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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5/04 16:10:07
Name 짱구
Subject [일반] 창문 열리던 기차의 추억





 



이제는 추억이 된, 요즘 말로 이거 타봤으면 아재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법한 추억속의 기차 비둘기호입니다.



 



탁한 초록색의 우아한 바디라인을 자랑하는 고정좌석은



승객이 적을 때 발뻗고 누워 편히 단잠잘 수 있는 침대였고, 평상시에는 손가락으로 쓸어가며 그림을 그리던 스케치북이었습니다.



에어컨이 뭔가요, 먹는 건가요. 위풍당당하게 천장에 매달린 선풍기는 사실 있으나 마나한 물건이었습니다.






비둘기호와 통일호는 창문하단 양쪽의 손톱깎이처럼 생긴 잠금쇠를 눌러잡은 후 위로 힘껏 올려서 창문을 열 수가 있었습니다.



구형 무궁화호도 창문을 열 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집안 사정이 넉넉하진 않아 기차를 탈때는 무조건 비둘기만 탔었거든요.



여름이면 이 창을 끝까지 다 올려서 열어놓고 밖으로 머리 내어놓고는 바람을 느끼다가 엄마에게 찰지게 등짝을 맞거나


느슨한 잠금쇠가 풀려서 창이 밑으로 떨어져 정수리를 찍히거나 손등을 찍히기도하고


그래도 또 좋다고 눈 만난 똥강아지마냥 날뛰다가 또 등짝을 맞고, 그래도 마냥 기분좋고 그랬었습니다.


창틀의 양사이드에 보면 일정 간격으로 홈이 파여있는데 이건 햇빛차단막을 내려서 걸 수 있는 장치입니다.


오오 놀라운 아이디어 오오 무려 3단계나 조절이 가능함!





 



내일 딸내미가 처음으로 기차를 타보는 날입니다.


 


6개월된 갓난쟁이는 기차를 타던 뭘하던 시크하게 됐고 빨리 자기를 안기나하라고 무언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 


아빠 혼자 신이 나서 막 흥분하고 있습니다. 


딸과의 첫 기차여행을 앞두고서, 그 옛날 나를 데리고 기차를 타던 아버지 어머니 마음이 이랬을까 생각하니


괜시리 옛날 생각도 나고 콧잔등도 주책없이 시큰해지고 그래서 한번 비둘기호의 추억을 되새겨봤습니다.





 



 



기차여행의 삼신기



기차여행하면 역시 간식이죠. (귤은 꼭 빨간 그물안에 들어있어야함)


내일 ktx에서는 무슨 간식을 먹을까요.


