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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 23:57
글로벌 트랜드를 못 따라 간것이 크죠. 인텔은 무어의 법칙 그러면 2년마다 2배 빠른것 개발하는데 우주선 부품도 아닌 것을 25년짜리 만들 필요가 없죠.
삼성도 황의 법칙 이라고 하면서 2년마다 2배씩 늘린다고 하면서 트랜드 따라간것이 유요했던거구요.
20/09/13 13:32
25년이나 한 기술이 먹힐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이야기였죠. 물론 을의 입장에서 갑의 요구에 대응해야하는 것은 맞는데, 굳이 한 '갑'기업의 과도한 요구에 '을'사의 전체 기술 사이클과 난이도를 맞출 필요는 없었는데 말입니다. 과도한 충성문화, 다이와 문화, 기술 최고 중시 문화가 어우러져 착시현상에 빠진 셈이죠.
20/09/13 00:52
사실 반도체 역사를 아시면 10년대 이후에는 이거다 싶을정도의 획기적인 변화는 없다고 봐야...
2000년대 초반에 RDRAM VS DDR SDRAM 대결에서 승리한 삼성, 현대진영의 점유율이 확 튀어 오른 상황이 되었고 이후에는 메모리쪽 같은경우 기술변화는 계속 삼성이 주도하고 다른회사가 얼만큼 따라가냐 에서 승부가 갈린가운데 증산논의가 되면 치킨게임으로 경쟁자를 죽이는 게임이라서요. 사실 덤핑 아니냐고 물어볼 수도 있지만 원가보다 싸게만 안팔면(즉, 바꿔말하면 싸게팔아도 손해를 안본다는것만 입증하면) 덤핑이라고 하기 힘들다보니 기술력에서 앞선회사는 계속 가격경쟁을 주도할 수 있던상황이라서요
20/09/13 00:30
밖에서 보면 단순한 기술력의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흥망의 역사도 잘 살펴보면 참 여러가지 관점들과 가치관이 뒤섞여서 혼돈으로 빠지고 있는게 참 인상적이네요
20/09/13 00:39
빠른 연재 부탁드립니다... 현기증 난단 말이예요 크크
진짜 재미있네요. 일본편이 끝나고 팩폭 얻어맞을 우리나라 편은 더 기대됩니다.
20/09/13 00:40
[초고성능, 오버 스펙 (over spec),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기술 수준을 갖는 것이 지상 최고의 미덕인양 찬양하기에 바빴습니다.]
논문도 보면 novel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좋아하더군요 크크...
20/09/13 01:58
사실 논문에 novel 이란 단어는 많이 쓰긴 합니다 크크....
약간 궤를 달리하자면 일본 미디어 등에서 그리도 좋아하는 프로토타입 (정확히는 원 오프 타입)에 대한 환상도 비슷한 느낌이긴 하네요.
20/09/13 00:52
소위 정부주도 혹은 관치경제가 주가 되는 동아시아적 성장의 맹점이라고 봅니다. 성장할땐 지원으로 빠르게 성장하지만 그 지원자의 의사에 따라 방향성이 굳어지고 선회하기 힘들어지는. 즉 덩치는 거대한데 유연성이 떨어진다는점.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몸 담아보신분이라면 알겠지만 그쪽 집단은 불안정하고 모험적인 변화보다는 근본적으로 정체된 상황인 안정을 추구하는 집단이죠. 또한 10년 이상을 정해놓고 가는 계획경제 특성상 그런 트렌드에 맞춰가는 즉각적 대응이 불가능하고 이건 한중일 공통인데 한국은 그나마 삼성등 몇몇 민간기업이 흐름을 빨리 캐치한게 큽니다. 그리고 한때 한국의 먹거리로 육성된 철강 조선등의 다수 기업들은 그 정도로 바뀌진 못했고요. 현재 중국도 과연 게임 룰이 갑자기 변화하는 상황에서 맞춰 대응할수 있을까? 하면 회의적인 이유중 하나고요.
