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8/06/04 16:43:49
Name lunaboy
Subject [일반] 이 사람들은 왜 이길 수 밖에 없는가? -3. 이들은 생존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 이들은 "우아함"을 위해 싸운다.


세번째 이야기 입니다.

이번엔 이쪽 이야기 보다 저쪽 이야기가 좀 많을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의 고민의 출발점은 "사람들은 왜 이렇게 화를 낼까?" 입니다.

뭐, 출발점은 "광우병 소 수입" 이었겠죠.
그리고 불쌍한 소 자체 보다는 그 수입 협상 과정에서의 "바보같음"과 "국민 무시함" 이었을 거고요.
좀 더 멀리 보면, 2MB 정부 출발부터 계속된 삽질들, 그리고 앞으로도 더욱 가열차게 진행될 것 같은 예상 삽질들 때문일 겁니다.

한편으로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옛날 노무현이 대통령 됐을 때 억울하고 인정 못했던 수구세력들의 앙탈하던 심정"을 이해할만 한 "이명박을 인정할 수 없고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이 "울고싶자 뺨맞은"  고마운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겠고요.
(아마 한나라당과 조중동을 비롯한 세력들은 여기에 가장 혐의를 많이 두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래도 이건 좀 과한 대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광우병 소는 국민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고, 그러한 위험요소를 발가락 때 만큼도 고려하지 않는 정부에 분노할 만도 합니다.
학생들을 또다시 공부지옥 입시지옥에 몰아넣는 교육 정책도 학생들을 열받게 할만 하지요.
대운하, 공기업,수도,의료 민영화 등, 참 끔찍한 일들이 널려있습니다.

그런데....
길에 나온 사람들의 표정은 지나치게 밝습니다.
"비장함"을 찾아보기는 참 힘듭니다.
목에 핏줄이 일어서는 외침이 아니고, 그저 "어이, 어이"하는 설렁설렁한 외침들이 그저 외쳐집니다.
예쁜 치마 입고 하이힐 신은 아가씨들과, 때때옷 입힌 아이를 안고 업은 젊은 부부의 모습도 너무나 흔합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혹시, 이건 생존의 문제가 아닌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부터는 좀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제 생각을 말해보렵니다.

세계 경제가 참 어렵고, 한국 경제 또한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빈부 격차도 점점 커지고, 세계화의 배다른 동생 양극화도 심각하고, 먹고사는 문제가 팍팍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런다고 굶어죽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의료보험이 손가락을 쓰레기통에 버릴 정도라지만 미국은 강대국입니다.
이젠 우리나라도 미국, 일본 정도는 아니지만 강한 나라, 부자 나라가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쉽게 가난한 나라의 길로 돌아서는것도 이제는 좀 힘들어진 것 같습니다.
사회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면 소외되고, 어둡고, 생존을 걸고 싸워야 하는 지점들이 존재하겠지만, 아무튼, 60년대의 보릿고개, 70년대의 청계천 마찌꼬바로 대변되는 절대빈곤의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길어졌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 이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지는 않는다" 라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70년대에는 군사쿠테타 세력의 영구집권 음모에 맞선 지식인, 대학생의 투쟁과 전태일로 상징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80년대 초반은 그야말로 "광주"의 시대였습니다.
엄청난 수의 국민의 피를 흘리게 하고 그 피 위에 세워진 정권에 대한 목숨을 건 싸움이었죠.
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며 경제 성장에 걸맞는 민주화된 사회를 요구하는 투쟁이 주를 이루고, 87년 6월 이후부터는 이제까지는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사업장 중심의 강력한 노동운동이 전개됩니다.
그 뒤로도 다양한 양태의 투쟁들이 지속되었습니다만, 이 싸움들의 본질은 "민주화"와 "생존권사수"의 두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고 봅니다.(어떤 경우 그 두가지가 합쳐진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지요.)

지금의 양상을 봅시다.
"미국 소 수입 반대"는 엄밀히 말해 "생존권"을 건 싸움이라기 보다는 "국가의 자존과 국민 건강"을 건 "소비자운동"에 가깝습니다.
(물론, 광의로 생존권이 이슈라고 볼 수 도 있겠지만, 그건 좀 지나친 확대해석인 것 같구요.)
민영화나 대운하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영화는 절대악이 아닙니다.
대운하도 닭짓이긴 하지만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을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 댓글이 무서워집니다.)

