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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2/16 14:57:17
Name 랑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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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분석] 지니어스는 왜 지니어스하지 못한가...


영화같은 결말의 현실화가 눈앞입니다.
메인매치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채로 결승전에 진출한 임요환과
최다 메인메치 우승 기록을 연이어 갱신하며 결승에 직행한 이상민.

하지만 어이없게도 가넷 수는 두 배나 임요환이 우위로, 결승전 승부에서 임요환이 다소간 우위에 있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쯤에서 돌아보고 싶은 것은 지니어스 제작진의 의도입니다.

메인메치에서 연이어 우승한 이상민은, 분명 메인메치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상민은 일반적인 의미의 '지니어스'라고 보기에는 좀 모자라는 면이 있습니다. 이상민의 강점은 뛰어난 교섭능력, 말솜씨, 처세술, 친화력이죠. 스스로도 일대일 상황에 약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하지만 지니어스 제작진은 정치력이 필요한 게임을 연이어 배치함으로서 이상민이 날뛸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 줍니다.

1~6화 게임은 먹이사슬, 자리바꾸기, 왕 게임, 암전 게임, 7계명, 독점 게임으로

개인의 뛰어난 재치보다는 정치력과 인간관계가 더 중요했고, 

7화 신의 판결과 8화 마이너스 경매에서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쪽으로 가는가 하더니 9, 10, 11화에서 각각 게스트를 초청해

정리해고, 빅딜게임, 엘리베이터 게임을 하게 함으로서 게스트와 놀라운 친화력을 보여준 이상민이 게임을 휩쓸게 됩니다.


이러한 게임 선정이나 피디의 인터뷰 등을 보면 지니어스 제작진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정치싸움, 감정대립 등을 재미요소로 보고 그것을 최대화시킬 수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것이 출연자들의 재치는 항상 발휘되어 줄 거라고 기대하기 힘들지만 이러한 요소들은 제작진이 조금만 신경써도 계속 발휘될 수 있는 것이고 이슈화되기도 쉬울 뿐더러 실제로 어느정도 재미도 주었으니까요. 시즌1때의 김구라 맛탱이(?)사건도 그렇고, 홍진호의 활약이 크게 이슈가 된 이유도 홍진호와 반 홍진호파의 대립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게임 배치의 결과로 지니어스의 재미요소의 가장 큰 부분인 출연자의 '지니어스'한 활약은 시즌 2에서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일련의 흐름을 보면 최근에 보게 된 미국 TV시리즈 서바이버의 시즌 2가 연상됩니다. 서바이버는 지니어스에서 '지니어스'한 요소를 제외한, 순수한 출연자들의 감정으로 탈락자를 선정하는 시스템의 예능입니다. 서바이버 시즌2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두 명은 부족의 생존에 큰 도움이 되고 매 회 활약한 콜비와, 연합 내에 있었지만 조용히 말없던 티나였습니다. 하지만 서바이버에서 우승자는 순전히 탈락자들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매 회 활약하면서 적을 만든 콜비를 싫어하게 된 탈락자들이 반사행동으로 티나에게 표를 주면서 결국 티나가 우승합니다.


지니어스의 시스템을 보면 서바이버와 상당히 흡사한 면이 있고, 지니어스 제작진이 '고립된 섬에서 하고싶었다'라는 인터뷰까지 한 걸 보면 서바이버를 상당히 참조했으리라 보는데 제작진은 서바이버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프로그램이기에 국내에서도 비슷한 포맷이 잘 먹힐 것이라고 확신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서바이버 포맷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하면 절대로 실패할 것이라는 쪽입니다. 

