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9/24 23:13:19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220541622
Subject [일반] <그란 투리스모> - 자극적이지만 맛있는 인스턴트의 맛.
밑의 글을 보고 삘 받아서 <그란 투리스모>를 보고 왔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란 투리스모>의 영화화를 기대하신 분은 몇이나 될까요? 생각해보면 이 게임은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닐 블롬캠프 감독도 멋진 데뷔작을 이후로 꾸준히 우하향 중이었고, 게임 원작 영화들은 왠만하면 망해왔습니다. 그리고 아주 단적으로, 우리는 팬데믹 이전에 아주 멋진 레이싱 영화를 봤었습니다. <포드 v 페라리>라구요. 이 영화를 보고서 <포드 v 페라리>를 떠올리지 않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실화 기반에, 르망 24 레이스가 하이라이트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요.


물론, 저는 이 영화보다 <포드 v 페라리>가 더 재밌고, 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만, 어찌되었건 이 <그란 투리스모>는 제 기대치보다 훨씬 좋은 오락영화라고 생각이 드네요.


이 영화에서 '그란 투리스모'라는 소재를 제외하고도 영화는 성립합니다. 크크크 물론 뭐 실제 이야기의 소재가 그거고, 소니의 제작인 걸 생각하면 어찌보면 성립 안 하나 싶기도 한데, 여튼, '게임 원작'이라는 점 보다는 게임에서 뻗어나간 이야기가 핵심이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어요. 어떤 측면에서는 게임의 두 가지 측면, 그러니까 레이스와 경쟁이라는 측면과, 중간, 뉘르부르크링에서 911의 드라이빙 장면에서 '원하는 차를 여유롭게 몰아본다'라는 측면을 모두 다루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란 투리스모>는 앞서 언급했듯이, 저는 보면서 <포드 v 페라리>가 많이 떠올랐고, 아마 먼저 보신 분들도 많이 떠올리셨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잠깐 제가 전에 <무간도> vs <디파티드> 관련 글을 올렸을 때 어떤 분이 <신세계>에 대해서 말씀하신 내용을 빌려와도 될 것 같은데요. <포드 v 페라리>가 깊고 진한 맛을 내는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음식이라면, <그란 투리스모>는 조금 더 자극적이고 직접적으로 맛을 내는 인스턴트 음식 같습니다. 물론 완성도의 차이는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꽤나 흥미롭고 맛이 괜찮은 음식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란 투리스모>는 그런 점에서 감각적이고, 또 현대적인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레이싱의 박진감이 조금, 한 끗 아쉬운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싶기도 하구요. 직접적으로 덜컹거리고 소음을 내고, '엔진과 심장'이 동치화 되던 <포드 v 페라리>의 그 감정선 대신에 조금은 뻔하지만 효과적인 가족의 감정선이 드러나 있기도 하구요. 앞서 '게임을 빼도 영화가 성립한다.'곤 했지만, 게임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따온 연출도 꽤 감각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닐 블롬캠프 감독의 장단점이 감각적 연출과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 수준의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후자가 억제되고, 전자가 강화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마 '게임 원작 내지 소재 영화' 혹은 '올해의 발견' 같은 거창한 닉네임을 가져다 붙이기에는 저는 아마 올초에 개봉했던 <던전 앤 드래곤>의 손을 들어줄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제가 본 레이싱 소재 영화 중 최고작이라는 칭호도 <포드 v 페라리>가 꽤 오랫동안 지킬 것 같습니다만, 분명 오락영화로서 상당히 인상적이고, 또 준수한 오락영화라는 점에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지 않으실까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코우사카 호노카
23/09/25 23:44
수정 아이콘
던드 같이 그냥 오락영화가 제 코드에 맞던데
메가박스 쿠폰도 하나 생겼겠다 시간나면 봐야겠네요
aDayInTheLife
23/09/26 03:56
수정 아이콘
재밌게보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9936 [일반] [팝송] 올리비아 로드리고 새 앨범 "GUTS" 김치찌개8653 23/10/01 8653 0
99935 [일반] [2023여름]쌍둥이 아가들과 함께한 여름 숙제 [6] jjohny=쿠마9875 23/09/30 9875 9
99934 [일반] 10km 달리기 성공했습니다. [17] 우주전쟁10273 23/09/30 10273 18
99933 [정치] 직선제 이후 역대 대선 후보별 득표 결과 [37] Croove14540 23/09/30 14540 0
99932 [일반] 더러운 꽃 [16] 림림11151 23/09/30 11151 27
99931 [일반] [2023여름] 부덕(不德)한 나에게 여름 밤하늘은 열리지 않는다(스압) [1] 판을흔들어라7740 23/09/29 7740 10
99930 [정치] 부동산 사기에 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 [87] 인간흑인대머리남캐15230 23/09/29 15230 0
99929 [일반] 재외국민, 한국 휴대폰번호 없어도 여권으로 본인인증 [19] 인간흑인대머리남캐12912 23/09/29 12912 5
99928 [일반] [팝송] 다니엘 슐츠 새 앨범 "Someone Send This To My Mom" 김치찌개7549 23/09/29 7549 1
99927 [일반] 이완용이 천하의 역적임에는 분명한데, 과연 구한말이 이완용이 없었으면이라는 질문은 잘 안 나옵니다. [94] petrus18114 23/09/29 18114 2
99926 [일반] 추석주 극장개봉 영화 후기 [22] 트럭13525 23/09/28 13525 14
99924 [정치] 선출된 대통령들은 모두 정직했다 [98] 갈길이멀다16998 23/09/28 16998 0
99923 [정치] 논평에서 한남 이라고 쓴 여당 대변인 [75] 기찻길20862 23/09/28 20862 0
99922 [정치] 태국 총리, 대마초 사용 제한하겠다고 공언 [62] 具臣12679 23/09/28 12679 0
99921 [일반] 북한 "불법 침입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 추방 결정" [55] 기찻길16159 23/09/27 16159 1
99920 [정치] 日대마도, 핵폐기물 처분장 추진 않기로…시장 "시민 합의 안돼"(종합) [22] 기찻길12562 23/09/27 12562 0
99919 [일반] 밠셅밠셅밠셅밠셅밠셅 [625] 삭제됨35704 23/09/27 35704 0
99918 [일반] [뻘글] 운동을 하면 오줌이 찐해지는가? [26] 사람되고싶다11313 23/09/27 11313 3
99916 [일반] 나름 단단하다고 믿었던 본인 멘탈이 깨진 이야기(feat 신앙) [72] SAS Tony Parker 18295 23/09/26 18295 40
99915 [정치] [단독] 尹, R&D예산 삭감 반발에…"국가가 다 해줄 수 없다" [162] 기찻길23957 23/09/26 23957 0
99913 [정치] 네이버 SNU팩트체크 서비스 중단 [10] lexicon14782 23/09/26 14782 0
99912 [정치] 점입가경이 되고 있는 민주당의 내홍 상황 [210] 아이스베어22552 23/09/26 22552 0
99911 [일반] 메이드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오타쿠주의) [27] 토루12353 23/09/26 12353 3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