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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4/18 04:35:57
Name UMC
Subject [일반] 한국어의 용법(+일본어의 행태) (수정됨)
전공자나 연구자가 아니라서 제 생각을 생각나는 대로 적습니다.
이 글은 바른 우리 글에 대해서 논하는 글인데 바르게 쓰이지 않은 부분이 많을 겁니다. 이유도 내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우리말이라고 해야 북한을 아우를 수 있을텐데 제 성향 상 그냥 한국어, 한국말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배리어 프리'라는 말 때문입니다.


한국어는 세상을 쉽게 접하게 하는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한국어 습득은 만만한 일이 아니며, 한국어를 잘 구사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한국어로 바른 글을 쓰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한국어로 바른 글, '우리말'을 쓰기 어려운 까닭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큰 이유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 바른 한국어는 자연스러운 우리말을 기준으로 삼는다
대표적으로 지적을 받는 안 좋은 표현이 번역 어투입니다.
일본어 번역투, 영어 번역투가 가장 많은 사례일텐데요, 이는 이른바 직역에 기인합니다.

직역은 제공자 입장에서 경제적(효율적)이며 책임도 덜 지는 형태이고,
독자만 익숙해진다면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세계의 거리는 갈수록 가까워지고 있고 따라서 세계의 언어도 많은 교류를 합니다.
번역은 힘든 일이지만 어느 정도의 외국어 실력만 받쳐준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의역을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한국어로 하는 데는 어마어마한 노력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잠깐 일본어의 사례를 들고 넘어가면,
일본어는 아시아에서 가장 선제적인 서구 번역어이며 아직까지 최대의 번역어입니다.
그런데 우연인지 일본어는 그 이전부터 서양식 표현인 수동태나 물주구문, 대명사 등 사용이 어느 정도 있어 왔으며
서양 문물을 본격적으로 수입하기 시작하고 나서는 직역투를 완전히 정식 표현으로 승인하는 급으로
언어 습관이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막말로 일본어로는 영어 원문은 단어 대 단어로, 표현 대 표현으로 직역해도 그리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위에 적었듯이 그 까닭은 이미 일본에 그런 표현이 있었다는 점과
일본 문어를 그만큼 직역투에 맞춰서 길들여진 역사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어는 이런 걸 싫어합니다.
그나마 괜찮다고 하는 표현인 보여진다(seen, seem)라든지 취해진다 같은 것들도 안 좋다는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고,
조금이라도 사물이 주체가 되는 표현도 바람직하다고 평가되지 않습니다.

- 다른 나라 말은 '멋진 말'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말은 '바른 말'의 기준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고급 영어란 매끄러운 영어가 아니라 비유나 옛 말을 잘 쓴 교양 있는 표현을 뜻합니다.
영어는 브로큰만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까탈스럽게 따지는 언어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말은 고급 한국어는 따질 것도 없고 그냥 바른 말의 기준이 무작정 높습니다.
대홧말로 바르지 않은 말을 하는 한국인은 드물 겁니다. 물론 바르지 않은 단어를 쓸 순 있겠지만요.
이게 문어로 넘어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바른 말을 구사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 한국어는 수동태 등등을 싫어한다
오늘 밤 한 캔의 맥주가 저한테 먹혀졌습니다. - 네, 망가진 한국어입니다.
오늘 밤 한 캔의 맥주가 저한테 먹혔습니다. - 조금 낫지만, 바른 한국어가 아닙니다.
오늘 밤 저는 맥주 한 캔을 마셨습니다. - 흠 잡을 데 없는 바른 말이지만 재미도 증발했습니다.
(한 권의 책은 바른 말이 아닙니다. 강조법으로만 제한적으로 용인되지요. 책 한 권이 바른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여기서부터 결론부로 들어가겠습니다.
한국어는 까탈스럽습니다. 그런데 이 까탈스러움은 문법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법의 문제입니다.
한국어에서 비문은 주로 문법적인 것이겠지만 여기서 비문이라는 관점은 내용상, 논리상의 문제를 차단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즉 한국어에서 어법은 형식주의를 넘어서 내용, 효율주의를 택하게 됩니다.

