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10/01 11:28:43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m.blog.naver.com/supremee13/223225505209
Subject [일반] <아키라> - 분위기로만 내달리는 오리지널의 힘.
<아키라>는 저에게 그러니까, 최근 세대가 <매트릭스>를 보는 것과 유사한 느낌이었습니다. 많은 오마쥬들을 보고 또, 영화에 자리잡은 아이디어와 생각들을 발전 시킨 다른 영화들을 많이 본 상황에서 접하게 된 ‘오리지널’이라는 측면에서 저는 <아키라>에 대해서는 기대와 걱정이 공존하는 느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키라>를 보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이 영화가 얼마나 ‘날 것’ 혹은 ‘정제되지 않은 에너지’를 지니고 있느냐에 대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은 다른 컬트의 고전과도 비슷한 느낌이기도 한데, 영화 자체가 나중에 보니 편집과 생략이 많이 된 각색본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영화 자체가 잘 갖춰진 뼈대 위에서 작동한다기 보단 강렬한 에너지로 서사를 뚫고 나가는 느낌이 강렬합니다.

강렬함, 그리고 80년대 버블경제와 재패니메이션의 일종의 정점을 향해 가는 분위기가 결합된 이 영화는 그렇기에 상당히 많은 호불호를 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당시 사람들이 받았던 ‘충격’은 지금 다시 봤을 때 느끼기엔 많이 아쉬운 영화라고 생각해요. 대신 남는 건 그 분위기와 일종의 나른함과 강렬함이고, 이 부분에서 현재의 관객들이 느끼기엔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아키라>를 들여다보면 상당히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메트로폴리스>나 <블레이드 러너>, 혹은 게임 <사이버펑크>의 비주얼, <파이트 클럽>의 폭력성과 파괴, <크로니클>의 서사와 폭발하는 소년이라는 측면 등등.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굉장히 인상적인 영화는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손금불산입
23/10/01 12:18
수정 아이콘
명작은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고 실제로 그렇게 느껴왔는데 개인적으로 아키라는 이상하게 안읽히더라구요... 결국 끝까지 못봤습니다. 위와 같은 영감들을 받지 못해 아쉬워요.
aDayInTheLife
23/10/01 13:11
수정 아이콘
저는 애니였는데.. 흐음 솔직히 지금의 관객이 보는 건 좀 느낌이 다를 것 같아요. 물론 저는 블레이드 러너나 사랑은 비를 타고, 찰리 채플린 영화들도 즐겨보긴 했지만 크크
결국 서사의 알맹이는 조금 약한 부분이 있고, 연출적 측면에서의 시대를 앞서간 부분은 어느 정도 시대 보정, 뇌이징을 해야해서 그러셨을 수 있을 거 같아요. 크크
Myoi Mina
23/10/01 12:20
수정 아이콘
저 당시 오토모 카츠히로는 그 만신인 데즈카 오사무조차 질투하게 만들정도로 천재로 불렸었죠.

아키라의 충격도 엄청났었지만,환마대전에서의 오토모의 연출이 지금까지 쓰이고 있으니....(능력자들의 힘 방출할때의 연출 등등)

이런 아키라를 한국에 들여와서 방영할 생각을 한 백일섭옹은 대체...(한국에서 홍콩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라고 거짓말하고 들여왔다가 바로 들통나서 전부 극장서 내려갔었죠... 폭퐁소년)
aDayInTheLife
23/10/01 13:12
수정 아이콘
근데 그 시절에 일본 애니 닉네임 떼고 봐도 충격적 비주얼과 전개땜시 크크크
switchgear
23/10/02 00:02
수정 아이콘
전 내리기전에 봤습니다 크크크 그게 백일섭옹 덕분이었군요.
Myoi Mina
23/10/02 00:03
수정 아이콘
솔필름이라는 영화사 차렸다가 이 껀으로 문닫은걸로 압니다 크크크크
쪼아저씨
23/10/02 12:07
수정 아이콘
저도 극장서 봤는데 조그만 티비로만 보다가 충격이었죠.
만찐두빵
23/10/01 12:40
수정 아이콘
오프닝 바이크씬은 지금도 몇번씩 돌려봅니다.
aDayInTheLife
23/10/01 13:12
수정 아이콘
크으 수많은 오마주를 만든 명장면!
forangel
23/10/01 12:44
수정 아이콘
비디오 테이프로 자막도 없는걸 작은 15인치?정도 되는 티비로 처음 봤고,
그 다음은 폭풍소년 이라는 제목으로 개봉첫날 극장에서 봤었습니다.
중고등학생 관람가였는데 잔인하거나 선정성이 있으면 다 칼질 당하던 검열의 시대에
젓가슴도 나오고 잔인한 장면도 전혀 칼질 안한 상태여서 상당히 놀랐었네요.
그리고 딱 그 다음주에 불법우회 수입했다면서 내려갔구요.
일본만화가 불법으로 만화방에 범람하던 시기이기도 해서 이때 원작만화도 풀렸었죠.
aDayInTheLife
23/10/01 13:13
수정 아이콘
여기는 아무래도 사이트가 사이트..다 보니 원작을 제때보신 분들이 크크크
23/10/01 13:16
수정 아이콘
폭풍소년 만화책으로 접하고 만화책보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배경의 그 영화같은 정교함이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되는거보고 정말 만화를 이런식으로도 그릴수가 있구나라고 느꼈네요.
aDayInTheLife
23/10/01 22:10
수정 아이콘
작화가 지금 나와도 인상적이더라구요. 디테일이나 과감한 구성에서..
아이폰12PRO
23/10/01 13:24
수정 아이콘
영화버전 작화 지리는거 인정하는데 재미는 좀 오묘합니다.
최근에 완전판 느낌으로 만화책으로 나온거 사서 읽었는데 원작(만화책)이 훨씬훨씬 좋더라구요.
기회되시면 한번 보시는것도...
Myoi Mina
23/10/01 16:22
수정 아이콘
일본 극장판 애니에서 벌어지는 흔한 문제점인데..

