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10/19 17:35:15
Name 靑龍
Link #1 http://smh2829.blog.me/220155289437
Subject [일반] <삼국지> 관우가 외교적 대처를 잘했다면 손권은 형주 기습을 하지않았을까?
노숙이 죽자, 여몽은 서쪽으로 육구에 주둔하며 노숙 군대의 인마 1만여 명이 모두 여몽에게 속했다. 또 한창태수(漢昌太守)에 배수되고, 하준(下雋) 유양(劉陽) 한창(漢昌) 주릉(州陵)을 식읍으로 했다. 관우와 땅을 나눠 접경하고 있었는데, 관우가 매섭고 빼어난데다 (오를) 병합하려는 마음이 있지만 또 그 나라가 상류에 있어 형세상 오래가기 어려움을 알았다. 
 
처음에 노숙 등은 조공이 아직 살아있음으로 해서 화난(禍難)이 이제 시작되었는지라 마땅히 서로 도와야지 같이 원수가 되어 잃어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여몽이 은밀히 계책을 진언하길 
 
"정로장군(征虜將軍; 손교(孫皎))에게 남군을 지키게 하고, 반장(潘璋)은 백제(白帝)에 주둔하며, 장흠(蔣欽)은 유격병 1만 명을 거느리고 장강을 아래위로 순행하며 적이 있는 곳에 따라 대응하고, 저는 나라를 위해 양양을 먼저 점거하여 그렇게 된다면, 조조에 대해 걱정할 게 무어며 관우에게 힘입을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또 관우는 신하인데 사기와 힘을 존숭하여 거꾸로 뒤엎는 것(反覆)이 있으니, 마음깊이(腹心)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지금 관우가 바로 동쪽으로 향하지 못하는 것은 지존께서 성명(聖明)하고 저희 등이 있기 아직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강하고 성할 때 도모하지 않는다면, 하루아침에 엎어질 것이니, 다시 힘을 펴고자 해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라 했다. 손권이 마음 깊이 그 계책을 받아들였는데, 또 애오라지 다시 그와 서주를 취할 뜻을 의논하였더니, 
 
여몽이 대답하길 
 
"지금 조조는 멀리 북방에 있어, 새로이 여러 원씨(袁氏)를 격파해 유주(幽州)와 기주(冀州)를 위무하고 안집(安集)하느라 동쪽(동오)으로 돌아볼 겨를이 없습니다. 서주 땅의 수비병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가면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세가 육지와 통하고, 날랜 기병이 달리는 곳이라, 지존께서 지금 서주를 얻는다 할지라도 조조가 후일 반드시 와서 쟁패를 벌일 것이고, 비록 7~8만 명으로 수비한다 해도, 오히려 응당 걱정하게 될 것입니다. 관우를 취해 장강을 모두 점거하여 형세를 더욱 늘릴 만 못합니다"
 
라 했다. 손권은 이 말이 더욱 옳다고 여겼다. 여몽이 노숙을 대신하게 되어 처음으로 육구에 이르러서, 겉으로는 은혜와 후의를 더욱 닦아 관우와 우호를 맺었다.
 

출처 : 렉스넷 여몽전
http://rexhistoria.net/index.php?&mid=history_sam&search_target=title&search_keyword=%EC%97%AC%EB%AA%BD%EC%A0%84&document_srl=858

참고 :
관우전
선주전
목황후전
조운전
법정전

=====================

노숙은 217년에 죽었으므로 여몽이 계책을 올린 시점은 당연히 그 이전이 됩니다. 
관우가 손권의 혼담을 거절하고 손권을 모욕한것은 219년의 일이 되니 자연히 이 부분에선 관우는 면피가 가능해집니다.
촉한과 오나라 사이가 본격적으로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214년 유비가 유장을 멸망시킨 이후에 손권의 형주 반환요청을 거절한 이후부터 입니다. 이후 손부인이 오나라로 귀환합니다. 근데 사실 이 부분에서 기록이 엇갈립니다. 목황후전에 의하면, 손부인이 오나라로 귀환한 것은 유비가 익주 평정후의 일로 기록하고 있고, 한진춘추와 조운별전에 따르면 유비가 입촉한 직후의 일로 보여지는데 제갈량, 장비, 조운이 모두 남아있던 것으로 보아 낙성 전투 전의 일이 됩니다. 전자를 따르면 유비가 형주 반환을 거절한 후에 손부인이 귀환하는 것으로 그림을 그릴 수가 있어서 이것을 손권 측 잘못으로 돌릴순 없고, 후자에 따르면 유비가 입촉한 후의 일로 무려 아두를 데리고 도주하려다 제갈량, 장비, 조운에게 저지당하는데 그렇다면 명백히 손권의 잘못이 됩니다. 사견으론 아무래도 본전 측에 무게가 실리는데 그렇다고 단정할수가 없는 것이 한진춘추와 조운별전에 이 사건이 기록되어있고 정황이 자세해서 무시하기도 어렵습니다. 
어찌되었던 확실한 것은 이미 유비 측과 손권 측은 유비의 성도 함락 전후로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했다는 것은 확실해보이네요.
 