피동사라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먹다-먹히다, 보다-보이다, 잡다-잡히다, 안다-안기다 같은 것들인데요
피동사를 쓰면 자연스러운 바른 말이 됩니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되다, 지다와 같은 동사를 합성해서 피동의 의미를 갖는 표현은
바른 말에서는 좋게 보지 않습니다.
왜 그런가? 저는 똑부러지지가 않아서, 시원하지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말로는 출입 금지라고 쓰죠. 혹은 금지합니다, 라고 쓸 겁니다.
영어로는 prohibited라고 씁니다. 능동태로는 쓰지 않습니다. 주어는 존재하지 못합니다.

수동태나 피동태의 장점입니다. 문장에서 나를 지워버릴 수 있습니다.
피동적인 일에는 당연히 능동자가 있고, 수동태는 능동태로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모든 글과 말에는 화자가 있습니다. 한국어는 이 화자를 부각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말입니다.
화자가 숨는 걸 용납하지 않고, 화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어야 속시원한 언어인 것 같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서구의 언어는 외교적인 기법을 흡수해서 발전해온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서양이나 일본은 책임을 흐리는 표현을 갈고 닦아 온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내 말이 아닌 것처럼 말하기, 세상이 원래 그런 것처럼 표현하는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것이죠.

이쯤되면 한국말 졸라 멋져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세상 그리 명료하지가 않다는 겁니다. 따라서 매사에 목숨 걸고 언어를 내뱉기 어렵다는 것이죠.
그래서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바른 말 쓰기가 거의 불가능할 수준입니다.
말을 길게만 만들어도 겸손함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겸양어의 법칙 때문에 또 지저분해집니다.
또한 만사에 확실하게 말하기 어려운 언론이나 학문 영역에서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본질에 천착하는 한국말 특성 상 미묘한 관계적 상황 등은 표현하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추가적으로 바른 한국말은 아름다운 한국말을 다소 포함하는데, 이 눈높이가 높습니다.
대표적인 게 반복 기피입니다.
특히 좋은 한국 글은 이중조사(으로의, 와의 등 '의' 이중, 로서는 등 '는' 이중)도 탐탁치 않아 하고,
동일 조사 반복은 죄악이며, 동일음 반복도 기피되고, 너무 가까운 동일 단어 반복도 죄가 될 정도입니다.
이런 부분은 효율성을 내면화한 점이라고 보는데, 쓰는 사람에게는 난이도 상승 요소입니다.

한국어의 다른 특성 중에서 매우 좋게 생각하는 건 외래어 혐오입니다.
한국 말은 외래어를 정말 싫어합니다. 이건 민족주의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데,
요는 딱 들어서 피부에 와닿지 않는 말을 싫어하는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외국 문물을 싫어하기보다는 굳이 이해가 안 되는 말이 쓰이는 상황을 기피한 결과이고,
정말 좋은 언어 관습이며 매우 강력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블코 만세?)

여담이지만 한국에서 업계랍시고 업무 소통하면서 item이라거나 issue라거나 agenda처럼
이미 다 알고 쓰이는 외래어를 굳이 영문 표기하는 관행은 한영키 낭비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일본을 보면 이 부분에서 정말 탄식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 일본에 대해 가장 혹은 유일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일본 말에서 쓰는 문자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한자가 있는데 이에 대한 글은 시국이 바뀌면 한 번 쓰겠습니다.)
일본이 외래어를 그냥 막 가져와 쓰기 시작한 지는 150년도 넘었습니다.
데모크라시라든지 마스코미(매스컴)라든지 제네콘(종합건설사업자) 등등...
최근 코로나 관련해서 뜬 말만 따지면 소셜 디스탄스라든지 텔레워크, 아웃브레이크, 오버 슈트라든지...
그런데 이 외래어 직수입 기준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일단 가타카나로 일본식 발음으로 옮겼을 때 입에 착 달라붙는지 등이 중요할 것 같고,
마땅한 번역어를 찾을 수 있느냐 없느냐 등의 문제는 고려되지 않는 거라고 봅니다.
문제는 외래어를 굳이 직수입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인데,
이질적인 것을 이질적인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법,
혹은 본질적인 것을 회피하고 형식적으로 받아들이는 수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또한 쿨펀섹 속성을 부여받는 효과도 있습니다.
자유무역이라고 일본어로 쓰면 딱딱하고 구닥다리지만 프리 트레이드라고 쓰면 쿨펀섹합니다.
일본에서 가타카나로 언명되는 외래어는 더 이상의 개념적 사유 단계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형식적인, 원래 그런, 쿨하거나 펀하거나 섹시한 어떤 것으로 좌표가 고정됩니다.

