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5/10 08:29:34
Name 소이밀크러버
Subject [일반] 아내 이야기 8
- 아내는 사려 깊다 12

곧 애가 나오기 때문에 내 취향이 아닌 보드게임을 팔기 위해 당근에 등록했다.

마침 개인 자금도 마련해야겠다 싶어서 겸사겸사 파는 것이었지만

아내는 자기와 결혼해서 보드게임도 못한다고 미안해했는데 게임을 파는 모습을 보니 속상했나 보다.

게임들 그냥 안 팔면 안 되냐고 물어보길래

취미는 돌고 도는 거고, 이제 아기랑 놀아주는 걸 취미로 하면 된다고 답해줬다.

어차피 남긴 게임도 많으니, 아이가 잘 커서 같이 해주면 좋겠다.



- 아내는 귀엽다 15

인터넷에서 남편의 냄새를 좋아하는 아내의 글이 있었는데 꽤 많은 댓글이 그 상황에 동조했다.

내 아내도 오빠 냄새가 좋다며 냄새 맡는 것을 좋아하는데 정수리와 목덜미 냄새를 특히 좋아한다.

좋다고 하니까 그냥 냄새 맡게 해주는데 채취를 허락하는 건 솔직히 좀 부끄럽다.

샤워할 거라 말하니 샤워하기 전에 냄새 먼저 맡게 해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이런 아내의 모습은 귀엽다.



- 아내는 사려 깊다 13

아내와 두 번째 만났던 날, 장마인 그때는 비가 엄청나게 왔었고

우리는 아직 연인 사이가 아니었지만 내가 가져갔던 커다란 우산을 같이 쓰고 식당에 갔었다.

그리고 그날 우리의 1일이 시작되었다.

비와 함께 연애를 시작해서 그럴까 여행을 갈 때면 꼭 일정 중 하루는 비가 왔다.

네 번의 여행 모두 빠짐없이 비가 왔지만, 아내는 한 번도 투정 부린 적이 없다.

비에 젖어 불편했지만, 사진은 이쁘게 못 찍었지만,

우리는 처음 사귄 날처럼 한 우산을 쓰고 그날을 즐겼다.



- 아내는 귀엽다 16

난 6시 반 퇴근이지만 한가하면 5시 반 퇴근을 할 때가 있다.

아내는 고정으로 5시 반 퇴근이었기 때문에 나보다 한 시간 먼저 집에 있는데

내가 5시 반 퇴근하여 집에 먼저 도착하면 엄청나게 좋아한다.

고작 한 시간 먼저 같이 있는 게 그렇게 좋을까 싶지만

기뻐할 아내를 생각하면 5시 반 퇴근길의 발걸음은 더더욱 가볍다.



- 아내는 멋지다 8

작년 여름 강릉에서 LCK 결승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젠지가 결승전에 올라갔기 때문에 직관하고 싶었지만

그때는 운전도 못 하던 때고 설령 간다고 해도 아내만 놔두고 다녀오기가 미안해서 포기했었다.

아내는 그걸 알더니 자기가 태워다 준다고 말하며

오빠는 경기 관람하고 나는 강릉 구경 좀 하면 된다고 말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내에 대한 예의가 같아서 티켓 예매 끝났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나를 위해 강릉까지 운전을 해주고 시간도 내주려고 한 아내는 너무너무 멋있었다.

결국 젠지가 우승해서 직관을 못 한 아쉬움이 진했지만

아침에 아내와 외출하여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2경기부터 볼 수 있었기에 아주 좋은 날이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감자크로켓
23/05/10 08:41
수정 아이콘
크으 아기랑 놀아주는 걸 취미로 하면 된다니,
작성자분도 참 사려깊으시군요!
23/05/10 08:41
수정 아이콘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연재글입니다.
미카엘
23/05/10 08:48
수정 아이콘
국정원 S급 요원!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23/05/10 08:55
수정 아이콘
아내는 사려 깊다 13
이쁜 단편 소설 한 편 뚝딱이네요

