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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8/04 12:12:09
Name 라이징패스트볼
Subject [일반] 뒤늣게 범죄도시3 본 후기(스포)
범죄도시3이 개봉했을 때 외국에 있어서 보지 못했었는데 어제 갑자기 생각나서 보고 후기 적어보고 싶어져서 남깁니다.
보고난 느낌이 음.......뭔가 알던 맛이 아니네요. 여전히 볼만은 한데 솔직히 아쉬운 느낌이 드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만약에 영화관에서 봤다면 크게 실망했을것 같습니다.
몇가지 포인트를 중심으로 시리즈 전작들과 비교해서 아쉬운 점을 꼽아보겠습니다.

1. 귀여움이 줄어든 마석도
마석도는 귀엽습니다. 딱 봐도 탈인간급 피지컬을 가졌고 설정상 세계관 최강자급 전투력을 가진 것으로 나오지만
오히려 대놓고 먼치킨으로 묘사되니까 관객에게 얘가 쎄다는걸 납득시키기 위해 시간을 많이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1편에서 마석도가 싸우는 장면은 그렇게 많지 않죠. 꾸준히 마석도의 강함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마석도가 직접적으로 폭력을 쓰는 장면보다는 조폭들이 알아서 기는 상황을 통해서 묘사합니다.
대신에 애기피부 드립이나, 룸싸롱 사장은 쥐잡듯이 잡으면서 누나들한테는 설설기는 모습이라든지, 동네 주민 꼬마를
삼촌처럼 챙겨주는 모습같이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경찰서 내에서도 중간의 실무관리자로서 서장과 밑의 형사들의 충돌을 조율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요.
그런데 일련의 상황들로 그러한 관계들이 무너져 가면서 마석도가 끝에 가서는 폭력의 화신으로 변하게 되는거죠.
상황이 종결된 후에는 또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친절하고 귀여운 마석도로 돌아가구요.

2편에서는 초반부터 마석도의 무력이 좀 더 강조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연출도 더 직접적이고 과장되게 바꼈죠.
아무래도 배경이 외부지역인 베트남이고, 범죄의 성격도 이권다툼이 아닌 납치와 살인으로 단순해져서 그렇겠죠.
대신에 전반부는 마석도의 상관이자 친구인 전일만과의 티키타카를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후반부에는 죽은줄 알았던 장이수를 부활시켜서 전작의 분위기를 살립니다.

근데 3편은 기존의 마석도를 묘사했던 방식에서 좀 많이 벗어나서 철저하게 무력을 보여주는데 집중합니다.
그래서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주변인물과의 티키타카가 눈에 띨 정도로 줄어들었죠. 대신에 싸우는 장면은 크게 늘었구요.
그걸 잘 보여주는게 마석도에 대한 악당들의 태도입니다. 1편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느낌으로 나옵니다.
3편에서는 일본 야쿠자든, 조폭이든, 클럽에서 약팔아먹든 양아치든 간에 일단 마석도한테 들이대고 봐요.
보면 좀 무서울만도 한데 일단 욕한번 갈기고 먼저 죽빵을 갈기려 듭니다. 그리고 나서 참교육 당하고 깨갱하는거죠.
그래서 3편의 마석도는 인간적인 캐릭터성은 많이 줄어들고 파이터로서의 모습이 부각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캐릭터의 포스는 제일 약해보입니다. 캐릭터의 강함이라는게 본인 무력으로만 묘사되는건 아니니까요.


2. 달라진 전투스타일
3편의 가장 큰 특징이죠. 전작의 마석도의 전투장면이 '곰' 내지는 '슈퍼 히어로'가 싸운다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작에서는
'격투가'의 느낌으로 싸우더라구요. 묵직한 한방대신 현란한 회피 후 연타콤보가 주가 되었죠.
일단 스타일에 변화를 주었다는 것에 상당히 놀랐고, 연출이 상당히 멋있게 나와서 감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호인 포인트가 없진 않은데, 이전 시리즈에서 마석도의 '한방' 연출이 가졌던 의미가 사라진건 아쉬웠습니다.
보통 찌그레기들은 한방 맞으면 눈이 풀리던, 주저앉던 일단 리타이어되지만, 최종빌런은 그걸 버티고 계속 싸우는걸 보여줘서
'아 쟤들은 확실히 뭔가 다르구나'라는 느낌을 줬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3편은 누굴 상대하든 비슷하게 싸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영화 전체의 액션은 좀 더 멋있어졌는데, 최종빌런 2명의 포스는 다소 약해졌던것 같습니다.