처음에 언급한 배리어 프리라는 말은, 원래 영어권에서 나온 거겠지만
한국에 '배리어 프리'라는 형태로 들어온 결정적인 계기는 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배리어 프리라고 그대로 쓰고 있고, 적합한 한국어 번역어를 찾다고 포기한 것 같습니다.
'장애 없는'이라는 후보가 있다고는 하지만 솔직한 심정 100점짜리라고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그나마 배리어 프리는 쉬운 축에 속하지만, 조금만 어려워져도 일본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씁니다.
모든 말의 어원을 알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모든 말과 단어는 반드시 사유되어야 하는 거거든요.
물론 번역어 찾는 게 항상 쉬운 일은 아니고 처음 잘못 들여오면 영원히 굳어지는 위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강한 도전 정신을 잃지 않고 있는 한국어의 행태는 멋진 것 같습니다.

길어졌는데 정리합니다.
한국말은 내용에 충실하고 떳떳할 것을 요구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어처럼 쿨하진 않지만 단단하고 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쓰기가 어렵고 화자에게 많은 걸 요구합니다.

그 결과 저는 한국말이 어마어마한 가독성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단언컨대 같은 언어 수준과 지식을 가진 사람이 같은 내용으로 쓰인 책을 읽었을 때,
한국말로 쓰인 책을 읽은 사람이 더 빨리 읽어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어 가독성, 이해성은 정말 떨어집니다.
물론 한국말로 쓰인 책이 놓치는 미묘한 뉘앙스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더 추가하고 싶은 주장이 있는데 그냥 접어두겠습니다.

이러한 가독성은 비단 한글만의 공이 아니라 한국 말의 특성에 기인하며,
또한 한국어 사용자가 직설적으로 얘기, 특히 글을 쓰는 성향이 강할 거라고도 생각합니다.
이런 한국 글말의 특성은 좋은 방향으로 유지하고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번역투나 외래어를 굳이 경원하면서까지 지킬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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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콜트레인
20/04/18 05: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본문에서 말한건 차라리 독일어같은거에 가깝다고 봅니다.. 주어 목적어 다 빼먹고 그저 문맥상으로만 알아먹을 수 있게끔 얘기하는게 한국어의 가장 큰 매력이고 끝까지 안 들으면 모른다고 자주들 얘기하는게 바로 그 비명료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먹었냐?" 라고만 하면 누가 무엇을 먹었냐는건지 절대로 알 수가 없죠. 이게 어디가 명료한 언어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유행했었던 "되는데요?" 를 굳이 "됩니다." 라던가 "돼요" 라고 하지 않았죠. "되는데 왜 안된다고 하느냐", "되는데 왜 그러느냐", "되는데 혹시 선생님 본인께서는 이걸 못 하신다는 건 아니겠죠?"라던가 뭐 별별 시니컬한 뜻을 다 담을 수가 있고 '내가 의도한게 이 중에 뭘지 니가 한번 맞춰보시던가.' 하는 느낌의 굉장히 한국어스러운 표현이라고 봅니다만, 전 이 비명료적이고 개판이고 허술한 용법이 한국어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봅니다.
20/04/18 05:14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렇네요. 제 주장인 '형식과 내용까지 따지며 효율성을 추구하는 한국말'에 기초해서 조금 정리했습니다.
말씀하신 부분은 불분명한 표현으로 효율성을 추구한 반증 같은 거라고 이해하는 편입니다.
이 글 자체가 제가 던지는 화두 비슷한 것이기도 합니다. 일본어 비판 관련해서는 확신하지만 나머지는 완성된 론과는 한참 멉니다.
달과별
20/04/18 07:07
수정 아이콘
문어로의 의미가 깔끔하게 전달되는건 프랑스어도 엄청납니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주어 생략부터 시작해 비명료성이 특색 그 자체인 언어들이라 글을 읽는데 반대로 이야기하시는걸 보고 글쎄, 아닌거 같다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아드오드
20/04/18 05:43
수정 아이콘
다른건 모르겠고 아래 부분에 대해서 한국어의 한계를 뛰어넘은 두 분이 생각 나네요. 주어 탈락하시던 분과 유체이탈하시던 화자셨던 그 분들 크크.

