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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17 20:17:25
Name 놓치고나니사랑
Subject [일반] [연애] 잘못을 저지르고 2년 반 그리고 난 반년이 늦었다. -끝-
안녕하세요 일본에 살고 있는 놓치고나니사랑 이라고 합니다. 이건 제가 최근에 저지른 가장 찌질한 행동과 잘못들을 잊지 않고자 남기는 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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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00시 15분.

"오빠 어디야...?"

시간 00시 31분

"오지말라니까... 왜 기다려... 오빠가 준 노트 다 읽지는 못했어 정신이 없었거든...남은 시간 한국에서 잘 쉬다가 들어가 건강 조심해 오빠..."

'건강 조심해 라는 말 좀 남기지 말지... '

뭐랄까 절 걱정해주는 그녀의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제게 미련을 갖게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일어나고 나서 문자를 보니 목이 갑갑해져 왔습니다. 물이나 마시려고 방에서 나오니 엄마가 밥을 차리고 계셨어요.

"아들 언제 왔어? 온지도 몰랐네..?"

"아... 새벽에 오자마자 바로 잤어..."

"갑자기 들어오고 무슨 일 있는거야 ?"

"아니 뭐... 그냥 쉬고 싶기도 했고...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많아서..."

'여자 때문에...' 라는 말을 할 수 가 없었어요. 아니 어쩌면 가장 중요한건 여자 때문인 것은 맞는데, 해외 생활을 유학 포함 4년 직장 생활을 3년 가까이 하게 되니 저도 지친것이었죠. 반토막 가까이 난 엔화, 직장에서 자리는 잡았지만 이대로 계속 일해봤자 평생 월급쟁이로 끝날 것 같은 미래, 무엇보다 옆에 누가 있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굉장히 강했는데 아무도 없이 일만 하다 보니 외로웠었던 거죠. 
'30' 이라는 한국 나이가 저에게 '난 이대로 괜찮은가 ?' 하는 생각을 많이 줬었던 것 같았어요. 그냥 혼자 사는데는 아무 문제 없었지만 전 '누군가를 위해서 일하고 싶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돈을 벌고 일을 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미고 싶다' 라는 생각이 있었죠.
 그녀를 만나고 싶었던 것도 그냥 단순한 외로움인지 아니면 내가 결혼을 결심한 첫 여자였으니까... 그 마음이 지금도 변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식사를 마치고 거실로 나왔습니다. 엄마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생각했었던 맥심 커피믹스를 타서 제 옆에 앉으셨죠. 

"아가.. 무슨 일 있어?

"아니 뭐... 그냥... 일도 그렇고 좀 이것저것 지치고 힘든 일이 있어서...그냥 이대로 괜찮은 건가 싶기도 하고...뭐 그래..."

"그러니까 결혼을 해야 한다니까... 매~~~일 저 컴퓨타 하느라 응? 게임만 하고 그러고 살고 그 나가서 축구만 하고 그게 무슨 재미야 좋은 사람 만나서 가정을 꾸리고 응? 행복하게 사는게 그게 어떻게 보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거야..."

제가 29이 될 때 부터 엄마는 자주 결혼 얘길 꺼내셨죠. 한국에 올 때마다. 진지하게 얘기도 나누고 하면서 절 믿고 결혼 얘기는 꺼내지 않기로 합의를 봤었는데 힘들어하는 제 모습에 엄마도 답답하셨는지 말하신 것 같았어요.

"그 누구야 너 졸업식에 온 애기... 걔 있자나 쬐끄맣고 싹싹했던 애? 아 그래 쟤 말이야 재"

엄마는 손가락으로 벽에 걸린 캐리커쳐 그림을 가르킵니다. 벽에는 저와 그녀가 여행 갔던 시절에 거금 오천엔이나 주고 그린 캐리커쳐 그림이 액자에 잘 들어가 걸려 있었어요. -저것도 안 버렸네- 
캐리커쳐 그림이라는게 사람의 특징을 아주 강조해서 그리더군요. 제 광대는 하늘을 뚫을 것 같았고 그녀의 팔짜 주름은 아주 깊게 파여있었죠. 그리고 그 아래 문구  love forever from yokohama 2012.1.13

"아...은혜?"

