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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8/12 20:27:09
Name 미남자군
Subject [일반]  오랜만에 먹은 고깃국이 속에서 울렁거리네요.(일상 이야기)
낮에 굉장히 기분나쁜 일을 겪었습니다. 마을 터줏대감으로 보이는 한 노인장이 식당에 죽치고 앉아 텔레비젼을 보면서 계속 말을 걸었습니다. 제가 앉기 전까지 옆 테이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있었는데 아예 고개를 돌리고 대꾸도 안해주기에 안쓰러워서 처음 몇 번은 받아드렸습니다.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이것저것 말씀을 하실 수도 있는 거라 그저 듣고만 있었죠. 밥도 못먹게 계속 큰소리로 소리를 질러대는 터라 슬슬 괜히 대답해줬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뭐... 그 정도쯤이야 어르신이 그럴 수 있다 싶어 참고 받아드렸죠.

그저 할 일 없어서 반찬이나 얻어먹으며 시간을 죽이러 자주 오는 분입니다. 손님 쫓는줄도 모르고... 주인이 싫어하는 눈치를 줘도 커피 달라 도토리묵 좀 더 갖다 달라 어쩌고 하면서 나갈 생각을 않더군요.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하루 서너시간은 버티나봅니다. (물론 지극히 기분이 상했기에 더 그렇게 보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짜증이나서 좋게 말하고 싶지 않네요.) 그래도 가끔 손님들한테 민폐가 될 정도로 떠드는 걸 제외하곤 저에게 직접 피해를 주진 않아서 그 전까지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동네에 그런 분이 몇 분쯤 있을 법도 하니까요.

으~~~ 근데.... 갈수록 가관이더군요. 왕기춘 선수가 은메달에 그쳐서 안타깝긴 하지만, 갈비뼈부상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선수들 사이에서 2위를 한건데 입에 못담을 욕설을 퍼붙더군요. 남현희 선수에 대해서는 000 T자루 어쩌고 하면서... 저런K 어쩌구... 도대체 연세를 어디로 드신건지...

중계가 끝나고 뉴스가 이어졌습니다. 정연주 사장... 그 사람 노통때부터 맘에 안들던 사람이여서 이런식이 아니라면 그만 뒀으면 했습니다만, 노인장 왈!!! 빨00 색귀 어쩌구... 뭐를 어찌어찌해서 어찌해야 한다느니.... 에혀~ 김일성 욕을 해도 그런식이라면 듣기 거북할 지경의 욕설 콤보에 목청은 또 어찌나 큰지... 휴~ 모른척 하고 싶어서 대답은 안했지만 그래도 불쌍한 마음이 들어서 들어드리는 척은 했습니다. 곱게나 늙을 일이지...를 맘속으로 연발하며 말이죠.

잠시 후, 특사 얘기가 나왔습니다. 노무현 때 고생하던 사람들인데 빨리 풀어줘야지 촛불은 무슨 빨00 색귀들...연발하시더군요. 저런 색귀들은 어쩌구 블라블라... 한화 회장이 나오자 높은 사람이 자식 때문에 괜히 고생한다면서 본인 같았으면 다 구덩이에 쳐 넣었을거라느니... 아주 미치겠더군요. 그래도... 그래도... 오랜만에 몸보신 한다고 고깃국을 먹고 있었는데 남길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 따라 음식도 늦게 나오고 어찌나 뜨겁던지(게다가 두툼한 뚝배기에 담긴...ㅠ.ㅠ) 주문 부터 식사 완료까지 한시간 가까이 걸린 것 같네요. 미티미티... 참자참자!!!

안그래도 속이 점점 안좋아지고 있었는데 제가 5분 정도 고개를 숙이고 밥먹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자 말씀이 없다가 제 쪽을 보고 거한 트름을 서너차례 하더군요.(존칭을 일관되게 쓰지 않는 이유는 아무리 노인이여도 이런 사람한테는 쓰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안쓰자니 뭐하고 그래서 이렇게 일부러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노인에게 분노게이지가 이만큼이나 쌓인 적은 처음이네요. 에티켓이고 경로 사상이고 뭐고... 소리를 지르고 싶더라는.

에혀~ 쓰다보니 다시 급흥분 상태네요. 참을 수 없는 답답함 때문에 이만 넋두리를 마치겠습니다.(넋두리라기 보단 투덜거림이랄까요...)