20/09/13 10:35
그런 부분은 적게는 사장님들, 크게는 정책입안자들의 세대가 바뀌어야지 해결되는 부분이죠. 최소한 젊은 세대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고요. 우리나라의 철강, 조선, 기계제조업이 그걸 못했죠. 돈이 들어가고 이게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으니 주저한다는 건 알겠는데 밑에서 치고들어오는 중국, 동남아, 좀 더 장기적으로 가면 인도를 생각하면 마냥 가만히 있으면 죽는거나 다름없습니다. 땅값이 싸고 공무원들 귀찮아서 안온다고 시골에 공장 지어놓으신 분들은 체감이 좀 되실겁니다. 혁신혁신하는데 일반 국민들은 이미 혁신하고 있죠. 이제는 엘리트들이 혁신할 차례입니다.
20/09/13 13:41
그렇습니다. 전후 한 두 세대 정도는 확실히 먹히던 전략이었고, 그 전략을 눈감아 준 미국이 있었기에, 동북아 나라들이 나름 2차 제조업에서 3차 제조업, 그리고 이후 IT 산업과 지식 산업에서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이죠. 정부 입장에서도 정책과 지도하는 방향이 나름 먹히니까 자신감을 가졌을 법합니다. 또한 정부 고위 관료들은 은퇴후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을 것이고요. 그런데 21세기 되면서 다극 시대가 되고, 산업의 경쟁력은 말그대로 기술 전쟁의 핵심이 되니, 미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중국이라는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outlier가 rising 하는 모양새가 되니, 예전의 전략들은 다 먹히지 않는 모양새죠. 일본은 계속 관민펀드 조성하면서 합병이니 딜이니 합작이니 유치니를 외치고 있는데, 손대는 것마다 다 망조죠. 일본은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는 것 같습니다. 정부의 엘리트들이 그것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겠죠. 그런데 일본이 일본 안에서만 사업할 것이라면 상관 없는데, 세계를 상대로 경쟁할 것이라면 일본 정부의 엘리티즘이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겁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죠.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한국 정부 관료들의 엘리티즘도 상당히 유명하죠. 여전히 산자부, 과기부 관료들은 자신들이 산업의 로드맵을 정하고 기술 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그래서 거대한 프로젝트를 출범시켜서 생태계 조성이랄지, 벤처 육성이랄지, 과기인 배출이랄지, 같은 구시대적인 아이디어를 밀고 있는데,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죠. 거대한 프로젝트라고 해 봐야 10년 총액 1조 정도인데, 이는 삼성전자 1개 회사가 1년 동안 쏟아 붓는 연구개발비에도 못 미치는 규모입니다. 정부의 지원은 오히려 기초과학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고, 일부가 그것의 개념 실증과 산업화로 흘러갈 필요가 있죠. 이에 대한 내용은 후속편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20/09/13 23:46
네 그런데 중국이란 outlier마저도 사고방식이나 일의 추진방식을보면 한국의 군사독재시절 테크노크라트들을 진하게 연상시키는 모습입니다. 또한 다극화라고 하기에는 산업의 일극 집중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서 여기서 어떻게 자신만의 표준을 갈라파고스화 없이 정립하느냐가 관건일텐데 힘들겠죠.
20/09/13 23:53
동의합니다. 중국은 한정된 국가 자원으로 산업 전반이 아닌, 첨단 산업, 국방 산업 위주로 올인 정책을 펴나가고 있는데, 그 전략이 먹힌다면 모를까, 변동성 심한 산업 분야에서는 리스크 매니지면트가 굉장히 어려울겁니다. 특히 그 변동성이 정치적 요인 같은 예측 불가능하고 파급력이 큰 요인과 커플링되면 난감하죠. 이번 미중 반도체 전쟁은 그 서막에 불과하다고 보구요, 다음 타선은, 통신기술전쟁, 이동수단 전쟁, 차세대 전투기나 전투함 성능 전쟁, 그리고 우주기술 전쟁으로 차곡차곡 그 단계가 올라갈 겁니다. 그리고 그 전쟁의 홈구장 잇점은 대부분 미국이 차지하고 있죠. 다른 기술은 애초에 이 테크트리에 낄 필요도 없다고 아마 양국은 생각하고 있을겁니다.