 
여몽의 은밀한 진언 시점을 좀더 고찰해보면,
 
 
1. 노숙의 사망(217) 전의 일이다.
 
2. 그러므로 관우의 혼인 거절(219)이나 손권 모욕(219)은 오나라의 형주 기습 야심에 대해 상관이 없다.
 
3. 시점을 잡아보자면, 정황적으로 214년(성도 함락 전후)의 일이 적합해보인다. 이후에 손권이 형주를 습격하여 3군을 빼앗고(215), 익양에서 대치하게된다.
 
4. 따라서 관우가 어찌 대처하였던 형주 기습은 여몽이 도독이 된 이상 언제라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았다. 관우도 그걸 알았기에 항상 경계했던 듯하다.
 
5. 다만 쟁점은 관우가 오나라를 병합할 마음을 먹은 것이 언제였냐가 중요한데 이것의 정확한 시점을 현재로선 파악하지 못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4/10/19 17:54
수정 아이콘
사실 친유비파의 거두인 주유가 죽을 시점부터 밸런스가 깨지기 시작했죠. 그나마 오에서 대국을 볼 줄 아는 노숙이 유비에 대한 주전파들을 억누르다가 사망하면서 터진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뭐 주유가 안 죽었다면 유비가 형주를 기반으로 서촉 입성할 수 있었을지도 좀 의문이긴 한데...
14/10/19 17:57
수정 아이콘
주유는 사실 친유비파라기보단,
유비고 조조고 뭐고간에 내가 다 이겨 뭐 이런 생각을 갖고있었던것같고 그게 마냥 근자감으론 보이진 않아요. 실제로도 주유 생전엔 고작 편장군이었던 주유 상대로 좌장군인 유비가 기를 못폈었죠.

대국적으로 그림을 그릴수 있었던건 친유비파 노숙인데 이 부분은 sl님 견해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4/10/19 17:54
수정 아이콘
관우의 쥐새끼 발언 때문에 관우의 오만함+ 외교적 역량 부재가 오나라 침공의 주요 원인이며 책임의 상당부분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매번 관우의 쥐새끼 발언만 아니었다면....이런 얘기가 자주 나오는 걸 보면;;)
이미 관우의 발언이 나오기까지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보는 게 옳다고 봅니다. 추가적으로 혼인 문제는 오히려 인질로 해석할 여지가 상당하며, 쥐새끼 발언도 형주를 돌려달라는 식의 발상에 대한 대응이라기 보다는 관우 일생을 관통한 의(도원결의)에 대해 혼인으로 비롯한 인질을 통해 회유와 협박을 동시에 하려 한 오나라에 대한 대응으로 보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쥐새끼'라고 할 필요까지 있느냐고 하겠지만, 그것을 자신 최고의 가치인 '의'(도원결의)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하는 순간(이미 손권과의 동맹관계는 틀어졌으니) 관우가 할 만한 표현이죠. 그것이 중국 역사의 관성대제, 관공, 중국인의 관우를 만든 것이니까요.
14/10/19 17:59
수정 아이콘
저도 그리 생각해요.

