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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3/10 18:13:39
Name aurelius
Subject [정치] [도서] 세습중산층사회, 세대갈등에 대한 훌륭한 보고서

참고: 일반탭으로 할까, 정치탭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댓글이 정치와 유관한 것들이 달릴 것 같아 정치탭으로 올립니다. 


조귀동씨가 저술한 “세습 중산층 사회”라는 책을 읽었는데 최근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책 중 하나입니다. 

20대는 왜 페미니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20대가 보수화되었다는 게 올바른 진단인가?
한국의 20-30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은 무엇인가?
20대가 조국사태에 분노하게 되었는가? 

위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아주 합리적이고 사회경제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주요 전제를 알아야 하는데...

먼저 중산층의 개념입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누구나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규정하는데, 대기업 정규직 직장에 자가를 소유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걸 중산층으로 잡으면 이에 해당하는 계층은 상위 20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평범한 가정을 꾸린다고 말할 때 상상하는 평범한 가정이 사실 전혀 평범하지 않고, 오늘날 평범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운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소위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는 오늘날 586이라 불리는 세대가 자리를 잡은 90년대였습니다. 대기업은 명문대생을 모셔가기 바빴고, 명문대를 나오지 않았더라도 자동차나 철강회사의 블루칼라 노동자도 괜찮게 벌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들 586세대는 심지어 IMF도 비껴갔습니다. 회사가 아예 망한 경우를 제외하면 이들은 당시 대기업에서 대리 과장급 인력으로 구조조정에서 제외되었고, 2000년대 산업이 회복기에 있었을 때 고속승진을 할 수 있었습니다. 

586세대의 이전 세대가 강남개발로 혹은 정경유착으로 벼락부자가 되었다면 586세대는 대한민국 최초의 화이트칼라, 전문직 군단을 형성했고 다수가 비슷한 사회경제적 문화 속에서 자라왔습니다. 이들은 오늘날 대기업 사장, 시민단체장, 교수, 정치인 등이 되었고 한 다리만 건너도 국회의원 3명 정도는 알 수 있는 인맥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자녀가 오늘날 20대입니다. 

그런데 586과 같은 세대지만 586이 아닌 사람들도 많습니다. 80년대 명문대를 다니지 않은 사람들, 80년대 대학을 아예 나오지 못한 사람들. 80년대 학번과 같은 나이지만 대학을 다니지 않아 학번이 없는 사람들. 이들의 자녀도 586의 자녀와 똑같이 경쟁합니다. 그리고 명문대의 입구는 옛날보다 좁아졌고 양질의 일자리도 적어졌습니다. 

서로 인맥으로 얽힌 586은 자녀를 위해 인턴이나 논문 등을 알아봐줍니다. 비싼 학원이나 과외도 보냅니다. 따라서 이들의 자녀는 부모와 비슷한 대학과 비슷한 커리어를 가질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비586 자녀들은 정말 처절하게 경쟁해야 하고 아주 어렵게 명문대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고 명문대의 관문을 통과해도 더 힘든 경쟁을 치러야 합니다. 

조국 자녀 문제가 20대의 공분을 산 이유는 바로 불공정 경쟁의 현장에 놓여있는 20대의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한편 페미니즘 문제는 586 자녀 사이에서도 뜨거운 이슈인데, 각종 여성우대 정책은 사실 공무원, 대기업, 전문직에 해당하는 이슈이고 이 자리를 두고 같은 586 자녀들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TO는 적은데 인구구조상 남성이 더 많기 때문에 남성에게 불리한 게임입니다. 

한편 586 자녀가 아닌 이들에게도 중요한데 왜냐하면 결혼/연애 시장에서 586자녀가 비586자녀를 상대하지 않기 때문이고 또 비586 딸들도 자기와 동일계층보다는 상위계층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연애시장에서의 불균형, 그리고 결혼시장에서의 불균형, 그리고 취업시장에서의 불균형으로 인해 비586 남성 자녀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20는 586이 던지는 화두에 전혀 공감할 수 없고 오히려 냉소합니다. 책의 한 단락을 인용하겠습니다. 

