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1/31 06:28:09
Name 펠릭스
File #1 the_last_kingdom_alexander_dreymon_02.jpg (168.8 KB), Download : 45
File #2 sickness_the_last_kingdom_3_1588018413908.jpg (77.4 KB), Download : 13
Subject [일반] 21세기 바이킹 드라마중 원탑 - 라스트 킹덤 - 중세적 망탈리테를 중심으로.




짤1. 주인공(울트레드). 잘생겼다. 쌈잘한다. 여자 잘 후린다. 기독교 아니다.

짤2. 진 주인공(알프레드 대왕)과 골수 기독교 와이프. 알라후 아크.. 아 이게 아니라 진짜 골수 기독교인이 뭔지는 와이프를 보면 암.





망탈리테, 멘탈리티와는 다르다! 멘탈리티와는!

중세사에서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 입니다.

쉽게 말해서 이론적 이데올로기가 아닌 오랜 기간동안 습득된 사회문화적 집단 의식을 가리킵니다.


라스트 킹덤의 인물들은 놀랍게도 현대의 인물들이 아닙니다. 9세기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 9세기의 인물이 나옵니다!

뭔 개소리냐구요? 대한민국 21세기 사극중에서 조선시대 인물이 나온 사극은 아마 없을겁니다. 단 하나도.

용의 눈물은 20세기 작품이지요.



원작 소설의 덕인 듯 합니다. 원작을 읽어 보진 않았지만 근본이 있어요.

망탈리테를 설명하자면 딱 이것 인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백화점이 무너지면 대통령이 나와서 사과를 합니다. 군주의 덕이 모자란 탓에 재난이 벌어지는 겁니다. 기원전 2세기에 나온 천인감응설이 문명화된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겁니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중세인들이 드라마를 써 내려가는데 그 중세인들이 중세인다운 사고방식을 가집니다. 그들에게 신은 절대적인 존재이고 삶을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이도교인 주인공에 이유없는 반감은 진짜 스토리작법에서는 말도 안되지만 현실에서는 100% 설득력을 가집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조총련 계열의 주인공이 북한 국적을 버리지 않으면서 남한 사회에 사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그 시대의 기준으로 본다면 주인공이 기독교 국가에서 맹장으로 활약하는 것이 말이 안됩니다. 진짜 쩌는 주인공 능력치가 있으니까 가능한 기이한 일 일 정도로.


사실 이 드라마의 진 주인공은 주인공인 울트레드가 아닙니다.

정복왕 윌리엄 이전의 영국을 만든 것이나 다름없는 알프레드 대왕입니다.

대왕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쩌는 능력치를 가진 먼치킨입니다. 싸움은 좀 못하지만. 뭐 주인공이 있으니까요. 전형적인 지능케인데 중세를 초월한 사고방식과 미래를 바라보는 식견을 가진 진짜 먼치킨입니다.

그 알프레드 대왕조차도 진짜 기독교적인 방식으로만 사고하고 행동하고 그래서 기독교도가 아닌 주인공과 갈등합니다. 이게 이 드라마의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중세인이 중세인의 사고방식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말이 쉽지 이걸 21세기 드라마가 표현하는건 진짜 고난이도의 작업입니다. 다행히 원작의 가호아래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결과물 인 것 같습니다. 사실 시즌1 ~ 3 까지 노예선 타는 것 외에는 진짜 쩝니다.


특히 시즌1의 피날레인 에딩턴 전투는 전쟁사 매니아인 저에게 드라마 Rome만큼이나 재미있었던 에피입니다. 스크럼을 짜고 집단끼리 마주쳐서 막고 찌른다. 이 단순한 행위가 얼마나 제작비를 잡아 먹는지... 차라리 이단옆차기가 훨씬 싸게 먹히지요. 그리고 진짜 전쟁은 아군과 적군이 저렇게 진형을 짜고 집단끼리 싸우는 행위이구요.


주인공이 가상의 케릭터인지라 어쩔 수 없는 스토리의 비약(녹정기의 위소보를 생각하면 됩니다.)을 제외하면 진짜 사극다운 사극이라 할 만한 드라마입니다.


