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저그 시대다.'
지난달 30일 <스타크래프트>의 새로운 패치 1.11이 공개되면서 저그종족 프로게이머들의 얼굴에 희색이 가득하다. 게임상 오류(버그)를 수정해주는 패치의 1.11 버전에서 저그 종족의 치명적 오류로 지적됐던 지연현상(time delay)이 수정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스타크래프트> 저그종족은 건물을 지으려 할 때 키보드로 명령을 입력하자마자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1∼2초 정도가 지난 뒤 건물이 지어지는 버그가 있었다. 일반 게이머들에게 1∼2초의 지연 현상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프로게이머들에게는 승패를 가름하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

프로게이머들은 통상 1초당 5∼6가지의 명령을 입력할 정도로 손이 빠르기 때문에 1∼2초의 지연현상이 게임에 미치는 영향을 막대하다. 1분에 1초씩 지연된다고 가정하면 30분 경기를 할 동안 30초가량 아무것도 할 없다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이번에 수정된 패치로 저그 프로게이머들의 게임 내용도 상당히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패치로 게임리그에 참여하는 저그 프로게이머들의 성적이 급상승할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각종 게임리그에 1.11 패치가 적용될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직 프로게이머였던 성준모씨(23)는 "저그 게이머들은 잘 알겠지만 공격 유닛 생산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며 "건물이 빨리 지어지면 유닛도 당연히 빠르게 나온다"고 말했다. 성씨는 또 "아마추어 가운데 준프로급 실력을 갖춘 선수라면 게이머들이 배틀넷에서 성적이 대폭 향상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황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