“오늘날 보수와 진보의 스테레오타입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보수’가 60대 중반 이상의 건물주라면 ‘진보’는 50대 초중반의 대기업 부장 또는 임원이다. 60대 건물주가 20대에게 요구하는 것은 높은 월세 정도로, 자산 소유를 기반으로 한 경제적 착취 관계다. 하지만 50대 초중반 고참 부장은 자신의 자녀들에게 경제적 교육 투자뿐만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업체 인턴 기회를 알아봐주는 등 사실상 ‘경쟁자적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이 60대 중반 건물주를 상대로 ‘적폐 청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설득력을 설득력을 가질 리 만무하다. 비싼 월세는 화가 나긴 하지만 돈을 벌어서 지불하면 되는 문제라면, 교육과 노동시장에서의 불공정한 경쟁은 교육과 일자리라는 근본적인 ‘기회’ 및 그 ‘결과’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586은 건물주와 싸우면서 적폐청산을 외치지만 20대의 눈에 586은 불공정한 게임을 만들어내는 또 다른 적폐에 불과합니다. 

“ 이런 상황에서 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제시하는 정치 기획이나 이데올로기는 능력 본위 경쟁을 내건 교육-취업 게임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창출하고, 승리를 독식하는 이들의 주장일 뿐이다. 이른바 ‘적폐 청산’ 등의 어젠다는 20대의 생활세계에 영향을 주지 못할 뿐더러 50대 중상위층의 우월적 지위를 재생산하는 이데올로기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즉, 지금의 20대가 586의 정치 기획에 냉소를 보내는 것은 단순히 ‘세대 차원의 기득권’을 가졌거나 ‘상류 계급’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불공정한 게임의 핵심 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이 책은 다양한 논점을 다루고 있는데 현대 한국 사회의 문제와 갈등을 아주 적절하게 분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586이 만들고 있는 세습 중산층 사회...

 

중산층이 더 이상 당연한 게 아니고, 중산층이라는 것마저 세습되는 사회...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하는 본 책의 목차입니다. 분명 관심 가지실 분들이 계실겁니다. 

 

목차

프롤로그∥세습 중산층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0과 90의 사회│20대가 경험하는 다중의 불평등│2010년 이후 노동시장의 변화│글의 구성


1장 문제는 노동시장

한 번 외부자는 영원한 외부자│첫 일자리로 신분이 결정된다│첫 번째 관문은 명문대 진학│10퍼센트만이 번듯한 일자리를 갖는다│어느 때보다 극심한 경쟁을 경험하는 세대


2장 좁아진 중산층 진입의 문

달라진 취업시장│줄어든 대기업 일자리│내부자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여성의 약진│중숙련 일자리가 사라진다


3장 가려진 20대: 지방과 고졸

“공부 잘하면 치인트, 못하면 복학왕”│‘지방대생과 고졸자’라는 주변부│지방의 현실, 질 좋은 일자리가 없다│취업시장의 ‘시골’이 된 지방│탈산업화 쓰나미는 시작됐다│고졸은 우리 사회의 투명인간│미래가 없는 고졸 취업자│근로빈곤 상태에 놓인 청년들


4장 세습 중산층의 등장

20대의 불평등은 30대와 어떻게 다른가│다시 작동하는 ‘명문고’ 시스템│“중산층 자녀의 ‘인생’을 설계합니다”│중학교 때부터 드러나는 격차│노오오오오력도 계층 따라 간다│56년생 최순실의 자녀 vs. 65년생 조국의 자녀


5장 ‘정상가족’이라는 특권

결혼과 부동산에 나타난 계층 격차│남성 5명 중 한 명은 ‘노총각’으로 40대를 맞이한다│미혼을 강제당하는 하층 남성│여성, ‘완벽한 결혼’ vs. ‘비혼도 괜찮아’│부동산=세대+계층│세습 신분이 된 ‘서울 거주-2주택 보유 중산층’


