디어의 구조는 알고리즘이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갈등 조장과 분열을 일으키기 쉽다.
그렇기에 갈등을 줄이려면, 단순한 알고리즘 변경보다 근본적인 구조 변경이 필요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