조유영, 은지원 사건에서 보이듯이 유교적 사상이 많이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서 시청자들이 TV프로그램에 요구하는 도덕성은 다른나라보다 많이 높습니다. 사실 서바이버를 보고나면 지니어스의 음모와 배신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서바이버에서는 서로 거리낌없이 감정을 뜨러내고 싸우고 배신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도 많이 합니다. 우리나라였으면 평생 방송국 입구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물론 이런 모습이 재미있을 때도 있지만 보다보면 짜증이 많이 납니다. 서바이버를 보고 나서 이건 결코 우리나라의 대중적인 취향은 아닐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이 지니어스에서 기본적으로 보고싶어 하는 것은 출연자들의 감정대립이 아닙니다. 지니어스가 가장 재미있었을 때는 홍진호가 견제를 해치고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을 때, 그리고 이상민과 성규가 콤비로 코믹한 웃음을 줬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작진은 지니어스를 '서바이버'류의 진지하고 다크한 정치물로 끌고들어가고 싶어하는데, 시청자들이 이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시즌 2 시청자 반응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최소한 4~5화부터라도 정치력을 배제하고 개인의 능력을 중시한 게임을 배치했더라면 최종 생존자 구도가 지금과 같지는 않을텐데, 이상민-은지원-유정현-임요환이 여태까지 보여준 모습에서 시즌1우승자인 홍진호만큼의 능력을 보여준 사람은 메인매치의 이상민 정도니...


지금까지 제작진의 모습을 보면, 정치력이 뛰어난 이상민과 조용히 묻어간 유정현, 임요환의 최종 생존은 의도한 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게임배치라면 시즌 3에서도계속 이런 사람들이 생존할텐데,(실제로 서바이버에서는 거의 활약이 없는 쩌리들이 많이 우승합니다)

지니어스 제작진은 지니어스는 지니어스는 결코 서바이버가 될 수 없고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빨리 깨닫고

시즌 3에서는 진짜 지니어스한 플레이어와 게임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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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16 16:35
수정 아이콘
확실히 지금 모습은 지니어스 게임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4/02/16 17:31
수정 아이콘
그런데 플레이어들이 각자의 욕망에 충실했던 4회차를 가장 아낀다던 피디님의 마인드를 고려하면 차기작을 만든다 하더라도 제작방향을 그리 쉽게 바꾸지는 않을 것 같아요. 서바이버를 정말 감명깊게 보신 듯..-_-
솔로9년차
14/02/16 17:47
수정 아이콘
똑같은 게임을 했다고 하더라도 순서만 바꾸면 더 재밌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게스트가 출연했던 경우는요.

이번 11회차의 메인게임인 엘리베이터 게임은, 8회차에 편성되어 승리팀 중 최고점이 우승, 패배팀 중 최하점이 탈락 후보로 결정되는 것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8회차 게임인 마이너스 경매는 한 주 미뤄서 명이 남았던 9회차가 더 나았을 것 같아요.

슈퍼주니어가 나왔던 10회차인 빅딜게임도 8명이 생존했던 6회차에 편성되는 것이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8명의 플레이어에게 각자의 파트너를 알려주고, 우승을 한 2명에게 생명의 징표를 주는 것이죠. 물론 서로가 파트너를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그걸 이용해서 속일 수도 있었겠구요. 6회차 메인게임은 독점게임이었는데, 차라리 이쪽이 게스트와 함께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거래'가 이루어져야하니 목적이 서로 달라야하기 때문이죠.

시즌1 플레이어들이 나왔던 9회차 게임인 정리해고 역시 3회차 메인매치로 나오는 편이 나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보다, 플레이어가 적은 후반에 이 게임이 나올 경우 공동우승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게임의 특성상 요상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죠. 게스트들끼리의 연합은 차치하더라두요. 플레이어 다수가 생명의 징표를 얻는 최악의 상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했다고 생각합니다. 3회차 메인매치였던 왕게임은 비교적 아무때나 할 수 있으니까요. 초반에 해야겠지만.

반면, 초반인 5회에 배치되었던 7계명은 숫자가 적었을 때가 훨씬 나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여섯명 남았을 때 였다면 좀 더 법안이 자유롭게 제출되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7회차 신의 판결도 좀 더 후반에 배치해서 플레이어들이 비밀을 눈치챘을 때 그 비밀을 지키기 좋게하고, 비밀 자체가 발각되는 일은 적게 했어야한다고 봅니다.

