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 어떤 회사건 간에 사람을 크게 아끼지 않습니다. 구직시장에 사람은 남아돌고 대기업에서 밀려 나오는 사람은 끊임없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옵니다.
제가 다녔던 기업은 좀 심각한 수준이었기에 아래 예시가 극단적인 단정으로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회사마다 다 다르겠지만 어느정도 규모가 있고 주 거래 대기업과 오래 거래해왔던 기업들에는 이미 차고 넘칠 만큼 해당 대기업 출신이 많습니다.
너무 많기 때문에 보는 사람 입장에선...
그래서 오는 사람들에 대해 특별히 영전 되었고 대단한 기술이 있다고 믿는 직원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현장에선 단지 간부 한명이 바뀌거나 내려왔다는 정도의 느낌일 뿐입니다.(물론 오시는 분은 xx출신이니 내가 여기선 용이다 라고 어께뽕이 대단하지요.)
오시는 분들은 타이틀과 앞에서 자리잡았던 미리 왔던 분들에 대한 믿음 때문에 생존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는 분은 초반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먼저 온 분들이 어느정도 안정에 도움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믿음이 깨지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자칫 장황해질 수 있으니 40대 대기업 퇴직자들이 오셔서 하는 일 순서로 내용을 풀어보겠습니다.
1. 먼저 온 대기업 출신을 찾아서 인사와 도움을 요청합니다.
2. 그리고 1차사의 실세를 파악합니다.
3. 자신이 맡아야 할 부서업무를 파악합니다.
4. 낙하산을 받는 업체는 구조적으로 몇몇 부서는 부서장 없이도 부서가 돌아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바뀌거나 잘라도 업무에 아무 문제가 없도록 튜닝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5. 부서장으로서 업무영역에서 일이 쉽다는 것을 파악한 대기업 퇴임 후 1차사로 온 사람은 업무로 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6. 대기업 시스템과 비교하며 대기업화 시키고 싶으나 구조적으로 인력과 교육이 모자랍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원론주의 운영하면 돈이 안남는다는 사실은 현실 부정합니다. 현실부정을 잘할 수록 오래 살아남는 능력은 더 있다고 보면 되지만 인력 교육 돈 다 모자란데 용가리 통뼈도 아니고 어쩔 수 없습니다.
7. 밑에 바뀌도록 지시를 내리나 고생만 직짜게 하고 성과는 없습니다.
8. 몇달이 지나면 개혁도 본인이 튈 방안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동시에 현장에서 실세나 숨겨진 카리스마 킹 또는 싸구려 동앗줄(사장친구 아들이나 조카정도)이 보이기 시작하며 이사람들이 가끔 게기거나 압박도 줍니다.
9. 모를때는 쉬워보였으나 자리만 차지하는게 아니라 점점 책임질 일도 생깁니다.
10. 책임질 일은 구조적으로 투자비 까먹는 민감한 부분 인원을 짜내야 하는 비윤리적인 부분이 걸려 있습니다. 대기업과 다르게 불법 비윤리도 끼어 있습니다. 역시 현실 부정으로 유야무야 넘깁니다. 입으로는 대기업에서는 안이런데 하며 자기 위안 합니다.
11. 자신이 없이 가만히 놔 둬도 돌아가는 시스템이 좋은 줄 알았으나 실상은 뭔가 해볼 수 없는 자리였으며 대기업 방식으로 투자 교육 훈련 시키고 싶으나 그건 불가능 합니다.
12. 사장이나 전무 또는 동급의 실세가 공격을 들어오는데 앞에 온 자리 잡은 대기업 동료들 역시 같이 휘둘리거나 자신을 때리는 부류까지 보입니다. 비로서 여기가 대기업의 가족기업이 아니며 전임자는 패밀리가 아니고 서슬시퍼런 상사임이 자각됩니다.
그래서 정치로 활로를 뚫으려 노력해 봅니다.
13. 10살도 어린 현장 동앗줄 이라도 조금이라도 강해보이는 강자에겐 굽히고 약자는 괴롭히며 강해보이려 노력합니다.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하며 과한 퍼포먼스를 보입니다.
반면 현장 3류 동앗줄 앞에라도 가면 비굴할 정도로 친절해집니다.
그러나 1차사의 너구리 사장 전무는 이 모든 과정을 미리 보았기에 얕은 수를 뻔히 다 파악하고 있습니다.
14. 업무 능력이 있던 사람은 타 부서 잡무를 긁어와 부각되어 보이려고 노력하고 서류등을 통해 부각해 보이려 본인과 밑을 채찍질 합니다.
15. 사장이하 부사장 전무는 서류는 중시 보지 않습니다. 뭔가 벽을 쳐 놓은듯 낙하산의 진입과 키워줌을 막아 놓았습니다.
16. 높으신 분들에게 알아보기 쉽도록 서류쓸 한 사람의 간부 봉급은 현장에 두사람을 쓸 돈입니다.
현장의 모든 문제의 80-90%는 투자 부족입니다. 힘든 공정 1인 작업 현장에 두사람을 쓰고 개선반을 두고 복지를 늘려 장기 근속 기술자를 늘리면 상당히 나아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기업출신 간부를 현장직 2명 봉급으로 쓰는 이유는 물량과 개발품을 받기위해섭니다.
1차사의 너구리 사장 전무는 주판 다 튕기고 있습니다.
서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든걸 쥐어짜서 이익을 올리는 이미 안정된 기술과 물량이 유지되는 1차사 기업에서 당연히 화이트칼라 역시 소수만 운영하는게 쥐어 짜는데 도움이 됩니다.
17. 여기서 부류가 또 갈립니다. 공격적인 사람은 밑에 사람을 잘라내고 자신의 사람을 박기 위해 수를 쓰기도하고, 눈치로 순응하며 자신이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복지부동 하는 부류로 나뉩니다.
18. 17의 공격적인 방법을 쓰는 사람이 밑을 다 잘라 자신의 기반 잡기에 성공하면 롱런 합니다. 자신이 살기 위해 밑에 몇 사람의 밥줄을 자신이 짤렸던건 생각안하고 빼앗습니다.
결국 1차사에서 부서장이 없어도 운영되도록 만든느 조직에 실력자를 쳐내고 그 사람을 대신할 내 사람을 받아 입맛대로 운영하면 조직을 내 것으로 만들 가능성도 일말 있습니다.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
이 자세로 허리진인 대리 과장 부장 닥치는데로 쳐내고 내보내서 자기 사람을 박고 자신의 가치를 높히면 기사회생으로 살아날 수도 있으며 실지로 이렇게 된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복지부동의 실력자로 물량을 많이 받거나 운때가 좋은 행운아들은 날뛰지 않아도 실력자에게 잘 붙어 역시 롱런이 가능합니다.
19. 그러나 이미 그렇게 성공해 자리 잡은 사람들 그리고 사장 부사장 전무급들은 롱런 할려고 너무 날뛰는 이들을 조직정화 차원 그리고 밥그릇 보호 차원에서 가끔 쳐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롱런할려고 날뛰어 기존 조직을 해치면 자신들 역시 자신의 기반이 깨지거나 기업주(실질 사주)나 투자자에게 질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