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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2/07 23:23:49
Name 이그나티우스
Subject [일반] 백화점이 전자양판점에 먹히는 날 (수정됨)
최근 일본에서는 세이부백화점 이케부쿠로점 1층에 요도바시 카메라가 입점하는 일로 떠들썩하다. 이케부쿠로가 위치한 도쿄도 토시마구의 구청장(일본어로는 구장)이 공개적으로 요도바시의 입점을 반대하는 등 일개 유통업체의 점포 치고는 상당히 시끌시끌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일련의 사건은 백화점 업계의 쇠퇴와 유통업계의 혁신을 둘러싼 일본사회의 흐름을 보여줄 뿐 아니라, 연일 명품소비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덩달아 백화점이 끝모르는 호황을 달리는 한국과 대비되는 대단히 흥미로운 사례이기에 짧게나마 소개해보려 한다.

우선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일본의 백화점 산업 자체를 간단하게 훑어볼 필요가 있다. 대기업의 유통 계열사가 백화점을 경영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의 백화점 산업은 전문 백화점 그룹과 사영철도계 백화점으로 크게 양분되어 있다. 이외에도 전국적 경쟁을 포기하고 지역에 거점을 둔 지방 백화점도 존재한다.

백화점 전문 업체로 가장 유명한 것이 미츠코시-이세탄이다.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에도시대의 에치고야에 다다르는 미츠코시는 일본 백화점 산업 그 자체라고 할 정도의 근본 중 근본이나, 몇 년 전 보다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한 이세탄 백화점에 인수되며 미츠코시-이세탄으로 거듭났다.

다음으로 에도시대 오사카 신사이바시에서 출발한 다이마루 백화점과 알부자가 많은 것으로 유명한 나고야의 부유층이 사랑하는 마츠자카야가 최근 합병하며 제이프론트가 되었다. (다이마루와 마츠자카야는 개별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함.)

메이지 유신시대부터 존재했으며 한국 관광객이라면 난바 타카시마야나 신주쿠 타임스퀘어로 한번쯤 방문해 봤음직한 타카시마야는 이렇다할 합병 없이 역시 백화점 업계의 일각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유통계 백화점의 대표주자는 오사카 관광객이라면 반드시 한번쯤은 찾게 되는 한큐백화점, 한신백화점이 합병하여 설립된 H20 홀딩스가 규모면에서 가장 거대하다. 이외에도 킨테츠 철도회사가 운영하는 킨테츠 백화점(아베노하루카스의 킨테츠 백화점이 가장 대표적), 이외에도 토큐, 오다큐, 케이오, 세이부, 메이테츠 등 거대 사철들이 자신들이 소유한 철도부지 인근에 백화점을 입점시키고 있다. 오늘 문제가 되는 세이부 백화점도 세이부철도의 자회사로 출발한 회사이다.

우리나라의 코레일이 본업에 충실한 탓에 상상하기 어렵지만 일본의 철도회사들은 본업만큼이나, 아니 어떤 업체의 경우에는 부업에 더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민영 철도회사들의 경우 철로와 철도역 인근의 부지를 다량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연선부지를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하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론이기도 하다.

이러한 일본 철도회사 특유의 경영전략을 구체화한 것이 메이지 시대 한큐전철의 사장이었던 코바야시 이치조(小林 一三)였다. 상식적으로 보통 사람이라면 사람이 많이 몰리는 번화가에 철도역을 짓자고 생각할 법한데, 코바야시는 역발상으로 철도역을 지은 뒤 사람을 끌어모으기로 했다. 우리나라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익숙할 한큐백화점 우메다점이 이러한 혁명적 발상의 전환으로 탄생한 것이다. 이후 토큐와 같은 다른 일본의 철도회사들도 경쟁적으로 자신들의 역 근처를 개발해 역이 사람을 따르는 것이 아닌, 사람이 역을 찾아오도록 하는 전략을 채택하게 된다.

(여담이지만 일본 가극 매니아들이라면 누구나 들어보았을 타카라즈카 가극단 역시 한큐철도의 사철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창립된 것이다.)