가넷의 사용이나, 불멸의 징표라는 아이템의 활용등 문제가 많았지만, 그 와중에도 게임 배정만 미리 잘 했어도 좀 더 나았을 것 같아 그게 가장 아쉽네요. 메인매치 배정을 그렇게 한 것은, 제작진이 해당 게임이 최대한 재밌게 활용되는 것을 바라기 보다 연합과 배신, 개인전 등 의도한 스토리대로 몰고가려다가 실패한 걸로 보이거든요. 이런 류의 프로그램은 제작진은 최대한 재밌게 나오도록 구성하고, 촬영본을 재밌게 편집하는데 집중해야지 그런식으로 개입하려하면 할수록 망하기 쉽상이죠. 딱 그렇게 나왔다고 봅니다.
14/02/16 18:13
수정 아이콘
7 화 부터 방송은 안보고 여기 게시판만 가끔 보고 있는데... 여기서 임요환씨가 우승하면 반지의 제왕의 엔딩이, 중간계 사람들의 비장한 전투와 프로도와 샘의 처절한 모험과는 관계없이 골룸의 승리로 끝나는 느낌이네요.

골룸도 나름 고생했고 반지를 얻을 개연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끝 나는 이야기는 자기 만족에서만 끝나는 작가 지망생의 글과 다를 바가 없지요. 다른 사람들이 재미없고 안 팔리기 때문에 안 쓰는 글을 못 쓰는 것으로 착각해서 자기가 뭔가 대단히 새로운, 남들이 못 쓰는 이야기를 쓴 것 같이 착각하는 그런 이야기 말이지요.
유유히
14/02/16 18:39
수정 아이콘
뭐 그게 현실이기에 극과 동떨어짐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지금 지니어스처럼 이렇게 말도 안되는 전개가 묘하게 현실스러워 만족스럽습니다.
be manner player
14/02/16 19:39
수정 아이콘
골룸이 1:1로 사우론도 이기고 아라곤도 이기면서 반지를 얻으면 사실 진짜 센 캐릭터로 인정해줘야하는거 아닌가 싶네요 흐흐.
대본 없는 게임에서 이런 일도 있어야 홍진호 같은 주인공이 나왔을때 카타르시스가 극대화되지 않을까요.
컹컹으르렁
14/02/16 22:30
수정 아이콘
유비(이상민), 조조(유정현)가 판 다 만들어놔도 결국 천하통일은 사마씨가 했죠
이번 우승으로 사마벙의 출현을 기대합니다.
애벌레의꿈
14/02/16 22:37
수정 아이콘
이젠 정말로 지니어스라는 프로그램명은 버려야 할 시점이 왔죠. 메인매치 구성이나 배치 모두 꽝이었고 덕분에 결과가 웃음거리가 되었으니까요. 지인이었으, 진상이었으 등등 놀림받았지만 제목 자체를 바꾸는걸 추천하고 싶더군요. 서바이버 이건 표절이니 생존왕 정도가 괜찮을것 같네요. 보드게임을 좋아해서 열광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저는 그나마 어떤 방식으로든 게임을 하기라도 하고 올라간 이상민씨를 결승전에서 응원하고 그 이후로는 만들어지건 말건 안 볼 생각입니다. 피디가 교체되지는 않을것 같더라구요
Abelian Group
14/02/16 23:19
수정 아이콘
"더 지니어스"는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룰 브레이커"에는 어울리네요.
마프리프
14/02/16 23:58
수정 아이콘
임요환우승해도 인정못한다는걸보니 예전 본좌론드립이 생각날정도내요 우승하면 우승자지 누구의 인정이 필요한건아니죠
콩먹는군락
14/02/17 13:11
수정 아이콘
짤방 퀄리티가 대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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