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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4/28 23:31:02
Name BK_Zju
Subject [일반] [성경이야기]기드온의 2% 부족한 행동
안녕하세요.
재미있는 성경이야기. 오늘도 시작하겠습니다.


[☆이것은 성경을 주제로 적는 “소설”입니다. 역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말이 안 될수도 있지만 너무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성경 세계관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에 동감을 하는 재밌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드보라가 죽은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 바알과 아세라와 같은 우상을 섬기며 죄를 짓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스라엘에게 벌 주시기 위해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유목 민족인 [미디안] 족속의 힘을 키워줍니다.

미디안 족속은 사실 이스라엘과 인연이 깊은 민족입니다.
그들의 조상 [미디안]이 아브라함이 낳은 자식들 중 하나였으며, 훗날 출애굽의 영웅 모세가 이집트에서 왕자로 지내다 광야로 도망갔을 때, 도망자 모세를 사위로 맞이한 사람이 미디안 족속의 제사장 “이드로” 였습니다.

즉 미디안 족속은 이스라엘 민족의 은인이기도 했으며, 때문에 모세는 그 은혜를 갚기 위해 미디안에게 이스라엘 민족과 함께 가나안 땅 (요단강 서쪽)으로 들어가자고 제안했으나, 미디안은 그 제안을 거절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 모세와 미디안 사이에 트러블이 생기며 (자세한 내용은 민수기에 있습니다), 이로 인해 모세는 군대를 동원해 한때 자신을 도와주었던 장인의 민족 미디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사사시대에 이르러 미디안은 “세바”와 “살문나”라는 두명의 왕이 있었는데, 이들이 연합에 성공해서 힘을 키우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요단강 동쪽에서 유목생활을 하고 있던 미디안은 곧 군대를 모아 이스라엘을 침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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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안의 주 공격 목표는 가나안 땅의 곡창지대 = 이스르엘 평원입니다.
그들은 낙타를 주 기동수단으로 이용해 이스라엘이 추수할 때마다 이스르엘 평원을 침공하여 많은 식량을 약탈해갔습니다.
그런데 위의 지도를 보면 의아한 점이 있습니다.
미디안 군사들이 요단강 서쪽인 이스르엘 평원을 침공하려면 반드시 먼저 [요단 동편의 동쪽 므낫세 지파 + 갓 지파 + 르우벤 지파]와 먼저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그런데 성경에 보면 이들 요단강 동쪽 3지파가 미디안을 막은 기록이 전혀 없습니다.

결국 여기서도 이스라엘 12지파의 이기적인 마인드가 발동되는 상황입니다.
미디안은 식량 약탈이 목적이고, 요단강 동쪽 3지파의 땅은 곡식이 많이 나오는 지역은 아닙니다 = 즉 약탈할 것이 별로 없습니다.
미디안 입장에서도 굳이 힘들여 동쪽 3지파와 전쟁을 벌일 필요도 없고, 요단강 동쪽 3지파도 [서쪽 지파들이 곡식을 빼앗기든 말든 자기들만 무사하면 상관없어] 라는 생각으로 미디안의 침공을 저지 할 생각을 안합니다.
이러한 이해 관계로 인해 미디안은 아무런 저항 없이 요단강까지 진격에 성공합니다.

이제 문제는 요단강입니다.
이전 여호수아가 요단강을 건너는 사건때도 설명 드렸지만, 요단강은 건기 때에는 사람이 쉽게 건널 수 있을 정도로 물이 말라있지만, 우기 때에는 상당히 깊고 넓은 강으로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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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미디안이 이스라엘을 침공하는 이유는 곡식을 약탈하기 위해서입니다.
곡식을 약탈하고 싶다 = 가장 곡식이 풍부할 때를 노린다 = 우기가 딱 끝날 때 = 요단강이 넘쳐 흐를 때입니다.
전쟁의 기본은 강을 도하하는 적을 막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민족은 요단강을 방어하지 않고, 다볼산에 진을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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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들이 요단강을 방어하는 쉬운 방법을 놔두고 또 산에 오른 걸까요? (가정의 달이 가까워 지네요...)
성경에는 그 이유가 나와있지 않지만, 아마도 이전 드보라&바락이 시스라 철병거와의 전투 시 다볼산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이 다볼산이 마치 미신과 같은 승리의 여신이 있는 장소로 여겨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필이면 당시 드보라와 바락은 기손강을 도하하는 시스라의 철병거를 일부러 가만히 놔뒀다가, 적군이 강을 다 도하한 후에 다볼산에서 공격을 시작하여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드보라와 바락의 영광이 살아 숨 쉬는 다볼산이 우리를 승리로 이끌 것이다!!]