그럼 왜?
왜 이렇게 질기게 싸울까요?

저는 지금 이사람들은 "박정희의 유령"과 싸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7% 성장을 놓고 온 국민이 달려가야 한다는 박정희 식 "하면 된다" 정신과 싸우고 있습니다.
"고속도로도 반대했지만 결국 성공했지 않았냐, 그러니 운하도 반대했지만 성공할 것이다"라는 박정희에 "묻어가기' 정신과 싸우고 있습니다.
썬그라스 끼고 관내 파출소부터 전봇대 뽑는 현장까지 시찰하시는 박정희 "스타일"과 싸우고 있습니다.
나도 잠 안자니까 너희도 잠 안자면 성공한다는 박정희식 "무대뽀 마인드"와 싸우고 있습니다.
행정부를 시스템으로 파악하지 않고 자신이 장악하고 다스려야하는 대상으로 파악하는 박정희식 "내가 왕" 주의와 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을 자신이 모셔야 할 소비자로 보지 않고, 통치의 대상으로 보는  박정희식 "독재자 마인드" 와 싸우고 있습니다.

왜?
그게 무서워서?
아닙니다. 그게 "촌스럽고 후져서" 입니다.
전두환이가 항복하고 감옥까지 갔다 온지가 언제인데, 또 다시 새마을 타령을 하고, 잘 살아보세 타령을 하고, 하면 된다 타령을 하니 이러다가 오후 5시 정각에 온 국민이 모두 "얼음" 하고 공중에 울려퍼지는 애국가를 감상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겁니다.

벤쯔 타다가 티코 타라면 차라리 걸어다니겠다는게 인지상정입니다.(티코 운전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10년을 지나면서 대통령 씹는게 국민 스포츠라 할 만큼 탈 권위 사회가 되어가는데, 누가 되도 않게 가오를 잡으려고 하고 국민을 가르치려 드니, 이게 참 도저히 두고 보기 힘든겁니다.

한 마디로 이 냥반을 대통령으로 놓고 그 꼴을 보면서 시키는 대로 하려니 "촌스럽고" "후지고" "가오가 상하는" 거지요.

그걸 모르는 2메가 씨와 주변 일부 인사들은 그간 국민들이 받은 민주주의와 탈권위의 훈련량을 얕보고, 시계를 뒤로 돌리자고 하니, 이게 씨가 먹히겠습니까?

군대 훈련소 들어가면 조교가 맨처음 시키는게 앉아, 일어서, 앞으로취침, 뒤로취침, 좌로굴러, 우로굴러 입니다.
이게 군대가 뭔지 모르는 어리버리 장정들을 정신없게 만들어서 바짝 얼게 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느릿느릿, 꺼떡꺼떡 하던 사회에서 침 좀 뱉어봤다는 장정들도 이거 몇 번 정신없게 하면 그때부턴 영락없는 신병 됩니다.

그러나...
군대 가서 짬밥 천끼 가까이 먹고, 팀스피릿, 을지훈련 다 뛰고 제대한 후 동원 마치고, 일반 예비군도 끝나가는 예비군  말년차 한테 짝대기 두개 단 조교가 "앉아, 일어서"를 아무리 크게 외친들,

하겠습니까?

지금 2메가씨가 국민들에게 하는게 딱 그짓입니다.
그러니, 이 사람들은 "분노" 보다는 "짜증"과 "같잖음"을 동력으로 싸우고 있는 겁니다.
이 사람들은 "생존"이 아니라 "지금까지 일궈놨던 우아함"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겁니다.

그러니 싸움이 각박하지 않고 느긋합니다.
짝대기 두개는 절대 예비군을 이길 수 없습니다.
예비군은 그거 다 해봤기 때문에 겁을 안먹거든요.