3. 무섭지 않은 최종빌런
1편의 장첸, 2편의 강해상 전부 무시무시한 빌런이죠. 태생적으로 먼치킨물일수밖에 없는 이 시리즈에서
메인빌런을 이렇게 포스있게 연출할 수 있는게 범죄도시의 성공요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그것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요
근데 3편은 그게 좀 아쉬웠습니다. 메인빌런으로 주성철과 리키 두명이 나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주성철 캐릭터가 굉장히 별로였습니다. 시리즈 최초의 경찰 빌런이었고, 그게 밝혀졌을때는 괜찮은 반전인 줄 알았는데
그 반전이 딱히 의미가 없었던것 같아요. 물론 악당들의 복잡한 음모를 기대하고 보는 시리즈가 아니라고 해도
일단 나왔으면 써먹어야죠. 근데 주성철이 경찰이 아닌 그냥 조폭으로 나왔어도 이야기 진행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굉장히 능력있는 경찰이라는 설정이 나오는데 그거라도 한번 보여주던가...
그리고 전체적으로 최종빌런임에도 불구하고 나온 분량 자체가 굉장히 적다는 느낌을 받았구요.
리키는 무려 시리즈 최초로 마석도를 기절시킨 업적을 달성했는데 그리고 뭐가 없네요?
아, 정확하진 않지만 그 곡성에서 아쿠마로 나왔던 분이 야쿠자 보스로 나오는데
이 시리즈가 지속된다면 한번 더 나와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4. 재미없어진 주변인물들
3편이 나오기 전에 우려했었던 부분이 마석도의 소속이 광수대로 옮겨가면서 기존의 동료 경찰들이 나오지 않게된다는 것이었는데
역시나 그부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더군요. 까놓고 말해서 마석도 외에 다른 경찰들은 전혀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티키타카 장면들이 아예 없는건 아닌데 전작과 비교해서 캐릭터 빌드업이 너무 약합니다.
다음 영화에서도 나온다는걸 감안하면 1편 같은 느낌으로 마석도의 광수대 생활을 좀 더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5. 결론
마석도가 어디로 간다 -> 악당들이 시비를 턴다 -> 참교육 당하고 협조한다 -> 다시 마석도가 어디로 간다
이 구도가 지나칠 정도로 여러번 나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게 연출이 잘 된것도 아니구요.
진지하게 마석도라는 캐릭터를 제외한 부분은 공조2가 더 나았던것 같아요. 수사 파트든, 악당 묘사든간에요.
물론 마석도를 제외하고 이영화를 평가하는건 무의미하죠. 저도 이런저런 불만을 많이 적었지만 솔직히 재밌게 봤습니다.
애초에 주인공인 마석도라는 코어가 워낙에 탄탄한 시리즈다보니 약간의 근손실은 무시할 수 있는 파워가 있죠.
다만 장수 시리즈로 가기 위해선 다른 부분에도 계속해서 신경써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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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파괴왕
23/08/04 12:28
수정 아이콘
디테일이 없고 그냥 사이다를 들이붓는 방식이 됐죠. 내용은 뭔가 복잡한데 사실 전혀 이해안해도 되는 그냥 나쁜놈 때려잡기 밖에 안돼서 아쉬웠습니다.
SAS Tony Parker
23/08/04 12:33
수정 아이콘
4편엔 김무열이 나오니 많이 낫긴 할겁니다(이미 나온거라 스포 X) 장이수도 다시 나오고

전 같은 공간 빙빙 도는 느낌이 싫더라구요
2는 5번 봤는데 3는 1회차 끝.
23/08/04 13:05
수정 아이콘
저도 주성철 캐릭터는 실패라고 봅니다..
경찰빌런이라는 3편만의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별다른 특징도 없으면서 괜히 최종보스 캐릭터만 둘로 나뉘어지게 되고
양쪽 모두의 포스와 몰입도만 떨어져버렸죠..
레이미드
23/08/04 13:10
수정 아이콘
마석도 (마동석) 의 주먹 콘서트..
23/08/04 13:2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성난 황소 mk2 느낌이더라구요. 성난 황소에도 보기 좋은 액션씬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바람의바람
23/08/04 14:25
수정 아이콘
뭐랄까 영화가 아닌 특별편성 드라마 보는 느낌이었습니니다
창사특집 3부작 범죄도시 느낌
빼사스
23/08/04 15:22
수정 아이콘
저는 1, 2편의 윤계상, 손석구의 카리스마가 이 영화의 50%를 맡고 있기에 마동석이 나머지 50%를 채울 수 있었다고 보는데, 이번 3편은 마동석 혼자 50%인 영화였던 거 같아요.
비행기타고싶다
23/08/04 15:48
수정 아이콘
액션 연출 스토리 캐릭터까지 전부 별로였어요..
첨부터 끝까지 진부 그 자체였고...
웃기지도 않는 개그, 리액션만 있는 액션, 하나같이 어디서 본듯한 캐릭터들과 클리세들...
1990년대에나 나올법한 영화를 보는 느낌..?
내가왜좋아?
23/08/04 16:5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빌런의 매력은 떨어졌지만 재미는 올랐네요.
천사소비양
23/08/05 00:46
수정 아이콘
이름값으로 천만 간건데 다음 작은 지금같은 후광효과 못 받을 거라고 봅니다
이민들레
23/08/05 09:08
수정 아이콘
주인공이 바뀌지 않는한 맨날 비슷할거고 비슷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계속 보겠죠. 진짜 롱런하고 싶으면 힘캐릭에서 민첩캐릭 혹은 지능캐릭으로 주인공을 바꾸는 큰 결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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