하지만 드보라&바락때와는 달리 이번 전투는 하나님의 도움이 없는, 오히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벌 주시기 위해 준비한 전투입니다.
만약 이때 이스라엘이 회개하고 하나님께 도움을 청했으면 결과는 혹시 몰랐겠지만.. 이들은 하나님께 기도를 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미신 신앙으로 다볼산 전투에 임했습니다.
미디안은 큰 저항없이 요단강을 건넜고 다볼산을 포위했습니다.
결국 다볼산에 고립된 이스라엘 군대는 미디안의 군대에 전멸을 당하고 수많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다볼산에서 죽임을 당합니다. (사사기 8장 18절 & 6장 2절)

그리고 이 전투 이후 미디안은 7년 동안 이스라엘이 추수 할 때마다 요단강을 건너 약탈을 하는데, 그 약탈이 얼마나 지독했는지 성경에는 [메뚜기 떼 같이 많은 도적들이 낙타를 끌고 들어와 먹을 것을 하나도 남기지 아니하며, 양, 소, 나귀 모두 하나도 남기지 않고 쓸어갔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다볼산 전투 패배 이후 힘이 떨어진 이스라엘에게는 더이상 미디안을 막을 힘이 없었고, 7년 동안 그러한 약탈을 계속 당하며 고통스러워 하다가, 그제서야 여호와 하나님께 기도를 하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하나님도 이번엔 좀 삐지신 듯 합니다.
이미 하나님께서는 웃니엘, 예후, 드보라 이렇게 3번에 걸쳐 이스라엘이 죄에 빠짐 -> 이스라엘이 고난을 받음 ->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도움을 청함 -> 하나님께서 사사를 세워 구원하심.
이렇게 연속 3번의 역사를 이루었는데, 이번 미디안 사태가 4번째입니다.
콩진호도 3번까지만 속았는데, 하나님이라고 3번을 넘어 4번째 똑같이 반복하기는 그랬는지..
이번에는 색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이스라엘 : 주여~~ 도와주시옵소서.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 : 내가 분명히 우상 섬기면 망할 거라고 경고했지? 지금 그 경고대로 니들이 벌 받는건데 뭔 문제 있음?

이스라엘 : 주여~~ 죄송합니다. 어서 사사를 세워 우리를 구원하시옵소서~

여호와 하나님 : 아니! 이번에는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자. 원인은 너희들의 우상 섬김 때문이다. 우상을 제거해봐라. 그럼 일이 해결될거다.

이스라엘 : 주여~~~ 그냥 빨리 사사를 세워주시옵소서~~~ ([절대로 우상 제거한다는 말은 안함])


이미 이스라엘에게 있어 우상 = 즉 바알은 단순한 우상이 아닐 정도로 이스라엘 농경 문화에 깊숙이 밖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3번이나 편하게 사사를 통해 구원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지난 3번의 사사들을 자세히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부르짖기만 했지, 자기들이 어떻게 죄를 회개하며 우상을 제거했는지에 대한 행동이 없습니다.
그냥 이스라엘 백성이 울며 도와달라고 하니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들을 불쌍히 여겨 사사를 세워 이스라엘을 구원햇던 겁니다.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번에도 막무가내로 사사를 원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번에 이스라엘이 조금 더 변화된 행동을 하길 바랬습니다.


당시 므낫세 지파에는 [기드온]이라는 평범한 사람이 살았습니다.
그는 특이하게도 포도주 틀에서 몰래 밀을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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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에도 보듯이 [포도주 틀]이란 포도를 저 만들어진 암반 안에 넣어서 발로 밟아서 즙을 만드는 = 포도주를 만드는 도구입니다.
그런데 기드온은 워낙에 미디안 군사들이 모든 식량을 다 빼앗아가니 집에서 공식적으로 밀 농사를 할 엄두를 못내고, 저렇게 포도주를 만들어야 할 포도주 틀에서 몰래 밀을 재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 작은 곳에서 밀을 재배해봤자 밀이 얼마나 생산되었을까요...?
아니 애초에 저것은 암반 사이에 있는 공간인데, 다른 곳에서 흙을 퍼와서 저기에 붓고, 씨를 뿌리고 물을 뿌리고... 농사가 잘 되기나 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드온은 더 큰 곳에서 농사를 지을 용기는 없었습니다.
그랬다가는 미디안 군사들에게 발각되어서 식량을 모두 뺏기고, 자신의 생명도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그래서 겉으로는 [나는 포도주를 만드는 사람이오~ 미디안 군사들이여~~ 그대들은 곡식에만 관심있지? 마셔 봤자 배도 안부른 포도주에는 별 관심 없지요? 그럼 괜히 우리 집 뒤질 필요 없어요~ 난 그저 포도주나 만드는 사람이고 우리 집에 식량은 없소이다] 이렇게 광고하면서 실제로는 몰래 아주 조금씩 밀을 재배하던 소시민이 기드온입니다.


