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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0/17 16:06:12
Name 피카츄백만볼트
File #1 콤모두스.jpg (42.9 KB), Download : 56
Link #1 나무위키
Subject [일반] 역사상 가장 기이한 황제중 1인. 콤모두스.


폭군도 암군도 정신나간놈도 정말이지 셀수없이 많이 튀어나오는게 인류 역사고, 어지간한 학살자는 순위에 이름 올리기도
쉽지 않았던 험난한 인간 역사입니다만 단순히 죽이고 강간하는데 정신팔린 '평범한' 폭군들 말고 정말 '기이한' 폭군들이
역사속엔 있었습니다.

동양쪽 원탑이 재위기간 내내 오직 조선만 생각하신 '그분' 이라면 서양쪽 원탑은 바로 이 콤모두스를 자주 떠올립니다.

사실 이분도 '평범한' 폭군 행각도 많이 벌였습니다.
사람도 많이 죽였고, 여자도 좋아했고, 남자아이들도 좋아했죠. 그런데, 역사에 남은 기묘한 부분은 다음 부분입니다.

바로 이분이 그 유명한 '검투경기 매니아' 였기 때문입니다. 검투경기 좋아하는 황제 많지 않았냐구요? 맞습니다.
좋아하는분들 많았어요. 문제는 이분은 검투경기를 보는게 아니라, 직접 나가는걸 좋아했기 때문에 역사에 남았습니다.

[그는 자신을 강인함과 용기의 대명사로 불리는 그리스 신화의 헤라클레스의 환생이라고 칭하며 사자 가죽을 머리에 쓰고 곤봉을 든 모습의 조각상을 남기게 했는데 맨위에 보이는 저 조각상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스스로 헤라클레스의 환생이라고 여겼으며 사자 가죽 옷의 헤라클레스 복장을 입고 곤봉을 휘두르며 직접 콜로세움에서 검투사들과 싸우기도 하는 등 다양한 기행을 벌였다고 전해진다.]

단순히 미쳤던것도 아니고, 콤모두스는 무척 진지했습니다. 놀고먹고 여자 좋아하던분이 개인용 훈련장까지 만들어서 훈련에 열심이었죠.

로마 황제 코모두스 개인용 ‘미니 콜로세움’ 발견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30812601005#csidx0b7ed0572a125ec8a0bf5c21c32f38f

그 결과 콤모두스의 전적은 대단히 화려했습니다. 무려 735전에 걸쳐서 전승무패의 신화를 쌓아올린겁니다.
물론, 아무리 폭군이어도 황제가 진짜로 검투경기하다가 죽길 바라는 사람이 없을테니 이 전승무패 기록은 사실
이성계가 활로 왼쪽 눈알만 맞췄다는 기록보다도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오히려 진짜 화려했던 부분은 그의 베스티아리로서의 전적입니다. 최소한 동물이 황제를 알아보진 않았을테니까요.

[첫날 그는 난간에서 활을 쏘고 ...(중략)... 혼자 힘으로 100마리의 곰을 모두 죽였다. 다른 날들은 위층 자신의 자리에서 투기장 바닥으로 내려와 자신에게 다가오는 가축들을 모두 베어버렸으며 ...(중략)... 그는 또한 호랑이, 하마, 코끼리도 죽였다. 그는 이러한 묘기를 보여주고 난 뒤에는 물러났다가, 다시 점심식사 후에 검투사가 되어 격투를 벌였다. 그의 격투 방법과 입은 갑옷은 '세쿠토레'의 것이였고 ...(중략)... 그는 오른손으로 방패를 잡고 왼손으로는 나무 검을 쥐었으며, 왼손잡이라는 사실을 사뭇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 디오 카시우스, 73. 18-19]

[그의 사격술이 굉장히 뛰어나다는 것에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고 ...(중략)... 한번은 그가 끝이 초승달 모양인 화살로 미우레타니아의 타조들을 쏘았는데, ...(중략)... 콤모두스가 화살로 타조들의 목 맨 윗부분을 맞추어 쓰러뜨렸더니, 새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다녔다. - 헤로디아누스, 1. 15]

딱히 콤모두스가 역사의 승자도 아니고, 결국 암살당해서 남은 로마제국 역사 내내 극딜만 당했던걸 고려하면... 싸움 하나는
확실했던 황제였지요.

