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9/30 23:07:26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책추천] 키신저 제1권( 1923-1969): 한 이상주의자의 이야기

가장 존경하는 학자이자 정치가 중 한 명인 헨리 키신저(Herny Kissinger)의 전기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인 닐 퍼거슨(Niall Ferguson)에 의해 드디어 발간되었습니다.


원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Kissinger: 1923-1968: The Idealist"



니얼 퍼거슨은 대영제국의 역사를 다룬 <제국>, 초강대국 미국을 다룬 <콜로서스>, 서구문명의 위대함을 다룬 <시빌라이제이션>, 격동의 20세기를 다룬 <증오의 세기>, 로스차일드 가문을 다룬 <로스차일드가 1권, 2권>, 그리고 국제금융의 탄생과 진화를 다룬 <돈의 지배>를 저술한 작가입니다. 



물론 여러 잘못된 발언 등으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었지만, 신진 학자 중 그만큼 다양한 주제를 유려하고 세련된 문장으로 다루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아무튼 키신저는 그를 믿고 그에게 모든 문서를 열람할 권한을 주고 전기를 집필할 수 있게 허락했습니다.


아마존에서 올해 9월29일 발간되었는데, 바로 구매했습니다. 


서문을 잠깐 급하게 발번역해서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


Preface


"전기작가의 의무는, 제임스 보스웰(James Boswell)이 이해하였듯이, 독자로 하여금, 그의 머리속에 그 대상을 살아있게끔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기작가는 그 대상을 매우 잘 알아야 한다. 이는 그 대상이 저술한 모든 것과 함께 그에 대해 쓰여진 모든 것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자신이 집필하고 있는 대상이 살아있다면, 그와 인터뷰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를 정말 알아야(know)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스웰이 존슨(Samuel Johnson. 18세기 영국의 대문호)을 알았던 것처럼 말이다. (보스웰은 존슨과 함꼐 대화를 하고, 식사를 같이 했으며, 심지어 여행까지 같이 했다). 물론 전기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대상의 영향 하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독자는 전기작가가 주장하는 것을 믿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중략)


감사의 말에 언급된 이들의 많은 도움과 더불어, 본 전기작가는 그의 전임자들에 비해 사실 상당히 유리한 입장에 있다. 나는 의회에 보관된 헨리 키신저의 정부문서들 뿐만 아니라 개인문서들을 열람할 권한을 얻었고, 예일대학이 제공한 개인문서를 수백 박스 채로 얻었다. 또한 나는 키신저 박사를 수차례 인터뷰할 기회를 얻었고 대개 장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헨리 키신저는 이 책을 집필하는 데 협조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조언까지 해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키신저 박사의 영향 하에 빠져 그를 찬미하는 책을 썼을 거라고 비난하는 독자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비록 나는 키신저 문집을 열람할 권한을 얻었고, 그의 가족과 전 동료들을 인터뷰할 기회도 얻었지만, 나의 집념은 그의 삶을 실존하는 문서와 철저한 연구를 통해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데 있다. 이러한 집념은 2004년 내가 키신저 박사와 계약한 내용에도 나타나있다. 


"본 저서의 권위는 대상자(키신저 박사)의 조력으로 재고될 것이지만 .... 이보다도 전기작가의 독립성에 의해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쌍방은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전기작가는 저작물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한 편집권을 가질 것이며, 대상자(키신저 박사)는 저작물을 검사, 편집, 수정은 물론 또는 출판의 방해 등에 대한 그 어떠한 권한도 가지지 아니 한다."


유일한 예외는 키신저 박사의 요청에 따라 그의 사적인 삶과 관련된 민감한 부분만은 인용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도 그의 요청은 몇 차례에 불과했다. 


(중략)


본 저서를 준비하는 데 꼬박 10년이 걸렸다. 이 오랜 노력 끝에 나는 내가 키신저 박사의 삶을 "있는 실재 그대로(as actually was, wie es eigentlich gewesen)" 밝히는 데 기여했다고 믿는다. 