-----------------------------------------------------------------------------
여기까지가 제가 쓰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며칠 더 나가서 구경좀 해보고 또 재미있는 생각이 들면 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재미 없는 글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지금 다음카페 부커진에서 피지알 식구들의 모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단 배너 누르시면 바로 이동됩니다.
절차가 좀 까다롭더라도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우리도 일간지에 통광고 한번 내 봅시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8/06/04 16:46
수정 아이콘
좋습니다..꼭 광고 성공합시다!
[NC]...TesTER
08/06/04 16:49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러려니
08/06/04 16:50
수정 아이콘
1,2,3편 모두 정말 잘 읽었습니다.
08/06/04 16:52
수정 아이콘
이 부분은 저랑 생각이 좀 갈리는 듯해요.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저는 사실 제 삶이 위협받고 있어서 반대하는 측면이 크거든요.^^;; 중요한 건 시대가, 사회가 변했다는 점이겠죠. 이 글을 통해 또 다른 시각도 접해 봅니다. 암튼 형님, 좀 짱인 듯한데요......? 하하.^^
08/06/04 16:54
수정 아이콘
Artemis님// 네, 개인마다 이 행렬에 동참하는 이유는 다 다르겠죠.
특히 이 세번째 글은 제 개인적 감상이 강한 글입니다.
그래도 길에 나가보면, 울분 보다는 비웃음과 짜증의 콤보가 더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08/06/04 16:56
수정 아이콘
그렇죠. 국민들 입장에서는 지금의 2MB 정부가 하는 짓거리가 '같잖은'겁니다.
그러니까, 예전처럼 치열하고 절박하게 싸우는 것이 아니라 조롱하고, 놀리면서 즐겁게 싸우고 있는거죠.
청와대 수석들이 촛불시위 암행시찰을 나가서, 시위가 아닌 '축제'의 장이 되어있는 걸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모양이더군요.
그들도 아마.. "이런 싸움은 이길 수 없다"라는걸 직감하고 있을겁니다.
Who am I?
08/06/04 16:58
수정 아이콘
...대운하고 의료민영화고 개인적인 삶의 장대한(?)계획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기에 분노하고 있습니다만
궁극적으로 젊은 세대의 인식이
'왜 우리가 미국에 꿇려야 하느냐'라는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우아함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만.

나이 많으신 분들은 간단하게 '미국이 하라면 별수 있나'라고 포기하시는 부분이 있는 반면에
젊은 세대(라고 표현합니다만 나이가 아니라 인식이..)는 '아니 우리가 뭐가 부족해서?'라고 반문한다는 거죠. 그 반문에 합리적인 대답을 못 내놓는 정부를 향해서 '너나먹어!'라고 일갈하고 있는것이구요. 으하하하-

월드컵의 열기에 동참하진 않았습니다만 그때의 기억이 현재에 큰 동력이 되고있다고 보고있지요.

더이상 친미, 반미는 없다고 봅니다.
이정부가 그리도 좋아하는 실용만이 남지 않을까요...(이정부의 실용은 아니겠습니다만.)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_^
여자예비역
08/06/04 17:06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정말 같잖죠..흐흐..
오소리감투
08/06/04 17:12
수정 아이콘
lunaboy님의 세 글을 모두 추게에서 보고 싶네요.
일반시민의 마인드는 21세기 초고속인터넷 시대인데, 이메가정부의 마인드는 70년대 땅파고 삽질하던 시대인 게 크다고 봅니다.
폭력진압으로 확 눌러 버리면 쫄아서 안 나오겠지 싶었는데, 웬걸 열받아서 더 들고 일어나죠~
이메가 본인이 뇌수술 받는 수준으로 상황인식을 바꾸지 않는한 현재 물결을 어떻게 되돌릴 수 없어 보이네요.
자율규제라는 꼼수로 국민을 기만하려 들지 말고, 전면재협상 국민이 하라고 하는대로 하면 됩니다.
운하 파지 말라고 하면 안 파면 되고, 공공부문 사유화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으면 됩니다.
세상에 어느 나라 국민들이 이렇게 알아서 국정방향까지 제시해줍니까?
08/06/04 17:14
수정 아이콘
저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동의하면서 다른 생각인것은 우아함과 더불어 생존권의 의미도 어느정도는 포함되어 있는것 같아요. 소고기 문제가 개개인의 생존권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생각과 짜증&같잖음이 합쳐진 듯한..
지금의 축제분위기의 시위문화는 성숙한 시민문화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것 같아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듭니다.
여유를 가지고 농담도 해가며 시위를 하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유지되고 있는것 같아요.
터치터치
08/06/04 17:19
수정 아이콘
술술 너무나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아..짜증나..라는 생각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리고 폭력으로 인한 분노, 슬픔으로 바뀐 분들이 꽤나 있지만 근간에는 잠시 언급하신 '같잖음'(제가 보는 시선에서는 '어이없음')에도 동의합니다.