원작을 너무 압축을 하다보니,스토리가 애매해지는 상황이....

차라리 tv나 OVA로 발매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럼 저런 퀄리티를 못뽑아냈겠죠..
aDayInTheLife
23/10/01 22:10
수정 아이콘
영화는 솔직히 정서 내지 분위기로 조지는(?) 영화긴 했죠 크크크
마스터충달
23/10/01 13: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만화와 애니를 비교해 보면 큰 틀에서 주제 의식을 공유할 뿐 내용이 많이 다르죠. 근데 이건 애니 입장에서 하는 말이고, 만화 입장에서는 "넌 왜 내용을 듬성듬성 빼먹고, 결말까지 날림으로 해 먹냐?"라고 해도 인정입니다. 물론 애니 입장에서는 "너도 그거 2시간 만에 풀어 내봐 T발아! 난 F거등?" 할 자격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애니 아키라의 미덕은 이미지(심상)를 관객의 머릿속에 제대로 박아놨다는 데 있습니다. 그게 이후 수많은 작품에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지금 봐도 여전히 생경하고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질 정도로 독특한 면이 있죠. 사이버펑크가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도 않은 시절에, 이걸 넘어 사이코펑크를 구현해 낸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비슷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비교하자면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두 영화가 동급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사와 철학적 깊이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낫고, 신선함이나 충격은 <아키라>가 더 낫다고 생각해요.
Myoi Mina
23/10/01 16:25
수정 아이콘
내용도 듬성듬성인데, 캐릭터 비중이나 컨셉도 바뀐 경우가 많죠.. 아키라는...

조커나 미야코는 차라리 등장 안하니만 못한..
aDayInTheLife
23/10/01 22:1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둘 다 공부하는 자세로 본 영화는 맞습니다만,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훨씬.. 그냥 더 재밌게 봤거든요.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3/10/01 18:30
수정 아이콘
학생때 관련 소양이 없는 상태에서 친구들과 감상회 했었는데 뻥안치고 저포함 모두 보다가 졸았습니다 크크크 돈과 인력을 갈아넣은 티가 확실한 임팩트 있는 씬은 꽤 있는데 이상하게 몰입이 안되고 졸음이 자꾸...
aDayInTheLife
23/10/01 22:12
수정 아이콘
묘하게 영화가 나른하기도 해요 크크크 폭발 직전의 고요함? 나른함이 묻어 있다고 해야할까요.
23/10/01 18: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무래도 한 장르의 효시라는게 그 장르가 정립될대로 정립된 뒤에 보면 그 충격이나 감동이 좀 희석되는 감은 어쩔 수 없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위에 댓글에 다른분도 말씀하셨습니다만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그런 작품이고 아키라 또한 장르는 다르지만 맥락은 같다고 봐요.

