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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7/29 23:12:23
Name 물범
출처 http://vkepitaph.tistory.com/m/post
Subject [기타] [2ch괴담]안 좋은 소문이 도는 집
대학에 다닐 무렵 이야기다.

그 무렵 이런저런 일들이 좀 있어서, 기분전환도 할 겸 이사를 할 생각이었다.

학교 옆에 있는 부동상에 찾아가, 대학 주변에 빠삭한 부동산 아줌마에게 조건에 맞는 집이 있는지 물어봤다.



[음... 그 조건이라면 서너곳 정도 있어. 근데 이런 물건도 있어서...]

그러더니 서랍에서 봉투를 꺼내, 그걸 뜯어서 나에게 건네줬다.

안에는 어느 집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



역에서 걸어서 2분, 대학까지는 걸어서 20분 거리다.

집세는 월 3만엔에, 보증금이랑 사례금은 없다.

주차장도 따로 있는 집이지만, 따로 사용료를 낼 필요도 없다.



지은지는 꽤 된 집이지만, 방도 넓고 가구로 서랍장도 딸려있다.

화장실과 욕실도 따로 있고, 부엌도 넓어 냉장고랑 세탁기 놓을 자리가 있을 정도였다.

작지만 정원까지 딸린 건물 2개가 딱 붙어 있는 형태의 집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렇게 좋은 조건인데 저렇게 싼 집세로 나올 리가 없다.

뭔가 수상하다 싶어 아줌마에게 묻자, 붙임성 좋은 아줌마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보통 사람한테는 추천하기 힘든 곳이긴 하지.]



의미심장했다.

무언가 안 좋은 사정이 있는 집일 것이라 느껴 자세히 물어보자, 역시 생각대로였다.

지난번 살던 사람은 사흘만에 집을 나왔고, 그 전 사람은 나흘, 그 전 사람도...



다들 입주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어째서인지 집에서 나와 도망쳤다는 것이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그냥 놀려두기도 아까우니 싼 집세를 걸어서 내놓았지만, 부동산 입장에서도 소문이라도 나면 곤란하니 왠만해서는 추천을 안한다는 것이다.

기분 나쁜 예감은 있었지만 일단 워낙 집세가 싼데다, 아줌마도 집주인 볼 낯이 없다며 간곡히 부탁을 하기에 입주하기로 결정했다.



그 자리에서 서류 작업을 마치고, 다음날 입주하기로 했다.

이미 이사 준비는 대충 끝나 있었기에, 친구의 도움을 받아 반나절만에 이사를 끝내고 저녁에는 집들이를 겸해 술판을 벌였다.

하지만 밤이 깊자 다들 돌아가, 나만 남았다.



그러나 입주 당일 밤에는 딱히 아무 일도 없었다.

하지만 입주 사흘째 되는 날 밤이었다.

아직 기사가 오지 않아 인터넷 연결도 안된터라,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잠자리에 들어 평소마냥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은 2시를 지나고 있었던가.

빠드득빠드득하고, 무언가가 벽을 긁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주변에서 뭘 하나 싶었지만, 소리가 나는 건 옆집과 맞닿아 있지 않는 벽이었다.



그래서 나는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심경으로 반쯤 체념하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소리는 계속 이어져, 발밑에서 시작해 점점 올라가 마침내 천장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천장까지 올라간 그것은, 이제 쾅쾅거리며 지붕 위를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곧이어 커튼이 쳐 있는 창 너머로 무언가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나더니, 소리가 멎었다.

겨우 한숨 돌린 나는 친구에게 연락이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하지만 또다시 빠드득빠드득 하는 소리가 창 밖에서 들려온다.



보면 안 된다는 생각과,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8:2 정도였다.

하지만 앞으로도 여기서 살 거라면, 정체를 확인해둬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커튼을 열었다.

그러자 창 밖에는 기묘하게 긴 손을 가진, 긴 머리카락을 한 것이 가만히 손목을 바라보며 벽에 손을 대고 묵묵히 긁어대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커튼을 치고, 부엌에 가서 소금을 가지고 와서 창문 옆에 두고 잤다.

빠드득빠드득 하는 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나는 다음날 부동산에 찾아가 아줌마에게 [역시 귀신이 나오네요.] 라고 말했다.



[역시 그렇구나...] 라고, 아줌마는 기운 없이 말하더니 다른 집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거절했다.