6장 세습 중산층의 기원

60년대생은 무엇이 다른가│두 60년대생 이야기│대기업의 성장과 테크노크라트형 인력의 등장│‘승리의 역사’가 함께하는 60년대생의 근로 생애│성장의 또 다른 과실: 금융, IT와 대공장 생산직│학력-직업-경제적 지위의 결합


7장 계급의식의 형성

“나는 주인공 될 수 없는 영화 같았다”│G세대와 N포 세대의 공존│20대 남녀의 정치적 양극화? 그건 ‘세습 중산층’ 내부 이야기│불공정· 불평등에 대한 인식은 계급 문제


8장 ‘20대 남성 보수화’라는 신화

20대 남성’ 담론의 허실│2016 ~ 2017년 20대 ‘보수 이탈’ 분석│‘지지 정당 없음’의 등장│젠더 갈등과 SNS 배후의 ‘계급’│60대 건물주의 정당 vs. 50대 부장님의 정당


에필로그∥세습 중산층의 진화

세계 무대에서 펼쳐지는 명문대 졸업장 경쟁│고도성장의 끝, 세습 자본주의의 시작│저성장기에 더 치열해지는 ‘교육 군비 경쟁 ’│불가능한 프로젝트, 세대 간 양보│문제는 ‘60년대생’이 아니라 ‘세습 중산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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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zfusiler
21/03/10 18:21
수정 아이콘
586세대의 근거없는 도덕적우월감의 이유도 설명이 있으면 좋겠네요.
굵은거북
21/03/11 07:27
수정 아이콘
우리가 민주주의를 쟁취해냈다. 이정도가 근간아니겠습니까.
여수낮바다
21/03/10 18:25
수정 아이콘
정말 끄덕끄덕하며 읽었던 책입니다. 대부분의 주장들은 데이터로 뒷받침됩니다. 10대 명문대생 수가 얼마고, 이들이 갖게 되는 일자리수가 얼마고, 이에 따른 자가보유율, 혼인율 등등.. 단순히 “..하지 않을까?”하는 책이 아니라 통계를 바탕으로 내용을 풀어 갑니다.

강추합니다
모리건 앤슬랜드
21/03/10 18:38
수정 아이콘
참고로 쪽수도 오질라게 많아서 선거로 이기는것도 불가능하죠.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절벽의 완성입니다. 인구절벽도 그 결과중 하나겠지요.
VictoryFood
21/03/10 18:47
수정 아이콘
1980년 대학 취학률 : 11.4%
1990년 대학 취학률 : 23.6%
2000년 대학 취학률 : 52.5%
2010년 대학 취학률 : 70.1%
2020년 대학 취햑률 : 70.4%
https://www.index.go.kr/potal/stts/idxMain/selectPoSttsIdxSearch.do?idx_cd=1520

연도별 대학 취학률을 보면 80년대 대학에 다닌 사람들은 태생부터 특권층이었습니다.
답이머얌
21/03/10 22:20
수정 아이콘
아니죠, 차라리 그 이전 세대면 모를까, 80년대는 과외금지로 인해 대부분 자기 노력으로 대학을 간겁니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사교육 시장이 영세하고 전문성이 낮았고요.

아시다시피 학력고사라는 장벽이 최소한의 공정성을 담보해준 시대죠. 오죽하면 당시 재벌가의 3세들 중에 서울대 마크단게 삼성 이재용 한 명 뿐이라고 하더군요. 덕분에 이건희가 자식 얘기할때면 제일 목에 힘들어갔다고 ...

물론 물적기반이 되어준 집안은 있었겠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현재 사교육 시장에서의 격차를 자신의 노력인양 착각하는 세대가 할 말은 아니지요. 더구나 80년대에 그런 여건이 되는 집안은 현재 세대와 비교하면 극소수였고. 태생부터 특권이라면 재벌가 자녀는 어지간하면 서울대 갔어야지요.