장르가 또 다르게 튀기는 하는데, 예를 들어 야겜계에서 소위 최루물이라 불리는 장르(플레이어의 눈물샘을 뽑아내는 장르)의 효시가 one 빛나는 계절로-카논-에어로 이어지는 key의 일련의 작품들이고 그 중에서도 발매시기로 보면 one이 장르의 개척자 쯤 되는데, 아무래도 98년도 게임이라 이제와서 그 게임을 다시 해봐도 당시 느꼈던 감동은 좀 덜해지기 마련이거든요. 당시 전 진짜 물리적으로 울면서 클리어했는데(…) 지금와서 이번에 나올 리메이크작을 해본다 해도 그때의 그 감정까지는 느끼진 못할 것 같아요.
aDayInTheLife
23/10/01 22:12
수정 아이콘
아니 다 좋은데 왜 하필 야겜… 은 저는 아무것도 진짜 몰라서 크크크
23/10/02 13:40
수정 아이콘
사실 고백하자면 약간 노렸습니다 크크크크크
aDayInTheLife
23/10/02 13:55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23/10/01 23:58
수정 아이콘
같은 작가의 동몽(童夢)도, 그 연출이나 초능력의 표현 방식 같은 것들이 대단했다는 것은 머리로 알겠는데 내용이 막상 재밌냐고 하면 좀 애매하더군요. 제가 너무 늦게 봐서 그럴수도 있고요.
aDayInTheLife
23/10/02 04:06
수정 아이콘
그럴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결국 지금과 그때는 다를 수 밖에 없어서..
그레이퍼플
23/10/03 07:03
수정 아이콘
80년대 후반 90년대 초, 애니를 시작으로 게임, JPOP등 몰래몰래 들어오던 일본 문화는 정말 매력적이었죠.
아키라는 그 중에서도 뭔가 80년대 일본 애니의 정수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긴 하지만, 처음 볼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재미는 없더군요.
그런데 이런 재미를 떠나 지금도 볼때마다 일본 문화를 신비하게만 바라보던 그 당시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좋아합니다.
aDayInTheLife
23/10/03 10:06
수정 아이콘
생경하면서도 익숙한 맛이 있는건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드네요.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게 일본이라 그런 건 아닐까요 흐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9954 [일반] 주식 사기범 이희진 형제, 900억 코인 사기로 구속 [41] 검사13268 23/10/04 13268 1
99953 [일반] 자격증이냐? 4년제 편입이냐? [21] 깐부7338 23/10/04 7338 1
99952 [일반] 연휴의 마지막 [17] 及時雨10373 23/10/03 10373 13
99951 [일반] 오늘 태국 대형 쇼핑몰에서 있었다는 총기 난사사건 [25] 아롱이다롱이15615 23/10/03 15615 1
99948 [일반] 100%가 넘는다는 서울시 주차장 확보율 [155] VictoryFood18829 23/10/03 18829 2
99947 [일반] CNBC에 소개된 기아의 도약 [38] 휵스13315 23/10/03 13315 4
99944 [일반] 캐나다 소매점에 인텔 14세대 CPU 등록 [30] SAS Tony Parker 10214 23/10/02 10214 1
99943 [일반] The Marshall Project 8.31. 일자 번역 (사형수의 인간성 회복) [7] 오후2시10307 23/10/02 10307 8
99941 [일반]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커버 연주 (+근황) [4] jjohny=쿠마6612 23/10/02 6612 5
99940 [일반] 연휴 및 아시안 게임 기념 네웹 3대 스포츠 웹툰 비교 [32] lasd24110527 23/10/01 10527 5
99939 [일반] PGR21 2023 여름 계절사진전 결과를 공개합니다. [15] 及時雨5979 23/10/01 5979 4
99938 [일반] <아키라> - 분위기로만 내달리는 오리지널의 힘. [29] aDayInTheLife10097 23/10/01 10097 5
99937 [일반] 아이폰14Pro 유저가 15Pro 사서 사용해보고 느낀점 몇가지 [33] 랜슬롯12186 23/10/01 12186 10
99936 [일반] [팝송] 올리비아 로드리고 새 앨범 "GUTS" 김치찌개6897 23/10/01 6897 0
99935 [일반] [2023여름]쌍둥이 아가들과 함께한 여름 숙제 [6] jjohny=쿠마8037 23/09/30 8037 9
99934 [일반] 10km 달리기 성공했습니다. [17] 우주전쟁8673 23/09/30 8673 18
99932 [일반] 더러운 꽃 [16] 림림9666 23/09/30 9666 27
99931 [일반] [2023여름] 부덕(不德)한 나에게 여름 밤하늘은 열리지 않는다(스압) [1] 판을흔들어라6128 23/09/29 6128 10
99929 [일반] 재외국민, 한국 휴대폰번호 없어도 여권으로 본인인증 [19] 인간흑인대머리남캐11217 23/09/29 11217 5
99928 [일반] [팝송] 다니엘 슐츠 새 앨범 "Someone Send This To My Mom" 김치찌개5939 23/09/29 5939 1
99927 [일반] 이완용이 천하의 역적임에는 분명한데, 과연 구한말이 이완용이 없었으면이라는 질문은 잘 안 나옵니다. [94] petrus16446 23/09/29 16446 2
99926 [일반] 추석주 극장개봉 영화 후기 [22] 트럭11421 23/09/28 11421 14
99921 [일반] 북한 "불법 침입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 추방 결정" [55] 기찻길14576 23/09/27 14576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