제가 많은 서양의 사극을 보진 못했지만 이것 만큼 최소한 영국의 중세를 잘 구현한 사극은 없을거라 장담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기독교적인 망탈레테 외에도 진짜 각 케릭터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은 전부 중세적 가치관에 따릅니다. 마치 조선시대 선비들과 같은 사제들의 지금 관점으로보면 비이성적이기까지 한 기독교적 사고관과 그 안에서조차 정치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나가는 비범함.

시즌2의 트롤러 중에 하나인 에벗 사제는 병사 수 보다도 더 성유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당시 성유물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중세사 조금만 봐도 잘 알겁니다. 지금으로 치면 훈민정음 해례본정도의 무게의 한 세배?

입으로는 그렇게 떠드는데도 사실 왕권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는 주인공을 제거하고 그 대가로 주변 유력한 영주의 무력지원을 받아냅니다. 드라마를 보는 우리야 주인공 편이니까 이 개XX하지만 사실 본인 입장에서는 진짜 저게 맞거든요. 서브 주인공이 알프레드만큼이나 기독교적인 본능과 현실적인 정치가의 조화를 이룬 캐릭터입니다.


이 드라마는 사실 주인공인 울트레드보다는 알프레드 대왕에 더 초점을 맞추면 감상의 퀄리티가 올라갑니다. 사실 주인공과 알프레드의 갈등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주인공이 기독교도가 아닌 것. 알프레드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하나님의 영광과 권세는 절대적인데 왜 이교도들이 잉글랜드를 침탈하는지. 왜 나는 저 이교도(주인공)를 포용해야 하나님의 왕국을 세우는 대업을 이룩할 수 있는지. 그런 갈등이 진짜 잘 드러납니다. 그리고 천재정치가 답게 종교에만 매달리는게 아니라 진짜 현실적 판단을 합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멋진 점은 그런 판단때마다 알프레드 대왕의 멘탈이 갈려나가는 걸 표현한다는 겁니다. 자신이 독실한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결국 이 드라마의 깊이는 이 중세적 망탈리테에 기인합니다. 우리로 치면 국가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는 서브주인공(알프레드 대왕)이 그런 유교적 가치를 벗어난 먼치킨(현대적 가치는 아닌데 바이킹 적 가치를 가진)을 이용하면서 갈등하는 모습이 인상깊습니다.

세세한 고증은 잘 모르지만 주거, 복장, 의식, 생활양식등도 9세기 영국에 진짜 걸맞는 모습이 잘 구현되어 있으니 사극마니아들은 꼭 한번쯤은 봐도 후회없는 작품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2/01/31 06:51
수정 아이콘
저는 1화 첫 전투신부터 지렸습니다
22/01/31 07:59
수정 아이콘
넷플에 있는 것 같던데 한번 봐야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12년째도피중
22/01/31 09:10
수정 아이콘
아 또 넷플인가요. 이제 정말 결제해야하나. 골때녀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웨이브를 떠났을것이건만 ㅜ.ㅜ
나름 역사매니아로서 정말로 '땡기는 글'을 써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크킹이라도 켤까.
카트만두에서만두
22/01/31 09:53
수정 아이콘
시즌4 빼고는 정말 재밌는 드라마죠. 알프레드와 우쓰레드의 묘한 긴장감과 동지로서의 애정을 너무 잘표현했죠
22/01/31 10:47
수정 아이콘
이 글 보고 보기 시작했는데 벌써 막 재밌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22/01/31 12:28
수정 아이콘
우트레드보다 알프레드가 진짜 매력적이엿던 드라마..
다리기
22/01/31 13:15
수정 아이콘
바이킹 소재 드라마는 왠지 안땡겨서 본적이 없는데 이 글 보니까 보고싶네요 크크

중세 배경으로 중세 사람들이 나온다
심지어 [중세 골수 기독교인]이라니 현대인 시각으로 보면 얼마나 고구마일지.. 기독교인 입장에서 벌써 기대가 많이 됩니다
22/01/31 15:00
수정 아이콘
한 번 챙겨봐야겠네요.
자가타이칸
22/01/31 15:38
수정 아이콘
바이킹 드라마라고 하니깐....

