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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06 20:22:35
Name 모리모
Subject [기타] [시즌1 파헤치기] 김풍의 체념. 그리고 포기
최정문의 데스매치에서의 최창엽 선택만큼, 그것보다 더 이해가 가지않는 일화가 7화에서 김풍vs박은지의 데스매치였지요. 김풍은 게임에 들어가서도 룰을 잘 몰라 헤메이던 박은지와의 인디언포커에서 박은지의 3번째 카운팅에서의 갑작스런 올인 배팅에 따라 들어가는(배팅하는) 이해못할 행동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패하죠. 누가봐도 거기서 따라서 배팅할 이유가 없었는데 말입니다. 이 이해할수 없는 행동의 이유를 지금부터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풍은 김구라의 광팬이고 이상민 또한 너무 좋아하는 일반인이었습니다. 그래서 1회에선 게임보다 김구라와 사진찍기 바쁜 모습을 보이고 이상민에게도 노골적인 애정표현을 하는 장면이 1화 첫부분에서부터 나옵니다. 그래서 1~2회 동안 계속 별말없이 김구라의 제의에 따라 김구라와 연대를 합니다. 그들과 연대를 하는게 자신에게 영광이라며 그분들은 배신을 할 사람들이 아니라는 지나친 찬양과 함께.

하지만 처음 만난 홍진호와도 친했고 그와도 같이 게임을 해보고 싶었고 또한 계속 똑같은 패턴으로 게임하는게 싫어서 3회부턴 김구라에게서 벗어납니다. 김구라가 싫어서 그런건 절대 아니였지요. 하지만 그러면서 의도치 않게 김구라와 적이 되어버립니다. 처음부터 김구라의 파워에 약간의 반감을 가졌던 홍진호와 3회부터 계속 함께함으로써 5회에선 완전히 적대적인 관계로 돌아섭니다. 홍진호가 김구라의 제안을 거절한 상황에서 김풍이 그런 홍진호와 어울리는걸 본 김구라는 그 둘에게 완전한 적대심을 갖게 됩니다. 처음부터 자신을 적으로 상정하고 움직인다고 직접적으로 속상함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6회에서 그 유명한 맛탱이 사건이 터지며 김구라와 완전히 틀어지게 됩니다. 자신이 그렇게 좋아했던 연예인과.

7회 오프닝에서 이상민은 김구라가 김풍에게 리얼하게 화가 많이 나있다고 얘기하고 게임에 들어가서 방송인들과 연합해 대놓고 김풍과 홍진호를 따돌립니다. 단짝이었던, 자신을 프로그램에 추천한 김구라를 떨어뜨린 장본인들에 대해 이상민은 대놓고 적개심을 드러내고 같은 방송인 출인인 나머지 출연자들은 자연히 다같이 뭉쳐 저쪽을 타개하는데 뜻을 같이합니다. 부정한 행동으로 김구라를 떨어뜨렸다고 생각하지 않은 김풍은 서운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감정을 내비칩니다. 원래 조용하게 묻어가는 스타일을 추구하는데 이게 (자신을 향한 미움과 시선이) 조용해지지 않으니까 미쳐버리겠다는 인터뷰를 합니다.

홍진호는 유일하게 카드의 비밀을 알았으면서도 단짝인 김풍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전에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오늘 게임은 혼자 하겠다고 선언하고 게임종료 후에 탈락후보 선정에서 김풍에게 형을 살리는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의 편파적인 시선 때문에 어쩔수 없이 (형을) 찍어야될거 같다고 이해를 부탁합니다.

김풍은 어차피 나는 저번회차에서 이미 한번 죽은 목숨이라며 괜찮다고 합니다. 오히려 마음 편하다고 합니다. 김풍이 가위바위보로 승리한게 부조리한것도 아니었는데 스스로 저번회에서 이미 한번 죽었다고 얘기한건 홍진호외 다른 사람들로부터 완전히 배척당하는 상황의 심경을 표현한걸로 보이지요. 즉 본인은 자신의 행동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홍진호외 다른 모든 사람이 그렇게 보지 않으니 그냥 억지로, 사실 나는 저번회차에서 이미 죽었다 (죽었어야 했다) 라고 인정하는듯한 늬앙스로 느껴집니다.