(중략)


나는 본 저서를 두 권으로 쓰려고 했다. 문제는 이야기를 어떻게 끝맺을까였다. 결국 나는 첫 째 권을 키신저 박사가 리차드 닉슨에 의해 국가안보보조관으로 임명되었을 때 끝내기로 결심했다. 이러한 결정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로는 1968년이 키신저 박사가 44세가 되는 해였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 그는 91세다. 이에 따라 본 권은 대략적으로 그의 인생 전반기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둘째로, 나는 학자(scholar) 키신저와 정치가(actor) 키신저를 나누고자 했다. 물론 키신저 박사는 1969년 이전에도 이미 학자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이미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들에게 자문을 해주는 위치에 있었고, 1960년대 내내 외교정책결정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였다. 사실 1967년에 그는 임 북베트남과의 협상에 관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그는 행정부의 일부가 아니었다. 당시 그는 진정한 고문(adviser)라기보다는 컨설턴트(consultant)였고, 정책결정자는 더욱 아니었다. 


사실 닉슨이 키신저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했을 때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대통령은 닉슨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니 그는 학자가 아니던가!." "학자들은 문제를 연구하라고 부르는거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거나 결정을 맡기기 위해 부르면 안된다!(You ask professors to study things, but you never put them in charge of anything!)." 그렇다. 키신저는 정치가이기 전에 학자였다. 이에 따라서 나는 그가 정치가가 되기 이전의 삶을 먼저 다루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미국이 배출한 가장 중요한 국제정치 이론가 중의 하나였다. 사실 키신저 박사가 정부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도, 이 책을 쓰는 것은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로버트 시델스키가 존 매이너드 케인즈의 전기를 쓰는 게 의미있는 일있던 것처럼 말이다. 


보스웰이 존슨을 처음 만난 것은 런던의 한 책방에서였다. 내가 키신저 박사를 처음 만난 것 또한 런던, 콘라드 블랙이 주최한 연회장에서였다. 당시 나는 저널리즘에 심취한 옥스퍼드의 젊은이에 불과했고 키신저와 같이 명망있는 정치가가 내가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해 저술한 책을 인상 깊게 읽었다고 말해준 사실에 적잖이 놀라서 들떠있었다(또한 모델이었던 엘 맥퍼슨(Elle Macpherson)이 룸에 들어오자 나에 대한 관심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사실에도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수개월 후 키신저 박사는 나에게 그의 전기를 저술하는 것을 제안했다. 나는 사실 기쁘기보다는 부담스러웠다. 나는 다른 영국인 또한 그의 제의를 받고 이를 진행하다가 결국 무산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중략)


결국 나는 그의 제의를 거절했다.



(중략)


하지만 나를 설득시킨 것은 키신저라는 대상이 아니라, 그에 대한 문서집들이었다.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문서 하나가 있다. 1948년 7월28일 그는 부모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나에게 옳음(right)과 그름(wrong)은 없습니다. 이 사이에 있는 많은 그림자들만 있을 뿐이죠 ... 삶의 비극은 옳음과 그름 사이에서 선택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오직 무감각한 사람들만이 자기들이 그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한편 1956년, 2월 17일 맥조지 번디(McGeorge Bundy)는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썼다. "하버드 대학은 본교의 학생들을 그들이 사랑하는 것을 통해 성장시킨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는 그가 증오하는 것에 의해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중략)


1965년,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그의 일기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클리퍼드가 나에게 지금 현재 대통령의 지위가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었다. 나는 대통령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동정하지만, 지금 정말로 중요한건 미래 미국의 지위가 어떻게 될 것인가이다 라고 답했다. 클리퍼드는 나에게 베트남을 구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나는 그 문제는 더 이상 이슈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에 대해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깨달았다. 그의 대한 저서는 반드시 써야 한다. 문서집을 읽으면서 나를 이토록 흥분시킨 것은 1994년 로스차일드에 대해 쓰기 위해 런던 로스차일드 아카이브를 방문한 이후 처음이었다. 


(이하 중략)


----------------


목차


1부


1장. 고향(Heimat)

-독일에서의 키신저의 유년기

2장. 탈출(Escape)

-나치 독일에서 탈출하다

3장. 허드슨(Hudson)에서 만난 퓨르트(Fuerth, 바이에른의 도시) 

-미국에서 정착하다

4장. 뜻밖의 일병(unexpected private)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다

5장. 제국의 폐허에서(In the ruins of the Reich)

-전후 독일에서 활동하다


2부


1장. 이상주의자(The Idealist)

-하버드에서의 키신저

2장. 심리전쟁(Psychological warfare)

3장. 키신저 박사(Doctor Kissinger)

4장. 닥터 스트레인지러브(Strangelove?)