그런 소시민 기드온에게 어느날 자신을 하나님의 사자라고 칭하는 사람이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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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사자 : 아 쫌 믿어봐라!! 니가 미디안하고 싸우면 무조건 이긴다니까?

기드온 : 내가 당신 처음 보는데 어떻게 믿어? [증거 = 표징 = 기적이라도 보여줘야 믿지!!!!]


그 동안 성경에 나온 믿음의 사람들과는 다르게 기드온의 대화를 보면 그는 상당히... 현실적인 신앙인입니다.
갑자기 난데없이 이상한 사람이 나타나 자기가 여호와의 사자라고 하고, 몰래 포도주 틀에서 밀이나 재배하는 사람한테 [큰 용사여! 나가서 싸우라!!] 라고 말하면 누가 봐도 x친놈처럼 보이겠죠?
기드온의 반응이 딱 그랬습니다.

그래도 기드온도 뭔가 이 사람에게서 범상치 않는 기운이 느꼈는지, 그 사람에게 말하길
“일단 내가 예물을 가지고 올테니, 잠시 기다렸다가 그것을 먼저 받으시고 증거를 보여주시지요”
그 사람은 이에 동의하고 기드온이 예물을 준비 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리고 예물을 준비하는 기드온을 보면 그의 신앙상태를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전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창세기에서 여호와의 사자를 만날 때 극진히 대접을 했는데, 그때 표현하길
[고운 가루]를 반죽하여 최상의 떡을 만들고, [기름지고 좋은 송아지]를 잡아 요리하고, 버터를 양념으로, 또 우유를 음료로 여호와의 사자에게 바칩니다.
그야말로 하나님의 사자를 대접하는 아주 극진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브라함의 대접에 만족한 여호와의 사자들은 음식을 즐겁게 먹으며 아브라함과 교제하며 축복합니다. (이때 이삭 탄생도 약속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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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기드온은
[포도주 틀에서 몰래 재배한 밀]을 반죽해 무교병을 만듭니다.
무교병은 지난번에도 설명했듯이 누룩을 넣지 않고 밀가루 반죽 그대로 화덕에 넣어 만든 떡(빵)입니다.
즉 이것은 정성스러운 음식이라기 보다는 최대한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라고 봐야합니다.
아브라함의 [고운 가루를 반죽하여 만든 최상의 떡]과는 비교해보면 참 초라합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당시 엄청난 부자였고, 기드온은 매년 미디안 도적떼들에게 모든 식량을 빼앗겨서 작은 포도주 틀에서 몰래 밀이나 재배하는 사람입니다.
기드온이 그렇게 힘들게 얻은 밀을 [x친말을 하지만 여호와의 사자일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바치는 것입니다.
기드온의 신앙이 결코 부족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부자였기 때문에 기름지고 좋은 송아지를 바칠 수 있었지만, 기드온 시대는 미디안 도적떼들이 심하게 약탈해 짐승 한 마리도 남기지 않고 쓸어간 상태입니다.
그래도 기드온은 그나마 가지고 있는 염소 새끼 한 마리를 잡아 요리를 합니다.
염소는 소보다는 당연히 등급이 떨어지는 고기입니다.
그런데 그 염소 새끼가 솔직히 너무 작았는지... 기드온은 이 염소로 국을 우려내 고기와 국을 세트로 여호와의 사자에게 바칩니다.

예로부터 국 요리는 사실 가난한 지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기는 먹고 싶은데, 다 같이 그 맛을 느끼기 위해 물을 넣어 우려낸다]는 의미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도 국 요리가 이 장면 말고 한번 더 나오는데, 훗날 엘리사가 흉년이 심할 때 굶은 제자들을 먹이기 위해 국을 끓이게 됩니다.
즉 국 요리 = 가난함의 상징입니다.

아브라함은 질 좋은 소고기 스테이크 + 버터 양념 + 우유 음료로 대접이 가능했지만,
기드온은 위의 3가지를 고기 국 하나로 때울 수 밖에 없는 처절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기드온은 x친놈일 지도 모르는 여호와의 사자를 극진히 대접하며, 그가 정말 여호와의 사자이면 이스라엘을 구원할 방법을 가르쳐 주길 원했습니다.