단순한 개인적인 예시이므로 절대적으로 얘기하긴 곤란하지만, 당시 현역(30개월)을 방위(18개월)로 빼는데 200만원이 들었습니다.(제 이야기입니다. 물론 거부하고 현역을 갔습니다. 당시 대졸 초봉이 40만원 정도 아니, 그보다 더 낮았지요.)

근데, 군에 가서 연대 재학 고교 선배를 만났는데, 몰래바이트(과외금지였으므로 법적 처벌의 위험은 있었지요.)비용으로 1년간 천만원 받았고, 대학 못갈 수준의 애를 지방대라도 보내주었다고 천만원 성과급을 받았다고 자랑했지요.

군대 복무기간 줄이고 열악한 내무생활 대신 자가 출퇴근하는 위치로 옮기는데 200만원인데, 서울대 보낸 것도 아니고 그냥 4년제 보내는데 이천만원입니다.

대학 진학은 단순히 돈과 권력만으로 획득하기에 그만큼 힘들었다는 의미겠지요. 차라리 몸으로 떼우는 군을 빼내는게 더 저렴했으니까요.

태생부터 특권층은 단어는 너무 나간 것 같습니다. 극소수는 있겠지만, 상당수는 온전히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성취가 맞습니다. 그냥 머릿수가 적다는 이유로 특권층이라면 특권층의 의미를 다시 새겨야겠지요. 특권층은 말 그대로 특별한 권리와 혜택을 누리는 계층이니까요.
21/03/10 23:44
수정 아이콘
100명 중 10명만이 대학에 진학하는 사회에서 대학 졸업장을 얻으려면 어느 정도 형편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실제로 5-60년대 베이비붐 세대 때 태어난 현 부모 세대들 중 가정 형편이나 성차별 등의 이유로 대학 진학은 고사하고 초등학교나 중학교만 졸업한 경우도 적지 않고..사교육의 여부만이 특권에 대한 논의의 근거가 된다기보다는, 당시에는 대학을 보낼 수 있느냐의 여부가 최소한 있는 집의 자식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근거 정도는 된다고 봅니다. 사실 해석하기에 따라 그 시절에 대학을 갔다는 것 자체가 특권이라 여겨질 수도 있는 것이거든요. 물론 '특권'에 대한 현실적인 해석에 따라 어휘 선택의 여부는 논의가 필요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나주꿀
21/03/10 18:48
수정 아이콘
다른 사이트에서 요즘 20대의 지지율이 낮다 는 글로 키배가 난 걸 대충 훑어봤는데
20대가 처해있는 상황이 좋지 않다는 글이 처음에 나오다가 나중엔 '지금 우리 xxx님이 얼마나 잘 해주시는데, 사회적 상황이 안좋다니 무슨 말이냐'
'요즘 20대가 보수화 된건 전대통령, 전전 대통령때 만들어진 사악한 교육의 영향을 받아 해당 세대 전체가 일베화 된 것이다'
이런 댓글이 추천수가 80...
교육으로 한 세대가 그렇게 간단히 정치권이 원하는 정치성향 코딩이 되는 거였으면 5공때 교육 받은 세대는 전부 다 전두환 대통령님 만세 하고 있었어야죠
결국 자기네들이 한 짓의 반작용으로 젊은 세대가 반감을 드러내는 현실이 불편하니 빈댓글이나 비추천, 신고러쉬로 글 닫아버리는거 보고
저 사람들은 참 지능이 게으르구나. 몇 가지 질문만 스스로 해봐도 알 수 있는 일이고, 최소한의 공감능력조차 없으니...
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탈탄산황
21/03/10 18:51
수정 아이콘
보수의 갈라치기죠. 20대 남성을 고리로 끊임없이 갈라친 효과로 세대 고립이 일어났죠
시카루
21/03/10 18:53
수정 아이콘
세상에..
Roads go ever on
21/03/10 18:55
수정 아이콘
세상에...
왕십리독수리
21/03/10 19:00
수정 아이콘
맙소사
여수낮바다
21/03/10 19:04
수정 아이콘
OMG...
MaillardReaction
21/03/10 19:09
수정 아이콘
역시 일관적인 방향성...
21/03/10 19:13
수정 아이콘
586이 보수 맞죠
클리퍼
21/03/10 19:13
수정 아이콘
어떻게 이런 댓글이 나올수 있는지
이호철
21/03/10 19:23
수정 아이콘
KIA
진샤인스파크
21/03/10 19:32
수정 아이콘
오마이갓
미메시스
21/03/10 20:22
수정 아이콘
캬~ 명불허전
민주당이 뻔뻔한 이유가 있죠
더치커피
21/03/10 20:25
수정 아이콘
보수가 20대 남성한테 뭘 어쨌는데요?
맛있는새우
21/03/10 21:14
수정 아이콘
제가 밑에 글에서 [진정한 갈라치기 무새]를 언급 했는데 어머나 세상에 이럴수가.. 이렇게 몸소 실증 해주시면 어떡합니까..
문지천
21/03/10 21:32
수정 아이콘
+1 바로 이렇게 칼같이 예시가 나올줄이야....
