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더 지니어스' 관련 게시글을 위한 임시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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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4/01/12 12:27:02 |
Name |
레지엔 |
Subject |
[분석] 제작자의 인센티브도 생각해보자 |
뭐 계속 말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이 포맷은 매우 좋은 포맷이고 검증된 포맷입니다. 서바이버 시리즈로 이미 검증되어있죠. 현재 지니어스가 가지는 매력포인트는 크게 두 개인데,
1. 참가자들간의 케미스트리 자극
2. '난 머리쓰는 고차원적인 게임을 보고 있어'라고 착각하게 만들기
입니다. 특히 후자가 중요한데, 실제로 고차원적인 게임을 풀면 시청자가 대거 떠나갑니다. 바둑이나 포커가 시청률 잘 안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작진은 1번의 재미를 강조하되, 2번을 부정하지 않을만한 상황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지난 시즌 콩픈패스가 딱 이 밸런스가 잘 맞았고 그래서 최고의 에피소드로 꼽히고 있죠.
시즌1이 꽤 호평을 받았고, 시즌2도 시청률이 꽤 나오고 있습니다. 시즌3는 특별한 일이 없는한 간다고 봐야 하고, 사전제작 시간은 많이 들어도 제작비 자체는 많이 들 일이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슈스케처럼 망시즌이 연속 두 번 나오지 않는 이상 그대로 갈 겁니다. 시즌3 끝나면 왕중왕전 같은 걸 해볼 수 있으니까 최소 4시즌 정도는 간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근데 여기에서 제작진의 욕심이 들어갑니다. 많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듯 제작자, 특히 PD 혹은 CP로 불리는 사람들은 도박으로 말하자면 '꾼'이 되고 싶어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가서 시청자를 폭발시키는 것, 그러니까 좋은 환경에 냅둬놓고 좋은 장면 나오기를 기대하는 걸 참지 못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반면에 지니어스는 포맷 특성 자체가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할 때에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대신 편집은 매우 힘든) 특성을 가집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난 그래도 똑똑한 편이고 자기 주도적이야'라고 생각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실제로 그렇진 않지만 대다수가 그럴 것이고 제작자쯤 된다면 거의 상당수가 그럴 겁니다. 좋은 포맷에 던져놓고 돌아가는 것을 보고 편집만 해서 올린다? 보람이 별로 없습니다. 정치적으로도 불리합니다. '거기서 니가 한 게 뭐냐' 소리 밖에 안나오고, 오히려 이 포맷을 지지했거나 던져준 '윗분'에게 공로를 싹 빼앗기기 쉽습니다. 포맷이 좋아서 롱런하는 프로그램에 피디가 계속 바뀌고, 새로온 피디가 포맷을 건드리면서 서서히 침몰하는 건 매우 흔한 광경입니다. 아니 새로온 피디가 아니어도 자기가 끌고 가다가 침몰시키는 것도 매우 흔한 일입니다.
결국 이 프로그램에서 인터넷 상의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면, 제작진이 무능하면서 욕심이 없어야 됩니다. 포맷과 게임 준비에만 공들여놓고 나머지는 CCTV 보듯 냅둬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시청자는 이 방향으로 가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할 능력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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