그런 상황에서 홍진호마저 지금 상황이 이러하니 형을 찍을수 밖에 없다는 얘기에 김풍은 도의적인 책임감과 회의감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지요. 홍진호라도 신경쓰지마라, 나는 형 편이니까 꿋꿋히 살아나가자 이랬다면 모를까 어찌보면 홍진호의 그 선택은 김풍의 심란한 마음을 굳히게 한 일이 됬을수도 있습니다. 홍진호는 물론 김풍에게 좌절감을 주려고 그런게 아니지만 김풍은 이제 이 무대에서 자기는 빠져야할 때라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있지요. 다른 사람들과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서,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홍진호를 위해서도 그런 생각을 했을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계속 살면 홍진호까지 계속 미움받을수 있으니까. 그리고 데스매치에서 박은지까지 자신이 탈락시킨다면 방송인 연합에겐 더 미움받게 될테고 그렇게까지 하면서 프로그램을 하면 뭐하나 하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데스매치로 간 김풍은 게임에 들어가서도 룰을 몰라 어리버리하는 박은지의 3번째 카운팅에서의 갑작스런 올인에, 상대(박은지) 카드가 7인데도 불구하고 같이 배팅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합니다. 오래살아서 뭐하냐는, 막무가내 배팅을 하는척 하는 박은지의 형편없는 발연기에 속아주기라도 하듯이. 마치 게임 하기전부터 돌을 던질 준비를 하고있었다는듯이 말이죠. 카드가 오픈되고도 별로 놀라거나 실망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전회에서 김구라와 다투며(?) 그렇게 악착같이 살려는 모습을 보였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말이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긴하는데 왠지 진심이 담겨있지 않는 표정이었습니다. 지니어스는 마치, 우리가 만약 대본이라고 의심한다면 어디한번 어설픈 연기를 찾아내봐라 라고 얘기하듯이 모든 출연자들의 행동이 생동감이 넘치는걸 넘어 좀 연기로라도 실제 감정을 좀 다스렸으면 하는 마음이 들정도로 현실감이 있는데 그때 김풍의 표정은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가 않았지요.

거기서 음성으로 박은지가 대범하게 지르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김풍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그랬다면 더더욱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지요. 대범하게 지르지 않는 스타일이라면 자신(김풍)의 카드가 형편없이 낮은 숫자이기 때문에 박은지는 안심하고 평소같지 않은 그런 대범한 행동을 했을거라 추측할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방에서 tv로 장면을 지켜보던 홍진호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당황스럽고 의아스럽다는 표정이 고스란히 나타났죠.

바보같은 행동으로 게임이 허무하게 일찍 끝나버렸는데도 인터뷰에선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건지 모르겠고 머리가 너무 복잡해지고 사람을 상대하게는 너무 피곤한거 같다는 좀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얘기를 합니다. 어렵고 피곤하고 머리 아프고 복잡해지고 힘들고 사람을 상대하는게 피곤하다고 얘기하는데 상황과 별로 맞지 않는 인터뷰였지요. 생초보를 상대로 어이없는 실수로 게임에서 졌다면 정말 속상해하며 한순간의 판단실수에 스스로 화가 나야될텐데 그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전혀 없고 상관없는 얘기만 합니다. 그 상황에 대해 시청자가 이해할만한 변명조차 하지 않은건 그럴정도로 그 상황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고 어떤 다른 이유로도 이해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한순간의 실수가 모든걸 망쳐버렸다거나 순간적으로 판단착오를 했다거나 이런 해명이 나와야 정상일텐데 그런 해명조차도 상황에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황당한 상황이었고 결국 시청자를 위한 거짓말조차 만들어낼수가 없었던겁니다.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미움받으면서까지 살고싶지 않아 그냥 포기했다 라고 얘기할순 없으니 위와같은 이상한 소리를 한거라고 생각됩니다. 즉 그 인터뷰는 인디언포커가 어려웠다는게 아니라 지금 자신이 처한 (사람들로부터 미움받는) 상태가 힘들다는 늬앙스로 이해됬습니다.

게임에 패하고서도, 탈락되고 나가면서도 이전의 다른 출연자들과는 달리 여유있는 모습으로 다른 출연자들에게 "즐기세요 알았죠?" 하며 가장 털털하고 쿨한 모습으로 퇴장합니다. 마치 떨어진게 아무렇지 않고 속시원하다는듯이. 여기를 벗어나는게 마음 편하다는듯이 무거운 짐이라도 내려놓는냥 말이죠.