어이없죠... 요즘 세상이 어떤데...

디지탈 시대.. 이젠 나만 보고 내 말을 힘들게 입증하는 시대는 갔습니다. 내가 찍고 남한테 보여주기만 하면 퍼지고 따라오는 사람이 붙는 요즘 시대에.. 어이없을 따름이죠..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만 해산할려고 발악하는 대응방식.. 다친 분들 보면 맘아프지만 그런 방식 씨익 비웃어주고 싶습니다.

'생각좀 해'라는 어느 카툰의 미친소 명언이 떠오르며...

정말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AstralPlace
08/06/04 17:19
수정 아이콘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시리즈물에 모두 공감하며, 특히 이번 글에 크게 공감합니다.

한때 교육 현장에 이런 얘기가 있었죠.
'19세기 시설에서 20세기 선생들이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친다'
사회 인프라와 기성세대의 의식이 신세대의 의식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꼬집는 얘기였습니다.

지금 MB가 딱 '20세기 선생'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20세기의 정치 철학으로 21세기 국민들을 '지도'하려고 하니 당연히 반발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이미 국민들은 '인터넷'이라는 소통 공간을 통하여 청와대보다 백만배는 빠른 의사소통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그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는 어떠한 언론사보다도 빠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됩니다.
부작용이 있을 지언정, 이러한 '속도의 미학'은 정치권에서 제어하기 힘든 강력한 무기입니다.

MB가 계속 20세기 건설업체 굴리던 방식으로 국가를 굴리려 든다면, 그의 미래의 선택권은 그리 넓어보이지 않습니다.
국민은 20세기 건설업체 직원이 아니라 21세기 미래 지향 인터넷 플레이어니까요.
물흐르는소리
08/06/04 17:21
수정 아이콘
lunaboy님//오늘 글 세개를 다 올리시네요...별로 안 바쁘신...퍽!! 죄송합니다..
이 싸움에서 좀 끝을 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물에 빠진 개는 두들겨 패야죠...
信主NISSI
08/06/04 17:23
수정 아이콘
첫글에 댓글 달려하면 두번째글 올라와 있고, 두번째글 달려하면 세번째글 올라와 있어서 이제 첫 댓글을 답니다.

너무나도 어릴적, 집주변의 대학들에서 시위가 일어나면 마을 전체에 최루탄 잔여가스가 퍼져 집밖에 못나가게하고, 집에 있던 빨간 엑스표가 전체에 그려진 '아침이슬'악보를 보고 피아노를 치려고 하면 어머니가 부르면 안되는 곡이라고 막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어린마음에 하고싶은 걸 못하게 하는 것에 대한 '왜?'라는 물음이 있었습니다. 부산분인 어머니와 전라도 분인 아버지께서 각각 2번과 3번에 투표하시고 개표방송을 지켜볼 때까지 '내가 누구한테 투표했는지 걸리면 어쩌지?'라는 말을 하시며 겁내하시던 두분이 기억납니다. 개표방송결과 1번이 당선되면서 더더욱 불안해 하시던 모습을요.

할아버지 같은 흰 한복을 입으시고(회색이었나요?), 기호6번을 달고 계셨던 백기완 할아버지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두분 다 '좋으신 분'이라고 말씀하시고선, 두분다 다른 사람을 찍는 모습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요.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걸지도요.

만약 그때를 생각하는 것이라면, 선임자보다 5년 늦게 당선된 5살 더 많은 대통령께서 그런 착오를 갖고 있는 것이라면, 제발 그만두길 바랄 뿐입니다.