5장. 보스워시(Boswash, 보스턴과 워싱턴을 합친 메가폴리스에 대한 은유)


3부


1장. 학자와 관료(The Intellectual and the Policy maker)

2장. 유연한 대응(Flexible Responses)

3장. 삶의 상수(Facts of Life)

4장. 위기(Crisis)


4부


1장. 베트남으로 가는 길(The Road to Vietnam)

2장. 동요하는 미국인(The Unquiet American)

3장. 바람에 맞서는 모래(Dirt against the Wind)


5부


1장. 안티-비스마르크(Anti-Bismarck)

2장. 하노이를 기다리며(Waiting for Hanoi)

3장. 1968

4장. 뜻밖의 콤비(The Unlikely Combination)


에필로그. 성장소설(Bildungsroman)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엘핀키스
15/09/30 23:48
수정 아이콘
원제는 1968인데 왜 제목은1969가 된건가용??
사티레브
15/10/01 00:12
수정 아이콘
키신저하고 이상주의자가 제목으로 있어서 놀라서 클릭했네요
그리고 키신저 전기인데 안티ㅡ비스마르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1423 [일반] 이슬람 국가(IS)에 대한 다큐 공유합니다. [22] aurelius7068 15/10/10 7068 0
61394 [일반] 국정교과서 논란, 대한민국의 북한화 [20] aurelius5598 15/10/09 5598 4
61354 [일반] 1945년 7월 베를린 HD 화질 영상 [19] aurelius6837 15/10/06 6837 1
61258 [일반] [책추천] 키신저 제1권( 1923-1969): 한 이상주의자의 이야기 [2] aurelius9378 15/09/30 9378 3
61213 [일반] [도서추천] 남중국해를 둘러싼 지정학 [6] aurelius5737 15/09/28 5737 5
60953 [일반] 1931년, 영국을 방문한 간디.jpg [29] aurelius7515 15/09/16 7515 0
60942 [일반] 최근 상황에 대해 느낌을 준 문구 두가지 [2] 3677 15/09/15 3677 2
60923 [일반] [신간] 시진핑은 반드시 김정은을 죽인다 [37] aurelius10808 15/09/14 10808 8
60873 [일반] 이슬람은 기독교의 이단? [62] aurelius7399 15/09/11 7399 0
60838 [일반] 1937년 나치독일-일본 합작 영화 <사무라이의 딸> [5] aurelius6848 15/09/09 6848 3
60807 [일반] 이슬람의 개혁을 촉구하는 여성 운동가 [13] aurelius6070 15/09/08 6070 1
60751 [일반] 폴란드, 독일과의 통일을 주장? [28] aurelius8490 15/09/04 8490 1
60713 [일반] [책추천] 종말: 나치독일의 저항과 파멸, 1944-1945 [3] aurelius4196 15/09/02 4196 6
60695 [일반] 유럽의 이슬람난민 문제가 생각보다 꽤 심각하네요 [15] aurelius8554 15/09/01 8554 0
60687 [일반] 이슬람으로 개종한 나치 출신 인물.txt [13] aurelius6464 15/09/01 6464 0
60641 [일반] 스페인 영화 추천, "독일에 이민가자!" [18] aurelius9517 15/08/30 9517 0
60629 [일반] 스페인사극 전성시대, 이사벨과 카를로스 대제 [19] aurelius9225 15/08/29 9225 1
60513 [일반] 소련 마지막 서기장 고르바쵸프의 순정.txt [9] aurelius6827 15/08/24 6827 5
60468 [일반] [시사] 유럽의 분열과 독일의 부상 [15] aurelius6763 15/08/21 6763 22
60422 [일반] 독일, 정말로 유럽을 지배할 수 있을까? [47] aurelius11135 15/08/18 11135 2
60404 [일반] 영국의 비공식적인 국가 <예루살렘> [15] aurelius7017 15/08/17 7017 1
60400 [일반] 영국을 믿으면 안 되는 이유.jpg [18] aurelius12598 15/08/17 12598 0
60307 [일반] - [3] 콩콩지3667 15/08/11 3667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