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10/11 17:36:13
Name 레이오네
Subject [일반] 유럽 함선 이야기 - 마타판 해전 초반의 기록들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다른 것으로 찾아뵙습니다.
(막장 전함 건함사는 정보 공급책 한사람과 연락이 안되서 약간 지연되고 있습니다;; 며칠 더 걸릴 것 같네요.)

1941년 3월 말에 있었던 이탈리아 해군의 결정적 패배인 마타판 해전(이탈리아 쪽에서는 가우도 해전이라 합니다)의 초기 전개를 찍은 사진입니다.  동년 6월 16일자 라이프(LIFE)지에 실렸던 사진들이며 영국 측 경순양함인 HMS 글로스터(Gloucester)에서 찍힌 사진들입니다.

원래대로라면 크레테 섬으로 가던 (수송함 외 경순양함 + 구축함 등으로만 구섣된) 영국 수송 함대에 대한 이탈리아 해군의 완벽한 기습이 되었어야 할 마타판 해전이었습니다만... 엘런 튜링이 수장으로 있는 브리즐리 파크 암호 해독팀에게 이탈리아군이 사용하던 암호가 전투 사흘 전 최초로 털리면서(...) 작전 개요가 밝혀지게 되었고, 영국 해군은 근처에 있던 경순양함 전력들 및 지중해 함대의 총본산인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항구에 대기중이었던 전함 3척, 항공모함 1척(+ 구축함들)을 급파하게 됩니다.


최초의 조우는 크레테 섬 근방 영국 본대 쪽으로 향하던 경순양함과 이탈리아 중순양함 간의 조우였습니다.
32,000야드(29,260m) 거리에서 이탈리아 중순양함들이 포격을 개시합니다.


대형을 갖추고 알렉산드리아에서 출발한 영국 지중해 함대 본대 쪽으로 후퇴하는 영국 경순양함들. 이탈리아 중순양함을 꾀어내서 잡으려는 작전이었습니다. 여기서 이탈리아 중순양함들이 상당히 많이 사격을 가했습니다만 거의 한계 사거리인데다가 거리가 좁혀지지 않아서(서로 31~32노트로 기동했으니...) 명중탄을 내는 데에는 실패.


그러나 여기서 이탈리아 중순양함이 더 이상 따라가지 않고 반전. 이번엔 영국 경순양함 부대들이 그 뒤를 따릅니다.


이쪽도 함정. 이번엔 이탈리아 중순양함들이 영국 경순양함들을 끌어당긴 것이었고 기다리고 있던 이탈리아의 전함 비토리오 베네토(Vittorio Veneto)가 이탈리아 중순양함 부대와 합류해 2만 5천 야드(23km) 거리에서 포탄을 퍼붓습니다.


급히 검은색 연막으로 은폐를 시도하는 영국 경순양함들.


당시 비토리오 베네토가 사격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
(이 사진은 라이프지에 실린 것이 아닌 현 이태리 해군 기록 보관소에 있는 사진입니다)



바로 옆까지 스쳐지나가는 15인치 포탄들. 이때 비토리오 베네토는 약 100발의 주포 포탄을 발사했으나 정말 재수에 옴이 붙었는지 명중탄을 하나도 내지 못하고(당시 기술로는 현대처럼 정확하게 명중탄을 내는 것이 불가능한 관계로 20km 바깥에서 명중탄을 내는 것은 운의 영역이라고들 합니다. 이탈리아 함선들의 주포 명중률 또한 썩 좋지 않은 편이었다고들도 하고요.) 지근탄만으로 영국 함대에 경미한 손상만을 입힙니다.