아마 딸내미 얼굴 보느라 간식먹을 시간따윈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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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04 16:12
수정 아이콘
무궁화는 우등 시절 부터 안열렸던걸로 기억납니다..
15/05/04 16:14
수정 아이콘
상당히 더러웠던 초록색 햇빛차단막, 처참했던 화장실이 기억나는군요...
최종병기캐리어
15/05/04 16:23
수정 아이콘
변기 내용물이 철로에 쏟아지게 되어있는 구조의 화장실이었죠...
기차를 타고
15/05/04 16:48
수정 아이콘
으어 진짠가요 덜덜..
15/05/04 17:05
수정 아이콘
네 사실입니다. 그래서 철길에서 못놀게 했죠 어릴때.. 대 소변 다 바로 뿌리는 시스템
최설리
15/05/04 17:11
수정 아이콘
헐 그럼 가끔 건널목에 똥이 놓여있는걸 볼수도 있었겠네요
15/05/04 17:35
수정 아이콘
냄새는 많이 났고.. 달릴때는 대부분 분쇄가 되니 크게 보이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5/05/04 17:11
수정 아이콘
그래서 '정차중 사용금지'라고 붙어있었죠.
지니팅커벨여행
15/05/04 19:03
수정 아이콘
실제로 정차시 물이 안 나오기도 했고요.
에프케이
15/05/04 16:16
수정 아이콘
저는 거의 통일호만 탔었는데 딱 그 모습하고 같네요.
그립긴 하지만 너무 지겨웠어요.. ㅠㅠ
시골이 멀어서 7시간씩 타고 다녔거든요..
15/05/04 16:19
수정 아이콘
올드하긴 하네요..
비둘기는 못타보았으나..
질감?과 느낌이 인도여행에서 타보던 후진 열차 같네요 크크
공상만화
15/05/04 16:25
수정 아이콘
계란사진에 사이다도 끼워주셔야합니다.
난키군
15/05/04 16:33
수정 아이콘
학교가 춘천이라 통일호 자주탔는데...군대다녀오니 없어졌더라고요...ㅠㅠ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 덜컹거림이 정말 좋았거든요~!
15/05/04 16:46
수정 아이콘
비둘기호가 진짜 낭만적이었죠.
시골 들판 천천히 지나면서 창밖 구경도 하고, 할배할매들 5일장에 간다고 닭이며 오리 싸들고 타다가 묶은 보자기가 풀려서 푸드득 날아다니곤 했었습니다.
파랑니
15/05/04 16:46
수정 아이콘
군대 가기 전까지만해도 비둘기 자주 탔었는데 전역하니 일부 지역 빼고는 운행을 안하더군요.
학창 시절 여행하면 거의 기차를 이용했던지라 많은 추억이 떠오르네요.
정지호
15/05/04 17:01
수정 아이콘
통일호는 맨 뒤칸 뒤쪽이 열려서 밖을 보는 맛이 좋았죠
이치죠 호타루
15/05/04 17:15
수정 아이콘
저는 중학교 때 MT가러 통일호를 탔던 게 마지막입니다. 그 때가 2003년이었죠. 얼마 지나지 않아 역사 속으로 사라졌는데, 용산-부산진 통일호와 청량리-부전 통일호를 못 타본 게 몹시 아쉽습니다.
어처구니
15/05/04 17:37
수정 아이콘
비둘기호는 지금의 지하철처럼 의자 배치였던거 같은데 그러고 보니 열차 탄 기억이 까마득하네요
맘대로살리
15/05/04 17:44
수정 아이콘
위의 사진은 통일호 아닌가요? 비둘기호는 지하철처럼 좌우로 좌석이 붙어있는 구조인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통일호와 무궁화의 가격은 거의 두배였죠. 물론 걸리는 시간도 통일호가 두배 느렸구요.;;
그래도 전면오픈(객차의 출입문이 없어서) 객차의 로망이 있었죠. 대학생때 가끔 출입구에 매달려 바깥보며 소리지르기를 했었는데, 그러다가 가끔 돌아다니는 차장님한테 위험하다고 한소리 듣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제는 기차 자체를 타본지 오래됐네요. 멀리갈때는 으례 자가용으로 이동하니..
오큘러스
15/05/04 18:25
수정 아이콘
위 사진은 통일호같습니다
비둘기호는 이런구조였어요
http://cheongju.grandculture.net/gallery/cheongju/picture/l/GC002P2100_l.jpg