20/09/14 00:23
테크트리가 그렇게 짜여 있죠. 중국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고, 그래서 더더욱 이 테크트리를 벗어나려고 (즉, 판을 다시 중국판으로 짜려고) 노력할 겁니다. 테크트리에서 확실히 밀린다 싶으면, 결국 여러 이벤트들이 동아시아 지역과 남중국해 지역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곘죠. 그 시점은 한 세대 안쪽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테크트리들을 따라간다면 대략 40-50년 정도에 걸쳐 중국을 말려 죽인다는 계획이 보이니까요. 과거 소련을 말려 죽일때도 처음에는 경공업부터 시작하여 중화학공업, 우주개발, 에너지 전쟁, 핵무기 경쟁으로 테크트리를 상정하여 50년 정도를 내다 보고 소련을 말려 죽일 계획을 1950년대부터 입안했었던 미국이죠. 1950년부터 따지면 소련 붕괴까지 실제로 40년 정도 걸렸네요. 물론 중간에 61년 쿠바사태, 79-89 아프간 전쟁 (패퇴), 86 체르노빌 사태 같은 굵직한 사건들이 순차적으로 일어났던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죠. 미국이 중국을 주적으로 상정하기 시작한 것을 정확히 언제부터로 볼 것이냐는 논란의 문제겠지만, 아마도 베이징올림픽 전후로보면 대락 맞을 겁니다. 그렇다면 2010년을 기준으로, 미국이 생각하는 중국 말려 죽이기 마스터 플랜은 2050-2060 정도가 될 것이고요, 첫번째 타자로 반도체 전쟁 카드를 꺼낸 것이죠. 그 전쟁은 아마 2020년의 주요한 화두가 되겠지만, 2020년대 중후반부터는 다음 카드를 조금씩 꺼낼 것입니다. 6G 통신, 자율주행차와 항공수단, 수소차, 6세대 이상의 스텔스 전투기 등이 차례로 무대에 등장하겠죠. 그 와중에 완성되는 스타링크는 중국에 대한 완벽한 정보 제어/견제 수단으로 작동하기 시작할 것이고, 2040년 전후로 본격적인 달/화성 탐사 경쟁이 시작되겠죠. 물론 중간중간 핵무기 경쟁을 할 것 같은데, 한 번 정도는 미국이 신개념 핵무기를 발표하는 이벤트가 있을 것으로는 생각합니다.
20/09/14 01:18
소련이랑 차이점이 분명해서 50년까지 갈지도 애매한것이 중국은 독자적 경제권이 아닌 미국이 만든 경제체제에 속한 플레이어란것, 그렇기에 소련과 같이 금융 및 경제 공격이 유가 혹은 군비경쟁등 제한적인데 비해 공격할 요소가 많다는것, 소련과 달리 국방력이 미국과 공멸할 수준이 아니기에 쓸 군사적 카드가 더 광범위하단점이겠죠.
20/09/14 01:42
그렇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중국은 미국의 손안에 있는 셈이기도 하죠. 다만, 소련에 비해 인구가 풍부하고 어쨌든 내수가 뒷받침이 되니 버티기에 돌입하면 내수만으로 어떻게는 버틸 요량은 보인다는 것 (물론 고난의 행군이 예상되지만), 미국에서 교육 받은 엘리트들이 점점 상위 권력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것, 중국이 미국 채권을 꽤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 소련처럼 공산주의를 버린지는 오래되었고, 사실상 자본주의를 택했다는 것 등은 중국이 냉전 시절 소련에 비해 차별화된 전략을 추구할 수 있는 근거는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끝판왕은 역시 군비경쟁인데, 군비경쟁 모드에서는 더 이상 투자의 선형성이 군사력의 선형 증가를 담보하지 않는 영역이 생기고, 중국이 그 영역에 진입하기 전에 미국이 확실히 중국을 재기 불능으로 만들 것으로는 봅니다. 그 수단이 정확히 무엇이 될지는 두고 보면 알 일이지만, 적어도 재래식 핵은 아닐 것이고, 다른 형식의 무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20/09/14 01:55
사실 내수는 절대적 규모로는 크지만 중국 경제대비해선 빈약한 수준입니다. 약 38%수준이죠. 그러면 어떻게 크냐 하시는분들이 있는데 수출과 외국 자본 그리고 달러화 외채와 정부투자등이 주입니다. 경제규모야 크지만 경제의 대외의존도면에선 소련보다 취약한점이 있죠.