아무리 잘 싸운다 해도 무슨 사람이 호랑이 하마 코끼리를 죽인다는 것인가 생각하기 쉽지만 저 코끼리는 우리가 아는 그 코끼리가
아니라 소위 난쟁이 코끼리라고 키가 2m정도였고, 베스티아리들은 건장했던데다가 냉병기로 무장하고 싸웠습니다.
보통은 사람 vs 동물 떡밥에선 자꾸 뱃살많은 아저씨가 맨몸으로 싸우러 나서다보니 동네 똥개도 이기기 힘든 인간의 슬픔만
부각됩니다만, 건장한 체격에 전문적으로 훈련받고 냉병기로 무장한 베스티아리들은 꼭 콤모두스가 아니라도 맹수들을 거의
학살해댔던걸 고려하면, 콤모두스의 기록도 현실에서 있을법 했던 셈이죠.

돌이켜보면 황제 아들로 태어나서 인생 꼬인 사람중 하나로 봅니다. 그냥 노예로 태어나서 살다가 잡혀와서 검투사 하는게 천직이었죠.

+ 콤모두스의 기록과 더불어 검투사 기록을 찾아보면 정말 기이한 기록들이 많습니다. 사람 vs 동물, 사람 vs 사람이라는 로망과 같은
정신나간짓을 현실에서 직접 수백년 하다보니 쌓인 셈이죠. 콤모두스처럼 호랑이 하마를 학살해댄 검투사가 있는가 하면 그 검투사를
세자리수를 죽여서 기록에 남은 사자도 있습니다. 사람중에서도 효도르가 있는것처럼 사자 중에서도 그런 부류가 있던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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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도적
17/10/17 16:16
수정 아이콘
글레디에이터의 그분이군요
바다표범
17/10/17 16: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유비의 환생이라고 생각한 만력제 vs 헤라클레스의 환생이라고 생각한 콤모두스

영화 글레디에이터 떄문에 익숙한 이름이죠. 아버지는 마지막 철인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는걸 생각하면 호부견자의 대표주자.
류지나
17/10/17 16:24
수정 아이콘
이렇게 몸을 단련해도 불의의 시각에 당하는 암습에는 장사가 없...
Samothrace
17/10/17 16:34
수정 아이콘
역시 기습선빵이 최고..
17/10/17 18:01
수정 아이콘
도적 극혐...
Grateful Days~
17/10/17 16:25
수정 아이콘
글레디에이터보면서 황제가 머리에 총맞았냐??... 거길 왜나가??.. 라고 했었는데 실제도 저랬군요.
이녜스타
17/10/18 04:34
수정 아이콘
저도 그게 의아했는데 그냥 막시무스가 이길수없는
시합만 계속 붙여도 언젠간 죽을텐데 말이죠
피카츄백만볼트
17/10/18 13:31
수정 아이콘
알고보면 나름 고증이었죠. 콤모두스의 초인같은 전투력 기록들 보면 실제로도 직접 패죽이고 싶었을법 합니다. 반대로 막시무스야 현실이라면 별단 장군인데 일기토를 잘했을것 같진 않고.
스덕선생
17/10/17 16:29
수정 아이콘
사람 vs 야생동물 떡밥이 간과한게 그거죠. 야생에서 살아남은 동물들은 대부분 해당 종족의 최상위권입니다.

