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12/14 10:29:37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소설추천] "우리들의 소원은 전쟁"

<댓글부대>이라는 소설로 유명한 작가의 신작인데요, <우리들의 소원은 전쟁>이라는 제목의 소설입니다.


소설의 배경은 '북한 급변 사태 이후'의 한반도입니다. 


여러 우연 끝에 북한에 결국 급변사태가 발생하고, UN휘하의 다국적 평화유지군이 북한 지역에 주둔하면서 북한지역 임시 정부에서 발생하는 우여곡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국제정치적 파장을 우려, 주둔군을 배치하지 않는 대신 한국군이 주가 되어 북한지역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네덜란드 등으로 구성된 평화유지군이 북한지역의 치안을 맡고, 북한지역의 정치는 자체 임시정부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소설의 무대인 북한은 완전한 디스토피아입니다.


해체된 북한군 잔당은 '마약산업'을 기반으로, 흡사 콜롬비아나 멕시코의 마약카르텔처럼 성장하고, 압도적 자금력을 바탕으로 북한지역의 정치를 좌지우합니다.


그렇게 될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업을 운영할만한 조직력과 산업을 독점했던 것이 '군'이었기 때문이고, 아울러 이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국군 평화유지군이나 정치인들을 뇌물로 매수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 탄생하는 것은 애초에 무리이기 때문에,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은 역시 마약밀매입니다. 


그리고 자금을 갖춘 조직은 남한의 대기업들이나 공무원들을 뇌물로 매수해서 여러 인프라 특혜사업을 따낼 수 있습니다 (흡사 4대강 비리처럼...)


한편 남한 출신 평화유지군은 무엇보다 무사안일주의를 우선하기 때문에, 북한 현지 사정에 깊숙히 개입하는 것을 꺼립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독박 쓸 우려가 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이들은 북한주민 간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대해 개입하는 것을 싫어하고, 최소한의 개입을 합니다. (사실 이는 여타 지역에 파견된 평화유지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또 남한입장에서는 북한지역으로부터 유입되는 마약과 총기류를 단속하는 데 상당히 애먹고 있는 상황이고, 마치 멕시코-미국 관계와 같은 상황이 연출됩니다. 


따라서 북한지역은 어떻게 보면 사실상 무정부 상태나 마찬가지고, 극도로 부패해 있습니다. 


평범한 남한 사람 입장에서는 북한지역으로 파병되는 것은 죽을만큼 싫은 것입니다. 


차라리 철원초소에 근무하는 게 낫지, 북한지역에 파병되면 아무리 높은 보수를 약속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업무와 여러 사건사고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북한주민 대량 이탈을 막기 위해 휴전선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사건사고라고 함은 역시 산발적인 테러, 북한주민과의 부적절한 관계 등이 있습니다.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는 곳에 굳이 가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한 심정. 


북한사람들은 남한의 진보인사들을 싫어합니다. 


실효성이 전혀 없는 이상주의로 자신들을 가르치려 들며, 또 자기들의 자존심을 긁기 때문입니다. 


남한사람들은 왜 자신들의 세금이 북한에 투입되어야 하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으며


북한사람들은 김씨왕조 때보다 더 비참합니다.


남한인들로부터 외노자보다 못한 3등시민으로 간주되고, 또 북한지역에서도 일거리를 찾기 힘듭니다. 김씨왕조가 무너지면, 또는 통일되면 새로운 세상과 번영이 찾아올줄 알았는데 현실은 가혹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인민들은 이럴바에야 차라리 전쟁이 낫지 않겠냐라는 생각도 합니다. 





통일 관련해서 정말 진지하게 다뤄야 할 주제는 바로 이러한 정치경제사회적 파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간 되면 일독하시길 추천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12/14 10:42
수정 아이콘
[통일관련]이 아니라 [소설추천]이라고 적어두시면 흐흑
16/12/14 10:5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제목만 보고 들어와서 정치 이야기가 가득한 게시판이다보니 윗분의 누가 또 엄한 소리를 했나 했어요 흐흐
나만한량
16/12/14 10:54
수정 아이콘
장강명 소설중 가장 별로였어요.