그럼 이 기드온의 처절한 음식을 받은 여호와의 사자는 어떻게 행동했을까요?
여호와 하나님은 분명 부자의 가식적인 헌금보다 가난한 자의 두냥 헌금을 더 기뻐 받으신다고 하셨는데, 그럼 기드온의 예물도 기쁘게 받으셨을까요?


그런데 여호와의 사자는 기껏 기드온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먹지도 않고 바위에 올리고, 국도 거기에 부으라고 명령하고선, 그 음식을 모두 [불태워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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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호와의 사자는 별다른 말도 없이 쌩~ 하고 기드온을 떠나버립니다.
기드온은 당황합니다.
라이터도 없이 바위에 갑자기 불을 지르고, 갑자기 자기 눈 앞에서 사라진 것을 보니 그 사람은 분명히 하나님의 사자가 맞았습니다.
그런데 음식을 먹지도 않고, 그렇다고 축복을 하지도 않고 그냥 떠나버린 걸 보니 화가 많이 난 것으로 느껴진 겁니다.

분명 우리가 보기엔 기드온이 아브라함과 비교해 결코 부족하지 않는 100점짜리 대접을 했는데, 왜 하나님의 사자는 냉정히 떠난 걸까요?
그 다음에 하나님께서 음성으로 기드온에게 요구하는 것에 그 답이 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 : 기드온아~ 괜찮다. 넌 죽지 않을거고 지금부터 잘 하면 된다. 이제 나를 위해 제사를 드리거라. [제물은 네 아버지 집에 있는 칠년 된 수소를 가져와 불로 태워서 바치거라.]


사실 기드온의 집에는 남모르게 7년간 키운 소가 있었던 겁니다.
염소보다 훨씬 등급이 높은 바로 그 소입니다.
더군다나 무려 7년간 키운 것이 기적입니다.
[왜냐면 현재 이스라엘이 미디안으로부터 짐승 한 마리 남기지 않을 정도의 약탈을 당한지 딱 7년째 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그 7년된 소는 기드온 집안의 보물 중에 보물이었습니다.
미디안이 약탈을 올 때마다 그 소를 숨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요?
그렇게 7년간 귀하게 살린 소가 바로 기드온 집안에 있는 그 소입니다.

그러니 기드온도 여호와의 사자를 대접하면서 차마 이 귀한 소를 죽일 수는 없었고, 차선책으로 염소 새끼를 바친겁니다.
없는 와중에 염소 새끼라고 바친건 분명히 훌륭한 신앙의 모습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100점 짜리 신앙은 아닌 99점 정도의 신앙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냉정한 하나님께서는 기드온에게 [그 귀한 소를 불로 태우는 제물로 바치는 100점짜리 신앙을 보이라고 명령하는 겁니다.]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은 한가지 추가 요청사항을 기드온에게 말합니다.

여호와 하나님 : 기드온아. 근데 소를 제사 제물로 불태우려면 나무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 괜히 다른데서 땔감 구하지 말고 너희 아버지 집안에 있는 아세라 우상이 나무로 만들어져 있는데 그걸 땔감으로 사용하거라.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바알의 제단도 걍 헐어버려라!


당시 이스라엘의 대세는 이미 여호와 하나님이 아니라 바알과 아세라 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신상을 함부로 훼손했다가는? 주변 이웃들에게 맞아 죽을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자기 아버지의 집에 있는 바알과 아세라 신상입니다.
7년된 귀중한 소를 의미없이 불태우는 것도 아버지한테 맞아 죽을 일인데, 거기에 신상까지 파괴한다??

여호와 하나님은 기드온이 1점 부족한 신앙 행동을 했다고 1점만 채우는 신앙 행동을 요구하지 않고, 오히려 100점 만점을 훨씬 초과하는 200점에 가까운 무모한 행동을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차라리 기드온이 처음부터 소를 바쳤으면 우상을 파괴하라는 무모한 명령은 없었을수도 있는데.. 괜히 소 아꼈다가 소는 소대로 바치고, 플러스로 우상 파괴의 무모한 명령가지 받은 겁니다.


그래도 기드온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동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사람들로부터 보복 당할까봐 무서운지..
소를 제물로 드리고, 아세라 신상을 땔감으로 이용하고, 바알 제단을 파괴하기는 했는데!!
사람들이 다 볼수 있는 낮에 당당히 하지 않고 남들이 다 자고 있는 저녁에 몰래 합니다....
이번에도 뭔가 신앙 행동을 하기는 했는데... 뭔가 2% 부족한 신앙 행동을 하는 기드온입니다.


다음 날이 되자 마을 사람들은 기드온의 집안에 바알과 아세라 신상이 파괴된 것을 발견하고, 곧 기드온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은 분노하고 기드온을 죽이려는 생각으로 기드온의 아버지에게 기드온을 내놓으라고 협박합니다.