--- 욕설 부분에서 X로 쓰지 않고 T, K로 쓴 건 X가 왠지 굉장히 거친 느낌이여서요. 그저 알파벳인데... 왜 그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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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12 20:29
수정 아이콘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지네요...
Daywalker
08/08/12 20:36
수정 아이콘
아마 그런 분들이 한둘이 아니실겁니다. 그런 사람이 가까운 사람이면 더 죽을맛이죠. 휴우..
버디홀리
08/08/12 21:01
수정 아이콘
한나라당을 유지하는 큰 힘이 되시는 분이네요.......쯧.......
미남자군
08/08/12 21:10
수정 아이콘
戰國時代님께서 아래 쓰신 글이 아마도 낮에 봤던 그 노인장 같은 분들을 이겨내지 못하는 우리 사회를 보고 한탄을 하시는 것 처럼 느껴져서 쓰게 됐답니다. 戰國時代님의 글에는 그래도 민주화를 갈망하는 '자격 있는'자들이 있기에 이만큼이라도 발전한 것이라는 취지의 댓글을 남겼지만, 지금 젊은 사람들의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지는 상태로 20년쯤은 지나야 될 것 같아서 슬프답니다. 그나마도 현실에 적응해가면서(그렇게 변해가는 게 어찌 적응이란 말이냐!!!) 물든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요.
우리고장해남
08/08/12 21:31
수정 아이콘
저런 어르신들 참 많죠

대화가 안통하니 그려려니 해야죠 뭐

나중에 통일하게 되면

어찌될까 궁굼하네요

빨갱이 몰아내라고 시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abrasax_:Respect
08/08/12 21:33
수정 아이콘
20년쯤이요? 평균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글쎄요. 하지만,
젊은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지만(또한 별로 높지 않다는 건 확신하지만) 한국의 상황이 적어도 지금보다는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갖고 있습니다. 아니, 나아져야만 합니다.
METALLICA
08/08/12 21:40
수정 아이콘
저런분들이 한나라세력들의 세뇌에 당하신 분들.
08/08/12 21:51
수정 아이콘
무섭네요. 저희 부모님 가게에 가도 저런 분이 계신데...
물빛은어
08/08/12 22:09
수정 아이콘
좀 심하게 말하자면..
전 이래서 생명연장이 계속 이루어지는걸 반대합니다.
평균수명좀 안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제발..
저는 그 할아버님께서 '고깃'국좀 다량으로, '말'로. 드셔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08/08/12 22:09
수정 아이콘
저런 꼴통들 때문에 한 50년은 있어야 시스템이 바뀔 듯 합니다
엡실론델타
08/08/12 22:18
수정 아이콘
제발 나이좀 곱게 드시지..에효..못나게시리..

우니라라 60세이상은 투표권좀 없앴으면 좋겠다는..

훌륭하고 대접받아야 하실 노인어르신분들도 물론 많지만
저런분들땜에 다른 착하신 나이드신분들도 같이 욕먹는듯..
미남자군님// 오늘 욕보셨군요..
토스희망봉사
08/08/13 00:31
수정 아이콘
역시 50 년 대세론이 힘을 받는 군요
암울 합니다
Minkypapa
08/08/13 08:46
수정 아이콘
평균수명이 무섭게 늘고있죠.
여자예비역
08/08/13 10:02
수정 아이콘
어익후.. 고생하셨네요.. 전 그냥 나올거 같습니다.. 성격이 모나서.. 저런상태에서 밥먹으면 99% 얹힙니다..ㅠㅠ
A_Terran
08/08/13 10:36
수정 아이콘
전 케케묵은 유교사상이 우리 발목을 잡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른이라고 해서 무조건 적인 공경을 해야하는건 좀 아니다 싶기도 하고..
당신은저그왕
08/08/13 13:39
수정 아이콘
이래서 밥 먹을때 뭐 보면 안된다고 말씀하시던 어른들..틀린게 하나도 없다니깐...;;..
재수니
08/08/13 22:32
수정 아이콘
저같으면 '영감 너무 오래 사셨수'
08/08/14 11:11
수정 아이콘
사실 청소년 투표권을 주지 않는 이유가 아직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면,
어느 정도 연령 이상의 노인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도 충분히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연령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제대로 된 판단을 하는 일부 노인분들에게 불공평한 것이 아닌가할지도 모르지만.
청소년 가운데서도 어떤 어른보다도 판단력이 좋고 생각이 깊은 청소년도 얼마든지 많습니다.
그것을 고려한다면 투표연령의 상한선을 두는 것도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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