반면 이런데 끌려나오는건 보통의 회사원들입니다. 인간 측 대표로 구르카 용병이나 미합중국 특전단, 프랑스 외인부대같은 축을 내세우면 터무니없이 강하게 느껴질텐데요.
피카츄백만볼트
17/10/17 20:10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그리고 사실 사람의 차이보다 훨씬 큰게 냉병기이긴 할겁니다. 애초에 맨몸의 사람과 냉병기로 무장한 사람을 싸움붙여도 후자가 그냥 1/10도 다 죽일거에요. 저 시절 갑옷이 무슨 철갑옷은 아니고 실제 기록으로도 가죽갑옷 정도였다고 하지만, 가죽갑옷만 되도 이미 21세기 현대인 생각보다 훨씬, 훠어어어얼씬 질기고 튼튼한 물건이죠. 맹수의 이빨로도 쉽게 안뚫립니다. 사실 애초에 그 이빨로 잘 안뚫리는 동물 가죽 벗겨서 만든거니까요. 반대로 맹수의 맷집이 좋다지만 그건 주먹으로 칠때 말이지 창에 뚫릴때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NC TWICE
17/10/17 16:43
수정 아이콘
왼손잡이라는게 눈에 띄네요
보통 오른손잡이들끼리 싸우는 훈련만 하다가 왼손잡이와 싸우게 되면 각도나 거리 같은게 혼란이 오게 될것 같은데
요것도 의미가 있지 안을까요???
그대의품에Dive
17/10/17 19:43
수정 아이콘
그건 현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구기든 격투기든 같은 조건이면 왼손잡이,왼발잡이가 더 낫습니다.
보통e스포츠빠
17/10/17 16:43
수정 아이콘
아버지는 5현제인데 아들양반이.. 역사와 전통의 호부견자..
피카츄백만볼트
17/10/17 20:12
수정 아이콘
자식교육을 너무나 잘못하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물론 역사에 남을정도의 저 정도 미치광이가 교육으로 교정이 됬을것 같진 않고, 결국 저런놈이 때가 되면 왕위에 앉는 전제군주정의 한계였습죠.
마스터충달
17/10/17 16:48
수정 아이콘
그분은 만력제겠죠?
피카츄백만볼트
17/10/17 20:08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개인적으로 학창시절에 잘 모를때 국사시간에 만동묘 공부하면서 무슨 중국 황제 제사를 아지까지 지내고있냐 진짜 답없는 사대주의!!! 이러고 욕했는데 커서 만력제에 대해 알게된 이후론 그저... 조선 역대 그 어떤 왕보다 조선에 기여하신 분이 아닌지...
17/10/17 16:56
수정 아이콘
넵 도적
고분자
17/10/17 17:12
수정 아이콘
그분 ^ ^
영화는 영화겠지 생각했는데 현실이 더...
잘 읽고 갑니다.
MiguelCabrera
17/10/17 18:13
수정 아이콘
막시무스의 대사가 생각나네요.

“내 이름은 막시무스 데시무스 메리디어스요.
북부군의 지휘관이며, 펠릭스 부대의 장군이며, 진짜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레리우스의 충성스런 신하이며, 살해된 아들의 아버지며, 살해된 아내의 남편이며, 내 일생에나 다음 생에도 복수에 불타고 있소.”
17/10/17 20:46
수정 아이콘
창 한자루만으로 재규어(김재규 아닙니다) 수십마리를 학살한 사람도 20세기 초반에 있었죠. 동물 vs 인간의 대결에서 인간의 무력함을 많이 강조하지만 사실 냉병기 중에서도 창 같이 길이가 긴 무기를 잘 사용하면 호랑이 같은 대형고양이과 맹수를 상대로도 숲속에서 기습을 당하는 게 아닌 한정된 공간에서 1:1 대결을 하는 경우 상당히 높은 승률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조선에서도 창만으로 호랑이 사냥을 했던 사냥꾼들이 있었음을 생각해보면...
17/10/18 01:17
수정 아이콘
검투사 관련한 야사들 보면 재미있는 것 많죠.

최고 수준의 노예 검투사 둘이 타이투스 황제 즉위 기념식의 결승에서 붙었는데, 몇 시간을 전력으로 싸워도 승부가 나지 않아서 황제가 둘 다 자유의 몸으로 풀어주었다는 일도 있고

베스티아리 중 코뿔소와 싸워서 이긴 사람도 있고

너무 잘 싸워서 자유의 몸으로 네 번을 풀어줬는데도 난 검투사가 적성이라면서 콜로세움에 계속 돌아와서 싸우다가 죽은 사람도 있고

물론 그 중 넘사벽 지존은 검투사들 모아서 반란을 일으킨 뒤 그 군대로 로마를 멸망시킬 뻔한 스파르타커스고요.
운동화12
17/10/18 03:09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Mr.Doctor
17/10/18 10:19
수정 아이콘
영화에서는 시스콘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찌질이였는데 현실에서는 더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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