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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0/11 16:35
군에서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소설을 읽고, 베르메르에게 관심이 생겨 여러 곳에서 그의 그림을 보았는데 이렇게 정리된 글을 보니 한층 더 잘 이해할 수 이게 된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08/10/11 17:41
영화를 봤을땐 몰랐는데 이렇게 그림과 같이 놓고 보니까 미술이랑 배경이 진짜 잘된 영화였군요.
베르메르 그림들도 눈을 즐겁게 해주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08/10/11 20:26
저도 군대에서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당시 네덜란드의 귀족사회에서의 하녀의 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때문에 소설속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책의 겉표지에 바로 이 작품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가 있었죠. 이 소설의 흡입력은 강렬했고, 실제로 마지막 장면은 영화와 소설이 조금 다른 것도 있어서 아쉬웠네요. 그런데, 이렇게 리뷰를 보고 영화속에 숨겨진 감독의 섬세한 부분과 화가의 여러 작품들을 동시에 비교해보니 영화 또한 굉장히 잘 만들어진 수작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네요. 스칼렛 요한슨이 파란 머리띠를 하고 입을 약간 벌리고 입술을 촉촉히 하는 모습에는 제 숨이 멎을 것 같은 묘한 긴장감도 또한 느꼈습니다. '아일랜드'의 여전사가 맞나 싶을정도로 배우의 캐스팅이 너무나 절묘하네요. 참 닮은 것 같아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개인적으로 '모나리자'보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가 더 친근감 있네요.
08/10/11 21:29
글에 들인 정성과 그림과 영화에 대한 깊이가 느껴지네요. 감동 받았습니다.
가끔 미술관에 가거나 예술 작품을 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배경지식의 부족함에 그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만 같아서 늘 아쉬웠는데, 덕분에 눈도 즐거워지고 머리도 충전되어 갑니다.
08/10/12 02:28
소설만 읽어보고 영화는 못봤는데, 이렇게나 많은 걸 보여준 영화였네요.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이 그냥 베르메르의 그림의 분위기 그 자체인거 같아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별명이 북구의 모나리자라는 얘기를 언뜻 들은거 같은데, 그 만큼이나 매력적이네요 ^^
08/10/12 06:08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이죠. 플링님의 말씀대로 북구의 모나리자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그림입니다.
루브르의 모나리자, 살라이의 모나리자와는 달리 순수하게 빛과 피사체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 가장 충실한, 미술 본연의 아름다움에 가장 충실한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펠메일, 혹은 베르메르는 특유의 정교하고 섬세한 필치에 비해 놀랄 만큼 터치의 수가 적은 데다, 대담한 터치를 구사하는 작가입니다. 실제로 그림을 눕혀 놓고 보면 저토록 세밀한 그림인데도 한 터치의 면적은 굉장히 넓습니다. 작가도, 그림도 신비 속에 있습니다. 게다가 알려진 바도 매우 적죠. 조그만 바를 경영하는 술집 주인이 본업이었다 정도가 그에 대해 알려진 전부입니다. 그의 그림들은 사진학도들에 의해 원시적인 카메라의 힘을 많이 빌어 그려졌다고 분석된 바 있죠. 덧대어 그린 것인지까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아. 뒷이야기나 숨겨진 비화를 사랑하시는 분들을 위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한 장이 아니랍니다!
08/10/12 10:53
좋은 말씀 남겨주신 분들께 다 감사드립니다.