StayAway
21/03/10 23:11
수정 아이콘
리플의 일관성으로 볼 때
컨셉이 아니라면 고도의 여당까가 아닐까 싶습니다.. 역 밭갈기 오지네..
스카이
21/03/10 18:56
수정 아이콘
이 분이 참 젊은 분인데 인사이트가 있죠. 전작인 중국 코끼리도 재밌었습니다.
책 읽고 나이 듣고 믿을 수가 없더라고요.
데브레첸
21/03/10 19:06
수정 아이콘
중국 코끼리는 임명묵씨고, 세습 중산층 사회는 조귀동씨입니다. 다른 사람이에요.
스카이
21/03/11 12:23
수정 아이콘
으잉 왜 같은 사람이라 생각했지;;
착각 했네요 흐흐
왕십리독수리
21/03/10 19:09
수정 아이콘
마흔 넘으셨슴니다
스카이
21/03/11 12:23
수정 아이콘
넵 착각했네요;;
21/03/10 19:05
수정 아이콘
20대들이여,
너희가 월세 갖다바치는 60대 건물주 말고
50대가 너희들의 적이다.
참신한? 내용이죠.
21/03/10 19:15
수정 아이콘
빨대꼽아서 빨아먹는 사람보다 내 바로 앞에서 경쟁자로 서 있는 사람/경쟁하는 판을 흔드는 사람이 훨씬 위협적일 수 있죠.
전 현재 청년층의 남녀갈등도 상당부분 여기서 기인하고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기 시작한지 꽤 됐는데 판을 이상하게 건드려서...
곰그릇
21/03/10 19:21
수정 아이콘
뜬금없이 60대는 왜 월세를 받아먹는 건물주가 되는건가요?
586에는 건물주가 없나요?
21/03/10 19:42
수정 아이콘
60대는 '60대 건물주의 정당'이라고 책에서 표현한거구요.
위 Spera님 말씀처럼 빨대꼽은 사람보다 586이 더 미운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건 동의합니다.
여수낮바다
21/03/10 23:02
수정 아이콘
본문에도 다 나오는 내용이지만, 60대는 정해진 월세만 가져가는데,
586은 자기 자식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불균등하게 제공하여, 586의 자식들과 경쟁하는 평범한 가붕개 20대들의 현재와 미래의 기회, 소득, 주거, 결혼가능성 등을 다 떨어뜨리게 하니까요
책의 중심 내용이기도 합니다
21/03/10 19:10
수정 아이콘
내용 참 좋네요.
영소이
21/03/10 19:38
수정 아이콘
최근에 쭉 생각하던 내용인데 역시 배운 분이라 목차부터가 확 끌리네요
소개 감사합니다.
-안군-
21/03/10 20:51
수정 아이콘
쭉 읽고 한가지 떠오른 생각이 있는데, 상위 20%의 중산층들 조차 자신들이 가난하다고 말하는게 현재의 한국 사회죠.
그리고... 중산층 이하는 그냥 [미만잡]이고요. 아예 논의의 대상조차 되지 않아요.
즉, 대한민국 국민의 80%는 서민이 아닌 소외계층입니다. 이게 진짜로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스칼렛
21/03/10 21: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생각해볼만한 주제를 다룬 책이라는 것과 별개로 책이 정말 우리 사회의 변화를 정확하게 관찰하고 해석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지요. 중산층이 교육을 통해 계급을 재생산하고 있다는게 저자의 주요 주장 중 하나인데, 이는 보통 대학진학률이 높으면 계급재생산의 정도는 낮아진다는 일반론에도 잘 맞지 않고, 애초에 데이터를 보면 한국의 계층 이동성이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근거가 별로 없습니다.
물론 실제 현실과는 달리 계층이동성이 줄어든다는 관념이 (=개천룡이 나오기 어려워졌다는) 널리 퍼지게 된 이유들을 따져보는건 흥미로운 일일 듯 합니다. 요새 이런 담론이 폭발하는게 실제의 시급성이 아니라 학벌에 따른 계층 결정력이 약화되면서 프리미엄을 잃어버린 고학력자 집단의 어떤 박탈감의 영역에서 나오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솔직히 그런 박탈감이 드는 사건들이 많다는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어떨 때는 이제 공부해도 소용 없다 수저가 전부다라 하면서, 어떨 때는 586이 교육-고용 기회를 독점해서 계급을 재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하면 모순이기도 하죠. 아니 그거 소용 없다며? 차라리 586이 자산을 독점해서 그걸 물려준다고 하면 또 몰라요...