"응 쟤 말이야 쟤 쟤랑 결혼하던가..."

"아니 엄마 은혜랑은 헤어졌다니까...."

"그래? 그랬어? 너 뭐 지난 번에도 만나러 나간다고도 하고 연락도 항상 했었자나"

"아니 그건... 아무튼 헤어졌어..."

제 대답이 이상했는지 엄마는 더 이상 묻질 않고 화제를 돌리셨죠.

"야 그런데 사촌동생 소연이 결혼한다더라?"

"뭐? 걔 나보다 어리자나... 걔가 몇살인데"

"올해 28 이제 결혼할 나이 됐지. 여자 나이 28이면 딱 좋지 뭐.."

아... 나보다 어린 사촌 동생 마저 결혼하는구나. 전 바로 전화를 걸어 사촌 동생의 결혼을 축하 해 줬죠. 부산에 사는 사촌동생, 일본 나가기 전에 잠깐 본 내 동생. 순진하기만 하고 남자친구 있냐는 제 말에 없다고 하면서 남자는 어떻게 만나야 돼 ? 라고 묻던 그 동생이 벌써 남자가 생겨서 결혼까지 한다는 말에 얌전한 고양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확실히 배웠죠.

"소연아 오빠 한국이니까 얼굴 보러 갈게.."

"어? 언제?"

"내일 바로 갈게 기다려라"

전화를 끊고 엄마와의 대화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와 그녀의 문자를 생각했어요.

'"오빠 어디야?" 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만나고 싶다는 얘기 아니었을까? 지금 다시 연락하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뒤에 바로 보낸 정신이 없어서 라는 말은 뭐였을까? 내가 쓴 내 진심을 다한 글들을 보면서 감정이 벅차 올라 채 읽지도 못하고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렇게 생각하면 얼추 들어맞자나? 오지말라니까 왜 기다려... 이건 누가 봐도 안타까워하고 속상 해 하는 투자나? 그렇지 않나? 왜 속상 해 하겠어 아무 마음이 없다면 속상 해 할 일도 없을 것 아냐? 안그래?'

대답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방에서 전, 혼잣말을 하며 그렇게 그녀의 문자를 곱씹으며 혼자 생각에 빠졌어요.

그 때 핸드폰이 다시 울렸죠.

"카톡"

"썅넘아 어디야.... 만났냐?"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N의 문자. 고민 상담 할 때 가장 많이 신경써준 녀석이죠. 아니 잘 못 말했네요 가장 찌질하다고 놀렸던 녀석이죠.

"못 만났다. 집에는 갔는데... 은혜 어머니만 뵙고 왔다..."

"크크크크 뭐야 그건.... 야 그냥 부산이나 와 술이나 마시게..."

"부산...? 잠시만 좀 더 생각 좀 해보고 임마.. 이대로 돌아 갈 순 없자나"

"아 그러니까 부산 와서 나랑 같이 술 좀 마시고 마음 좀 추스리고 재 장전 한다음에 다시
가라고 내가 거하게 사준다니까....?"

"알았어 일단 끊어봐..."

이미 동생에게 간다고 얘기는 던져놓은 상태고 그녀가 보고 싶기는 한데... 지금 당장은 좀 아닌 것 같았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만나겠다고 오늘이 최후의 날이야! 라는 다짐 속에 간 어제의 일에서 그렇게 이상하게 끝이 나버리자 팽팽한 풍선에 바람이 빠지 듯 전 힘도 쭈욱 빠져버린 듯 했어요. 한 마디로 의욕 상실...?

'그래 어차피 동생도 만나야하고 친구도 만나서 재충전하고 다시 가자'

다음날, 전 시외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갑니다.재충전도 좀 하고 부산 바다 바람도 좀 맞으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정리 한 다음에 그녀에게 갈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간 부산, 부산 터미널로 차를 끌고 픽업 와준 친구녀석.  녀석과 함께 해운대 사촌 동생 집에 들려서 가볍게 한 잔 하며 즐겁게 축하를 해주고 전 친구와 술을 마시러 나왔습니다.

"야 어디서 마실래?"

"조용한데..."