기드온이 정말 용감한 사람이라면 사람들에게 나아와 [내가 우상들 파괴했다. 그게 뭐 어째서!!] 라며 따졌어야 했지만,
기드온은 비겁하게 사고는 자기가 쳐놓고서는 겁이나 사람들에게 나서지 않고 자기 아버지의 뒤에 숨습니다.


한편 사실 이 사건에 가장 분노할 사람은 기드온의 아버지입니다.
이 7년된 소와 바알&아세라 신상은 기드온의 것이 아니라 분명히 기드온 아버지의 것입니다.
그것을 아들이 혼자 멋대로 사고쳐놓고 뒤에 숨어있는 상황인 겁니다.

하지만 기드온의 아버지는 현명하게 이 위기를 넘어갑니다. 기드온의 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기드온의 아버지 : 님들 왜 화났음?

마을 사람들 : 니 아들이 우리 귀한 바알신과 아세라신의 제단과 신상을 파괴했자나!! 우리가 그 원한을 갚아야 함.

기드온의 아버지 : 근데 바알과 아세라가 신이 맞기는 하냐?

마을 사람들 : 당연하지!!

기드온의 아버지 : 근데 원래 신이 사람을 보호하는 거냐? 사람이 신을 보호해야 하는거냐? 사람과 신 중에 누가 더 쌔냐?

마을 사람들 : 그거야 당연히 신이 사람보다 힘이 쌔니까 신이 사람을 보호해야 맞겠지?

기드온의 아버지 : 근데 왜 니들이 바알과 아세라의 원한을 갚으려고함? 바알과 아세라가 진짜 신이면 걍 지들이 직접 기드온을 벌하면 되는거 아님? 왜 굳이 니들이 바알과 아세라를 보호하기 위해 기드온을 벌하려고 하는거임?

마을 사람들 : 어라!!! 듣고 보니 그렇네???


이렇게 기드온의 아버지의 지혜로 기드온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죽을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하지만 이런 뭔가 2% 부족한 기드온의 신앙에 만족할 하나님이 아니겠죠?

여호와 하나님은 기본적으로 테스트를 주고, 사람이 거기서 100점을 받으면 시험을 멈춥니다.
그런데 만약 사람이 99점을 받으면 그 다음에 난이도가 최소 2배는 넘는 재시험을 준비하십니다.
그리고 그 재시험에도 또 만점을 못 받으면, 거기서 또 몇 배는 어려운 변태 시험을 준비하고는 어떻게든 [야! 걍 지금 100% 순종하는게 편해. 괜히 꼼수 부리다 나중에 더 힘들지 마라!]는 태도를 유지합니다.

2% 부족한 기드온의 신앙을 100% 채우기 위해, 여호와 하나님은 또 다른 변태 이벤트를 기획합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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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시아
22/04/29 09:34
수정 아이콘
[근데 왜 니들이 바알과 아세라의 원한을 갚으려고함? 바알과 아세라가 진짜 신이면 걍 지들이 직접 기드온을 벌하면 되는거 아님? 왜 굳이 니들이 바알과 아세라를 보호하기 위해 기드온을 벌하려고 하는거임?]
이건 지금 시대에도 많은 곳에서 적용될만한 논리군요 오오...
Chandler
22/04/29 13:24
수정 아이콘
이말년의 당사자와 잘 해결했습니다급 논리
22/04/29 10:32
수정 아이콘
항상 흥미롭고 좋은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층방정
22/04/29 15:48
수정 아이콘
기드온의 별명이 '여룹바알'인데, 오늘 본문에서 나온 사건 때문에 '바알이 그와 다툰다'는 뜻으로 붙은 이름이라고 사사기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 다른 부분에선 그런 의미든 뭐든 '바알'이 들어가는 것 자체가 꺼림칙해서인지 '여룹베셋'으로 이름이 바뀌어 있죠. 사울의 아들과 손자의 이름에 '에스바알', '므립바알'이 있는데, 사울은 여러모로 부족했지만 어쨌든 바알 숭배를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는 점에선 이 사울의 자손들의 이름에 들어가는 '바알'은 우상 바알이 아니라 야훼 하나님일 겁니다. 어쩌면 기드온의 별명 여룹바알이 실은 현대 학자들의 해석처럼 '바알이 다툰다'일 수도 있고, 더 나아가 그 바알은 야훼 하나님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포카칩은소금맛
22/04/30 23:16
수정 아이콘
정말 하나님... 나름의 최선이 아닌 진짜 최선을 바라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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