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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8/24 16:27:18
Name 리니시아
Subject [일반] 독일 아주머니에게 도움받았던 일.
1.
지난 7월에 여름휴가로 독일에 가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파리를 경유하고 독일 베를린으로 가는 여정이었죠.
프랑스 에어를 타고 파리에 오후 2시쯤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1시간 20분 경유하고 베를린으로 가는 일정이었는데 급작스레 딜레이가 됩니다.
안전상의 이유로 7시간 가량 딜레이가되어 저녁 9시 30분쯤 출발하는 여정으로 바뀌게 되었죠.
유럽이 처음인지라 파리공항에서 다른곳으로 가기도 뭐하고 공항에서 그냥 죽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비행기를 타려고 하는 찰나, 파리공항의 비행기가 갑작스레 모두 취소가 됩니다.
안전상의 이유라는데 어찌나 황당하던지..
여튼 취소된 티켓을 가지고 다시 베를린으로 가기위해 3시간 정도 창구에서 기다렸습니다.





2.
시간은 벌써 밤 12시가 되어가고.. 겨우겨우 프랑스에어 창구 직원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베를린 직행은 앞으로 3일 뒤에나 있답니다. 직행 티켓은 모두 매진되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더니 가까운 공항으로 교환해줄테니 거기서 기차를 타던 알아서 베를린에 가랍니다. 그 비용은 나중에 프랑스에어에 청구를 해서 받으라는 이야기를 들었구요.
멘붕에 빠진 져는 그나마 아는 공항이 프랑크푸르트 뿐인지라 다음날 아침 7시에 출발하는 프랑크푸르트로 교환을 하게되었습니다.





3.
표를 교환한 뒤 3,4 시간 파리공항에서 노숙을하고 꼬질꼬질한 상태로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맨 뒷쪽 창가쪽이었는데, 바로 왼편에 독일인 아주머니 한분이 타십니다. 그리고 저한테 물어보더군요.


독일인 : 너도 베를린 가야되는데 딜레이되서 지금 가는거니?

나 : 넵 점심에 파리공항에 도착했는데, 지금 거의 16시간 기다렸다가 겨우 프랑크푸르트 가네요. 아마도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면 기차를 타고 베를린으로 가야될것 같아요

독일인 : 어라? 왜 불편하게 비행기환승 안하고 기차로 가니? 너가 그렇게 가고싶다고 이야기 했어?

나 : 아니요, 거기서 베를린 직행은 3일 뒤에나 있다고 해서, 가까운 공항으로 가는 티켓받았고 거기서 기차타고 영수증 청구하라고 하더라구요.

독일인 : 이상한데? 나는 베를린으로 가는 환승 티켓으로 교환해줬는데 ??

나 : 에??? 진짜요?? 티켓좀 봐도되나요? (티켓 확인후) 와 이거 매우 화가나는군요.

독일인 : 와 이거 나도 매우 당황스럽다. 너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한 다음에 에어프랑스 창구에서 항의를 해야할것 같아.

나 : 아무래도 그렇게 해봐야 할것 같네요. 죄송하지만 혹시 도와줄 수 있을까요??

독일인 : 내가 환승시간이 1시간정도 밖에 안되서, 같이 가줄 순 없을 것 같아. 대신 내가 너의 사정을 글로써서 줄게. 이 글을 가지고 프랑스에어 창구로 가서 이야기해봐.

나 : 와..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아마도 여행 끝날 때 까지 지금 도와주신 일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ZnfJrwz.jpg
↑ 독일인 아주머니가 써주신 글