자신에게 결정권이 생기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들대로만 하면 모든 잘될 것같고, 다른 사람들이 그 의견에 따라 줄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답답하고, 잘 모르는 것 같고... 리더를 처음 맡아본 사람들이 자주 벌이는 실수를 하고 있다는 건 알까요?
08/06/04 17:26
수정 아이콘
우아하면서도 절박하죠... 아니 절박하면서 우아한가? 무엇이 되었던간에 현재 스파크가 파바박 터졌고 그 스파크에 불이 확 붙었습니다. 근데 그 불에 기름을 부어서 불이 꺼지지 않게 하는 방식은 진짜 우아합니다. 싸우던 사람만 계속 싸우는게 아니고 쉬어가면서 싸웁니다. 그러니 집회 참가인원이 줄지 않죠. 이런 싸움은 장기전인데 결국 정부가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절박하면서 우아하기까지 한데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08/06/04 17:36
수정 아이콘
절박함, 우아함, 짜증, 열받음, 울고싶음, 비웃음 등등등등

모든게 다들어 있는 다양화 된 사회입니다. 그래서 지도부도 없고 주동자도 찾기 힘듭니다. 좌익성향과 우익성향이 같이 손을 잡기도 하고 신부님,스님,목사님이 같이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누구는 시위중에 폭력으로 진압하는 전경과 같이 싸우고 싶어하고 누구는 사태가 더 나빠지는게 싫어서 흥분한 사람을 어르고 달랩니다.

이 모든것을 하나로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굳이 규정 하자면 글쓴분께서도 마지막에 쓰신 글과 비슷하지만 내가 싫은 걸 하는 꼴이 보기 싫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거기엔 우아함 뿐 아니라 온갓 이성과 감정들이 비빔밥 처럼 섞여 들어가 있을 겁니다.^^
08/06/04 17:39
수정 아이콘
분수님// 괴수님// 아, 제 말은, 우아하게, 혹은 우아한 마음으로 싸운다는 뜻이 아니라, "우아함을 위해" 싸운다는 겁니다.^^
08/06/04 17:44
수정 아이콘
lunaboy님// 뭐 표현의 차이겠지요. 하긴 발전하는 민주주의는 과거에 비해서 더 우아하다고 표현 할 수 있으니깐요. 저는 민주주의의 가치가 삶의 절박함을 이겨내는 과정에 있다고 봅니다만(좀 격하게 요즘 사람들이 싫어하는 표현을 쓰자면 투쟁? ^^) 결국 절박함을 이겨내다 보면 궁극적인 우아함에 도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누리군
08/06/04 17:50
수정 아이콘
흐흐. 요거는 워낙 다양성이 혼재되어 있는 사회인지라 뭐라 정의내리기 힘드네요 ^^