"역사적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서양이나 일본은 책임을 흐리는 표현을 갈고 닦아 온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내 말이 아닌 것처럼 말하기"

넵 농담입니당.
물맛이좋아요
20/04/18 06:24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봤습니다. 생각할 거리가 되네요.
레게노
20/04/18 06:3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외래어 배척하는 게 민족주의적 요소가 없다는건 말도 안 되는 소리죠. 국립국어원이 '일본어의 잔재' 없애기에 몰두하는 것과, 닭도리탕만 봐도 말이 안됩니다. 일례로 와사비는 고추도 아니고 냉이도 아닙니다. 대체할 수 없는 용어를 억지로 대체하는건 해서는 안되는일입니다.

그리고 한국어가 확실한 책임을 지게끔 언어가 발전했나요? 세월호 이슈 후에 한국의 가장 큰 화두는 '책임지지 않는 사회'였는데요.
존콜트레인
20/04/18 07:01
수정 아이콘
와사비의 예는 좀 어울리지 않는게, 오리너구리는 오리도 너구리도 아니지만 이름이 오리너구리입니다. 이름은 그저 붙이기 마련..
레게노
20/04/18 07:14
수정 아이콘
처음부터 그런 이름이었으면 모를까 대체하기 위해 맞지않은 언어를 갖다붙이면 문제죠.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가 있는게 고추냉이라는 식물은 따로 있습니다. 그러니까 학명으로 나눠져있는 별개의 식물을 일본어의 잔재를 지운답시고 다른 식물에 갖다붙이는...
존콜트레인
20/04/18 09:15
수정 아이콘
오리너구리가 한국산도 아니고 처음부터 그런 이름이었을리가 없죠.
레게노
20/04/18 09:42
수정 아이콘
제 말은 플래터푸스가 대중에게 인식되기 전 만들어진 이름이라는겁니다. 와사비하고는 경우가 다르죠. 이미 와사비로 인식한것을 지우기 위해 고추냉이라는 단어를 들이민 케이스니까요. 예를들어 치타를 어느날 갑자기 줄무늬땡땡이약한놈이라고 부르자고 하면 황당하겠죠. 그런 맥락입니다.
HuntCook
20/04/18 10:10
수정 아이콘
치타는 줄무늬가 없어서..
레게노
20/04/18 10:35
수정 아이콘
와사비 비유니까 저게 맞죠.
도연초
20/04/18 07:14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이미 이 글에서는 일본어와의 비교를 통해서 한국어의 '우수성'을 논하고 계시죠. '아름다움'에서 멈춘다면 모를까, 타 언어와의 우열을 논하는 순간, 이미 민족주의적인 요소를 부정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도연초
20/04/18 06:44
수정 아이콘
일본이 외래어를 그냥 막 가져와 쓰기 시작한 지는 150년..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150년전 메이지 연간은 오히려 모리 아리모리, 후쿠자와 유키치, 니시 아마네 같은 메이로쿠샤 멤버들을 중심으로, 생소한 서양을 개념들을 철두철미한 사유 끝에 번역하여 도입하던 시대였습니다. 그 단어들을 지금도 우리가 그대로 쓰고있죠.

철학(philosophy) 개념(notion) 공간(space) 시간(time), 관념(idea) 귀납(induction) 연역(deduction) 긍정(affirmative) 부정(negative) 능력(faculty) 도덕(moral) 명제(proposition) 본능(instinct) 외연(extension) 원리(principle) 의무(obligation) 의식(consciousness) 이상(ideal) 이성(reason) 정서(emotion) 정의(definition) 주관(subjective) 직관(intuition) 추상(abstract) 구체(concrete) 현상(phenomenon).....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단어들이 이 시기에 번역되어 소개됩니다.