소련의 경직성을 가진 경제체제는 아니라는건 장점이지만 이와 동시에 중국은 완전한 시장경제가 아니라는건 국영기업의 비중이 100대기업중 73% 가까이 차지한다는점에서 명확해지고 이들은 화웨이같은 글로벌 경쟁기업이라기보다는 한국으로 치면 한국전기공사 한국 철도공사와 같은 적자를 감수하고 국가 보조금으로 껍데기 매출만 커보이는 기업들이라 현재 타격받는 중국 정부의 재정과 제재되서 점점 진이 빠지는 ZTE, 화웨이등을 위시로 해 추후 텐센트 DJI까지 약화되거나 나자빠라진다면 앞으로 갈 길이 힘들어지겠습니다. 그리고 군비경쟁면에선 동의합니다. 지금 중국이 최소 수십조는 투자하고 퍼부었을 엔진분야나 캐터펄트등은 아직도 성과가 제대로 안나오고 있듯이 단순 투자만이 아닌 시간과 경험 및 지속된 시행착오와 그로 쌓이는 노하우등이 축적되야 되는데 그와중 미국은 더 앞서나가고 하면 그야말로 밑빠진 독에 물붓기 수준이니까요.
20/09/14 02:06
아리쑤리랑 님// 내수 비중이 생각보다 굉장히 취약하긴 하네요. 소련과의 차이점으로서, 소련은 그나마 블록 경제권을 이루고 (물론 거의 퍼다주기였지만), 그것을 수십년간 이끌면서 나름 대외 의존도를 낮췄다는 것임에 반해, 중국은 대외의존도가 너무 높고, 블록 경제권이 사실상 없다시피 (홍콩, 마카오, 대만, 동남아의 일부 화교 경제권까지를 포함한다면 모르겠습니다만..) 한 부분이 약점으로 작용하겠네요. 말씀처럼, 중국에서 순위권에 오른 기업들의 대부분이 사실상 국영 기업인데다가, 그나마 남은 사기업도 고위직의 10%는 전현직 당 고위 간부들이 '파견' 형식으로 가 있다고 하니, 중요한 의사 결정에 공산당이 매번 bottleneck 처럼 자리잡고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창의적 비즈니스 활동에 제약이 걸리게 만들 것 같네요. 중국이 기술 경쟁에 지친 나머지, 남중국해나 한반도 근처에서 이벤트를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런데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20/09/14 17:21
cheme 님// 그렇죠. 홍콩 마카오야 뭐 사실상 자국 영토고... 대만은 규모도 안그래도 작은데 미국이랑 편을 들고 있는 상황에 동남아국가들도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데다 얘들은 블록이라 하기엔 다 합쳐도 한국 경제규모 수준이라 애매하죠. 실로 진퇴양난이라 중국이 님이 말씀하시는 이벤트를 터뜨릴 가능성도 아예 없다고 보진 않습니다.
20/09/13 01:38
근데 뭐 사실 나중에 보면 "아 그래서 그랬구나" 싶지만 따지고 보면 실패의 요인과 성공의 비결은 한끗차이 혹은 동전의 앞뒷명이더군요.
20/09/13 13:34
현재진행형일 때는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 사업이고, 특히 반도체 산업은 더더욱 그러하니, 그 결정이 맞았는지는 사후에 분석될 뿐이죠. 우리는 그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하는 것이겠구요.
20/09/13 01:38
전 코인 10개 넣었으니 아직 4편더 볼수있네요 ^^ 충성충성!
충성충성 해놓고보니... 다음시리즈는 the samsung memory rises 정도로 부탁드립니다. 크크크크
20/09/13 04:12
잘 읽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음악을 하는 입장으로서는 j팝 시장도 굉장히 비슷한 흐름으로 뒤처지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여기 사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안에서만 즐기기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갈라파고스 안에서 살고 있으면 이건 이대로 또 변함없는 즐김거리가 되거든요. 매년 봄에 똑같은 벚꽃을 보고 매년 여름에 똑같이 유카타 입고 불꽃놀이를 보고 내년에도 다시 오자며 뭔가 변함없는 소중한 일상 그러나 약간은 세츠나이한 그런게 혁신과 기술에 있어서는 독으로 돌아온게 아닌지..