판님// 베르메르가 터치의 수가 적지만은 않았습니다. [우유를 따르는 여인] [델프트 풍경] [골목길] [창가에서 편지를 읽는 여인] [레이스를 뜨는 여인] 등 그의 여러 작품에서 점묘표현이 나타나기 때문이죠. 웹상의 그림을 모니터로 보는 것이라 잘 드러나진 않지만 예를 들어 http://www.artrenewal.org/asp/database/image.asp?id=12729 를 보면 빵의 거친 표면, 바구니와 청동의 울퉁불퉁한 질감이 점점이 그려넣은 물감으로 살아있습니다. 물체의 테두리를 표현할 때도 섬세한 붓터치로 여러 색을 섞기도 했습니다. 베르메르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는 건 사실입니다만 술집 주인이 본업이고 그것이 알려진 전부라는건 맞지 않습니다. 많은 연구를 통해 베르메르 본인 보다는 베르메르의 가족사가 비교적 많이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간접적으로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몇몇 사실들이 꽤 됩니다. 말씀하신 선술집은 도제 직공 출신인 베르메르의 아버지가 하던 것이죠. '날아다니는 여우' 라는 상호의 여관이었습니다. 여관에서 선술집도 겸했죠. 나중에 부모가 죽고 다른 여관을 물려받기도 했으니 경영을 했을 수도 있겠죠. 말씀하신 원시적인 카메라는 '카메라 옵스큐라' 입니다. 밑에 있는 1편에서 그 원리와 생김새를 설명해드렸습니다. 덧그린 것이라는 설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은 그대로 덧그린 것은 아니고 그만의 방식으로 이용하고 활용했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주 귀고리 소녀가 한 장이 아니라는 것은 http://www.artrenewal.org/asp/database/image.asp?id=3848 이 그림을 두고 말씀하신 것인지... 이 소녀도 진주 귀고리를 하고 있긴 합니다만 다른 그림입니다. 그게 아니고 저 위의 진주 귀고리 소녀와 같은 그림이 한 장이 아니라는 말씀이시면 좀 더 전문적인 얘기인데, 1676년에 작성된 베르메르 가족의 재산 목록에 '터키풍으로 그린 트로니(특정 복식을 한 초상화와 역사화가 혼합된 장르)' 가 두 점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것을 언급하신 거면 저도 더 이상은 모르니 상세히 설명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베르메르의 가정사, 화풍 -> 로베르토 다다 & 주세페 웅가레티, [베르메르] ART CLASSIC , 예경 베르메르와 카메라 옵스큐라 -> 고바야시 요리코 & 구키치 유리코 [베르메르, 매혹의 비밀을 풀다], 돌베개 제가 베르메르 작가론으로 가지고 있는 책입니다. 상세한 설명이 나와있습니다.
08/10/12 16:47
글 매우 잘 읽었습니다. 불같은 강속구님 으로 검색해서 예전글도 읽어보고 있었네요. 저도 저 영화를 봤는데 이렇게 배우고 보니.. 전혀 다르군요. 한 편 한 편, 글 쓰시기 힘드시겠지만은 다음 글도 볼 수 있었으면 하고 댓글 남깁니다.
08/10/12 17:03
불같은 강속구님// 좋은 책을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번 달 지름신을 더 이상 소환유지할 마나가 부족하군요...
아 그리고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대한 뒷이야기는 사실 서양화전공하던 여친이 수업시간에 들었던 겁니다. 펠메일은 어둠상자, 즉 설명하신 카메라 옵스큐라를 스케치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터번을 두른 소녀를 위한 뎃생이 남아있고, 이 뎃생은 레조네에 실리지 않은 채 사라졌다가 암시장에 나타난 기록이 있다는 겁니다. 말씀해주신 재산목록에 기재된 두 번째의 소녀가 그것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제가 말씀드린 이 의문의 소녀는 아마도 펠메일이 카메라를 다소 직접적으로 활용했다는 뚜렷한 증거로서 의미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항상 불같은 강속구님의 글을 읽고 마음 벅차합니다. 다음에는 조콘다 부인의 초상이 과연 몇 장인가에 대해 써주시면 안될까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08/10/12 19:49
와. 잘 읽었습니다. 영화도 보고 책도 봤는데, 강속구님의 글을 보고 나니까 더욱 더 많은 것을 알것 같네요.
작품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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