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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7/21 12:17:40
Name 닉언급금지
Subject [일반] [피마새]부냐가 당한 정신 억압은 어떤 것이었을까?
부냐가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치천제의 정신억압이 치천제 본인의 말처럼 '하고싶은 것을 하라'여서
아실이 증오를 잊고 싶어했을 때 증오를 잊게했고
아트밀이 사라말을 보호하게 했다면
물론 어느 경우에서든간에 그다지 그 억압이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치천제의 자신의 정신억압에 대한 고백이 진실일지는 의문이 들지만
일단 치천제의 정신 억압이 그녀 자신이 말한 대로의 효과가 있었다고 가정하고
부냐도 또한 정신 억압을 당한 뒤 스카리에게 돌아갔다면
부냐가 바랐던 것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꽤 많은 고민을 했었거든요.
도로나 모디사 간의 성격 차에서 누구를 더 닮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고
언니인 니어엘과의 비교를 통해 그녀가 원할 법한 것들을 떠올려 보려고도 했었고
엘시와의 연인간계일 때에 대한 언급이나 스카리에 대한 부냐의 반응 등을 비교해보려고도 했었고
등등...

그런데 문득 아실이 증오를 '잊고 싶어했다'라는 사실이 떠오르더라구요.
부냐에게도 잊고 싶어하는 기억이 있지요.
그녀가 세상으로부터 단절되었던 기억
네, 백화각에서의 경험이요.
치천제의 능력을 고려하면 그 경험을 잊게하지는 못하겠지만 다시 떠올리지 않게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냐는 백화각에서의 경험과 거기서부터 비롯한 세상과의 단절감에 대해 더이상 생각하지 않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까..하는 게 제 결론이었습니다.

아직도 피마새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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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맛썬칩
23/07/21 12:21
수정 아이콘
저는 부냐가 정신억압 당하지는 않은 것 같았어요. 그냥 스카리의 인질로서 철저하게 수동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닉언급금지
23/07/21 12:24
수정 아이콘
네, 한참 피마새 관련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어있을 때 나왔던 떡밥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치천제의 자유억압'은 그것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이들에게 한정된 것이다, 아니다 치천제와 접촉한 적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발휘되는 힘이다.... 자유억압인데 자유의지로 발생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논쟁의 주제가 되어서 흥미롭게 봤던 경험이 있습니다. 전 후자를 지지하는 쪽입니다.
지구 최후의 밤
23/07/21 13:49
수정 아이콘
부냐가 수동적인 인물이라 정신억압 당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만 극중 캐릭터를 보면 수동적으로 있고 싶은게 정말 원하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둘 중 하나에 대해 확언할 수 없다는 점은 이영도 작가가 정말 탁월하게 선정한 정신억압 아닌가 싶습니다.
지구 최후의 밤
23/07/21 13:51
수정 아이콘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 자유의지가 없는 상태를 원하는 것이 그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라면 자유의지대로 해서 자유의지가 없는 패러독스 상태가 되는데 키탈저 사냥꾼처럼 모순에 대해 많이 기재햇던 작가의 의도가 있을수도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모나크모나크
23/07/21 12:41
수정 아이콘
피마새 읽고 있는 중이라 잠깐 읽다가 스포일 수 있을것같아서 호다닥 내려왔네요. 피마새 괜찮나요? 전 눈마새는 정말 빠져서 읽었는데 피마새는 뭔가 우울하고 어둡고... 부냐 나오는 챕터마다 답답해서 잘 안 넘어가네요. 들면 잘 읽히는데 별로 들고 싶지 않은 느낌이에요. 주인공들도 뭔가 꿍꿍이가 가득해보이고.. -_-...
23/07/21 12:47
수정 아이콘
두달전에 눈물을 마시는 새를 처음 읽고 감탄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피를 마시는 새도 연달아 읽었는데 아무래도 뭔가 정치극의 느낌이라 그런지 좀 어렵달까 마음에 확 와닿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물론 재미는 있었습니다만.
23/07/21 13:04
수정 아이콘
저는 눈마새보다 좋은 평가를 내리는 작품은 아닙니다. 제 기준에선 이야기가 좀 난잡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대충 읽은 챕터들도 꽤 많았어요. 거의 '글자를 읽었다' 수준?
다른 이유로도 좀 불호가 있는데, 전 개인적으로 폴라리스 랩소디 이후의 이영도 소설 등장인물들은 거의 대부분 이영도식 마리오네트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피마새는 그중에서도 정점에 선 느낌이라 괜스레 지치더군요. 인물A와 인물B가 대화하는 느낌이 아니라 이영도1과 이영도2가 대화하는 느낌...?
그리고 이영도 소설은 새로운 세계관의 두 번째 소설보다는 첫 번째 소설을 잘 쓴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구 최후의 밤
23/07/21 13:52
수정 아이콘
보통 눈마새 평가가 더 좋긴 한데 전 피마새가 더 군상극 느낌이 나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군상극을 만나기 정말 어렵거든요.
abyssgem
23/07/21 14:3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피마새를 더 좋아합니다만 문학작품으로서는 눈마새 압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치밀하게 구상한 대로 기승전결 극적 구성을 완벽하게 마무리 지었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은 눈마새죠. 극적 전개를 위한 모든 장치가 정확히 맞물립니다.