이 직후 영국 항공모함인 그러나 이 시점에 '스스로를 진수한 그녀'(진수식 직전에 버팀목이 무너지면서 스스로 진수되었습니다) HMS 포미더블(Formidable)에서 날아온 항공 전력으로 인해 결국 영국 경순양함 전력 격침에 실패하게 되고 이로 인해 나비효과가 발생(이 경순양함 전력 중에는 레이더를 장비한 거의 최초의 함선인 HMS 오라이언이 있었고 이날 밤 오라이언의 레이더에 이탈리아 중순양함들이 포착되면서 영국 전함들이 이탈리아 중순양함들에 영거리까지 접근해 때려잡게 됩니다)하면서 이탈리아 해군은 지중해 전역 최악의 패배를 당하게 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10/11 17:56
수정 아이콘
15인치 물기둥이 후덜덜...이태리 해군 아카이브 좌표 좀 알 수 있을까요?
레이오네
15/10/11 18:00
수정 아이콘
아카이브...라고 부르긴 좀 어렵고, 그냥 대략적인 제원하고 사진만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있습니다.(이것들은 어찌된건지 자기네 예전 함선 제원 같은것도 부정확합니다. 역시 이탈리아라 해야할지...) 일단 주소는 http://www.marina.difesa.it/storiacultura/storia/almanacco/Pagine/home.aspx 에서 뒤적이시다보면 나올겁니다, 아마...(저 사진은 저장해놓은지 좀 되서 위치가 기억이 잘...)
15/10/11 18:22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마리텔 끝나면 오늘은 이걸로 덕질을 히히히힣!
15/10/11 18:50
수정 아이콘
으아앙.. 3개월 지나니 너무 좋네요. 이런 좋은 글에 댓글도 달 수 있고.. 바다는 사나이의 영원한 로망.

항덕 우주덕 분들 화내실라...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1472 [일반] [야구] 매치를 넘나드는 보상판정_KBO 준플레오프 [86] 이홍기9317 15/10/13 9317 0
61471 [일반] [가요] 가슴을 울렸던 80년대 록밴드들 [75] KARA8378 15/10/13 8378 3
61470 [일반]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 [121] 어강됴리13636 15/10/13 13636 22
61469 [일반] 갤럭시노트5 실버 출시 및 넥서스 5x 예약판매 개시! [18] 냉면과열무8316 15/10/13 8316 2
61468 [일반] 대한민국 경제 우찌될까나. [32] 동네형9650 15/10/13 9650 1
61467 [일반] 다음팟 후원금액 정산일 연기에 대한 우려... [91] 파쿠만사17895 15/10/13 17895 2
61466 [일반] . [9] 삭제됨5416 15/10/13 5416 6
61465 [일반] [KBO] 2000년 이후 조정방어율 순위 [71] QM310742 15/10/13 10742 1
61464 [일반] 국사국정교과서와 새로운 세대. [64] KOZE8081 15/10/13 8081 8
61463 [일반] 이민을 가려할 때 생각할 것 1 - introduction [18] 밀물썰물7702 15/10/13 7702 17
61462 [일반] 출산율 이야기 : 감소 원인과 정부의 대책, 주요 문제점 [39] 예루리13477 15/10/13 13477 22
61460 [일반] [국사국정교과서] 이건 원숭이급 억지 아냐? [146] 로사12687 15/10/13 12687 13
61459 [일반]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14] 삭제됨6365 15/10/13 6365 7
61458 [일반] 피지알에 투척했던 글들중 기억에 남은것들. [7] 글자밥 청춘3703 15/10/12 3703 5
61457 [일반] 내딸, 금사월로 보는 착한금수저/나쁜흙수저 주의 [23] 좋아요6254 15/10/12 6254 8
61456 [일반] 출산율에 대한 생각 [62] minyuhee8197 15/10/12 8197 8
61455 [일반] 메르스 음성 판정 받았던 80번 환자. 다시 양성 확정 [12] The xian8155 15/10/12 8155 0
61454 [일반] 너는 나의 컨디션 - (완) 라면이나 먹으러 오든가. [16] 글자밥 청춘4800 15/10/12 4800 11
61453 [일반] KBO와 MLB가 가장 많이 차이나는 부분 (재업) [127] 만트리안24427 15/10/08 24427 11
61452 [일반] 청춘FC와 붙을 K리그 챌린지 선수 명단이 발표되었네요. [100] 흐흐흐흐흐흐9708 15/10/12 9708 0
61451 [일반] 유희관, 양현종 제치고 2회 최동원상 수상자 '영예' [197] 솔로11년차12823 15/10/12 12823 0
61450 [일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233] SANJI15639 15/10/12 15639 6
61449 [일반] 김문돌 이야기 -6- [13] 알파스3443 15/10/12 3443 1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