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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6/14 01:35:54
Name ioi(아이오아이)
Subject [일반]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리뷰-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
일단 사쿠라장의 애완그녀라는 애니를 본 이유는 간단하다.
유튜브 킹고리즘이 날 이끌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쿠라장의 애완그녀 리뷰로 말이다.

리뷰 영상을 보면,
2기가 왜 안 나오는 지 모르겠는 애니, 제목만 보고 거르면 안 되는 애니
노력과, 재능 도전과 좌절 사이의 청춘을 기가막히게 묘사한 애니 로 평하고 있어서
기대치를 만땅으로 높이고, 토요일 하루 날 잡고, 1화부터 24화까지 정주행했다.
방금 전 정주행을 끝맞치고 난 소감을 한 줄로 요약하면

[내가 너무 나이를 먹었나? 왜 공감이 안되지?]

버려진 고양이를 위해서 사쿠라장으로 넘어와서 온갖 고생을 사서하는 칸다도
만화를 그리기 위해서 넘어왔다지만 사실 연애가 하고 싶어서 온 거 아닌가 싶은 시아나도
마이페이스이다 못해 우주인 정도로 취급받지만 사실 순애보에 가슴 여린 상처를 가지고 있는 히사키도
은둔형 외톨이에 말하기 싫어서 ai 프로그램도 쓰는 주제에 나름 밥도 만들고, 청소도 하고 소통도 열심히 하는 류노스케도
공감이 안되지만

제일 공감이 안되는 건 재능이 넘치는 히사키를 지켜주기 위해 그 언니를 대용품으로 사귀고, 그 후엔 희대의 바람둥이로 지내는 진이다.
이건 뭐 멘탈 망가져서 나에게 종속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아니고, 대등하게 서고 싶다는 놈이 끝날 때 되서야 여자 정리하고 공부하나?

나나미가 없었다면 난 이미 예전에 포기했겠지. 솔직히 명장면은 다 나나미가 만든 거다. 그래놓고 나나미랑 주인공이 안 이여지다니,,,
재능과 노력, 도전과 좌절 그 속에서 피어나는 청춘  그 모든 걸 담은 게 나나미인 것같다.
특히 21화에서 나오는 눈물씬은 그래도 내가 하루를 버리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한 명장면

그리고 다 끝나고 나서 왜 공감이 안 되지 라고 생각해 봤는데
내가 등장인물의 행동이 젊은 날의 치기 혹은 청춘 정도로 인식하는 게 문제인 거 같다.
작중 후반을 지탱하는 핵심 이야기인 사쿠라장 철거 사건도
그냥 시이나한테 좀 휴재 하면서 그림 1개만 그려서 기증하라고 하면 되는 거 아님? 생각보다 금방 그리더만 이라는 생각이 드니
내가 알던 히사키가 맞냐? 히사키 연설은 레전드다 정도의 연설을 들어도 감흥이 없는 거 같다.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공감하면서 눈물 질질 흘렸을 텐데,,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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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프의대모험
20/06/14 02:29
수정 아이콘
타겟층이 명확한 이런 라노베에 세대를 초월한 감성이 자리하기는 쉽지 않죠..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 보고 와 이건 우주명작이다 엉엉 날가져요 연1회독 하면서 곱씹었는데..
20중반 넘어가니까 내가 왜 이걸 그렇게 빨았을까 싶더군요. 볼 타이밍이 정해져 있는게 아닌가 크크..