반면 피마새는 대단히 많은 등장인물들에게 개성적인 캐릭터를 부여하고는 자 이제 니들 맘대로 놀아봐라... 하는 식으로 자유롭게 풀어버린 군상극이라고 봅니다. 물론 핵심 스토리의 뼈대는 존재하지만 그 실체는 거의 막판에나 드러나므로 기승전 구성은 맥락이 없이 허술하고 내용이 늘어지거나 너무 급발진 하는 경우도 많죠. 가뜩이나 눈마새에 비해 극단적 개성을 가진 캐릭터가 많은데 이들을 그냥 풀어놓고 방치하니, 전개도 난잡하고 막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아무튼 다 읽고 난 소감은 피마새가 눈마새보다 제 인상에 깊게 남았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호불호일 뿐입니다.
모나크모나크
23/07/21 15:25
수정 아이콘
인물 성격이나 특성을 부과하고 거기 맞게 글을 쓰는 방식도 있군요. 암튼 꾸준히 읽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3/07/21 13:09
수정 아이콘
부냐 헨로의 정신 억압은 부모님처럼 살기 싫다 아니었을까 싶네요

존경받을만한 남편이 배우자를 존중하고
사랑스러운 부인이 가정을 보살피는 삶이요

그래서 저돌적인 스카리를 선택하고 방치되자 흑화해버린거 아닐까요
Betelgeuse
23/07/21 13:22
수정 아이콘
어머니의 바람이 투영되어 높은 지위의 안주인이 되고 싶다 아니였을까요. 어쨌든 부냐도 치천제가 확보한 인질이였으니 정신억압이 되었을꺼 같긴 하지만 워낙 수동적인 인물이라 잘 드러나지 않았을거 같습니다
자급률
23/07/21 16:11
수정 아이콘
부냐는 어머니에 의해 높은 귀족의 아내가 될 현숙한 안주인을 목표로 길러졌는데, 나중에 스카리랑 싸우고 외도하고 할때 보면 그 현숙함은 그저 사회적 상승혼을 위한 수단이었을 뿐 자신의 본모습이 아니었죠. 현숙함을 그저 수단으로 삼고싶은 무의식적 욕망과 그 현숙함이 자신의 본모습이라고 여기는 의식적 페르소나 사이의 괴리로 괴로워하던 캐릭이라고 생각합니다.

치천제의 정신억압 이후로는 그냥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철저한 연기로 스카리를 이용해먹기로 작정한걸로 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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