늘 잘 보고 있습니다~
국수말은나라
23/05/10 09:13
수정 아이콘
출산장려 위원장으로 임명합니다
Asterios
23/05/10 09:22
수정 아이콘
볼 때마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좋아요
그럴수도있어
23/05/10 09:59
수정 아이콘
젠지팬이시라 이번에는 추천 한번만 드립니다. 우리 약한 T1좀 그만 패요.
아이폰12PRO
23/05/10 10:08
수정 아이콘
항상 느끼지만 글쓰신분도 정말 사려깊으신 분입니다.
강동원
23/05/10 12:59
수정 아이콘
국정원!
23/05/11 09:21
수정 아이콘
이 글 모아서 사진 조금 넣은다음에
책으로 엮어서 선물드리면 정말 좋아하시겠네요
소이밀크러버
23/05/11 09:32
수정 아이콘
찾아보니 포토앨범 형식으로 가능할 것 같네요. 의견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일반] [공지]자게 운영위 현황 및 정치카테고리 관련 안내 드립니다. + 선거게시판 오픈 안내 [29] jjohny=쿠마 25/03/16 34875 18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7] 오호 20/12/30 312896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66840 10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72692 4
105016 [일반] 한국의 "특별" 인플레이션: 모두가 특별하면 아무도 특별하지 않다. [1] 전상돈272 25/09/19 272 4
105015 [일반] 10년만에 알게 된 무좀 제대로 치료하는 법 (사진주의) [43] 짧게짧게무새4378 25/09/18 4378 9
105014 [일반] [에세이] 인간을 먹고 싶지만, 꾹 참는 네즈코 (「귀멸의 칼날」) [6] 두괴즐2536 25/09/18 2536 7
105013 [일반] 왜 나는 코스피에 돈을 더 넣지 못했는가 [90] 깃털달린뱀6110 25/09/18 6110 4
105012 [일반] 종교개혁의 디테일 [8] 슈테판2307 25/09/18 2307 4
105011 [일반] 故 이재석 경사 사망사건 - 그는 왜 혼자 출동하였나? [61] 철판닭갈비5414 25/09/18 5414 9
105010 [정치] 김건희에 총선 공천 청탁 혐의 김상민 전 검사 구속 [60] lightstone6953 25/09/18 6953 0
105009 [정치] 저신용자 대출금리 인하 찬성 54.3 반대 39.6% [439] 모두안녕15720 25/09/17 15720 0
105008 [정치] 찰리 커크 피살 관련 폭주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88] 카레맛똥13382 25/09/17 13382 0
105007 [정치] 모두가 말렸던 예견 된 실패 '한강 리버버스' [228] 오컬트12901 25/09/17 12901 0
105006 [정치] 권력엔 서열이 있다? - 내란특별재판부 관련 논란 [413] 철판닭갈비14097 25/09/17 14097 0
105004 [정치] 권성동의원이 구속되었습니다. [231] 만우18140 25/09/17 18140 0
105003 [정치] 지금 나라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는 거냐? (2) [137] 이그나티우스14168 25/09/16 14168 0
105002 [일반] 40대 중반에 첫 애기가 태어났습니다. [146] 짜부리7168 25/09/16 7168 139
105001 [정치] 찰리 커크 사후 미국 백악관과 한국 일부의 움직임 [151] 전기쥐10804 25/09/16 10804 0
105000 [일반] 수학적 법칙으로 풀어본 삶의공식 [9] 평온한 냐옹이5146 25/09/16 5146 0
104999 [정치] 검찰,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이끈 나경원에 징역 2년 구형 [88] Davi4ever8396 25/09/16 8396 0
104998 [일반] 인류의 기원과 자폐 [25] 식별6161 25/09/16 6161 30
104997 [일반] 광무제를 낳은 용릉후 가문 (14) - 찢어지는 한나라 [3] 계층방정3028 25/09/15 3028 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