"조용한데? 알았어"

저희는 가까운 조용한 호텔 밑 바에 자리를 잡고 술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 다 꺼내 놨습니다.
"야 어머니를 만났다니까...? 나 연애하면서 한 번도 못 뵌! 거기다가 커피를 타주시는데 그 커피가 진짜 너무 맛있는거야..."

스테이지에서 연주하는 여성 3인조 바이올린 연주 선율에 맞춰 제 목소리는 점 점 우울해져갔습니다.

"그리고 있자나... 나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데..."

"크크크크 천하의 네 놈님 진짜 조올라게 찌질해졌구나...으아 찌질해 으아"

"크크크 세상에서 아마 지금 내가 제일 찌질할걸? 다 데려와 찌질 올림픽 한 번 가자"

"야 닥치고 좀 만 기다려 올 사람 있어"

"응? 누구"

"응 내 와이프랑 아는 누난데 너 때문에 불렀다"

"야... 난 조용하게 마시고 싶다니까..."

"알지 조용히 같이 마셔. 이미 와 있어 임마 저 쪽 테이블에서 마시고 있는데 소개는 시켜 줘야지 그리고 임마 여자는 여자로 잊는거야...일루 오라고 그런다?"

이 녀석은 제가 그런 생각으로 잠깐 만났다가 실패한 전적을 몰랐어요.아무튼 제수씨는 봐야 하니 그렇게 제수씨와 그 친구분과 합석을 하게 되죠.

"안녕하세요. N씨 와이프에요 그리고 이쪽은 제가 아는 누나"

"아 안녕하세요 놓치고나니사랑이라고 합니다. 앉으세요"

의례 그렇듯 전 친구를 까면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아니 근데 정말 존경스러워요 진짜..."

"예? 뭐가요 ?"

"아니 어떻게 이런 쓰레기를 데리고 살 생각을 하셨어요?"

"그러게 말이에요 그래도 지금은 변했어요 이제는 데리고 살 만해요..."

"여봇!"

그렇게 가볍게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하며 시작한 술자리, 여러 번 자리를 옮기며 마셨어요. 광안리 대교도 가보고 해운대 해수욕장 앞 오뎅탕집 부산은 생각 한 것 보다 훨씬 아름답고 좋은 곳이더군요. 좋은 곳들을 보면서 기분도 풀리고 다시 힘도 나고 술 마시니 알딸딸해지면서 그녀가 더 보고 싶어지고 뭐 그랬죠. 그렇게 그 멤버로 새벽 5시까지 마시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날도 그 멤버로 다시 모여 마찬가지로 새벽 5시까지... 이튿날 다시 보게 됐을 때 그 누나분이 물어오시더라구요.

"야 놓치고나니사랑아 그런데 뭐 때문에 갑자기 한국 들어온거야?"

이미 첫 날 중반부터 말은 편하게 하기 시작했죠.

"아 여자친구 때문에.... 아니 이제 전 여자친구인가..."

"아.... 너도 N이랑 친구는 친구네. 걔도 순진한 구석이 있자나 순정파네 순정파야"

"뭐 순정파랄게 있나...그냥 얼굴 한 번만 보고 확인만 해보고 싶어서 온거야..."

"어..... 그럼 내 얘기 해줄까? 나도 옛날에 죽을만큼 사랑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누나의 얘긴 길고 또 개인사라 적을 순 없지만 대충 목숨 걸 정도로 사랑했고 헤어졌을 때는 자살을 생각 할 정도로 힘들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 이렇게 살아간다. 뭐 크게 보면 이 정도였어요. 뭐 개인적인 얘길 해준 보답으로 저도 제 얘길 시작했죠. 말하는 중에 "새 남자친구가 생겼다"라는 말이 나왔을때 작게 탄식을 하더군요.

"아..."

"왜?"