정체불명의 카타카나 어휘들이 아무런 고민없이 무분별하게 증식하게된건 좀 더 나중의, 아마도 전후의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0/04/18 12:09
수정 아이콘
쓰면서도 좀 찾아보다가 어려워서 넘어갔는데, 외래어가 그대로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에 대해서 더 정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누나나주거
20/04/18 07:15
수정 아이콘
저는 초등학교선생님이 일기장쓸때 나는, 오늘 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가르쳐서 충격을 받았죠 와 세상에 저걸 안쓰고 어떻게 글을 쓰라는거지..
20/04/18 08:27
수정 아이콘
아. 생각나네요.
윌로우
20/04/18 07:15
수정 아이콘
몇가지 주장 궁금하네요.
20/04/18 12:38
수정 아이콘
일반적으로 독해력과 어휘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20/04/18 09:25
수정 아이콘
으 보여진다 되어진다 극혐
지탄다 에루
20/04/18 09:40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20/04/18 09:54
수정 아이콘
"국어는 이 화자를 부각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말입니다.
화자가 숨는 걸 용납하지 않고, 화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어야 속시원한 언어인 것 같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서구의 언어는 외교적인 기법을 흡수해서 발전해온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이 글의 핵심 같은데 저는 잘 공감이 안됩니다. 넷상에서 외국인들하고 이야기할 때 파파고를 자주 쓰는데 번역이 잘못되는 가장 흔한 경우가 주어를 쓰지 않았을 때 입니다. 평소 한국어로는 자연스럽게 주어를 생략하고 하는 말들을 영어로 하자면 반드시 주어를 써야만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한국어야말로 상대적으로 화자를 슬쩍 숨겨도 되는 언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임전즉퇴
20/04/18 10:49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한국어는 제2의 외래어를 거부하는 편이고 제1의 외래어는 이미 천년 넘게 뿌리내렸죠. 언어에서 가장 원형성이 강하다는 숫자 표현이 완전 이중호환이 될 정도.. 일 이 삼도 원 투 쓰리 느낌을 갖는 시절이 있었을 겁니다.
국어책에도 나오는 얘기로, 한국한자어는 한국어에 독일어 수준의 조어력을 제공했지만 그 덕에 고유어는 많이 죽었습니다. 한국고유어는 의성의태에 능한 매력으로 살아남았지 배리어 프리 같은 말 하나 지어 쓰기가 특별한 작업이 되었습니다. 한식보다는 한복의 운명에 가깝게 됐죠.
'금지'를 봅시다. 그거 하나면 능동 수동 평어 명령 명사 동사 따질 것 없습니다. 효율적이죠. 고유어라면 "~하지 마"로밖에는 안 되어 뭔가 깔쌈함의 대체가 이루어지지 않구요. 하지만 고유어도 기회가 있었다면... 반쯤 우스개지만 "마(!)"로 퉁치게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배리어 프리... 프리라는 말이 참 프리합니다. 한자 무(無) 탈(脫) 등을 대응시킬 수 있을 것 같네요. 다만 장벽, 장애란 한자 조어가 뜻이 너무 맞춤형으로 굳어서 쓰기가 어려운 겁니다. 고유어가 살아있다 하고 어떻게든 해보라면, 직역으로 '문턱없음' 정도. 그보다는 의역해서 '누구나맞춤'이라 하겠습니다. 배리어 프리의 실제 노력들과 맞는 것 같아요. 말뜻이 딱 안 된다? 배리어 프리도 마찬가집니다. 맥락도 언어의 일부고 일단 꼴을 지으면 뜻은 돌려쓰는 것이고.
근년에 웰빙을 '참살이'라 하던데 그에 대한 견해는, 좋은 말 만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과하게 좋은 느낌이에요. '복세편살'을 선호합니다. 좀 혼종이라도 좋죠.
Philologist
20/04/18 11:00
수정 아이콘
영어로 수동태 쓰면, 글쓰기 교정해주는 선생님이나 프로그램이나 전부 passive!!라고 빨간 글씨 박히면서 수정 대상이라고 합니다. 글쓰기에 주어지는 높은 벽은 어디나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인이라 주로 한국어 글쓰기만 경험해 봐서 마치 외국어는 자유롭고 한국어는 까다롭다고 느끼는 것 뿐이죠.
독수리가아니라닭
20/04/18 11:00
수정 아이콘
일본어 공부할 때 교재에서 "一曲歌わせていただきます
"같은 표현 봤을 때 저게 뭥미 싶었습니다. 지금은 별 생각 없이 잘 쓰지만.