독일인 아주머니도 베를린 비행기가 취소되었습니다. 그리고 베를린으로 갈 수 있는 '환승티켓' 을 받은 것이죠.
저한테는 니가 알아서 가라고 했는데...ㅠㅠ
그렇게 독일인 아주머니에게 도움을 받아 프랑크푸르트에 내려서 프랑스에어 창구에 가게되고, 그 종이와 함께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행이 베를린으로 가는 티켓을 받을 수 있었고, 파리 공항이 매우 혼잡해서 제대로된 서비스를 못 해준 것 같다며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토요일 오후 5시쯤 도착하는 여정은 꼬박 24시간이 더 걸려 일요일 오후 5시쯤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서투른 영어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친절하게 도와준 독일 아주머니가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손짓 발짓 하는데도 대화가 통했는데, 직접 자기일처럼 글까지 써 주면서 저를 도와주는게 참..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그 여행 이후 한국에서 혹시 길을 해매거나 찾는 외국인이 있으면 도와주려고 노력합니다.
여러모로 정말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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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그레이
17/08/24 16:33
수정 아이콘
[파리 공항이 매우 혼잡해서 제대로된 서비스를 해준 것 같다며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뭔가 멕이는 멘트인데요? 오타시겠죠? 하하하~
리니시아
17/08/24 16:34
수정 아이콘
크크크 그러네요 수정해야겠네요
17/08/24 16:35
수정 아이콘
크크크 저도 여기서 뭔가.. 싶었는데 크크
페스티
17/08/24 21:22
수정 아이콘
파리의 진정한 서비스 맛을 쬐끔만 보아라!
타츠야
17/08/24 16:35
수정 아이콘
제가 독일에 살고 있는데 친절한 사람들 꽤 되죠.
제 경험상 원래부터 독일인이었던 사람들은(네이티브) 한국인에게 친절한 사람이 많은데 터키, 폴란드와 같은 다른 나라에서 와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독일인보다 더 독일인처럼(?) 굴면서 뻐기고 불친절하더군요. 주인 행세를 한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본문에 "파리 공항이 매우 혼잡해서 제대로된 서비스를 해준 것 같다며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이거 오타 같네요.
"파리 공항이 매우 혼잡해서 제대로된 서비스를 못 해준 것 같다며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라고 하셔야 할 듯.
리니시아
17/08/24 16:44
수정 아이콘
빠르게 수정했습니다 크크크
독일에 살고계시다니 부럽네요. 잠깐이지만 여행하면서 독일에서 살고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타츠야
17/08/24 16:50
수정 아이콘
이번에 장인, 장모님이 한달 왔다 가셨는데 정말 만족하고 가셨어요. 독일어만 잘 하면 좋은 나라예요. 독일어 독학하는데 어렵네요. ㅠ.ㅠ
Neanderthal
17/08/24 16:35
수정 아이콘
일종의 인종차별적 대우를 받으신 것 같군요...
타츠야
17/08/24 16:40
수정 아이콘
제 독일 친구들도 저렇게 안내 받은 적이 있어서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바쁘거나 직원이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고 프랑스 일처리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
17/08/24 16:43
수정 아이콘
저가항공 오버부킹되서 취리히 공항에서 바르셀로나 직항 취소되고 베를린 갔다가 바르셀로나로 다시 간 기억이 나네요...
덕분에 점심때부터 즐기려던 바르셀로나 1일차가 다 날라갔었죠 ㅠㅠ
영어 실력도 딸리고 여행하느라 정신 없어서 아무런 보상도 못 받았던게 다시 생각나네요ㅠㅠ
타츠야
17/08/24 16:48
수정 아이콘
나중에라도 티켓 가지고 보상 요청하시면 해줬을 텐데 에고고 고생하셨네요. 보상 기한이 있어서 대체 교통편에 대해서는 규정데로 보상을 해주니 참고하세요.
17/08/24 16:51
수정 아이콘
너무 오래되서 힘들 것 같습니다 ㅠㅠ 3년 반 정도 지났거든요;
그리고 한창 개인적인 시간이 많았을 때라 "이야 이렇게라도 베를린도 와보네...할 건 없지만.." 라고 생각하고 패스했던 것 같아요ㅡㅡ;
공도리도리
17/08/24 17:26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네요~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이런식으로 딜레이되거나 취소되면 환승티켓 뿐만아니라 시간적인 보상도 청구 할 수 있는 건가요?
리니시아
17/08/24 17:36
수정 아이콘
안그래도 보상관련해서 청구하고 컴플레인을 걸었습니다.
근데 안전상의 문제로 합당한 취소와 지연이었기 때문에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답을 받았네요 ㅠㅠ
공도리도리
17/08/24 18:42
수정 아이콘
아쉽네요~ 그래도 힘든 여행에서 그런 고마운 사람 만나면,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되고 또 그 나라에 호감이 생기는 듯 했습니다. 전 프랑스 마르세유 여행중 마르세유 사람들이 친절하고 좋더라구요
살려야한다
17/08/24 19:14
수정 아이콘
여행지에 대한 호감이라는게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흐흐
블랙숄즈
17/08/24 20:00
수정 아이콘
저도 중학생 때 루프트한자타고 스위스로 가는데 간식으로 컵라면이 나왔습니다.
내성적이기도 했고 한국인 승무원이 없는거 같아서 뜨거운 물 달란 말을 못하고 가만히 윗 부분만 뜯어놓은 채로 앉아 있었는데
옆에 앉은 아주머니께서 승무원을 부른다음에 물 좀달라고 하더라고요...
동양인이었는데 신문은 영문신문을 봐서 국적은 모르겠지만 아직도 감사해요 크크크
페스티
17/08/24 21:23
수정 아이콘
훈훈한 글 잘 읽고 갑니다.
서지훈'카리스
17/08/24 22:28
수정 아이콘
독일 사람들이 무뚝뚝해도 대부분 영어를 잘하고 대답도 잘해주더군요.
타츠야
17/08/25 00:29
수정 아이콘
영어.. 그건 아닙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곧잘 하는데 40 이상으로 넘어가면 못 하는 사람이 많아요.
처음 독일 와서 영어로만 생활하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지니팅커벨여행
17/08/24 22:42
수정 아이콘
저도 독일에 업무차 자주 갔었는데 친절한 사람들 많이 만났어요.
물론 중년급 이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중장년층은 영어를 잘 할 줄 몰라 대답을 회피하긴 했지만...
타츠야
17/08/25 00:30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요즘 아이들이나 청년들은 영어를 많이 배워서 어느 정도 하는데 40 이상 가면 영어 잘 하는 사람 비율이 확 떨어집니다.
무무무무무무
17/08/24 23:48
수정 아이콘
제 경험으로는
옛 서독쪽 사람들이 제일 친절했고 동독쪽은 좀 팍팍한 느낌.
파리가 제일 불친절하고
이탈리아 사람들도 친절하고 의욕은 넘치는데 정작 별 도움은 안됐던....
쪼아저씨
17/08/25 15:25
수정 아이콘
아주머니 글 내용이 궁금하네요. ^^
표절작곡가
17/08/26 00:34
수정 아이콘
어제 파리 CDG에서 베를린 TXL로 가는 비행기가 취소되었어요.
오늘 저는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비행기티켓 하나를 받았어요.
저는 베를린 TXL로 가야해요.
부탁인데 제발 저에게 대체 티켓을 주실 수 있나요?

////

라고 쓰여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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