"놓치고나니사랑아 여자가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는건 마음정리가 끝났다는거야. 남자들은 그 뭐냐 바람도 막 피고 그렇자나? 뭐 물론 여자도 바람피고 뭐 그렇지만 요는 이런거야. 남자들은 큰 방이 하나 있고 거기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들어가 있고, 작은 방들이 몇 개 더 있어서 거기에 괜찮은 사람들을 넣어놓지. 그 방의 크기 만큼 그 여자들을 사랑할 수 있고 말이지, 그런데 여자의 방은 하나다? 마음이라는 곳에 큰 방은 딱 하나 있는데 그 방에는 오직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거야...그리고 네 전 여자친구는 이미 거기에 다른 사람이 들어가 있다는 말이지"

"에이 그런게 어딨어 무슨 궤변이야 그거... 그럼 여자들 어장관리하는 애들은 뭐야 한 명만 들어갈 수 있다며 ? 그 큰 방에 강제로 다 때려넣나?"

"아니지... 그런 물고기들은 방에 넣을 필요도 없는거지 마음을 왜 주냐 그런 물고기들을... 방에 넣을 필요도 없이 혈액처럼 그냥 흐르는거야... 돈이라는 피를 심장에 공급 해 놓고 그리고 그냥 흘러가는거지"

이상한 궤변이었지만 술이 취해서 그런가 귀 담아 듣게 되더라구요.

"몰라 그래도 보러 갈거야"

"그래... 이 누나가 무슨 말을 해도 넌 보러 가겠지... 그럴 땐 보러 가야 돼 안 말릴께 가 가서 봐"

뭔가 넌 이미 끝난거야라는 말에 기분이 상한건지 아니면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나쁜건지 아무튼 기분이 나빠졌어요.

"누나 그만해라 기분 나쁘다"

"아 그래? 미안 야 알았어. 오늘도 마시고 내일도 마시고 언제 들어간다고 그랬지? 일요일? 그럼 오늘이 수요일이니까... 금요일까지 마시다가 가서 보고 단판 딱 지으면 되겠네."

"알아서 할거야 야! N아 나 아침9시에 일어나자마자 갈란다."

"어딜?"

"어디긴 어디야 은혜 보러 가야지 봐야해 나 진짜..."

"아직 시간 많자나 내일 가 내일"

"됐어 일어나자마자 간다. 지금 5시니까 딱 9시에 일어나서 바로 간다."

"아 내일 가라니까..."

그렇게 내일 가 오늘 간다의 싸움은 당연히 제가 이기고 술자리는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 잠이 들었습니다.

"차로 데려다 줄게 깨워라"

라고 당당히 얘기하는 친구녀석. 하지만 전 알고 있죠 이녀석이 일어날 수 있는 놈이 아니라는걸. 아침 9시에 샤워를 마치고 깨워보지만 당연히 못 일어나는 이녀석.

'어차피 못 일어나는건 알고 있었으니 짐이라도 내 놓고 쳐 자라 이자식아' 

제 짐이 이녀석 차에 들어가 있었거든요. 

"음냐... 프론트에 차키 있으어어어어 음냐..."

열심히 두들겨 깨우니 꼼지락 거리며 겨우 하는 말이 저거, 전 그렇게 제 짐을 찾고 차키를 다시 프론트에 맡긴채 택시를 타고 부산 고속버스 터미널로 갔습니다. 버스 표를 끊고 잠깐 생각했죠.

'이렇게 간다고 해서 만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자나!? 또 집 앞에서 기다려야 하는건가...? 아니야 어머니도 이제 날 알고 그런 짓은 할 수 없어. 어떻게하지..? 결국 원점이네 이거...'

생각을 하다 일단은 페이스북 메신져를 통해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오늘 보러 갈께. 만나자"

3분이나 기다렸으려나요... 갑자기 화가 나는거에요.

'그렇게 최선을 다해 집 앞에서 기다렸는데...! 전화 번호도 알려줬는데...! 꼴랑 문자 두 개 보내놓고 삼 일동안 아무 연락도 안하고 너무한거아냐!!' 라는 이상한 생각이 들더라구요. 당연히 남자친구 있고 보기 싫다고 했으니 연락을 안하는건데, 그냥 괜히 제 상태가 처량하고 불쌍하다고 느껴져서인지 괜시리 혼잣말로 그녀에게 화풀이로 툴 툴 대기 시작햇어요...

"아니 어떻게 그래 진짜 못됐어 진짜 이렇게 독한 애였나?" "최소한 전화 한 통화 정도는 해줄 수 있자나 걱정되지도 않나? 그렇게 답장이 없으면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 안드나?"

