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1/02 13:58:47
Name cheme
Subject [일반] 2023년판 가트너 전략기술 동향 보고서
가트너社 (Gartner Inc.)는 미국의 정보 기술 연구 및 자문 회사입니다. 대중에게는 가트너 전략보고서, 가트너 사이클 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트너는 매년 향후 주요 전략 기술의 향방을 예측하는 동향 보고서를 발행합니다. 올해도 발행되었으며, 보고서 pdf 파일은 아래의 링크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https://emtemp.gcom.cloud/ngw/globalassets/en/publications/documents/2023-gartner-top-strategic-technology-trends-ebook.pdf?fbclid=IwAR0Num1Q2Z81tikfVvLhwdyh96-7CdCmFsDATdYoYMlrVPxiW61pAYyYvTA

이에 대해 제가 분석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가트너사에서 제시한 Top 전략기술 트렌드 항목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IT의 고도화를 통해 각 기업이 더 비용을 절감, 사업영역을 확장, 그리고 아예 새로운 사업으로의 다각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어떠한 내용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산업용 클라우드 플랫폼의 수직 확장 (Scale industry cloud platforms vertically)
이는 특정 산업에 더 특화된 일종의 특화 클라우드가 성행할 것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설계와 디자인하우스를 연결하는 또 다른 인터페이스 기능을 감당하는 클라우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다.

2. 개발자와 인프라 사이의 마찰 감소 (Reduce friction between development teams and complex infrastructure)
이는 프로젝트-프로덕트로의 전환 시간을 더 단축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됩니다. 개발자가 플랫폼의 세부 사항을 다 익힐 필요도 없이, 플랫폼이 개발자의 개발 속도와 문법에 맞추는 적응형 플랫폼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1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면, 특정 산업에 특화된 플팻폼에 더 요구되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어디서나 Wi-Fi를 통한 시스템 확장 (Scale anywhere with Wi-Fi)
이는 현장과 오피스 사이의 간극을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전파의 속도와 중계기의 처리 속도 이내로 줄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IT 서비스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데이터 수집과 처리가 중요한 산업이라면 이 수십 마이크로 초 이내의 의사 결정 연결은 매우 중요한 기술적 우위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위성 이미지를 가지고 농작물의 작황을 예측하는 산업을 예로 든다면, 위성 이미지로 처리된 데이터를 다시 작황을 분석하려는 농장으로 연결하여 농장에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작업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이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산업은 금융산업입니다.

4. 디지털 면역 시스템의 구축 (Create digital immune systems)
이는 앞서 언급된 1-3에 나온 항목과 연관지어 생각해 본다면, 점차 IT 위주로 산업의 flow chain이 재조직화되는 과정 속에서, 사실상 정보의 흐름이 외부에 노출될 경우, 해킹 당하거나 공격 당하거나 의도적인 error, blurring 등에 취약해질 수 있으니, 이에 대한 보안과 스트레스 내성을 갖추는 데이터 흐름 확보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정보의 흐름이 고도화될수록, 이에 불법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는 더 많아질텐데, 항상 창과 방패의 싸움이긴 합니다만, 더더욱 데이터가 디지털 위주로 재편되는 상황이라면 각 기업들은 이제 예전보다 더 정보 보안과, 정보의 흐름 자체를 보호하는 기술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임을 의미합니다.

5. 더 나은 운영을 위해 적용되어야 하는 ‘관찰 가능성’ (Applied observation for better operations)
이는 산업용 AI의의 주 기능으로서 inteference가 강화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뉴스에서 본 것이지만, 갓 잡은 참치의 신선도나 육질의 퀄리티를, 참치를 해체하지 않고도 초음파 스펙트럼이나 다양한 비파괴 검사 방법으로 알아낼 수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정확한지, 그리고 얼마나 다른 방법과 차별화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산업마다 inference의 방향과 목적은 다르겠지만, 소비자의 행동을 분석하는 산업이라면 causal inference가 중요해질 것이고, B2B 산업에 특화되었다면 network inference가 중요해질 것이고, 자연을 상대로 한 산업이라면 predictability에 주안을 둔 inference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6. 인공지능을 위한 신뢰, 리스크, 보안관리 (Trust, risk and security management for AI)
이는 이미 주요 키워드가 되어가는 기술인데, AI가 점점 transformative에서 generative로, predicting 쪽으로 진화할수록 오히려 AI의 bias와 error 취약성이 증폭될 수 있는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미 2020년에 가트너에서 제시한 개념인 AI의 ModelOps를 한층 더 강화한 개념으로 풀이됩니다.

