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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6/01/19 13:57:35 |
Name |
Danpat |
출처 |
내친구 |
Subject |
[유머] 이력 헤는 밤 |
<이력 헤는 밤>
계약이 지나가는 시즌은
이력서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이력 속의 글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이력 속 하나 둘 새겨지는 회사를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만료가 오는 까닭이요
월급날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이력 하나에 추억과
이력 하나에 회사와
이력 하나에 계약직과
이력 하나에 동경과
이력 하나에 통장과
이력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이력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적어봅니다.
인턴쉽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궈, 징,
췐 이런 외노자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취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흙수저들의 이름과, 닭둘기,
개**, 토쟁이, 노력, 노오력,
이런 꼰대들의 어록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전업주부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이력이 나린 회사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걸레도 닦아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하는 고시생은
부끄러운 이력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계약이 끝나도 나의 이력에도 정규직이 오면
그린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박힌 통장 위에도
자랑처럼 숫자가 무성할 게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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