제가 혼잣말을 하는 성격이 아닌데 그 때는 그냥 입 밖으로 이 말을 안 내뱉고 가슴에 담아두면 뭔가 이말이 뜨거워져서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유치원 생도 아니고 입으로 "너무하네 진짜 아유..진짜..."하면서 계속 헛소리를 하니 주위에서도 이 인간 뭐야? 라는 눈초리로 쳐다보시더라구요. 그래도 부끄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민폐구나 라는 생각에 말하는걸 멈췄지만 한 번 부끄러운짓을 하기 시작하니 더 이상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시 한 번 메세지를 확인 해 보지만 읽지 않은 메세지. 아직 10시가 안 넘은 시간이라 이제 일어났거나 출근 시간일텐데..그녀는 안 읽었어요.
일단 차분히 생각을 했죠. 이미 라인이든 페북이든 카톡이든 연락처는 다 없어졌고 제가 보낸 메세지도 지금 당장은 확인을 안하고 있다. 남은건 한국 번호인데... 전 제 전화번호부를 뒤졌어요. 그녀의 이름으로 두 개의 번호가 나오더군요.-구글 동기화 만세- 하나는 예전 바뀐 번호일꺼고 다른 하나는 반 년 전에 제 전화를 무시하던  번호겠죠. 어느쪽도 지금 사용하고 있다는 보장은 없었어요. 그래도 무작정 걸었습니다.

"뚜...뚜...뚜..."

안 받네요.

다음 번호

"뚜...."

"철컥"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오빠?"

그녀의 평범한 목소리? 아니 오히려 살짝 밝은 목소리? 거기에 받자마자 밝게 아 오빠라니? 뭐지..? 그녀의 첫 목소리는 절 당황스럽게 했습니다.

"어? 어....이 번호 아직 썼네 안 바꿨네? -갑자기 울컥- 근데 너...야! 진짜 너무한거 아냐?"

"어? 뭐가...? 왜?"

"어떻게 이렇게 날 무시할 수가 있어?"

전 제가 이 말을 꺼내면서도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꺼내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냥 그냥 화를 내고 싶은데 빌미가 없으니 꺼낸 말이 저거였죠.

"내가 언제 무시했다고 그래..."

"어...반 년 전에 말야 너 내 전화 한 번만 받고 계속 안 받았자나... 전화 번호도 안 바꿨으면서..."

"아... 그 때는...."

"메세지도 확인 안하고 말이야 !"

전 쉴 새 없이 몰아붙였어요. 그녀가 제 정신을 차릴 수 없게 아마도 출근 준비하다가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제대로 된 상황 판단이 안됐을거에요 당황 했겠죠 상대가 갑자기 막 쏘아붙이니 뭐... 전 쉴 새 없이 몰아 붙였어요.

"메세지? 메세지 보냈어?"

"아 됐꼬! 저녁에 시간있어?"

"어 시간? 어 있어"

어라?

"아 그러니까 만날 수 있냐고"

"어 있어... 저녁에 내가 그리로 갈께 어디야 지금?"

어라라?

"어... 그래? 나 지금 부산왔는데... 여기 부산..."

"부산 까지 갔어...? 뭐 그리 멀어"

"아니 그냥 네가 있는 지역을 좀 벗어나고 싶어서... 야 그리고 지금 터미널이고 내가 너 있는 데로 갈꺼니까 이따 저녁에 얼굴 좀 보자"

"응 알았어 그럼 끝날 때 연락할께. 그 때 봐 나 출근해야 돼"

"어?어... 야 시간 알려줘야지 언제 끝나는데....?"

"6시 그럼 그 때 연락해!"

"뚜...뚜...뚜..."


뭐지...? 갑자기 그녀가 쉬워졌어요. 뭐지 뭐지? 밝게 받아주고 먼저 오겠다고 그러고 시간 있다고 그러고. 
갑자기 뭐가 이리 쉬워? 울먹이지도 않자나 뭐야 이거... 누구와 상담하고 싶었던 전 아는 동생한테 바로 전화를 걸었죠.