그러나 역 근처에 백화점을 지어 사람을 유치하는 경영전략은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는 일본 백화점 산업의 조락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버블시대 9조 7천억 엔에 이르렀던 일본의 백화점 산업 규모는 지금은 당시의 절반 수준인 5조엔대로 쪼그라들었다. 극심한 불황기를 거치면서 일본인들은 럭셔리 사치품보다는 유니클로나 무인양품 류의 중저가 브랜드나 일본의 이케아라 할 수 있는 니토리와 같은 전문 판매점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이제 백화점은 과거와 같은 영광을 누리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앞부분에서 굳이 지루하게 일본 백화점 그룹들의 합병에 대해 소개한 것도 사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설명하기 위함이었다. 과거 영광을 누리던 일본의 백화점 그룹들은 이제 살아남기 위해 채산성이 떨어지는 점포를 폐쇄하고,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거나 망해가는 동종업체를 경쟁사가 흡수하는 것이 일상이 되는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백화점 업계의 뼈아픈 재편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이 앞서 설명한 이세탄의 미츠코시 합병과 오늘의 주제가 되는 세이부 백화점이다. 세이부는 정확히 말해 소고-세이부로 경영부진에 빠진 백화점 업계의 거물 소고와 세이부가 합쳐진 회사이다. 하지만 소고-세이부는 이것도 모자라 일본 편의점 업계의 선두주자인 세븐일레븐의 모회사 세븐아이 홀딩스에 인수된다. 사실 이것 자체도 당시 일본 사회에서는 큰 충격이었다. 사실 장사에 급을 따진다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콧대높은 럭셔리 브랜드를 취급하는 소고-세이부가 삼각주먹김밥과 도시락으로 유명한 세븐일레븐에 인수된다는 것은 몰락양반이 족보를 신흥부자에게 파는 것 같은 충격적인 광경이었던 것이다.

세븐아이 홀딩스의 세이부 인수는 세이부의 유통망을 이용한 유통업계 세계관을 구축하고자 했던 세븐일레븐의 스즈키 토시후미 회장의 전략의 일부였으나, 이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세븐아이 홀딩스는 소고-세이부를 매각하는 수순을 밟았는데 이를 최근 낚아챈 것이 가전양판업계의 거물 요도바시 카메라였다.

요도바시 카메라. 우리나라에는 가전양판점이라고 하면 하X마트와 같은 업체 아니면 가전 메이커가 운영하는 XX디지털 플라자와 같은 정도밖에 없지만 의외로 일본에서는 오프라인에서 가전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전문 판매점 업계가 굉장히 발전해 있다. 물론 가전양판점 점포 하나만 해도 대형마트만한 크기를 자랑하기 때문에 대개 가전제품만이 아니라 스포츠 용품이나 생활용품도 취급하는 종합쇼핑몰과 같은 경우도 많다.

일본 국내에서 가전양판점 업계를 선도하는 것은 야마다 전기다. 그러나 교외지역에 출점하는 야마다 전기보다 대도시를 관광하는 한국인에게 익숙한 것은 빅 카메라와 요도바시 카메라이다.

이번 닛케이 보도 “「ヨドバシ百貨店」の衝撃 小売業界の未来占う”, 「日本経済新聞」, 2023년 2월 7일 (이하 '닛케이(의) 보도')에 따르면 요도바시 카메라는 전국 방방곡곡에 미친듯이 출점하는 야마다 전기와 달리 인파가 몰리는 전철역 코앞에 압도적인 크기의 대규모 매장을 출점하는 전략으로 유명하다. 한마디로 잽 여러대보다는 크리티컬한 한대로 손님을 단숨에 끌어모으는 전략인 것이다. 1급지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매장을 건설하고 거기에 각종 전자제품 뿐 아니라 의류, 취미용품, 생활용품, 식당가까지 갖추는 이러한 노선은 현지인 뿐 아니라 관광객도 요도바시 카메라에 들어가면 어지간한 물건은 다 구할 수 있는 강점을 갖게 한다.

(여담이지만 건프라에 흥미가 있다면 애매한 프라모델 가게보다 요도바시 카메라 아키하바라점의건프라 코너를 추천한다. 티탄즈의 양산형 기체 같은 오만가지 희귀한 물건들이 다 있다. 꼭 물건을 사지는 않더라도 워낙 진열된 모델이 많아서 눈요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가볼만한 가치가 있다.)