작가 후기에도 적었지만 <국가의 사생활>이 생각나고, 캐릭터는 톰형의 <잭리쳐>와 <베를린>의 하정우가 떠올라서,

작가 특유의 장점인 술술 읽힌다는 장점은 있었으나 신선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송파사랑
16/12/14 11:10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읽었습니다만 너무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소설을 쓴게 티가 났습니다.
빌려서 읽거나 하면 좋을것 같고 소장가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장강명작가 신작이 나올때마다 읽는데 데뷔작 <표백>을 뛰어넘는 후속작이 안나와서 아쉽네요.
살려야한다
16/12/14 11:18
수정 아이콘
방금 검색해봤는데 제목이 '우리들의 소원은 전쟁'이 아니라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네요. 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9402 [일반] [소설추천] "우리들의 소원은 전쟁" [5] aurelius6135 16/12/14 6135 0
69341 [일반] 어제 그것이 알고 싶다 요약.txt [39] aurelius16456 16/12/11 16456 15
69304 [일반] [잡상] 온라인 여론과 오프라인 여론의 괴리 [17] aurelius6936 16/12/09 6936 1
69274 [일반] 우상호 "탄핵안 '세월호' 수정없다"..부결시 의원직 총사퇴 [177] aurelius13595 16/12/08 13595 24
69253 [일반] 반기문 측, "박근혜보다 노무현에 더 가깝다" [128] aurelius15474 16/12/07 15474 17
69192 [일반] 김종인은 역시 민주당에 반드시 필요한 인물입니다. [50] aurelius11482 16/12/05 11482 7
69146 [일반] 김용태 曰 "새누리는 대선다가오면 국당과 합친다는것이 당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118] aurelius16672 16/12/02 16672 14
69132 [일반] 비박계 의원들, '기관'으로부터 협박받아.... [29] aurelius8669 16/12/02 8669 0
69056 [일반] 12/2일 탄핵이 부결되면 전적으로 국민의당 책임입니다. [189] aurelius13279 16/11/30 13279 23
69000 [일반] 문재인은 결코 힐러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121] aurelius7264 16/11/29 7264 7
68893 [일반] 제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 [87] aurelius13909 16/11/25 13909 59
68827 [일반] 셰계일보 전 사장이 아직 밝힐 수 없다는 비밀 [101] aurelius18835 16/11/22 18835 5
68746 [일반] 청와대는 충분히 계엄을 고려했을 수 있습니다. [125] aurelius15985 16/11/18 15985 17
68717 [일반] 비상시국에 프랑스 68운동을 한 번 살펴봅시다. [16] aurelius5264 16/11/17 5264 2
68635 [일반] 민주당, ‘박근혜 대통령 퇴진’ 당론 채택 [125] ZeroOne12362 16/11/14 12362 2
68561 [일반] 트럼프 당선 후폭풍 Day 1 [179] aurelius16612 16/11/11 16612 14
68523 [일반] 제가 보는 트럼프 이후의 세계, 향후 전망 [51] aurelius12080 16/11/09 12080 8
68451 [일반] 세월호 7시간과 굿판 썰 [78] aurelius19503 16/11/07 19503 3
68345 [일반] 이제는 행동에 나설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44] aurelius9219 16/11/02 9219 47
68078 [일반] KBS다큐 "슈퍼아시아" 괜찮네요 [23] aurelius9262 16/10/21 9262 0
66026 [일반] 영국이 결국 EU 탈퇴 안 할 수도 있습니다. [60] aurelius15779 16/06/28 15779 0
66021 [일반] 브렉시트 이후 극우 인종차별주의자들의 득세 [36] aurelius8736 16/06/28 8736 1
65992 [일반] NYT편집부 사설: 브렉시트의 안보적 결과 [1] aurelius5634 16/06/27 5634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