당연히 좌석제도 아니었죠. 그냥 행선지만 적혀있는 티켓을 부모님이 끊으시던 기억이 납니다
통일호는 위 사진처럼 좌석이 있지요
오큘러스
15/05/04 18:37
수정 아이콘
좀 더 찾아보니 좌석 형태만으로 비둘기 통일호를 구분할수는 없는것같군요!
비둘기호 객차중에서도 본문 사진형태의 좌석이 있는것 같습니다. 저는 제 기억에만 의존해서 댓글을 썼네요
15/05/04 18:44
수정 아이콘
타본 기억이 납니다.
장거리노선에는 본문 같은 객차가 종종 있었습니다.
물론 단거리노선에는 말씀하신 대로 대부분 현 지하철과 비슷한 구조였죠.
지니팅커벨여행
15/05/04 19:12
수정 아이콘
비둘기호 특실 격으로 저렇게 생긴 칸이 있었고, 지하철과 같은 좌석 배열 칸도 있었고요.
통일호는 고정식이 아니라 등받이를 앞뒤로 이동시킬 수 있는 구조였어요.
가족끼리 앉을 때 무궁화호가 좌석 전체를 돌려서 마주보게 하느라 무릎과 무릎이 닿을 정도로 간격이 좁아졌던 것에 반해 통일호는 등판만 뒤로 넘기면 되니까 간격이 약간 더 넓었죠.
피들스틱
15/05/04 18:39
수정 아이콘
KTX가 빠르긴한데 기차여행의 편안함은 무궁화 새마을이 더 나은것 같습니다 좌석이 비좁아서....
열차 하면 로맨스가 가끔 있기도하죠...
내일은
15/05/04 19:52
수정 아이콘
오래된 통일호 객차를 비둘기 형태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비둘기 객차도 여러가지 였습니다. 제가 많이 탔던 일산-신촌 구간 비둘기는 윗댓글에 있는 지금 지하철 같이 긴 좌석이 마주보고 있는 형태였는데 그 좌석이 무려 나무 판자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건 출입문이 역시 지하철 같이 좌우로 여는거였는데 무려 수동이었습니다. 크크크 물론 나무문이라 그렇게 무겁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연식 좀 되신 분들이 강촌에 엠티 가셨을 때 타셨을 경춘선 비둘기는 직각 나무 의자 좌석이 꽤 있었습니다. 저같은 경우 청량리-강릉 중앙선 심야가 직각 나무 의자라 무진장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글에 있는 쿠션형 좌석은 통일호 객차에서 많이 쓰였던 것 맞습니다.
무무무무무무
15/05/05 00:37
수정 아이콘
일산 신촌구간 비둘기면 창문이 나무격자로 되어있는 그건가요?
빠삐용
15/05/04 22:08
수정 아이콘
부산서 하동 까지 비둘기호 타고 타고 갔는데 도대체 몇시간이 걸린건지 ,,,,지루해 혼낫네요. 인상 깊었던건 하동서 할머니들이 진주까지 매일 나물등 좌판하러 오가시는걸 뵈엇네요. 한보따리씩 드시고는...
가이버
15/05/05 07:11
수정 아이콘
저도 지난 주에 대구서 부산 기차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

기차하면 칠성사이다에 삶은 계란이죠~~^^

어릴 적 할아버지와 서울 갈 적에 사주신 양파망에 계란 3개 들어있던~~ ^^

어제 할아버지 기일이였는데 생각이 많이 나네요 ㅠㅠ
젤가디스
15/05/05 08:40
수정 아이콘
대학교1학년때 주말마다 기차로 제천으로 내려가곤했습니다 그날따라 졸려서 푹자다눈떠보니 원주쯤이었는데 옆자리 왠여성분이 피식웃으면서 간식거리를 주더군요 안동까지 가신다며 제천까지30분동안 도란도란 얘기도하며 갔었더랬죠
내리면서 삐삐번호를 물어봤어야했는데 ....;;;
15/05/05 09:28
수정 아이콘
은하철도 999의 내부구조가 이와 같더군요. 일본식 디자인인 듯.
15/05/05 09:31
수정 아이콘
비둘기호의 기본형태가 지하철같은 1자좌석이었군요.

제가 타던 비둘기호는 점촌에서 영주로, 점촌에서 대구로 가던 노선인데 1자형은 보지 못했고 위의 형태 좌석만 타봤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통일호는 비둘기호와 같은 구조에 좌석색이 약간 달랐던 것으로...
유리한
15/05/05 12:14
수정 아이콘
그 시대에는 열차내 흡연가능 크크
음란파괴왕
15/05/05 19:34
수정 아이콘
얼마전까지 칸과 칸 사이에서 피웠던거 같았는데 말이죠.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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