럭셔리 브랜드나 값비싼 오세치 음식의 예약을 받는 백화점이 몰락의 길을 걷는 동안 일본에서는 새로운 종류의 유통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진출한 유니클로나 무인양품은 말할 필요도 없고, 일본판 이케아인 ‘니토리’, 그리고 관광객들이 사랑하는 ‘마츠모토 키요시’와 같은 드럭스토어, 업소용 대용량 식품으로 메가히트를 친 ‘교무(업무)슈퍼’ 등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특정한 카테고리의 물건을 마구 밀어내는 신흥 유통업체들이 유통업계의 큰어른 격인 백화점을 따돌리고 있는 것이다.

요도바시 카메라도 이러한 유통업계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소고-세이부가 끝없는 몰락의 길을 걷는 동안 요도바시는 연매출 7500억엔을 자랑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요도바시 카메라는 외국계 펀드인 ‘포트리스’와 손잡고 소고-세이부를 최근 인수해버린 것이다. 사실 전주는 외국계 펀드긴 하지만 일본경제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유통업체인 요도바시가 태그팀을 꾸리지 않았다면 매각이 성사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매각 후의 경영방침이다. 일단 소고-세이부의 매장 자체에는 손을 대지 않았던 세븐아이 홀딩스와 달리 요도바시 카메라는 세이부백화점의 기함점 중 하나인 이케부쿠로 점의 1층에 요도바시 카메라를 입점시키겠다는 충격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코믹스나 애니메이션을 많이 본 사람이라면 세이부라는 대문짝만한 글자가 새겨진 백화점이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세이부 이케부쿠로점을 한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재미있게도 서녘 서자를 쓰는 세이부는 이케부쿠로역 오른편에, 동녘 동자를 쓰는 토부백화점은 이케부쿠로역 왼편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이런 내용의 노래가사도 있다) 세이부 이케부쿠로점은 이케부쿠로의 중앙가인 선샤인도오리의 끝에 위치한 말 그대로의 랜드마크이며, 이케부쿠로의 얼굴이라 할 만한 백화점이다. 뿐만 아니라 신주쿠 세이부와 더불어 세이부백화점을 상징하는 간판이기도 하다. 일개 점포의 리뉴얼에 구청장이 괜히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닌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이부 백화점의 전직 사장, 임직원들까지도 요도바시의 경영간섭이 세이부 브랜드 자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계하고 있다. 이번 닛케이 보도는 요도바시가 1층의 럭셔리 브랜드를 멋대로 이전할 경우 해외의 업체들이 세이부와의 계약 자체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이케부쿠로가 중요한 것은 요도바시 카메라도 마찬가지이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이미 요도바시 측은 세이부 이케부쿠로점 근처에 요도바시 이케부쿠로점을 오픈할 계획을 세웠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계획을 엎은 바가 있다. 사실 이케부쿠로에는 이미 빅카메라와 야마다전기가 있어 가전양판점의 정상결전과 같은 장소이기 때문에 요도바시 입장에서도 이케부쿠로의 1급지에 자기 점포를 낸다는 것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가 개입하면서 사태가 더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이케부쿠로가 위치한 토시마 구의 구청장은 최근 공개성명을 통해 요도바시 카메라의 이케부쿠로 세이부 입점을 공개 반대하며 견제에 들어갔다. 이는 도쿄 23구의 재개발 바람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 시부야, 긴자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최근 시부야와 긴자는 말 그대로 땅을 처음부터 다 갈아엎는 수준의 엄청난 재개발사업에 착수하고 있다. 시부야와 긴자의 부동산회사와 유통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자사의 기존 업장을 폐쇄하고 국내외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최첨단의 쇼핑센터들을 경쟁적으로 지어올리고 있으며, 단순히 쇼핑몰을 리뉴얼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개발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새로 개장한 시부야의 통유리 전망대가 대표적)

토시마구 역시 이케부쿠로를 시부야나 긴자처럼 완전히 새롭게 갈아엎는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데, 거기서 기존 이케부쿠로의 랜드마크인 세이부를 가전양판점으로 바꾼다는 것은 페이스리프트 수준의 엄청난 변화인 것이다.