캔자스 대학 김창환 교수가 책의 저자를 비판하면서 썼던 일련의 포스팅을 첨부합니다. 주된 내용은 책이 데이터를 잘못 해석하고 있다는 비판과, 거기에 대한 저자의 반박을 재반박한 내용입니다. 재밌는 내용이고, 계층이동성이 줄지 않고 있다는건 저도 사실 엄청나게 의외였습니다.

https://sovidence.tistory.com/1059
https://sovidence.tistory.com/1060
https://sovidence.tistory.com/1061
https://sovidence.tistory.com/1062
21/03/10 21:27
수정 아이콘
오 좋은 분석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CapitalismHO
21/03/10 21:29
수정 아이콘
좋은 블로그네요. 본문도 잘 읽었지만 이 블로그글도 정독해 봐야겠습니다.
스칼렛
21/03/10 23: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댓글을 쓰다 보니 그 논쟁이 어떻게 끝났나 궁금해져서 방금 좀 들여다봤습니다. 저자가 흑화했는지 페이스북에서 사회학자들은 양아치니 어쩌니 하며 반복해서 원색적인 욕설을 남기고 있더군요. 아마 업계의 격찬과 달리 학계에서 몇 차례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자 화가 많이 나신 듯 합니다. 처음에는 본인이 사회학자가 아니니 잘 모르고 인용 논문을 직접 반론하는게 어떠냐던 분이 나중에는 상대의 방법론을 엄청 자신있게 비난하기도...뭐 사회학 전문가가 아닌 저희들로서는 재반론이 있으면 살펴볼만한 점이 많을 거 같은데 저자가 너무 막나가서 아마 건설적인 토론이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군요...

+
어쨌든 블로그 글은 주인이 좀 대충 썼을수도 있으니 논문을 보시는것도 좋겠지요.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656961
저는 사회학 전문가가 아니라 논리적 얼개 정도만 대충 알 수 있지만 저는 꽤 그럴듯하다고 느꼈습니다. 사회학자가 계시다면 한말씀 해주시는것도 좋을 듯 하네요.

