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기준으로 2016~17년 기점으로 비문학 난이도가 폭발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두 가지 정도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1. 영어 절대평가로 인한 변별력이 국어로 옮겨 옴.

2. ebs 연계 양질의 사설 모의고사의 등장


이 중에서 2번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그 전에도 사설모의고사들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ebs 지문 연계에 업계가 적응하고 나서는

2월에 ebs 수능특강이 나오면, 사설 모의고사 업체(이감, 상상, 한수, 바탕 등)에서 수능특강 지문들을 분석해서

변형 모의고사를 만들어서 판매합니다(회당 2~3만원)

예전 시절 사설모의고사 퀄리티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실제 출제자를 섭외해서 만드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떤 모의고사는 평가원보다 더 평가원스럽게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문학은 말할 것도 없고 (ebs에 실린 작품을 다양한 형태로 변형해서 출제)

작년 수능 '최소 제곱법' 지문이나, '재량행위 기속행위 법률지문'은 대부분의 사설업체에서 변형 지문으로 출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작년 서울대 컴공에 정시로 입학했던 학생 왈.

"이감 파이널 모의고사에서 최소제곱법, 풀고 들어가서 너무 쉽게 풀었어요. 샘"

이런 일이 생깁니다.



즉, 그해 나온 ebs 연계를 공부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설 모의고사를 잘 구해서 푸는가가 중요해지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판매하는 모의고사들은 지방 학생들도 구할 수 있으니 괜찮은데,

강남대성 재원생에게만 제공되는 '강대k', 시대인재 재원생만 풀 수 있는 '서바이벌 모의고사' 등 다양한 변종들 출현.

어떻게든 사설모의고사 구해 풀기 위해서 저 학원에 등록해야만 하는 일들이 생깁니다.



'독해력과 기출 공부만으로도 가능한거 아니냐'

'라떼는 국어공부 따로 안 하고, 나는 책을 좋아해서 국어는 공부 안 해도 무조건 1등급이었다'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물론 그런 괴수들이 없는건 아닌데,

사설 모의고사로 문학 연계 연습 안 하고, 독서 수능특강 배경지식 없이, 시간 내에 지문 뚫어 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시험이 되버림.

예전에 국어 잘했던 분들도 각 잡고, 헤겔지문과 브레튼우즈체제 지문 나왔던 수능시험 시간 재고 풀어 보세요.



비문학 없애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사교육 약화시키겠다고, ebs 반영했다가 사고력 평가 시험 성격을 약화시키고,

학원에서 모의고사 구하기 경쟁으로 결국 사교육 도와주는 결과가 발생한 것입니다.



올해도 국어가 어떻게 나올지 갑자기 깜깜이가 되버린 상황에서

대충 수능 가이드 라인은 9평에서 나올텐데,

9평 이후에 9평 국어 시험지의 트렌드와 유형 경향을 반영해서 수없이 사설 모의고사들이 나오겠죠.

그걸 잘 구해서 푸는게 고인물 수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되겠죠..




결국

ebs연계가 만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데,

ebs연계만 없어도 굳이 그해 출제된 따끈한 사설모의고사 구해서 풀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럼 ebs연계 없애고,

공부해도 타고난 유전자 이상으로 점수 올리기 힘든 psat 형으로 가는 수밖에 없는데, 그럼 노력형 학생들에게 불리해지죠.

ebs연계의 순기능은

그래도 모의고사 구해서 열심히 푸는 노력형 학생들은 점수를 올릴 여지가 있었는데...

휴 어렵네요...

그래도 ebs 연계 이야기가 하나도 없는게 신기해서 끄적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