사실 백화점  가전양판점의 업종전환이 너무 충격적이라 그렇지 랜드마크 백화점이 폐점하고 새로운 유통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도쿄 23구내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신주쿠의 대표적인 백화점인 오다큐 백화점 신주쿠점이 최근 폐점한 후 그자리에 쇼핑몰을 건설하는 계획이 확정된 상태이다. (백화점이 이전 후 재개업 할지는 불투명) 시부야의 토큐 본점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사실 도쿄니까 이정도지 지방에서는 지역의 간판과 같은 대표 백화점들이 눈물을 머금고 폐점하는 일들이 잇따르고 있다. 2020년 일본 야마가타 현의 대표 백화점인 오오누마 야마가타점이 폐점하는 사건은 야마가타 현이 속한 토호쿠 지역을 넘어 일본 전체의 충격이었다.

이러한 일본 백화점들의 끝없는 굴욕의 행진은 우리나라의 백화점 업계와는 사뭇 대비된다. 럭셔리 오픈런 열풍에 힘입어 한국의 대형 백화점 체인들은 매년 매출기록을 경신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슈카월드’의 지적처럼 한국의 경쟁적인 부 과시 문화가 이러한 럭셔리 소비의 원인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명품의 기본템화(핸드백, 시계, 코트 등 카테고리별로 명품 하나씩 갖추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는 분위기)가 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나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한국인의 명품사랑을 넘어 최근의 한국사회의 소비풍토 자체는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 자체가 아니라 ‘고급스러움’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돈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지갑을 여는 자신도 어깨가 으쓱하고, 보는 사람들도 부러움의 눈길을 보낼 정도의 고급스러움을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이다.

휴가철만 되면 저가 콘도가 아닌 호캉스 티켓이 불티나게 팔리고, 1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호텔 디너부페가 문전성시이고, 외국에서는 부유층의 상징인 독일산 중형 세단이 빌라촌 이면도로에 노면주차되어 있는 풍경은 고급스러움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집요한 욕망을 읽게 한다.

그리고 5성급 특급호텔과 더불어 백화점은 이러한 고급스러움의 판테온(만신전)과도 같다. 화장실 손잡이부터 포장용 봉투까지 호텔은 그야말로 럭셔리의 결정판이나 다름없는데, 고급스러움을 사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만한 곳이 어디에 있겠는가. 유통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한국 백화점 업계의 성장요인을 잘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럭셔리 열풍, 나아가 고급 선호 경향과 백화점 업계의 호황은 관련이 있지 않을까? 라는 추측을 일본과 비교하여 조심스레 해보는 것이다.

반대로 일본의 소비자들은 버블붕괴 이후 “싸구려 나라”라는 자조적인 말이 보여주듯,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급스러움에 집착하는 것만큼이나 집요하게 저렴한 제품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자들의 특성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이 가성비 라인업을 앞세운 전문 판매점들이다. (앞서 언급한 유니클로, 무인양품, 니토리 등)

몇 년 전 일본 여행을 갔을 때 가성비로 유명한 야키토리 가게를 들른 적이 있다. 저렴한 가격에 감동한 내가 야키토리 파티를 벌이는 동안 카운터석 옆자리의 일본인 손님은 기본 닭꼬치 2개와 병맥주 한잔을 시킨 채 폰게임을 하며 1시간을 버티는 것을 보고 일본인들의 짠돌이 성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유튜브 슈카월드의 지적처럼 어쩌면 가성비의 일본은 럭셔리 한국의 미래일 수도 있다. 지금의 잔치가 끝난 후 우리의 모습은 10원 한장에 벌벌 떠는 일본의 소비자들처럼 될 지도 모른다. 혹은 지금의 이러한 차이가 양국 국민들의 문화적 선호도 차이에 의한 본질적인 차이일 수도 있어서 우리나라의 경기가 조정국면을 맞아도 일본과는 다른 모습일 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백화점이라는 한자 단어를 공유하는 것만큼이나 유사한 한국과 일본의 백화점 업계가 정작 정반대의 운명을 지금 현재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엇갈린 운명은 단순히 백화점 업계라는 조그만 틀을 넘어 양국의 소비문화의 차이를 짐작하게끔 한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우리의 소비라는 행위가 지금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가를 한번쯤 생각해보게도 한다.

