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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4/01/12 00:48:23 |
Name |
비연회상 |
Subject |
[기타] 노약자/임산부의 시청을 권하지 않는 룰브레이커 6회(당연히 스포) |
지난번 글에서도 썼지만 '이런게 이 프로그램의 재미지!'라는 입장이었습니다만...
제가 제 손가락 움직여서 쓴 글을 뒤집게 할 정도로 오늘 회차의 멘붕은 컸네요. 방송을 차마 끝까지 보지 못하고 꺼버렸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은지원이나 조유영에게 분노를 느낄 정도의 몰입이 있었던건 아니지만, 이두희가 이런 식으로 아웃되는건 뭔가 납득하기 힘들었거든요.
그럼에도, 솔직히 말해 이번 회차는 지난 6회중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씁쓸함과 멘붕을 주는 것과는 별개로, 정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예능'으로서의 재미는 탁월했어요. '연예인 파벌(?)을 이용해서 노이즈마케팅을 하려는 PD의 음모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연출과 편집이어음에도 불구하고... 그건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거부할 수가 없네요.
그래도 일부의 반응은 좀 아쉽긴 합니다. 이번 회차는 충분히 다들 열받고 누군가를 특정해서 손가락질 하는게 이해가 되는 회차였습니다만... '쓰레기같은 프로그램' 'X망' '이제 안볼거다' 라는 식의 비난은 너무 오버죠.
일단 이은결과 달리 이두희에게는 심적으로 동조하게 되고 감정이입이 됐던 이유가, (비록 그게 본인의 부주의때문이긴 했지만) 신분증 분실(에 이은 점유이탈물 횡령-_-;)이후 무기력하게 게임에 전혀 참가하지 못하고 방황했던 것이 너무 황당했고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위한 도구가 손을 떠나서 떠다닐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시즌1때부터 비춰준바 있기 때문에 조유영과 은지원의 점유이탈물 횡령;를 수긍 못할것도 없지만, 그래도 얄미운건 어쩔 수 없잖아요. 게다가 나중에 가서야 '첨엔 장난이었는데 어쩌다보니..'라고 변명하는 것은 더 상황을 어색하게 만들었구요.
하지만 이두희에게도 이런 완패의 책임이 없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막판의 거의 자포자기한 수준의 올인은 너무 비이성적이었죠. 물론 뒤통수를 연타로 맞은 멘붕상태에서 무슨 이성이고 개뿔이고가 있겠냐마는... 유정현, 노홍철, 홍진호의 매우 진지하고 집요한 조언과 설득이 있었음에도 '이 지경이 됐는데 설마?'라는 식으로 밀어붙인 것은 용기나 대담함이 아니라 자살행위에 가까웠죠. 시즌1의 비호감 탑을 먹은 김구라의 명언이 있잖습니까. '연예인 아닌 사람들을 내가 또 볼 것도 아니고...' 막말로 은지원은 이두희랑 두번다시 안볼 사이가 된들 무슨 대수겠습니까. 사적으로 전화통화 했다는 얘기는 너무 구차하고 순진함을 넘어서 바보스러운 것이죠.
근데 이 프로의 흥미로운 점이, 대본없이 가는 리얼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회차에서 플레이어들의 캐릭터의 단서들이 복선처럼 깔린다는 겁니다 . 이두희가 이런식으로 멘탈이 유리스럽다는 느낌은 이미 받아왔어요. 그가 순진한 컴돌이라서가 아니라, 게임에서 보여준 행동들에서 말이죠. 뛰어난 두뇌를 갖고 있지만 지독스러운 '관계'의 게임안에서 '아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은 시종 불안감을 줬습니다. 그게 이런 식으로 결정적 순간에 위험천만한 도박수를 낳고야 말았다는게 참 씁쓸합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는 이상민의 뜻대로, 아니 목표의 50%는 달성됐네요. 지난번 글에서 썼지만 여전히 게임을 주도적으로 하는 플레이어는 단 두 사람, 홍진호와 이상민 뿐입니다. 그런데 재밌는건, 우승을 여러번 하고 데스매치 한번을 안가며 게임을 마음대로 휘젓는 강자인 이상민은 과반수 플레이어(=연예인들)에게 경계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그 자신이 가장 강자의 면모를 보여왔음에도 오히려 홍진호를 지목해서 집요하게 타겟팅함으로써 자신은 교묘하게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전혀 게임을 주도적으로 못하고 말하는 병풍노릇을 하는 연예인들(=은지원 etc)은 충실히 이상민의 노예 노릇을 하고 있을 뿐이고.. 이건 시즌1때 김경란이 엄청나게 잘 하던 짓인데 롤을 잘 물려 받았네요(?)
이제 '추악하고 부당해보이는 승리'가 절정에 치달았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점점 더 선악의 구도로 몰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악이 뭔지는 아직 명백하지 않지만, 분명한건 악역 자리에 홍진호는 없어요. 아직까진 말이죠.
홍진호는 시즌 1에서 (이상민이 지금 하고 있듯) 연예인이나 기타 병풍노예들을 조종하며 게임적 능력과는 별개로 지배자가 되어갔던 김구라를 전혀 예상치못한 타이밍에 과감하게 쳤습니다. 그건 홍진호의 우승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주는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확신합니다.
솔직히 임요환에게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보이고... 실질적으로 7회부터는 홍진호vs이상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합니다. 이상민은 너무 압도적으로 커져버렸어요. 그에게는 불멸의 징표까지 있습니다. 은지원 etc 노예들은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조종하는 지배자이기도 하구요.
개인적인 바람은, 홍진호가 이쯤에서 이상민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물론 불멸의 징표 때문에 매우 어렵겠죠. 하지만 이대로 홍진호가 이상민의 일점사와 연예인병풍 웨이브에 아웃당하면 방송으로서의 재미는 추락할겁니다.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홍진호가 탈락해서 그런게 아니라, 홍진호가 떨어지면 이상민과 'vs'로 묶일 상대가 없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이상민이 제거된다면 나머지 병풍들은 어쩔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땐 이미 홍진호에게 붙기엔 너무 늦었기 때문이죠. 거기서 또 다시 오늘과 같은 집요하고 치열하고 악독한 관계의 게임과 속임수와 뒤통수 후려치기가 난무할테고, 그건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재미의 국면이니까요.
욕하고 이젠 안본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다음주부터 더욱 재밌어질것 같습니다. 제작진도 바보가 아닌 이상(많은 분들이 바보라고 믿고 계시지만;) 이 시점에서 정치(라기보단 음모)게임을 들이밀어 이상민에게 힘을 실어주는 짓은 하지 않을테죠. 시즌1에서 명장면을 연출했던 오픈패스 게임처럼, 뭔가 분위기 반전을 가져올 한방이 있을거라고 봅니다.
의도한 것이든 아니었든, 아무리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봐도 주인공에 가까운 것은 홍진호이고 지금 공은 홍진호에게 넘어갔어요. 이 상황에서 '나만 왕따시켜ㅠㅠ'라며 투덜대다 허무하게 탈락할지, 아니면 소름돋는 반전으로 진정한 주인공이 될지, 아니면!
아니면... 임요환이 각성할지.........
모르는거죠 뭐.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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