여담으로 현재 도쿄 도지사인 코이케 씨는 외래어를 정말 좋아하더군요.
당명부터가 "도민 퍼스트회"인 데다 이번 코로나 사태 때도 온갖 해괴한 영어를 갖다 써서 일본인들도 저게 뭐야 하는 정도...
여행가요
20/04/18 11:09
수정 아이콘
오똑한 코를 가지다, 잘 빠진 몸매를 가지다

이런식의 번역체 정말 싫어요
실제상황입니다
20/04/18 11:14
수정 아이콘
[왜 그런가? 저는 똑부러지지가 않아서, 시원하지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하기에는 한국어는 너무나도 완곡어법을 사랑하는 것 같고
[화자가 숨는 걸 용납하지 않고, 화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어야 속시원한 언어인 것 같습니다]
라고 하기에는 한국어에서도 생략이 가장 잘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주어 같습니다.
20/04/18 12:36
수정 아이콘
저는 문어를 중심으로 글을 쓰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렸네요. 한국어의 주어 생략 포함해서 효율성과 효율성을 위한 뚜렷함을 추구하는 게 아닐까 하는 가설입니다.
cienbuss
20/04/18 11:2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다만 제 경험과 다른 분들이 좀 보이는데. 예전에 영어권에서 교육을 받을 때 수동태는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자제하라,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가급적 동어반복을 피하고 다양한 어휘를 쓰라고 교육 받았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유의어 사전 같은 게 한국보다 유행하는 것 같고요.

체감 상 미국 쪽이 능동태에 좀 더 집착하고, 영국 쪽이 어휘의 다양성에 좀 더 집착하긴 한다는 차이 정도는 있었던 것 같지만요.
미카엘
20/04/18 11:25
수정 아이콘
한국어가 까다롭고 어렵긴 한데, 세련되게 잘 쓴 문장 보면 아름답습니다.
20/04/18 11:2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님의 정리도 다 맞는말씀이신데, 요즘 한국에선 왜 그렇게 말도 안되는 높임어법을 쓰나요? "총액 얼마이십니다" "잔돈 얼마이십니다", "뭐뭐 받으시겠습니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결제도와드리겠습니다"- 오 완죤 문화충격 받았습니다. 어찌 사물에다가 극존칭을 붙있을수 있는지 이해가 ...

한국에서 강의/발표를 하게되면, 쓰고 있는 영어단어와 상응하는 한국말이 있으면 그 말을 쓰고자 하는데, 아무래도 신기술분야는 한국의 참여가 낮거나, 한국에 도입이 늦어서 인지, 마땅한 대응어가 많이 없습니다. 그런 경우엔 단어는 영어로, 조사는 한국말로, 그러다가 그냥 영어로 하게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또 그게 편하기도 하구요.

일본에서 발표를 하게되면, 제가 가게되는 회사에서 일본어 통역을 고용해서 발표전에 그 통역과 발표하는것의 합을 맞추고 발표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한문장 말하고 멈추면 바로 일본 통역이 제가 한말을 일본어로 발표를 하는것 이지요. 그네들의 전문 용어의 일본어화는 정말 대단한것 같아요.

영국에 살때 친구한테 "니네 말은 왜 그렇게 돌려말하냐? 그냥 "이거 하면 안돼" 하면되지, 뭔 "유아낫 얼라우드, 블라" 냐 하니까, 예전에 상대방의 심기를 거스르는 말을 잘못하게되면 바로 "결투" 신청 들어오고, 그렇게되면 누군가는 죽던지, 최소 중상이니까 그런 입조심이 그렇게 영어(영국식)에 적용된거라는 "카더라"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식 영어의 표현이 영국식 영어보다는 간결그리고 이해가 쉽습니다 (제기준).

마지막으로 19세기 20세기 초중반까지도 프랑스어로 된 저널들도 많았고 (아무래도 과학의 역사에 있어서, 프랑스의 역활이 대답했죠), 프랑스에서도 한 "프랑스어 사랑"하니까 그렇게 자국 과학자들에게 프랑스어 사용을 권장이라고 쓰고 강요(제생각)했는데...지금 프랑스어로 나오는 저널들 중에 영어로 된 저널들 만큼 영향력(방금 임팩트라고 쓰고 지웠습니다)이 있는게 있나요?

