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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20 12:20:30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캐치-22 작가 조지프 헬러, 버트란드 러셀에게 욕 엄청 먹은 이야기

조지프 헬러


버트란드 러셀


자신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캐치-22]의 성공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작가가 바로 조지프 헬러입니다. 저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항상 여러 기관의 100대 도서 목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전쟁의 허구성을 폭로한 반전소설의 대표작으로 많이 거론되는 작품이지요. 그런데 이런 조지프 헬러가 영국의 철학자이며 수학자이자 역시 반전주의자로 잘 알려진 버트란드 러셀에게 욕을 한 바가지 얻어먹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아니, 반전소설의 대표작을 쓴 작가가 왜 러셀에게 욕을 먹어야만 했을까요? 그 내막을 한번 알아보도록 하지요. 버트란드 러셀은 조지프 헬러의 [캐치-22]를 읽고 작품에 큰 감명을 받아서 마침 잉글랜드에 머물고 있던 헬러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헬러도 유명한 당대의 철학자인 러셀이 자신을 초대한 것에 기뻐서 기꺼이 그 초대에 응했지요.

헬러가 러셀의 집을 찾아가서 현관에서 자신을 소개했는데 갑자기 러셀이 불같이 화를 내면서 헬러에게 막 소리를 질렀습니다. "꺼져라, 이 XX야!,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다시는 내 집에 얼씬도 하지마라!"

헬러가 너무 당황해서 경황도 없이 도망치듯 러셀의 집을 나서는데 러셀의 집사가 급하게 헬러에게 와서는 "죄송합니다. 주인님(러셀)께서 선생님을 에드워드 텔러로 착각하셨지 멉니까." 이러더라는 거지요. 에드워드 텔러는 미국의 물리학자로서 맨해튼 계획과 수소폭탄 개발에 참가했던 과학자였습니다.

그 당시 러셀이 90대였는데 아무래도 나이가 들다보니 귀나 눈도 어두워지고 총기도 좀 흐려졌던지 조지프 헬러라는 말을 에드워드 텔러라고 오해한 것이었지요. 자신은 반전소설을 쓴 기특한 작가를 초대했는데 웬 원자폭탄, 수소폭탄 개발에 참가한, 그렇잖아도 평소에도 맘에 안 들었던 물리학자가 자기 집 앞에 떡!하니 나타나니까 속된 말로 뚜껑이 열려버린 것이었습니다.



에드워드 텔러


이렇게 조지프 헬러는 아무런 잘못도 없이 버트란드 러셀에게 면전에서 욕을 바가지로 먹는, 흔치않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역시 나이 드신 어르신들하고 얘기할 때는 목소리 크게,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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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thon3.x
14/10/20 12:2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크 유게인줄 알았어요
無識論者
14/10/20 12:43
수정 아이콘
영감님 성깔 있네
저 신경쓰여요
14/10/20 13:06
수정 아이콘
흐흐 다시 불러서 자초지종 듣고 사과했겠죠? 조지프 헬러 입장에선 그 순간에는 기분이 나빴겠지만 90대 노인의 실수 + 그 노인은 버트란드 러셀 + 애초에 자기 소설을 감명 깊게 읽고 초대한 상황이었으니 오히려 어느 술자리에 가서 풀어도 될 법한 이야깃거리를 얻은 게 아닐지... 흐흐
花樣年華
14/10/20 13:15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끄
Aye Caramba
14/10/20 13:20
수정 아이콘
하찮은 헤프닝 좋아요 흐흐흐흐흐
개코는촉촉해
14/10/20 13:32
수정 아이콘
재밌어요 크크크크
14/10/20 13:49
수정 아이콘
러셀짜응이 원래 한 성깔 하시니....
Neandertal
14/10/20 16:43
수정 아이콘
사진만 봐도 면도날같은 날카로움이...--;;;
단약선인
14/10/20 17:25
수정 아이콘
에드워드 텔러는 욕을 먹을 만 한 사람입니다. 훌륭한 물리학자지만...
골골골수 반공주의자에다가 동료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에구...
단지 맨허튼 계획에 참가해서 욕을 먹은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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