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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6/27 20:15:07
Name steady_go!
Subject [조선일보] SK텔레콤 프로게임단 주훈 감독
"스타크래프트가 제 인생을 바꿨어요”
2년여간 私財 털며 선수들과 '한솥밥'



“우리가 어렸을 때 딱지치기, 구슬놀이를 하고 놀았듯, e-스포츠는 지금 세대가 공유하는 ‘놀이’입니다. 제 모든 것을 걸고 국내 최고의 e-스포츠 감독이 되고 말 겁니다.”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단 T1의 주훈(31) 감독은 스타크래프트가 ‘스포츠’로 정착할 것으로 믿는 ‘확신범’이다. 올해 4월 이 ‘확신범’이 저지른 일은 프로게임계를 놀라게 했다. 임요환, 최연성 등 유수의 프로게이머를 이끌고 6개월여 동안 무소속으로 게임단을 운영하며 교섭한 끝에 결국 SK텔레콤을 스폰서로 끌어낸 것.





프로게임계는 이로써 SK텔레콤과 기존에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던 KTF가 맞서는 ‘이통업계 라이벌 체제’가 형성됐다. 기존의 프로야구, 프로축구에서 보듯, 프로스포츠에서 라이벌 체제가 관객의 흥미를 끄는 필수 요소.



SK텔레콤의 가세로 다른 기업들도 e-스포츠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휴대전화업계 3위 업체인 팬택계열이 프로게임단 창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삶은 ‘스타크래프트’가 우리 사회에 미친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를 방증한다. 주 감독은 “스타크래프트가 없었다면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프로게임계에 뛰어든 2001년까지, 그는 평범한 체육전공 대학원생에 불과했다. 스포츠 심리학을 전공해, 박사과정을 거쳐 ‘교수님’이 되는 게 그의 꿈이었다.



그러나 2001년 스타크래프트를 뒤늦게 접하면서 그의 인생은 완전히 뒤바뀌고 말았다. “대결과 복합적인 전술 등 스타크래프트의 ‘스포츠적인’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밤새 방송 및 대전 동영상을 연구하는 일은 그의 일과가 됐다. 당시 임요환 선수 등 스타 프로게이머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던 프로게임리그도 그의 흥미를 자극했다.



결국 2001년 그는 단신으로 당시 프로게임단 IS소속이던 임요환 선수의 경기를 찾아갔다. 자신이 전공하는 스포츠 심리학을 활용하면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을 자극할 수 있다고 IS 게임단을 설득한 것. 결국 그는 선수들의 정기적인 심리 상담을 맡게 됐다.



색다른 그의 선수 관리 방식은 선수 및 프로게임단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2002년 그는 무소속으로 풀린 임요환 선수의 매니저를 맡게 됐고, 이후 최연성, 박용욱, 김현진, 이창훈, 김성제 선수 등과 인연을 맺었다. 또 2002년 동양그룹, 2004년 SK텔레콤 등 대기업의 후원을 이끌어 내며 프로게임을 본격적인 ‘스포츠’로 만들기 위해 뛰었다.



그가 물론 이 같은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대가가 필요했다. 그가 그동안 ‘동생’이나 다름없는 프로게임 선수들을 이끌며 진 빚은 수천만원에 이른다. 올해 SK텔레콤에서 받는 연봉은 모두 빚 갚는 데 들어가는 거나 다름없다.



한동안은 ‘교수 아들’을 꿈꾸던 집에 차마 말할 수 없어 ‘논문 쓰는 데 돈이 필요하다’며 둘러대기도 했다. 프로게임단 운영 초창기에는 전술 연구를 위해 하루 2~3시간밖에 자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일과는 온통 ‘게임’으로 가득하다. 밤 12시쯤까지 진행된 인터뷰가 끝나고서도, 그는 다른 프로게임 관계자를 만날 약속이 있다고 했다. “프로게임이 얼마만큼 스포츠로서 흥미가 있느냐 하면…. 글쎄요. 83년쯤 막 불붙기 시작하던 프로야구와 같다고 할까요.”



그는 “프로게이머들에게 스포츠 심리학을 적용해보면, 내가 정말 이 분야를 잘 택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설문조사를 해보면 화려한 전술의 임요환 선수는 ‘독창성’이 10점 만점이 나오고, 최근 ‘무적’에 가까운 승률을 자랑하는 최연성 선수는 ‘자립심’이 정말 높게 나와요. 이 선수들의 잠재력이 제 도움으로 최대한 발휘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보람 있습니다.”



주 감독은 “아직 프로게임리그가 초창기인 만큼, ‘최고’가 될 수 있는 확률도 그만큼 높다”며 “국내 최고의 프로게임 감독으로 꼭 이름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재기자 whitesj@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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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여우
04/06/27 21:09
수정 아이콘
정말 고생많이 하셨군요. 그래서 선구자라는게 힘든건지도 모르죠. 뭐 개인적으론 최고의 감독님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 빛을 발하시길 빕니다.
04/06/27 22:26
수정 아이콘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고생많이 하시지만 아직도 힘들어하시는 다른 감독님들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피플스_스터너
04/06/27 22:26
수정 아이콘
흑흑...감동... ㅜㅜ 주훈 감독님 힘내세요~ 앞으로 빚도 다 갚고 그것보다 100배는 많은 돈 버실거에요~ 그리고 돈보다도 몇십 몇백만 스타 팬들의 성원을 얻으셨잖아요^^
꼬마테란
04/06/27 23:00
수정 아이콘
아직 감독님들 중에는 연봉 억대로 넘어가시는 분이 없나봐요...???
주훈감독님은 몇억, 몇십억을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으신데..
어흑 ~ ㅠ,ㅠ
앞으로 좋은날이 엄청 많을꺼에요~
*세균맨*
04/06/27 23:35
수정 아이콘
주훈 감독님의 빚이 몇천이었다는데..
휴.. 그럼 스폰서가 없이 게임단을 몇년째 운영하시고 계시는 타 팀의 감독님들은 말할것도 없겠군요
정갑용(rkdehdaus)
04/06/28 09:51
수정 아이콘
스폰서 없는 POS(선수복만 지원 반는걸로 알고 있음) PLUS(옛날에 케이텍에서 지원 바닫았는데) 그리고 워리그 팀들도 지원 받는 그날이 있었으면 합니다 .. POS 화이팅 박성준 화이팅~우승하세요
...AndJusticeForAll
04/06/28 17:50
수정 아이콘
송호창 감독도 감독 초기에 결혼자금 5천만원+애마(자동차) 까지 날려가면서 선수들과 어렵게 생활하셨죠.. 감독도 얼른 선수 못지 않은 좋은 대우를 받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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