7. 슈퍼앱의 시작 (Start creating superapps)
이는 한국에서는 네이버나 카카오가 시도하려는 것과 맞물리기도 합니다. 즉, 대량의 사용자를 확보한 IT 플랫폼 기업이 특정 서비스만 하는 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슈퍼앱을 만들어, 다양한 기능에 특화된 앱으로의 연결을 제어하는 허브 앱을 만다는 것입니다. 이는 플랫폼 기업의 소비자 시장, 데이터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는 수단이 될 것이지만, 6번 항목과 관련지어 생각하면, 플랫폼에서 공용으로 채택하는 보안 엔진이나 AI 알고리즘에 취약점이 생길 경우, 플랫폼 자체가 붕괴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의미합니다.

8. 조직 변화에 대응하는 적응형 AI (Adaptive AI to respond to organizational change)
이는 조직의 흥망성쇠 주기가 빨라지고, 시간 축 뿐만 아니라, 규모 축, 기술의 영역, 사업의 전문성 등이 입체적으로 계속 변하는 것에 대한 대응 능력을 위한 적응형 AI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를 위해 적응형 AI는 그 입체성과 변화 자체를 추적하고 그에 맞춰 타겟을 재설정하며 가중치를 변화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의 경우, 독자층의 중심이 추리소설에서 라노벨로 옮겨가면, 변화된 독자층의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독자의 피드백이나 구매 패턴, 그리고 그들이 같이 구매한 책이나 작가의 굿즈 등을 추적하여 파악하여 독자 추천 시스템을 변경하거나, 책 구매 인센티브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음. 이를 적응형 AI가 감당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9. 다른 기술과 융합되는 메타버스 (Metaverse will combine different technologies)
이는 여전히 메타버스의 모호함과 암울한 전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AR, VR, XR와의 더욱 구체적인 결합 전략과 전용 컨텐츠가 개발되고 있으므로, 기존의 다른 IT 기술, 현장 기술과 연결도를 꾀하는 방식으로 확장 가능한지 여부가 중요해질 것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스포츠 전용 메타버스를 채택할 때, 이미 선수들이 착용하고 있는 다양한 wearable sensor의 데이터가 기존의 VR 기기과 어떻게 연동될 것이고, 그것이 스포츠 컨텐츠를 활용하는 메타버스 (게임, 피트니스 프로그램 등)과 어떻게 연계되어 새로운 유저들을 끌어들이고, 그들에게 만족할만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가 더 중요해지게 될 것입니다.

10. 기술은 지속 가능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 (Technology will have a role in sustainability)
이는 ESG와 관련하여, 새로 개발되고 융합되고 교통정리되는 다양한 층위의 기술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수익 창출에 있어 제한 요소가 되는지 아니면 그렇지 않더라도 외부의 제한 요소들 (정책이나 법 등)에 연동되는지를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3년 가트너사의 전략 기술 트렌드 1-10항목까지 다 어디에선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지만, 개념을 다시 정립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다시 핏을 맞춘다는 개념에서 리뷰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01/02 14:13
수정 아이콘
일단 추천
태정태세비욘세
23/01/02 14:26
수정 아이콘
잘 정리해주셨네요
메타버스를 탑 스트래직 테크놀로지에 넣을줄은 몰랐습니다.
슈퍼앱은 동남아에서 많이 쓰는 그랩이나 중국 위챗이 가깝습니다
닉넴바꾸기좋은날
23/01/02 14: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1,2,4,5,6,10에 동의합니다.
9 메타버스는 초큼... VR기기가 압도적으로 가벼워지고 실제같아뎌야 하지 않나 싶고요. (하드웨어가 주도해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봅니다)
3 와이파이...는 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7 슈퍼앱 굉장히 싫어합니다. 기능 분리가 저는 더 좋아요.
웸반야마
23/01/02 14:58
수정 아이콘
그 말씀하신건 AR이 가야할 방향이죠