게임이 끝나고 나오는 해설에서도 그런 스토리를 들려줍니다. <홍진호와 연합해서 김구라를 떨어뜨리자 다른 플레이어들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플레이어들의 변한 시선을 느낀 그는 당장의 면제권보다 이미지 개선을 도모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게임과 동료 두마리 토끼 모두를 잃게 되었다>고 말이죠. 이미지 따윈 전혀 중요치 않은 오직 경쟁만이 있는 서바이벌이었지만 김풍은 그것만을 생각했던게 아니었고 그로인한 심리적 혼란을 크게 겪었던거죠.

홍진호는 그와 작별하는 장면에서 한숨을 쉬며 한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회의적인 심정을 나타냅니다. 자신의 그 도의적인 선택(탈락후보로 지목)이 결과적으로 단짝이었던 김풍을 탈락시켰다는데서 오는 자괴감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죠. 홍진호 또한 김풍이 스스로 포기한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수 있고 자신 또한 그 일에 일조했다는 것에 순간 자책감을 느꼈을수 있지요.

방송인들의 집단 따돌림에 일반인인 김풍이 심리적으로 큰 부담과 압박감을 느꼈을거라는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고 김풍 본인의 인터뷰에서도, 방송 해설에서도 직접적으로 그러한 내용이 전해졌고 김풍의 떨어지기까지의 행동은 분명 자연스럽지 못하고 이전의 당당하고 활기한 모습과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좋아했던, 처음엔 사진 찍느라 바빴던 그 우상을 자신의 손으로 떨어뜨리고 역시 팬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낼만큼 좋아했던 이상민에게도 미움받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체념을 했을거라 짐작할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상민이 주도적으로 방송인 연합과 뭉쳐 자신을 따돌리는 모습을 보며 더욱 큰 비애와 회의감을 느꼈을수 있지요. 그것에 결국 도의적인 책임감과 자책감에 스스로 돌을 던진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역시 믿거나 말거나지만 말입니다.

김구라는 결승전에 게스트로 나와 홍진호는 스스로 살아남을 능력이 있지만 김풍은 없다며 그게(홍진호와의 연대) 없어지니까 바로 떨어졌다고 조롱하는데 김풍은 속으로 이렇게 반박했을지도 모르지요. 적어도 박은지만큼은 그때 이길수 있었다고.. 말이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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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D.루피
14/01/06 21:47
수정 아이콘
콩픈패스의 거름이 되어 주고 장렬히 산화했죠. 지니어스의 많은 참가자 중에서 가장 일반인스러운 참가자였다고 생각합니다.
페스티
14/01/06 22:56
수정 아이콘
좋은 분석이군요. 저도 그 베팅과 패배가 이해가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왠지 마음이 불편해서 데스매치는 복습을 안했거든요.. 그간 김풍의 탈락에 대해서는 홍진호가 좀 너무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얼마전 같이 여행도 가고 하는거 보면서 서로의 입장에 시청자가 알지못하는 뭔가가 있구나하고 생각은 했습니다. 이렇게 정황을 정리하신걸 보니까 어느정도 납득이 되네요.
모리모
14/01/06 23:52
수정 아이콘
방송인들의 그 압박이 홍진호로 하여금 그런 선택을 할수밖에 없게 만들었죠 홍진호가 진짜 독한맘을 먹었으면 김풍을 지목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요. 김풍을 지목해서 떨어뜨린게 홍진호에게는 정치적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온 면도 있는데 홍진호가 그걸 생각하고 김풍을 지목하진 않았을거라고 봅니다. 그냥 순수하게 남들의 시선을 의식한 감정적인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본인이 말한대로 다른 사람들이 그 두명을 너무 편파적으로 바라보니까. 그렇다고 김풍이 데스매치에서 무조건 진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을테니 부담이 아주 심하진 않았겠죠. 근데 김풍은 홍진호의 예측을 벗어난 생각과 행동을 한거였죠.
청산가리
14/01/07 12:43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저도 김풍씨는 어울리지도 않는 가넨 흥정을 하는 등 묻어가면서 예능적 측면을 강하게 어필했는데, 사람들이 살벌해 지면서 프로그램을 이해를 잘못했다는 회의를 좀 느꼇던것 같습니다. 마음속에 들어가보지 못해서 박은지에게 져줄생각까지 했는지는 모르지만, 더 남아도 부담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홍진호는 김풍이 생존에 대한 욕구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데스매치에 지목하진 않았겠죠. 어짜피 이렇게 된거 독하게 살아오라고 데스매치로 밀었는데 손을 놔버린 느낌? 내가 죽인건가?(내가 죽였다는 확신은 아니었을 듯)라는 생각이 스쳤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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