어느 돈 많은 사람이.. '빈란드사가' 판권 사서 드라마로 만들어줬으면....
강군이
22/01/31 20:22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밋습니다
톰슨가젤연탄구이
22/01/31 23: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우트레트 구르는거 너무불쌍..
라이징패스트볼
22/02/01 02:43
수정 아이콘
나중에 알고보니 원작소설이 있고 작가가 버나드 킹덤이더군요. 나중에 아서왕 연대기도 드라마도 내줬으면 좋겠네요.
퀀텀리프
22/02/01 20:31
수정 아이콘
시리즈를 다 챙겨본 작품이네요.
우트레드 대단..
알프레드 대왕 대단.. 잉글랜드의 다윗이랄까..
난세속의 앵글로색슨족..
트와이스정연
22/02/03 17:39
수정 아이콘
알프레드의 무덤을 추적하는 다큐도 추천합니다. BBC가 만든 건데 유튜브에 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4959 [일반] ISIL 2대 두목, 이들리브에서 사망 [12] 후추통11236 22/02/03 11236 4
94958 [일반] 삼국(三國)을 봤습니다 - (1) [13] 라울리스타7931 22/02/03 7931 4
94957 [일반] 생에 첫 고시원 후기 겸 푸념 [69] 커티삭11394 22/02/03 11394 20
94956 [일반] 페르소나 시리즈 주제가를 부른 가수들의 노래들 [7] 라쇼11894 22/02/03 11894 2
94955 [일반] 한국 해군 해상초계기 <포세이돈> 1호기의 모습 / K9 자주포 수출관련 [38] 아롱이다롱이10990 22/02/03 10990 6
94953 [일반] 한국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의 역설 - 행복해졌는데 자살, 자해가 증가? [28] 데브레첸9983 22/02/03 9983 8
94952 [일반] 우리회사의 육아휴직이야기(수정) [180] 자바칩프라푸치노15087 22/02/03 15087 9
94951 [일반] 고독 속의 평온, 쓸쓸하면서도 홀가분해지는 감성의 노래들 [8] 라쇼11073 22/02/02 11073 7
94949 [일반] [웹소설?] 초등학생 아들이 쓰는 웹소설 [재파리아 2화] [5] 물맛이좋아요5283 22/02/02 5283 1
94948 [일반] 한강에 사는 핑크 펭귄 [9] 及時雨8908 22/02/02 8908 11
94947 [일반]  대체 왜 우회 안하고 구태여 공성전하는 건데? (feat.건들건들) [65] 아스라이13744 22/02/02 13744 16
94946 [일반] [스포]누가 좀 시원하게 까줬으면 좋겠는데... 지금 우리 학교는 [53] ipa12121 22/02/02 12121 30
94945 [일반] 한국말 그리고 한국어 [21] singularian9087 22/02/02 9087 8
94944 [일반] 설연휴 마지막날을 위한 웹툰추천-안식의 밤 [13] lasd2417524 22/02/02 7524 0
94943 [일반] 샤아의 역습 이후 24년 - (넷플릭스 지구 밖 소년소녀 감상) [1] 닉언급금지6096 22/02/02 6096 1
94942 [일반] 노인네가 되면 보는 것도 달라진다 [10] 나쁜부동산11323 22/02/02 11323 15
94941 [일반] [성경이야기]아이성 함락과 기브온의 거짓말 [6] BK_Zju9427 22/02/02 9427 21
94940 [일반] 국적별 건강 보험료 납부액 & 수혜액 [55] OCT2513776 22/02/01 13776 10
94939 [일반] 면접 완전 망쳤네요... [27] 검정머리외국인13242 22/02/01 13242 17
94938 [일반] 남산에서 바라본 사계절 [37] 及時雨9025 22/02/01 9025 70
94937 [일반] 해저2만리... 굉장한 소설이군요 [30] 흰둥12090 22/02/01 12090 13
94936 [일반] 무술이야기 05 한국무술, 전통무술 정말 있긴 하냐? [42] 제3지대10046 22/01/31 10046 48
94935 [일반] 자가격리 대상자의 한숨(수정 사진추가) [80] 그림속동화19530 22/01/31 19530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