20/09/13 23:56
음악쪽 이야기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에서만 즐긴다면야그것이 문화든 기술이든 큰 문제 없겠습니다만, 그것이 내생적으로 국가 GDP 성장에 주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특히 기술은 금방 세대가 바뀐다는 특성이 있어서, 내부로만 침잠하는 기술은 외부의 발전 속도를 도저히 따라 갈 수 없다는 것은 숙명이죠.
20/09/13 15:10
실제로 지금 한국에서도 통신사들이 깔아놓은 장비중에 15~20년씩 고장없이 굴러가고 있는 장비들 많이 있습니다. 무려 칩셋 하나가 아니라 '장비'가...
20/09/13 09:47
일본은 팩스도 그렇고 아직도 tv를 녹화한다고 할정도로 예전것들을 계속 쓴다고 들었는데요, 농담으로 어느분 말마따나 나중에 일본으로 온천투어가 아니라 응답하라 시리즈를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 투어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말이 진짜 이뤄질지도 모르겠군요;;
20/09/13 09:48
많은 경제학자들이 기술인력의 권한이 높았다는 걸 일본의 패착이라고 몰아가는데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기술 인력들이 세계와 소통하고 초보자인 외부인의 의견도 진지하게 들어주는 태도가 바람직한거지 저 경우는 결국 기술인력도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죠. 자기개발에 소홀했다는 뜻이니까요. 이건희 회장이 말하는 닛산의 사례도 그렇고 은근히 경영자들이 자기자랑으로 말하는 걸 진지하게 교훈으로 받아들이는 게 있더라고요.
여하튼 사실 저것 때문에 저는 세대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느정도 나이가 지나면 세대교체를 받아들이는 게 불가능해지는 때가 있더라고요. 본인이 경지에 올라버리니 모든 문제가 본인 손에서 해결이 가능해져버려서 기술을 들여올 타이밍을 놓치는 때도 있고. 일본의 경우는 사회분위기가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 한 번 바뀔만한 때가 있긴 했던 것 같은데...관료제가 너무 단단했었죠. 결국 지금와서는 그 관료들마저도 단단해지다 못해 붕괴된 게 드러나버렸고요.
20/09/13 13:44
넓게 보면 하심군님 말씀이나 제가 원문에서 쓴 내용이나 같은 맥락입니다. 기술 인력에 대한 존중은 상대적으로 마케팅 혁신 역량에 대한 투자가 그만큼 적었다는 이야기이니까요. 물론 기술 인력 스스로도 스스로의 커리어 패스를 개발하는데 게을렀다면 그것도 패착이긴 합니다. 그런데 그런 개발 자체도 회사가 사실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죠.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엔지니어였던 사람이 갑자기 나 마케팅 혁신을 해 보고 싶어 라고 하면 그건 맨땅에 헤딩이죠.
세대교체는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갑자기 칼로 무 자르듯이 교체되는 것보다는, 장강이 유유히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교체되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 관점에서 사실 위에 언급한 각 인력들의 커리어 패스 다양화와 그것을 지원하는 사내 시스템이 강화될 필요가 있는 것이죠. 삼성은 비교적 그 시스템이 잘 된 편이구요.
20/09/13 13:54
전체적으로 동의하는 편입니다. 관점이 누구냐에 따라 다른 거죠. 중요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관점이 어떻냐에 따라 해결방법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저는 기술인력을 탓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죠. 제가 속한 곳이 어느쪽이냐고 굳이 따지자면 그 쪽이라. 사실 또 제가 마케팅이 어디까지 관여하는 걸 모르니 그렇게 말할 수도 있는 거고요. 사실 그런면에서 삼성이 시스템이 유연한 편이긴 해요. 엘지도 회장이 4세로 바뀌었는데도 아직 그런 유연함을 못 보이는 걸 보면 더 그렇고요.
20/09/13 13:56
어떤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엘지는 다소 사내 문화가 갑갑한 면이 없잖아서, 회장 바뀌었다고 해도 그 관성이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회사를 흔들만한 뭔가가 있어야 해요.