그런 측면에서 소설이든 아니메든 10대를 떠나보낸지 오래된 사람들이 이런 작품을 만든다는게..
틴에이저의 도그마에 갇혀있는건지 아니면 진짜 십수년전의 그 감성을 논리정연하게 재현할 수 있는건지 참 신기합니다.
퍼플레임
20/06/14 02:57
수정 아이콘
호라!
영원히하얀계곡
20/06/14 10:19
수정 아이콘
모 젠젠
네리어드
20/06/14 11:02
수정 아이콘
멀쩡하잖아?
잉여신 아쿠아
20/06/14 03:00
수정 아이콘
그런 분들은 위한 애니가
이번에 나온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가 아닐까 싶습니다..
완전 아재 감성..
20/06/14 11:27
수정 아이콘
오우 이거 만화는 어디까지 연재됐나요?
네리어드
20/06/14 11:46
수정 아이콘
완결났을걸요?
켈로그김
20/06/14 15:08
수정 아이콘
랴... 이거 연재시작이 20년도 더 된거 같은데(...)
Summer Pockets
20/06/14 04:47
수정 아이콘
카모시다 하지메는 일본 특유의 청춘물 스토리텔러로서는 탑급이라고 봅니다만...
청춘물이라는게 이성적으로 접근하는게 아니라 어린 시절의 미숙함, 풋풋함에 대해 감성적으로 접근해서 아련함을 자극하는 거라 이게 안맞는 사람은 즐길 수 없죠.
사실 원작에서 애니로 나온 1부는 캐릭터 소개를 하기 위한 빌드업이었고 노력과 재능에 관한 부분은 2부에서 치밀하고, 잔인하리만큼 현실적으로 나오죠.
그리고 애니메이션은 원작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봅니다. 나나미를 제외한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심리와 감정묘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어요.
Enterprise
20/06/14 05:45
수정 아이콘
어렸을 때 초속5cm 보고 신카이 마코토의 팬이 되어서 재개봉할 때마다 쫓아다니고 1년에 한번쯤은 꼭 다시 봤습니다만 요즘은 다시 봐도 옛날의 그 갬-성이 되살아나지 않는 거 보고 그 시절같은 갬성을 가질 일은 없겠구나 하고 아쉬워했던 적이 있습니다. 글쓴이분과 비슷한 느낌일 것 같아요.
사쿠라장은 애니메이션보다는 원작을 읽는 게 조금, 아니 많이 더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꼭 보시길 바래요. 이쪽이 묘사가 훨씬 더 깊습니다. 문체도 일반적인 라노베와는 다르게 비교적 담백한 편이고요. 그 뒤에 나온 청춘돼지 시리즈도 양자역학 관련 서술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볼 만 하고요.
갸르릉
20/06/14 06:41
수정 아이콘
일본 라노벨은 청소년층이 타겟이다 보니 아무래도 공감이 좀 안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죠.
스덕선생
20/06/14 07:04
수정 아이콘
학생시절 그 누구보다 오타쿠라고 생각했고, 평생 여기에 메달리는게 아닐까 걱정한 적 많았는데 너무나도 쉽게 멀어져서 스스로 당황했었습니다.

과거 작품들의 리메이크엔 여전히 관심이 남았지만 그것 역시 정말 보고싶다는 마음보단, 순수하던 그 때의 감흥을 잠시나마 느끼고 싶다는 치기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이트에서 유명한 모 게임 디렉터가 어른이 되지 못한 성인들이란 표현을 썼던데, 정말 어른이 못 되었다기보단 어른이 된 걸 부정한 성인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06/14 09:29
수정 아이콘
답은 [청춘돼지]
동굴곰
20/06/14 10:24
수정 아이콘
[삼계탕]
닉네임을바꾸다
20/06/14 10:59
수정 아이콘
뭐 일본 청춘물은 그 청춘물 특유의 갬성이 있어서 그걸 좋아할 사람만 보는거죠...
잠이온다
20/06/14 12:18
수정 아이콘
사실 이야기를 만드려면 캐릭터의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캐릭터에게 대단한 능력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그들이 느끼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잘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더군요. 물론 매체 분량때문에 내면을 충분히 묘사하지 못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지만...
시니스터
20/06/14 19:08
수정 아이콘
인간이 아니라 캐릭터가 되어버리죠
파이어군
20/06/14 13:32
수정 아이콘
어제부터 제타건담 다시 정주행인데 제타만한게 저한테는 없더군요

'너는 시대의 눈물을 보고있다' 였나요
20/06/15 00:23
수정 아이콘
나이가 아니라 작품의 내용 문제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캐릭터에 대한 과도한 비중 부여 또한 다소 본질과 어긋난것 같습니다.
나이를 많이 먹어도 18세짜리 누님캐를 보며 누님으로 충분히 느껴질 수 있고, 나중에 80살쯤 먹어도 그 감흥은 변함이 없을것 같습니다.

사쿠라장의 경우 본지 워낙 오래되서 스토리는 사실 기억이 거의 안나고, 지금 기억나는건 노팬티랑 호라모젠젠밖에는 없네요.
근데 느낌상 '같이 비교되는 경우가 많은' 토라도라에 비해 작품성은 미세하게 떨어지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뭔가 허술한 느낌이 있는것 같네요.

연애물 느낌이 아주 약하면서 노력물 느낌은 상대적으로 강한 것 중에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건 '꽃이피는 이로하'입니다.
이또한 세부스토리는 사실 기억이 안나는데, 스토리의 퀄리티가 아주 높다는 것은 기억이 잘 납니다.
사쿠라장은 그에 비해 확실히 트렌디하고 캐릭터가 잘 뽑힌것 같습니다. 명성이 다소 과한 느낌이 있네요.

노래는 참 좋죠. 토라도라는 삽입곡은 그냥 그런데, 사쿠라장은 정말 잘 뽑혔습니다. 8~90년대 느낌이 웬지 나는것 같은 노래가 두어곡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노래를 듣고 스즈키 코노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애니송에서 실력파 원탑 그룹에 속하는 가수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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