뇌내망상좀 추가해서 키워로 비교해보자면,

왠지 관우는 반말과 욕설로 싸우는 키워,
손권은 공손한척 존댓말로 온갖 속을 헤집어놓는 키워 느낌이랄까요.
我無嶋
14/10/19 19:10
수정 아이콘
DC vs PGR!!!
無識論者
14/10/19 18:02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관우의 외교적 무례는 손오에게 명분을 쥐어준거지 폭탄을 터지게 만든게 아니죠. 그 이전에 폭탄은 이미 설치되어 있었고, 손권은 폭탄을 터트릴 마음이 얼마든지 있었으니까요.
솔로10년차
14/10/19 18:06
수정 아이콘
그렇게 흘러갈 일이었다고하더라도 계기는 필요하죠. 사소한 것이든 심각한 것이든. 전쟁 준비가 다 되어 있어도 계기가 없어서 안하다가 뭔가 의외의 일이 터지면서 안 벌어질 수도 있구요. 통킹만 사건처럼 억지로 계기를 만들기도 하고. 계기라고 하기에는 그 자체로 심각한 일이지만,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의 예처럼 언제든 전쟁할 준비가 되어있어도 계기를 만들지 않아서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죠.
그 계기를 주지 않는다는게 외교를 '잘'해서 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뭐든 바뀌면 가능성은 생기는 거니까요.
14/10/19 21:43
수정 아이콘
그렇죠 관우때문입니다
지니팅커벨여행
14/10/20 10:16
수정 아이콘
언제부터 형주를 취할 마음을 먹으셨는지요?
노숙이 죽기 전부터입니까, 아니면 여몽때문입니까?
나이트해머
14/10/20 12:15
수정 아이콘
역시 아버지의 땅인 장사를 포함한 형주를 처음부터 노리고 계셨군요.
착한밥팅z
14/10/20 15:24
수정 아이콘
쿨타임 찼나요? 그렇다면......?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5200 [일반] <삼국지> 한중전, 관우의 번성 공방과 형주상실 [19] 靑龍6978 14/12/02 6978 0
55162 [일반] 배영수선수를 잡기 위한 팬들의 광고 + KBS 피셜 [65] Leeka10798 14/11/29 10798 1
55134 [일반] 프랑스정부, 양심적 병역거부 사유로 한국청년에 난민자격부여 [265] 캐터필러13645 14/11/27 13645 3
55010 [일반] 평범한 북한주민들의 일상.JPG [187] Dj KOZE14692 14/11/20 14692 1
55001 [일반] 전투적 무신론자들을 위한 변명 [735] OrBef33928 14/11/20 33928 58
54850 [일반] 믿음이냐? 스펙이냐? 교회누나들의 솔직한 결혼 이야기 [128] 동네형24813 14/11/12 24813 0
54771 [일반] 연예인 노홍철 씨가 음주 운전 단속 적발, 프로그램 하차한다고 합니다. [304] 닭강정33898 14/11/08 33898 0
54614 [일반] <삼국지> 태사자 먹튀에 관한 썰. [41] 靑龍8490 14/10/31 8490 0
54603 [일반] 윤일병 사망사건 이 병장 징역 45년에.. 살인죄는 무죄라네요. [159] for(int Miracle)12060 14/10/30 12060 0
54583 [일반] 프란치스코 교황 "빅뱅이론 진화론 모두 맞아" [368] Dj KOZE18424 14/10/29 18424 2
54534 [일반] '도둑뇌사' 사건의 이런저런 이야기 [903] 제논29141 14/10/27 29141 1
54407 [일반] [펌] 이슬람국가(IS)가 사상 최대의 인간 말종 집단임을 "또" 인증했네요. [313] 미스터H17496 14/10/20 17496 0
54382 [일반] <삼국지> 관우가 외교적 대처를 잘했다면 손권은 형주 기습을 하지않았을까? [11] 靑龍5065 14/10/19 5065 0
54369 [일반] <삼국지> 손권의 형주 대여에 관한 글. [34] 靑龍5716 14/10/18 5716 0
54353 [일반] 에볼라 해외 파견에 대해서 [201] 여왕의심복12346 14/10/17 12346 29
54340 [일반]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후원자 중 한명 [37] swordfish-72만세6088 14/10/17 6088 1
54283 [일반] 이등병을 없애는 방안이 검토 중 입니다. [119] 종이사진8696 14/10/14 8696 0
54084 [일반] 삼국지 도원결의가 망했슴다 ㅠㅠ [73] Duvet17452 14/10/01 17452 0
53982 [일반] 혼자 못 일어나는것도 버릇이 아닐까? [64] 성동구9309 14/09/26 9309 0
53971 [일반] 문재인 '온라인 시민참여정당' 주창..중도파 반발 [53] Duvet7490 14/09/25 7490 1
53942 [일반] 삼국지 뒷이야기 - 서진의 멸망과 두개의 태양. [23] Love&Hate28611 14/09/23 28611 13
53930 [일반] 영국과 그 식민지들의 모임 영연방 Commonwealth [39] Duvet10979 14/09/23 10979 1
53698 [일반] 조선을 치는 홍타이지 머리속 디벼보기 [31] 눈시BBv310186 14/09/09 10186 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