과연 세이부 이케부쿠로점 1층에 요도바시 카메라가 입점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와는 아무 관련도 없어보이는 도쿄의 소동에 관심이 가는 것은 위와 같은 맥락에서다. 시간이 흘러 코로나도 완전히 진정이 되고 나 스스로도 여유가 생겨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이 글은 「ヨドバシ百貨店」の衝撃 小売業界の未来占う”, 「日本経済新聞」, 2023년 2월 7일 을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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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7 23:32
수정 아이콘
요도바시 카메라 구경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그나티우스
23/02/08 17:01
수정 아이콘
일본가서 어마어마하게 진기한 것을 봐야한다는 강박관념만 없다면 좋은 선택입니다.
웸반야마
23/02/07 23:36
수정 아이콘
럭셔리 브랜들를 국민성과 엮기 보다는, 구매력 자체가 대한민국에 추월당한게 더 타당하지 않을까요?

대만도 럭셔리브랜드들이 엄청 잘나가고 있으니깐요
이그나티우스
23/02/08 00:20
수정 아이콘
명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추측의 영역에 더 가까워서, 이 부분을 탐구하는 것보다는 결과적으로 양국의 소비문화가 차이를 보이는 점을 살펴보는 것이 유익하지 않을까 합니다.
abc초콜릿
23/02/08 09:21
수정 아이콘
일본도 80~90년대에 서구제 명품으로 도배하고 다닌다고 유명했는데 그 사람들도 늙어서 소비 행태가 바뀌었다고 봐야죠.
고구마줄기무침
23/02/07 23:3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그나티우스
23/02/08 17:0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o o (175.223)
23/02/07 23:53
수정 아이콘
야키토리 파티 크크크
리얼포스
23/02/08 00:39
수정 아이콘
와 너무 재미있는 주제에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이그나티우스
23/02/08 17:02
수정 아이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뫼소
23/02/08 00:49
수정 아이콘
나름 떠들썩했는데 이 토픽을 피지알에서 볼 줄은 몰랐네요.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소감으론 구시대의 과시적 소비행동을 하던 세대조차 나이가 들었다는 상징적인 일화로 생각해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과시적 소비는 맞장구를 쳐주는 동세대/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후세대가 있어야 성립하는 건데 동세대는 그런 활기가 없거나 백화점 쇼핑 자체에 가치를 두기엔 너무 늙었고 아랫세대는 백화점 쇼핑에 대해 더이상 럭셔리한 경험가치가 있다고 보지 않죠(정확히 말하면 백화점이 피쳐링하는 브랜드들에 대한 신뢰가 없다/구닥다리로 느낀다에 가까울 것 같지만요).
총체적인 구매력의 저하도 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는 한편, 럭셔리 시계 마켓이 꾸준히 우성장하는 걸 보면 과시적 소비행동조차 세대를 따라 나이들어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에서 코로나로 여러 업계가 타격을 입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하게 들이박은게 백화점인데, 앞으로 어떻게 활로를 찾을지 궁금해집니다. 앞으로 나이들어가는 다른 동아시아권 국가들의 전망도 십년쯤 지나서 되돌아보면 흥미롭지 않을까 싶고요.
Regentag
23/02/08 11:53
수정 아이콘
“구시대의 과시적 소비행동을 하던 세대조차 나이가 들었다”에 더해서 일본의 20-30대가 더이상 구매력이 없는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우리나라의 20-30대는 아직은(?) 여력이 남아있는것 같고요. 물론 돈이 없는 제가 보기엔 “명품의 기본템화”같은건 [그사세]가 아닌가 싶어요.
담배상품권
23/02/08 15:54
수정 아이콘
일본 20대는 '진짜로' 구매력이 없긴합니다. 못해도 30초는 되어야 구매력이 생기죠.
이그나티우스
23/02/08 17:06
수정 아이콘
럭셔리 소비 자체가 세대차를 탄다는 생각은 못해봤는데 확실히 그럴 것도 같습니다. 오다큐 백화점 폐점을 두고 주로 아쉬워하는 것은 장, 노년층이 많더군요. 아무래도 추억도 추억이고 소비습관도 젊었을 적 형성된 것이 영향을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과시적 소비가 "맞장구를 쳐주는 동세대/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후세대"라는 지적도 흥미로운 지적이십니다. 우리나라처럼 남 눈치를 많이 보는 문화에서 확실히 럭셔리나 슈퍼카 구입은 아무래도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겠죠.

백화점이 입점시킨 브랜드들의 젊은 층에 대한 소구력 저하라는 부분도 한번 생각해볼 주제인 것 같습니다. 제가 럭셔리 브랜드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그런 부분은 전혀 다루지 못했는데, 세대별로 선호하는 브랜드와 그 이유 같은 것들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재미있겠네요.