아줌마는 5만엔을 내게 건네주며, [못 버티겠으면 나와. 바로 다른 집을 소개시켜줄게.] 라고 말했다.



그날 밤 역시 2시가 되자 또 빠드득빠드득 소리가 나고, 천장을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린 후, 밤새도록 벽을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나는 무시하고 잠을 잤다.

일주일 정도 지나자 그 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종종 한밤 중에 자고 있으면, 이상한 시선을 느껴 깨어나곤 한다.

그러면 언제나 방 안에 그 귀신이 쪼그려 앉아 나를 째려보고 있지만, 나는 무시하고 그냥 잔다.

졸업한 후 직장을 근처에 얻었기에, 나는 지금도 이 집에 살고 있다.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무척 만족스러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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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29 23:14
수정 아이콘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돈
16/07/29 23:15
수정 아이콘
뭐시 중헌디...
우리고장해남
16/07/30 00:01
수정 아이콘
월세가 중하제
음란파괴왕
16/07/29 23:16
수정 아이콘
잉 크크 주인공 강심장이네요.
16/07/29 23:16
수정 아이콘
돈 앞에선 이념이건 문화건 귀신이건 의미없죠.하하
순규하라민아쑥
16/07/29 23:23
수정 아이콘
새벽에 눈 떴을때 사람이 쳐다보고 있는것 보다 차라리 귀신이 쳐다보고 있는게 덜 무섭잖아?
16/07/29 23:26
수정 아이콘
귀신이 김소현일지도...는 농담이고.

일단 돈이 싸면...
꿈꾸는사나이
16/07/29 23:40
수정 아이콘
역시 돈보다 무서운게 없다능...
Sgt. Hammer
16/07/29 23:40
수정 아이콘
아이 깜짝이야 크크크크크크크
Sgt. Hammer
16/07/29 23:40
수정 아이콘
키보드 마우스에 귀신 들려서 제가 모르는 사이에 글 쓴 줄 알았습니다
16/07/29 23:45
수정 아이콘
크크 평소에 블로그 잘보고 있습니다.
최초의인간
16/07/30 00:0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
다혜헤헿
16/07/29 23:46
수정 아이콘
지금 정전이라 두려움에 떨며 봤는데 유쾌해졌습니다.
크크크크크
아리마스
16/07/29 23:49
수정 아이콘
귀신도 거르는 외모였던걸까..
16/07/29 23:51
수정 아이콘
귀신 입장에선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만두고나서
머 이런놈이 있나 하고 밤마다 쳐다본다고 생각하니 웃기네요 크크
16/07/29 23:52
수정 아이콘
이거 보니까 선배 중에 진짜 무신경한 형이 해준 얘기가 생각나네요. 군에 장교로 복무할 때 쓰던 관사가 그 전년도에 원사가 목매 자살한 방이었습니다. 입주하자마자 티비가 지맘대로 꺼졌다 켜졌다 하고 방문이 벌컥 열렸다 닫혔다 하는 등의 현상이 일어났는데 몇번 '하지마!' 하고 소리지르다가 나중에는 귀찮아서 그마저도 안하고 그냥 살았더니 한두달만에 잠잠해지더랍니다. 그 형이 원체 농담이나 허풍을 안 치는 성격인데 이 얘기를 하길래 진짜 쫄깃하게 들었었네요.
Sgt. Hammer
16/07/29 23:53
수정 아이콘
원사가 어디서 소위에게...?
16/07/29 23:54
수정 아이콘
엌크크크 자네가 주임원사 유령인가? 그 형은 대위 입대였습니다만 그거나 그거나..
16/07/30 03:45
수정 아이콘
이거 약간 웃긴 괴담 모음으로 할 수 넣을 거 같은데요 크크
16/07/29 23:54
수정 아이콘
원사 짬에 자살이라니... 공포네요.
16/07/29 23:53
수정 아이콘
귀신있으면 여름에 시원해서 에어컨 안틀어도 될듯. 개이득
최초의인간
16/07/30 00:10
수정 아이콘
세입자가 오래 버티니 집주인이 월세를 올리려 할것같은데.. 이쪽도 만만찮은 공포네요
클로로 루시루플
16/07/30 03:25
수정 아이콘
무도 극한알바에서 63빌딩 유리닦기 오래 하신분이 '높은것보다 돈이 더 무섭다'라고 했었죠.
유리한
16/07/30 06:58
수정 아이콘
모든 무도맴버들은 극한 알바를 했으며, 그 중엔 유리를 닦아주는 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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