+
정치적 이유에서 나오는 특정 세대에 대한 공격은 늘 있어왔고 그건 어떤 명백한 근거보다는 막연한 혐오에 기반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군요.
지금 민주당이 야당일 때 586 윗 세대에게 하던 거(정동영...)를 지금 야당이 586에게 똑같이 반복하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그때도 특정 세대를 두고 반공주의나 지역감정에 매몰되어 아랫 세대를 착취하고 있다는 내용의 책이 주목받고 이랬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암스테르담
21/03/10 23:22
수정 아이콘
학자가 제대로 각잡고 반박하니 재밌네요.
막연하게 중산층 세습에 혹했는데 막상 데이터 보니 영...
재활용
21/03/11 00:33
수정 아이콘
그런데 지금은 교육 기회가 평등해져서 소득 하층이 대학 진학 경쟁 시장에 편입되었다. 아예 시장에서 배제되었던 계층이 시장에 들어오니 갑자기 소득 하층의 소득 효과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시장에 들어오니 경쟁은 심화된다. 엘리트 대학 진학이 더 어렵다고 느껴지고, 소득 하층은 엘리트 진학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이유다. 

좀 더 압축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소득의 순효과 (rate effect) 때문이 아니라 소득 하층이 증가한 소득계층의 분포 효과 (composition effect) 때문에 90년대생에서 계층 세습이 커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아하..소결부분이 확 와닿네요. 국민소득이 늘었는데 사회구성원 전체가 교육 투자에 올인하는 성향이기도 하고 김영삼시절 대학설립준칙주의 이후로 대학이 늘어나고 경쟁에 유효한 참가자가 많이 늘었겠죠. 여기서 세습이 늘었다는 비판은 예전 작은 규모의 경쟁에서 일정한 결과를 기대하던 특정계층의 불안감일 수도 있고 사실 사이다같은 몇몇 개천용 사례만 보고 확증편향이 쌓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스칼렛
21/03/11 01:36
수정 아이콘
근데 이 얘기를 어떻게 전달할지는 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실 586이 우리를 착취하고 있다!보다는 재미없는 얘기잖아요. 이런 얘기에 '니들보다 어려운 사람도 있으니 참으라는 거냐?' 혹은 '그동안 특혜받았던걸 빼앗기니 억울하냐는거야?'로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기 떄문에...
라라 안티포바
21/03/11 02:23
수정 아이콘
댓글 추천하고 싶은데 정치 카테고리라 아쉽네요.
본문의 글과 댓글 모두 잘 읽었습니다.
이라세오날
21/03/11 08:4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흔솔략
21/03/11 09: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김창환 교수라면 예전에 그 결혼 전에도 남녀 임금격차가 난다느니 하는 논문을 써서 잠깐 화제가 됐던분 아닌가요?
그때 너무 정치적인 고려를 하면서 주장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뢰가 안갔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엔 어떨지 모르겠네요.
당시에 혼전임금격차에 남성이 군대에서 보는 손해는 계산에 안넣었다는 사실이 지적되자 무슨 군대에서 본 손해도 결혼 후 임금 차이까지 고려하면 회복된다고 갑자기 말바꾸면서 중언부언 하던게 좀 추했거든요.
애초에 그 임금격차도 무슨 결혼전 남녀 임금격차 사이에 자신이 설계한 기준에서 설명되지 않은 X값이 있으니 이게 차별의 증거라는 식어었고.. 아니 설명안되는 격차가 있으면 설명이 안되는거지 왜 그게 곧 차별의 증거가 되는지....그게 차별의 결과라는걸 논증하던가...
게다가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도 여자들이 앞으로 페미 안하는 남성과 결혼안할테니 남성들은 결혼하려면 페미를 해야할거라는 둥, 하는 그야말로 진보아저씨스러운 말도 했던걸로 기억 나는데... 그래서 별로 신뢰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네요.
그런데 링크해주신 이번 글은 아직 안읽었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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