개인적으로 일본 백화점의 미래는 결국 푸드코너 및 식당가의 운명이 가를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백화점은 아니지만 파산한 쇼핑몰을 재생컨하는 컨설턴트가 쇼핑몰 재생의 관건은 식음료 접객에 달려있다는 말을 한 것이 기억에 남는데, 데파치카라는 강력한 브랜드력을 갖고 있는 백화점의 식품관들이 얼마나 잘 해내냐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여기에 인바운드 소비도 중요한 활로가 될 것 같네요.
척척석사
23/02/08 01:15
수정 아이콘
오비히로의 후지마루 백화점도 저번달말에 폐업했더라구요 홋카이도 동부에는 거기밖에 없었다던데.. 근데 그런 지역백화점들 보면 이수역에 있던 태평백화점 같은 느낌이 빡 나서 곧 망하겠다 싶긴 했네요
이그나티우스
23/02/08 17:08
수정 아이콘
아사히카와의 백화점이 기습 폐점에서 테넌트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를 보았는데 확실히 지방 백화점은 상황이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정도가 덜해서 그렇지 결국 수도권 쏠림이 심한 나라라, 지역에만 뿌리를 둔 향토기업들은 업종 불문하고 쉽지 않은 싸움을 하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지방도시에도 해도 전국구 단위의 백화점들이 출점을 하는 마당에, 지방 향토백화점의 비교우위를 확보하긴 쉽지 않겠다 싶기도 합니다. 향토마켓 이런거야 전국구 백화점들도 해당 지점 한정으로 얼마든지 하는 거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후쿠오카시 텐진의 이와타야(미츠코시 백화점 산하)에 가본 적은 있는데, 솔직히 바로 옆의 미츠코시에 비해 향토색이 강하다 이런건 모르겠더라고요.
에이치블루
23/02/08 01:25
수정 아이콘
요도바시 카메라 일본 가면 꼭 들렀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못 갔어요.... 이유는 뭐 크크크...

그런데 아이 생기고나서는 다시 갈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위에 나온대로 재밌는게 많고 아이들 장난감도 많아서요 크크크크
이그나티우스
23/02/08 17:24
수정 아이콘
성인 남성을 위한 전자기기
성인 여성을 위한 의류, 생활용품
아동, 청소년을 위한 각종 완구류
+
가족단위 식사가 가능한 패밀리 레스토랑

생각해보니 요도바시가 가족단위 손님에게는 완벽한 장소인 것 같습니다.
바람바람바람
23/02/08 03:02
수정 아이콘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그나티우스
23/02/08 17:10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3/02/08 08:15
수정 아이콘
복잡한 배경이 있는 사안을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술술 잘 읽히게 풀어쓰시는 글솜씨가 부럽습니다.

일본에서 백화점이라는 업태의 쇠락은 여러모로 재미있는 주제이죠. 일찍부터 각 분야별 카테고리 킬러가 등장했던 일본과 그렇지 않았던 한국, 명품 쇼핑 행태의 차이 (백화점 위주인가 로드숍 위주인가), 과시적 소비행동의 세대간 차이 (스웩, 플렉스, 영&리치 같은 마케팅으로 20대를 잘 끌어들인 한국), 근본적인 비지니스 모델의 차이 (판매 수수료 위주의 한국과 직매입 위주의 일본) 등등 다양한 고찰이 가능할 것 같네요.
이그나티우스
23/02/0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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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분한 칭찬이십니다. 아직도 갈고 닦아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사실 말씀하신 바와 같이 백화점 업계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더 많긴 합니다. 특히 마지막에 언급하신 비즈니스 모델 부분은 경영적인 관점에서 고찰해볼만한 부분이 있는데 제가 공부가 부족하여 미처 다루지 못한 점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 댓글을 보면서 명품이나 의류산업에 대한 지식이 더 있었더라면 훨씬 영양가있는 글이 되었을 것 같은데 아쉬움이 남습니다.
동년배
23/02/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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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본지 10년이 넘었지만... 이케부쿠로 세이브면 저도 아는 상징적인 매장인데 요도바시 입점은 논란이 될만 하네요.
이그나티우스
23/02/0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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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이케부쿠로 하면 거대한 세이부 간판이 딱 떠오르는데 그게 요도바시로 바뀐다? 저 개인으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에 따라선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문제인 것 같습니다.
23/02/0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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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명품을 백화점에서 사는 나라가 한국이라는건 이야기 하는 분이 적네요..