"이야~ 형 잘된거 아냐? 형이 은혜의 첫 남자친구자나 그럼 그렇지~ 아무리 그래도 처음이라는건 쉽게 버릴 수 없는 것이거든~"

"에이 아니야... 그런게 어딨어...-속으로는 정말 그런걸까? 라는 희망에 부풀어 오르고 있었죠- 야 아무튼 오늘 드디어 보기로 했다 드디어 얼굴 볼 수 있다고 하하하하"

"형 잘되면 그냥 한국 들어와. 결혼 해야 할거 아냐 !?"

"야 시끄럽고 아무튼 난 보러 간다"

어릴 때 소풍가기 전 날의 설레임만큼 즐거웠어요. 갑자기 달라진 그녀의 태도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수백의 상황 설정을 하고 열심히 시나리오 쓰고 준비하며 만나러 갔던 그래서 결국 전혀 예상치 못한 어머니를 만나고 왔던 그 때의 상황과 비교하면 정말이지 아무것도 준비 안하고 아무것도 생각안하고 그냥 보러 간다. 그 생각 하나만 하고 움직였죠. 어차피 계획이라는건 세상이라는건 내 계획대로 흐르지 않는다는걸 확실하게 배웠기에...

아 그리고 요즘 고속버스는 기사님들이 출발전에 인사를 하시고 어디어디까지 소요시간은 어느정도 입니다. 라고 인사를 해주시더군요. 한국 와서 몇 번 경험은 했었는데 그 날은 특별히 그 인사가 더 기분 좋게 느껴졌어요. 한 대학생 여성분은 "기사님 안전운전 부탁드려요~" 라는 답도 해주고. 갑자기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어요. 겨우 그녀를 확실히 볼 수 있다는 거 하나에.

사촌형에게 받은 대학입학 선물 7년된 아이팟1G 녀석이 뿜어주는 비긴 어게인 ost의 슬픈 곡들이 그 때 만큼은 밝은 오케스트라였죠. 너무 기분 좋은 나머지 중간에 휴게소에 잠시 내렸다가 버스를 잘 못 타는 -같은 도착지 같은 버스 였죠-해프닝도 있었지만 다행히 원래 버스기사님이 절 조금 기다려주셔서 탈 수 있었죠. 평상시 잘 안 일어나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데 뭐 결과적으로 잘 해결되니 그냥 다 좋아보였어요. 그리고 그녀에게 가는 3시간의 버스 여행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여행보다 금방 지나갔죠.

2시가 조금 안돼서 도착. 약속 시간은 6시 이후, 일단은 택시를 타고 그녀의 집 근처로까지 갔죠.

'어디서 기다려야 할까... 조용히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면 역시 커피숍이 좋겠다.'

하는 생각에 전 커피전문점을 찾습니다. 딱히 마땅한 커피 전문점이 보이질 않았어요. 파리바게트가 있긴 했었는데 주인 아저씨처럼 보이시는 분이 파란색 트레이닝 복을 입고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입구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었죠. 

'저긴 가지 말자' 그렇게 여행 가방을 들고 동네 한바퀴를 삥 돌았습니다. 삼십분을 해매고 나서야 전 적당해 보이는 커피전문점을 발견할 수 있었고 아메리카노 하나를 사 제일 구석 테이블 벽을 보는 쪽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오직 그녀만이 제 얼굴을 볼 수 있는 자리로.

'만약 울게 되면 쪽팔리니까...'

그 순간에 거기까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어제 누나의 여자의 한방론, 그녀의 이상하리만치 쉬운 반응 뭔가 엇갈리는 상황 속에 전 조금씩 이지만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한 번 10시간 가까이 기다려보니 3시간은 정말 쉽게 지나가더군요. 그녀 어머니의 아메리카노가 생각나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천원 주고 리필까지 했는데 솔직히 맛은 없었어요. 그냥 씁쓸한 맛-이게 원래 내가 알던 아메리카노지-
 한 시간은 종이에 이것저것 적으면서 보내고 한 시간은 멍하니 앉아서 마지막 한 시간은 사촌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서 수다를... 어느덧 6시 그녀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는데 받질 않네요. 그리고 삼 분 뒤 그녀에게 전화가 옵니다.