20/09/13 15:34
이 부분에서 참 걱정이 되는게 한국은 일본보다 출생률이 더 떨어지고 있고,
58년 개띠 무렵의 분들이 공식적으로는 은퇴했지만 고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분야가 많죠 지금 한국도 제 생각엔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분야가 너무 많은거 같습니다 이 말은 일본의 단점을 따라간다고 볼 수도 있고 그게 좀 걱정이 됩니다
20/09/13 15:44
기계쪽만 한정해서 말하면 정말 심각한 게 일본처럼 퀄리티를 유지하면 명분이라도 있지 한국의 사장들은 업계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지면서 사람 싸게 부려먹는걸로 경쟁력을 끌어올린건데 그 사람들이 계속 사장을 하고 있으니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서 샌드위치된거죠. 그래놓고 해결책이 뭐 최저임금을 6000원 수준으로 내려야 된다....토론 프로그램에서 경영자 입장을 대변한다는 사람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기계제조업이 암울하다는 증거죠.
20/09/13 15:58
기계쪽 사장님들하고 얘기해보면 80년대 마인드인 분들이 너무 많죠
기술력이 아예 딸리면 지금같은 말도 못할텐데 아직은 본인들이 배운 기술력으로 먹고 살만은 하고 마인드가 너무 굳어 있다 보니 남의 말을 들을 생각을 안하죠 그래서 연봉도 짜고 사람 막대하는 마인드 때문에 신규인력이 들어가기 참 힘들다고 봅니다 이쪽도 조만간 개혁급으로 바뀌어야 살아남을텐데 참 걱정이네요
20/09/13 10:42
과거에 성공한 경험으로 인해 계속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다가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러져가는 건 개인이나 조직이나 대동소이하네요. 글 감사하게 잘 봤습니다.
20/09/13 15:26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술 사이클이 빠른 산업일수록, 너무 기술 수명 주기를 오래 가져갈 필요가 없죠. 오죽하면 요즘 스맛폰은 3년 정도 되면 알아서 고장나게 설계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크크크
20/09/13 15:32
중국편은 흥망성쇠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되어 정말 흥미진진했는데
일본편은 선생님이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할려고 해도 큰 맥락이 비슷해서 재미는 좀 덜하지만, 그만큼 일관적인 흐름이었다는게 지금와서 보면 참 신기합니다
20/09/13 15:51
중국은 흥망성쇠를 논하기에는 아직은 진행형이라 굴기의 미래 정도로 봤고, 일본은 점점 완료형이 되어 가는 것 같아서 통사적 관점에서 접근해봤습니다.^^
20/09/13 19:35
별말씀을요~^^ 물론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완전히 관짝에 못 박았다고 보기에는 성급한 판단입니다.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고, 언제든 업계 상황 변동에 따라 처지가 바뀔 수 있죠.
20/09/13 15:45
일본 시리즈 역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결국 파나소닉도 적자로인해 대만으로 넘어가고, 이제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종말을 고했다고 봐도 될까요. 그럼... 우리도 일본을 상대로 반도체 수출규제 해먹을 날이 올 수도 있겠군요. 삼성전자가 정말 대단하군요. 계속 이 기조로 발전 향상시켜 나아가야할 터인데... 한편 걱정입니다.
20/09/13 15:52
반도체 완성품은 수출 규제의 의미는 크게 없을 것이고요, 핵심 소재/부품/장비가 관건이 되는데, 한국도 일본의 전철을 밟기 전에 산업 생태계가 다양화되어야 하고, 기술 포트폴리오를 더 다변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중간 반도체 기술 전쟁 국면에서 정말 줄 잘 타야 하고, 시장의 급변동을 헷지할 수 있는 비금융적인 수단을 더 많이 단단하게 갖춰야 하죠. 이에 대해 다음 편에서 조금 더 다룰 예정입니다.
20/09/14 16:16
이번에도 양질의 글 정말로 흥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한 번 성공에 취하면, 그 관성을 탈피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성공의 굴레에서 제 타이밍에 탈출할 수 있는 기업이 결국 시장에서 오래 살아 남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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