한국은 거의 모든 명품을 백화점에서 사지만. 일본이나 외국은 그냥 해당 매장가서 사는 케이스가 한국보다 훨씬 많다는 차이도 있습니다..

한국만 해도 루이비통, 디올등이 별도 플레그십 매장이 있는데 사람들은 보통 백화점 가서 사고. 그걸 알다보니 한국에선 명품들이 플레그십 매장이 없거나, 1개만 있는데
일본같은 곳은 플레그십 매장이 꽤 있거든요.

가전제품만 해도 과거와 다르게 한국은 LG/삼성 가전제품을 백화점에서 사는 비율이 엄청나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본문에도 백화점에서 가전제품을 판다고 했는데.
사실 한국의 백화점은 이미 가전제품의 주요 판매루트중 하나가 된...

신혼부부들이 백화점에서 가전제품을 풀세트로 장만하고. 거기에 약간만 더 소비하면.. 바로 VIP가 착 되기 때문에..
카미트리아
23/02/0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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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풀세트로 사면 백화점이 더 비싸지도 않아서
마블러스썬데이
23/02/0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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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 어린아이와 시간을 보내기에 얼마나 적합한 장소인지를 고려하면, VIP가 되는게 더 땡기긴 하네요...

물론 신혼부부가 바로 아이를 가질 확률은 매우 낮긴 하겠습니다만.
조메론
23/02/0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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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래그십의 경우 한국보다야 점포수가 많기는 하지만 대도시에 한정되어 있고, 일본도 플래그십보다는 백화점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아요.
개발괴발
23/02/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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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와이프도 보면 백화점을 선호하는데 확실히 여성분들에게 어필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어요 백화점이...
- 그냥 유추해보면 높은 천고에 탁트인 시야에 밝은 조명에 예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백화점을 돋보이게 해주지 않나 마 그런 생각을;

와이프는 가격 비슷하면 어지간해서는 백화점 쇼핑을 더 선호하는 듯 해요.
이그나티우스
23/02/0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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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괴발 / 비슷한 사례로 특급호텔이 있죠. 대리석 로비, 고급스런 마감재, 깔끔하고 쾌적한 식당... 예전에 외국 호텔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외국에선 호텔 내의 푸드 & 베버리지 부서의 위상이 많이 하락했다고 해요. 굳이 값비싼 호텔식당에서 밥을 안먹고 근처 식당을 찾는 투숙객이 많아서.. 근데 우리나라에서는 여성 고객분들을 중심으로 호캉스, 조식뷔페 등 "호텔식 호스피탈리티"에 대한 인기가 폭발하는걸 보면 뭔가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느끼게 됩니다.
23/02/08 23:53
수정 아이콘
기본적으로 한국인들은 이른바 '위신재'에 대한 선호가 비교적 큰 것 같습니다. 현란한 아파트 펫네임, 큰 차 & 세단 선호, 명품 프리미엄 프레스티지 럭셔리 같은 수식어의 남발 등등...