"어 오빠 어디야?"

"어.. 여기가 큰 길가에 있는 큰 커피전문점인데... 이름이 xxxxx야 알어?"

"아!... 거기 알어 기다려 지금 걸어가고 있으니까 한 20분? 그 정도면 갈거야"

"응 알았어"

패기 좋게 그녀를 만나러 와서 드디어 그녀를 볼 수 있다. 드디어 본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는데 전화를 끊은 그 순간부터 가슴이 두근 거리기 시작했어요. 그 느낌은 사랑의 두근거림이 아닌 긴장의 두근거림? 예전 지역 스타크래프트 아마추어 예선 결승전 때 드라군 사업을 안해-송병구?- 상대의 투팩 FD에 허무하게 밀릴때의 그 기분 나쁜 두근거림이었어요. 조금 남은 아메리카노를 들이키고 다시 화장실도 다녀오고 카페에서 제공해 주는 담요를 배에 덮고 전 그냥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버스를 타고온 3시간 보다 그녀가 온다고 한 그 20분이 심정적으로 더 길게 느껴졌어요.
화장실은 벌써 두 번이나 다녀왔는데도 또 가고 싶어지는 것 같고. 마실 것도 없고 배불러서 리필하기도 뭐한데 가만히 있기도 또 뭐한. 뭐 그런 상황속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어차피 생각한대로 잘 안될거고 그냥 보고 생각나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말하고 행동하자. 그렇게 속으로 다짐하면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카페 문에 달려있는 종이 띠링 하고 울릴 때마다 뒤 돌아보진 않았지만 그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온 신경이 뒷통수에 집중 돼 가고 있었죠. 후방 집중력이 극에 달할 무렵.

띠링

쌔....한 느낌...

"많이 기다렸어?"

제 앞에 앉는 그녀. 예전 헤어질 때 모습 그대로의 단발, 전혀 크지 않은 아담한 키,그리고 깊은 팔짜 주름까지...
그대로였어요. 보자마자 알겠더라구요. 

'아 맞아 얘다. 얘랑 결혼하고 싶었지. 그리고 그 마음 진짜 하나도 안 변했구나, 얘도 하나도 안 변했어 정말 진짜 그대로네...'

이런 생각들을 머리 속으로는 막 하는데 입으로는 아무 말도 하질 않았나봐요 제가 그냥 제 생각에 빠져서 아무말도 안했던 것 같아요. 
10초?30초? 얼마인지는 모르겠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그녀가 답답했는지 그녀가 먼저 말을 꺼냈어요.

"왜? 왜 말을 안해 이 오빠 어~~~이"

"안 변했네...그대로다야 잘 지냈어?"

"응 나야 잘 지냈지. 오빤 살이 엄청 빠졌다. 잘 좀 챙겨 먹지"

"그래? 아닌데 술도 엄청 먹고 잘 지냈는데...암튼 뭣 좀 마실래?"

"음.....아메리카노"

"뜨거운거 차가운거?"

"차가운걸로 나 뛰어 왔더니 엄청 더워..."

'뛰어왔다고?' 그녀의 사소한 말 하나가 귀에 걸리는 상황이었죠.

"아메리카노 시원한 걸로 하나 주세요"

진동 대기표를 손에 들고 자리로 돌아왔어요. 앉자마자 전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기만 했죠. 하고 싶은 말은 많았는데 지금은 그냥 얼굴만 보고 싶었죠. 그냥 멍하니 눈 하나 안 깜박이고 바라만 보고 있는데, 코 끝이 금새 시큰해져 오는 걸 느꼈어요. 눈가도 촉촉해지더군요.

"뭘 그렇게 쳐다 봐 사람 민망하게~ 글고 오빠 벙어리야? 어이 말을 해 말을 여보세요~?"

"은혜야... 나 요 이주 동안 머리로만 알던 단어들을 제대로 배운 것 같다"

"뭐?"