맞는 말이긴 합니다만 현실을 다 담고 있지는 않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Minkypapa
08/06/04 17:52
수정 아이콘
이번 정부관료들이 대개 80년대에 성공한 사람들이라, 그때를 그리워하는것 같네요.
좋은 3부작 감사합니다.
08/06/04 17:58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_____^
一切唯心造
08/06/04 18:1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세 번째 글은 개인적 감상이 강하다고 하셔서 그런지 100% 동의한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은 드네요.
개인적으로는 2번째 글이 가장 와닿네요. 히히
大司諫
08/06/04 18:13
수정 아이콘
1,2,3 모두 추게로! 를 외칩니다!
08/06/04 18:22
수정 아이콘
그렇죠.
어디 국민이 쇠고기가 무서워서, 대통령이 무서워서 나서는줄 아나요.
단지 대통령이 짜증나게 하니까 나가는 것입니다.
무슨 말을 해도 들어먹지도 않고, 국민을 선동에나 쫓아다니는 우매한 존재로 무시하는 대통령이 싫고 짜증나서 가서는 것이죠.
정말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낭만곰됴이
08/06/04 18:27
수정 아이콘
그냥 어느 한 가지라고 설명하기는 좀 어려운 현상들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충분이 일리있는 글임에는 동의합니다.
미남자군
08/06/04 18:43
수정 아이콘
더 이상 찬사를 드릴 말을 못찾겠네요. 그저.. 추게로~ 를 외칠 뿐. 잘 읽었어요.
08/06/04 19:25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시리즈를 모아서 추게로 갔으면 합니다...
마법사소년
08/06/04 20:03
수정 아이콘
제가 봐왔던 이번 시위에 대한 글 중에 가장 속이 시원해지는 시리즈였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사탕한봉지
08/06/04 20:33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봤습니다^^
폭주유모차
08/06/04 21:29
수정 아이콘
어디 일병 나부랭이가 위대한 예비역한테 깝쳐 깝치길....
08/06/05 12:55
수정 아이콘
1,2,3 모두 추게로! 좋은글 감사합니다. 시간을 돌리지는 돌릴 수는 없는법! 대한민국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가야만 합니다.
honeyspirit
08/06/05 19:43
수정 아이콘
추게로추게로추게로~!!!!
이 시리즈 세 편 다 pgr에만 묻히기 아까운 명문이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815 [일반] 올림픽에 묻혔네요, 지금 전쟁났습니다. [43] 화이트데이9222 08/08/09 9222 0
7204 [일반] 하하 살다보니 이런일도 있네요 작업걸고 나서 알고보니 초등학교 동창 [17] 마이지저스5435 08/07/06 5435 0
6947 [일반] 도대체 뭘 보고 나더러 촛불을 내리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24] The xian5327 08/06/24 5327 9
6759 [일반] [음악이야기]고전을 찾아서 - American pie [2] 뛰어서돌려차2707 08/06/15 2707 0
6668 [일반] 명박산성에 올라서 깃발을 흔들다... [22] 머씨형제의힘5226 08/06/11 5226 0
6634 [일반] 내일 있을 촛불시위에 대해 + 의료봉사단 관련 [2] grayrain3104 08/06/09 3104 0
6585 [일반] 6월 6~7일 촛불 문화제 보고서입니다. [6] BaekGomToss3955 08/06/07 3955 0
6486 [일반] 이 사람들은 왜 이길 수 밖에 없는가? -3. 이들은 생존을 위해 싸우지 않는다. 이들은 "우아함"을 위해 싸운다. [32] lunaboy6104 08/06/04 6104 33
6348 [일반] 광화문 다녀왔습니다. [6] 브랜드뉴3042 08/06/02 3042 0
6312 [일반] [펌글] 시위의 가장 앞에서 모든 진행상황을 보았습니다. [22] Anveat3986 08/06/01 3986 1
6274 [일반] 오늘 다녀온 촛불집회 사진 + 후기입니다. (사진 다량) [23] Chizuru.5477 08/06/01 5477 2
6255 [일반] [음악이야기]고전을 찾아서 - Dancing queen [2] 뛰어서돌려차2950 08/05/31 2950 0
6210 [일반] 대한민국 예비군. [18] WhyYouKickMyDoG4088 08/05/30 4088 1
6207 [일반] 오늘도 진압이 시작되었습니다 [105] 산사춘3975 08/05/30 3975 0
5936 [일반] 기아! 저력을 보여주는가! [19] 피스3165 08/05/16 3165 0
5376 [일반] 예비군훈련의 관한 모든것. [14] sAdteRraN5238 08/04/20 5238 2
5373 [일반] 충격과 공포의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습니다. [21] ISUN5646 08/04/19 5646 0
5112 [일반] [긴장]그 분께서 예비군의 정예화를 외치십니다. [65] ataraxia5753 08/04/04 5753 0
4995 [일반] [잡담] 군대 꿈,, 그리고 예비군 훈련에 대한 부러움.. [12] 하얀마음백수3699 08/03/27 3699 0
4921 [일반] [세상읽기]2008_0321 [31] [NC]...TesTER5550 08/03/21 5550 0
4818 [일반] 내일은 저의 25번째 생일입니다만... [6] 반아3528 08/03/13 3528 0
3314 [일반] 예비군 훈련에 대해서 주저리 주저리. [9] 볼튼 원더걸스2759 07/11/19 2759 0
3275 [일반] 가족 [11] Claire2831 07/11/16 2831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