제 모국어인 한국말을 사랑하고 아이들에게도 한국 이름과 한국말만 고집하며 키워왔지만, 꼭 그렇게 외래어와 변화에 대해 "벽"을 세워가면서 지킨다는건 좀 너무 가신것 아닐까요?
실제상황입니다
20/04/18 11: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는 사물존칭도 아니고 잘못된 표현도 아니지 않나요?
20/04/18 12: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 일 중 하나가 번역인데, 가령 언급하신 임팩트 같이 영단어를 쓰는 건 최후의 수단입니다. 평소에 한국어로 고통 받고 사는데 혹시 한국어가 까탈한 이유와 가치는 뭘까 하던 생각들입니다. 옆나라는 방방이로 공 치는 걸 임팩트라고 잘만 쓰는데요.
20/04/18 11:49
수정 아이콘
한국에 일년에 최소한 두 번이상 가는데, 갈적마다 그런 존칭들이 좀 어색하네요. "손님, 1000원 결제 하겠습니다" "잔돈 여기 있습니다" 이런게 맞는 화법 아닌가요? 그리고 거래하는 입장에서 손님이 명령(예를 들어서) 하는 것이지, 업주/점원이 손님에게 명령하는것은 아니잖나요?
실제상황입니다
20/04/18 12: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잔돈 얼마이십니다"는 이상한 표현이 맞는 것 같고... "결제 도와드리겠습니다"는 충분히 할 수 있는 표현이죠. 그리고 저는 맞는 화법인지 아닌지는 따지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boslex님께서 한국에 오실 때마다 그런 표현들을 듣는다는 건 이미 일상언어생활 영역에서 자연스러운 표현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고 볼 수 있죠. 문법적 하자는 없는데 자연스러운 표현이 되어가고 있다? 그 자체가 맞는 화법이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라 할 수 있겠구요.
달과별
20/04/18 12:05
수정 아이콘
언어는 변화하는 것이고,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싫어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20/04/18 12: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결제되셨습니다'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추세인 것 같은데, 그냥 어쩔 수 없다는 말 밖에는... 오히려 자동 기계는 "결제되었습니다", "결제가 완료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데요.
병장오지환
20/04/18 14:47
수정 아이콘
노인네 진상들이 공손하지 않다고 난리칩니다.
이달의소녀
20/04/18 15:53
수정 아이콘
이전에는 높임의 대상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화자와 청자간의 관계가 중요하게 변해가는 것이겠죠

언어는 변하기 때문에 이상한건 아닌거 같습니다.
원인이 용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과도한 항의 때문이라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요
스핔스핔
20/04/18 12:04
수정 아이콘
펀쿨섹하다에서 터졋습니다..
20/04/18 12:0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바른 한국어'(특히 문어)의 까다로운 기준과 실제로 현실에서 잘 적용되지 않는 이유들, 바른 한국어의 이점 같은 걸 살펴보려고 했는데, 덧글들을 보니 논지 구축과 통일에 실패한 부분이 있네요.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4/18 13:00
수정 아이콘
좋은 발제 글이었습니다. 그냥 다른 의견도 있었던 것이지요.
파란마늘
20/04/18 13:42
수정 아이콘
비유등이 있는 문학등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기술문서에 있어서는 제 경우는 일본어 독해가 더 명확하고 이해가 쉬웠습니다. 한자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동음이의어가 명확히 구분되고, 내재된 뜻을 알기 쉽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4/18 19:32
수정 아이콘
같은 글 기준이신가요? 위 글 주제와 완전히 다른 얘기처럼 들릴 수 있을텐데, 제 경험에서는 일본 사람들 말이나 글이 조리 있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메존일각
20/04/18 18:46
수정 아이콘
생각할 거리가 많은 좋은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04/18 18:59
수정 아이콘
그래서 우리는 구글번역을 피해서 우리끼리 알아볼수있는 구글리뷰를 남길 수 있습니다.
글좋은 읽습었다니잘
쪼은그을 짤읽었씁니다
시나브로
20/04/18 19:43
수정 아이콘
저도 전공자, 연구자 아니면서 큰 관심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좋은 글 읽어서 도움 드리면

'- 밖에'는 틀린 띄어쓰기고 '-밖에'라고 써야 합니다.