처음부터 별 갯수로 등급이 나눠지고, 그 안에서도 객실 등급이 나눠지는 호텔은 그야말로 위신재 소비의 테마파크 같은 곳이죠. 그리고 2010년대 들어서는 백화점들이 발렛파킹, 전용라운지, 패스트트랙 같은 혜택을 미끼로 VIP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이 대열에 합류했고요. 한국 백화점 업계의 약진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한국 소비자들의 위신재 선호를 잘 파고든 전략이 주효한 것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되네요.
이그나티우스
23/02/08 17: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Leeka / 백화점 가전매장을 보면서 저기서 누가 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말씀하신 부분을 보니 나름대로 수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백화점이 일본에서는 많이 줘터지는(?) 산업인데 보면 볼수록 우리나라에서는 컨셉을 잘 잡은 것 같아요.
서지훈'카리스
23/02/08 11: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일본기사군요 흥미있는 주제라 재밌게 봤습니다
한국은 코로나까지 계속 불황없이 달려왔는데
장기 불황이 온다면 일본과 비슷하게 갈지 아니면 한국과 일본 특성차이로 다른 길을 갈지 궁금하네요
이그나티우스
23/02/08 17:22
수정 아이콘
네 저도 그 부분을 흥미롭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안군-
23/02/08 12:12
수정 아이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심가에서 가장 큰 쇼핑몰 중에 하나가 SOGO던데, 저 소고그룹의 인도네시아 지사인걸까요?
조메론
23/02/0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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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SOGO가 맞아요!
상표대여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23/02/08 19:14
수정 아이콘
소고는 홍콩 중심가에도 크게 있더라구요
탑클라우드
23/02/08 16:03
수정 아이콘
일본 여행가면 요도바시나 비꾸카메라 꼭 한번 들르죠.
저는 전자제품 신나게 보고 일본산 오디오 청음해보고(온쿄의 온갖 모델을 들어볼 수 있었...)
여친은 생활용품 코너가서 치약이나 온갖 약품류를 약탈하던 흐흐흐
이그나티우스
23/02/08 17:23
수정 아이콘
전자제품이나 음향기기 등에 관심이 많다면 확실히 가보는게 가치가 있습니다. 아무리 인터넷 쇼핑이 발달을 해도 직접 보고 사는 것과는 차이가 있어서.. 특히 음향기기는 청음이 중요하죠.
23/02/08 22:20
수정 아이콘
어렸을적 일본 살았을때 엄마손잡고 백화점 돌다가 백화점 내 식당가에서 밥먹고 또 돌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어린이 눈으로 본 당시 일본은 참 별세계였는데 말이죠. 뭐든지 엄청 크고 깨끗하고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래선지 80년대말 90년대초 일본 문화에 대한 향수가 있습니다. 그시절 노래 가끔 찾아듣곤 하네요.
이그나티우스
23/02/08 22:28
수정 아이콘
드라마 리갈하이를 보면 어릴적 기억에 대해 "엄마 손잡고 백화점 옥상의 놀이기구를 타고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사먹는..."이라는 대사가 나오죠. 어릴적 백화점에서 부모님이랑 외식하고 쇼핑하는 기억은 강렬하게 남나봅니다. 저도 조금 다르긴 하지만 어릴적 백화점 파파이스에서 어머니가 사주신 케이준 옥수수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그시절이 저도 그립습니다.

꼭 개인적 기억이 아니더라도 말씀하신대로 8말9초의 일본은 그야말로 초 호황기였고 그시절의 문화적인 유산들이 동시대인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국의 우리나라에서도 시티팝 유행이 뜨는걸 보면 그시절 자체에 뭔가 사람을 끌어들이는 맛이 있는가 봅니다. 저 역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올타임 넘버3 안에 버블기 한가운데에 제작된 패트레이버 시리즈가 들어갑니다.
산밑의왕
23/02/08 23:55
수정 아이콘
연말에 긴자 가서 느낀게 명품샵들이 줄지어 있는데 그옆엔 유니클로 매장이 떡하니 서있더라고요 크크
일본의 소비가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향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유니클로 긴자점 진짜 좋아요. 두번 가세요 크크
이그나티우스
23/02/0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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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일본여행 가서 유니클로 기본템 업어오는게 큰 낙이었는데 다음에 가면 긴자점은 반드시 가야겠군요.
23/02/09 14:40
수정 아이콘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최근 일본 백화점 관련 업무를 진행할 일이 있어 좀 관련된 기사나 정보를 수집하고 싶었는데, 때마침 정말 좋은 글이 올라오네요.
오프라인 리테일 매장이 이제 확실히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나마 명품으로 선방하고 있는 국내 백화점과는 다르게, 일본은 점점 명품이나 럭셔리 컨셉에서 벗어나 특정 부분에서 독특한 점이 있는 "특화형 매장"으로 바꿔야 살아남는다고 진단하고 있나 보네요.
아직까지는 굳건한 우리나라의 백화점들은 미래에는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그나티우스
23/02/09 21:27
수정 아이콘
취미에 가깝게 쓴 글인데 현직자에게도 도움이 되었다니 큰 보람을 느낍니다.

확실히 일본 유통업계는 전문매장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백화점도 그렇지만, 대형마트도 고전을 면치 못하더군요. (특히 세븐일레븐의 모기업인 이토요카도) 반면에 우리나라는 종합형 매장(?)인 백화점이나 호텔이 뜨는 걸 보면 이게 우리가 일본의 전단계를 밟는건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건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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