사실 마켓은 AR >>>>>>>>>>>> VR 이기도 하구요
닉넴바꾸기좋은날
23/01/02 15:09
수정 아이콘
HMD 목이 너무 아파요.... ㅠㅠ
23/01/02 15:4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올해와 작년 가트너 보고서를 대비해서 보면 주요 키워드가 일정 부분 겹치면서 말씀하신 AI, 클라우드, 사이버보안등의 고도화, 최적화 그리고 확장에 기술 초점을 맞추는 거 같은데, 현재 기술 부문에서 완전히 새로운 걸 도입하는 질적인 점프보다는 양적인 수직 팽창 및 정교화 단계에 있다, 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혹시 놓치고 있는게 있을까요?
23/01/03 09:4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맞습니다. Advance AI 기술은 이미 초고도 수준에 다다르는 현실에서 이기술을 각 분야에 맞게끔 1.적응형 인프라(Scale Cloud or Platform)를 구성하고, 2.보안에 맞춰 모델을 설계하고(ModelOps) 이를 잘 3.Inferece하기 위한 운영(MLOps) 하는 것이 앞으로 관건이라 보시면 됩니다.
고오스
23/01/02 16:24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오셨는데 이번에도 좋은 글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23/01/02 16:41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23/01/05 18:4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369 [일반] [서평] '내가 행복한 이유' 그렉 이건 作 [6] cheme9420 23/12/01 9420 11
100261 [일반] 프로젝트 헤일메리: 하드 SF와 과학적 핍진성의 밸런스 게임 [34] cheme11734 23/11/14 11734 26
100244 [일반] '최후의 질문' 다시 생각하기 [35] cheme11724 23/11/12 11724 37
97588 [일반] 2023년판 가트너 전략기술 동향 보고서 [10] cheme14265 23/01/02 14265 24
94559 [일반] 허수는 존재하는가? [92] cheme17767 21/12/27 17767 53
94481 [일반] 경제복잡도지수, 그리고 국가경쟁력 [27] cheme16189 21/12/21 16189 61
94325 [일반] 수컷 공작새 깃털의 진화 전략 [19] cheme14404 21/12/10 14404 53
93606 [일반] 불확실성 속의 지도자의 덕목 [13] cheme13396 21/10/03 13396 10
93584 [일반] AI가속기 경쟁, 그리고 차세대 반도체 칩 시장 [52] cheme15998 21/10/01 15998 46
93076 [일반] 차세대 EUV 공정 경쟁에 담긴 함의 [50] cheme20933 21/08/23 20933 56
92541 [일반] 미군의 아프간 철수가 불러 올 나비효과 [80] cheme24393 21/07/15 24393 48
92493 [일반] 중국 반도체 굴기의 위기 [136] cheme27361 21/07/12 27361 113
89512 [일반] 프록시마 센타우리가 보내 온 HELLO [46] cheme13755 20/12/23 13755 23
89091 [일반] 차세대 반도체 패터닝 공정의 향방 [83] cheme18231 20/12/06 18231 51
88596 [일반] 삼성전자와 TSMC의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 기술 전쟁 [41] cheme22970 20/11/01 22970 56
88168 [일반] 시대의 불운아 루드비히 볼츠만 [32] cheme14940 20/09/21 14940 31
88159 [일반]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갖는 의미 [128] cheme20595 20/09/21 20595 56
88120 [일반] 금성의 대기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 [67] cheme18311 20/09/16 18311 37
88105 [일반]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8 (완) [48] cheme26358 20/09/15 26358 62
88104 [일반]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7 [14] cheme23301 20/09/15 23301 33
88073 [일반]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6 [61] cheme25682 20/09/12 25682 52
88067 [일반]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5 [87] cheme29066 20/09/12 29066 39
88066 [일반] 일본 반도체 왕국 쇠망사 4 [18] cheme24079 20/09/12 24079 2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