'시국이 바뀌면 한 번 쓰겠습니다'에서 '한 번'은 '한번'이 맞습니다. (사전 참고. 그리고 네이버 사전에는 안 나오는데 한 번으로 다 된다는 의미로 '한 번에 끝'이나 '한 번에 다 돼'로 쓰는 게 맞을 것 같지만 저것도 '한번'이 맞고 사전 보면 근거 알 수 있습니다. '언제 네가 도움 한 번 돼 봤어?'도 단 한 번도 안 됐다는 뜻으로 '한 번'이라 혼동하기 쉬운데 '한번'이 맞습니다.)

'키워나가다'도 '키워 나가다'로 쓰는 것이 옳죠.

틀린 거 전혀 없어 보이는 본문의 '오늘 밤', '갈고 닦다'도 '오늘밤', '갈고닦다'가 맞는데 이건 기관에서 담당자들이 임의로 정해 버린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와닿다', '문제없다', '다름없다' 같은 유형의 경우들도 그렇게 하기로 정해 버려서 그런 것이지 저게 정말 맞아서 맞는 것인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여깁니다. '차치하다'의 뜻도 표준국어대사전에 '내버려 두고 [문제 삼지] 아니하다.' 라고 돼 있으면서 동시에 [문제삼다]라는 표준어가 있습니다(...))

바로 생각나는 게 '그다음'인데 표준인 '그다음'보다 '그 다음'으로 쓰는 게 보기도 더 좋고 더 적절하고 이상적이라 느껴지거든요.

제한다고 완전히 제하는 건 불가하겠지만 모국어로 평생 쭉 쓴 경험 제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더라도 한국어 어법이나 한글 표기법 정말 훌륭하고 이상적입니다.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20/04/18 20:10
수정 아이콘
띄워쓰기 영고... 감사합니다. 본문은 고치지 않고 남겨두겠습니다.
시나브로
20/04/18 20:20
수정 아이콘
띄워(X), 띄어(O) 흐흐 그래도 재미 붙이시면 의미 있고 재미있고 이상적이고 그렇습니다.
20/04/18 22:30
수정 아이콘
여기 뭔가 합법적(?)으로 맞춤법 지적질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 같아 스윽 참여해 봅니다.

'키워나가다'는 붙여 써도 됩니다. 본용언 + 보조용언 구조인데 붙여 쓸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고 있어서 붙여도 틀리지 않습니다.
시나브로
20/04/18 23:14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저도 사고하고 맞는 판단 내려 쓴 댓글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필자분에게 죄스럽게 됐네요. 따로 사과 댓글 써 알려야겠어요.

둘 다 허용이라는 게 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이 댓글의 '검색해보니', '검색해 보니'나 위에 첫 댓글에 '정해 버리다, 정해버리다' 같은..

죄스럽고 부끄럽지만 정답 밝혀졌고, 알려 주신 덕분에 저도 무지에서 알게 돼서 감사합니다.
저격수
20/04/18 20:46
수정 아이콘
예전에도 여기였나 어디엔가 쓴 적이 있는데 저는 한국어 화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로 논문이나 설명문, 논설문을 쓸 때보다 영어로 쓰는 게 더 쉽습니다. 제가 진단한 제 영어능력은 초등학교 고학년-중학생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는 논리적인 글, 설명하는 글을 쓰기에 지나치게 어려운 언어입니다. 제 모국어라서 그럴 것이다 하는 느낌은 있는데, 한국어로 글을 쓸 때는 한 문장을 쓸 때에도 쓸데없는 어구는 없는가, 충분히 시적인가 (..?) 를 생각하면서 씁니다. 의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축약하고 의미전달 이전에 읽고 듣는 사람이 기분이 좋아지기를 원하고 거기에 초점이 맞추어진 언어인 것 같습니다. 다만 논리적인, 설명하는 글을 쓸 때 그런 것까지 고려해야 하면 글이 잘 써지지 않고요.
시나브로
20/04/18 23:17
수정 아이콘
위위 댓글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죄송하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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