"그 있자나 공허하다. 가슴이 아프다. 코 끝이 시큰해져온다. 쌔 하다. 뭐 이런 문자로 알고 뜻도 알아서 쓰는데 나 솔직히 실제로는 어떤 느낌인지 몰랐거든? 그런데 그걸 요 이 주 동안 내 몸으로 다 느꼈다니까. 진짜 아 사람이 진짜로 그런 느낌을 받기에 이런 단어가 만들어졌구나 하는 걸 느꼈지 세상에 단어들은 다 그 느낌이 있으니까 만들어진 것 같아"

갑자기 난데없는 국어시간 ? 전 그냥 생각나는대로 말을 뱉었어요 그 때는 정말 실제로 그렇게 생각해서 그렇게 말을 꺼냈죠. 난데 없는 단어란 왜 생겨나는가? 하는 이론 수업을 강의하는 듯한 절 보며 그녀는 벙찐 건지 그냥 웃더라구요.

"정신차려 이 인간아"

드으으으으응....

울리는 진동 대기표 그녀는 아메리카노를 가져왔습니다.

"쓰읍 후우........."

그녀가 주문한 커피를 가져 올 동안 전 크게 심호흡을 했어요. 그리고 그녀가 앉아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들이키자마자 말을 꺼냈죠.

"은혜야 난 솔직히 너 보고 5분만에 아니 딱 보는 순간에 알았어"

"뭘?"

"은혜야.. 오빠는.... 넌 것 같아. 넌 것 같거든? 난 진짜... 딱 보는 순간 너 보면 '아...결혼 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아 이 말은 널 판단한다 뭐 그런거라기보다는 네가 물론 그런 마음이 전혀 없을 수도 있는데 그냥 순전히 내 상황에서만 내 느낌이 그냥 아 너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결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그런거 난 진짜 넌 것 같아"

시종일관 밝던 그녀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 지기 시작했어요.

"너 보자마자 나중에 애를 낳으면 이런 얼굴이겠거니 하는 것까지 그려졌어. 진짜 내가 한순간 외로워서 널 보고 싶었던 건지 그게 아니라 정말 너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 그러는건지 너무 알고 싶었는데 보자마자 답은 나왔어 알겠더라...난 너야.... 


"넌..... 어때?"

전 만난지 15분도 안되서 바로 본론에 모든 마음을 던졌어요. 만나기 위해 기다린 시간이 너무 길기도 했고 오래 잡고 싶지 않기도 했죠. 집 앞에서 기다렸을 때는 단 5분만 있으면 된다고까지 얘기했었으니까요. 전 하나하나 어겨갔던 제 약속 중에서 그래도 "잠깐이면 돼"라는 말을 지키고 싶었어요.

"오빠.... 미안해... 난 아니야...."

"아니야...? 1퍼센트도 ? 0.1 프로도 ? 눈꼽만큼도 없어?"

"응 난 아니야 너무 늦었어 오빠... 그런건 옆에 있을 때 얘기 했어야지...얘기 했자나 나 사랑하는 사람 있다고 오늘 나온 것도 지금 남자친구에게 미안해 죽겠어..."

"0프로야 진짜? 진짜 0프로??"

전 아무 의미없는 숫자에 집착했어요 0프로던 1프로던 일단 아니라는데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었어요.

"응..."

15분만에 나버린 결론. 답은 나왔는데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하겠더군요. 애꿏은 테이블만 툭 툭 치며 그녀 들으라는 듯한 목소리 크기로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하...어떡하지 나 0프로일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어떡하지...."

"오빠 그런건 내가 잡았을 때 했어야지...내가 잡았자나...그 때"

그녀의 눈에도 약간 눈물이 고여있었던 것 같아요.

"그 때는.... 미안...." 

"왜 이제와서 이러는건데 시간도 많이 지났자나... 난 이제 진짜 아무렇지도 않아 오빠..."

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그냥 고개를 숙이고 멍하니 있었죠. 한 일분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전 괜히 투정을 부렸죠.

"아.......은혜야.....왜...... 왜 그 때 나에게 안왔어........왜 안왔어 진짜....나에게 그때 오지..."

제 눈에도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어요.

"난 오빠가... 그걸로 날 버릴 줄... 진짜 몰랐어...."

"몇 번 잡았을 때도 오빠 완전 냉정했자나.... 그래서 느꼈지. 아... 이 사람이 진짜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하는구나. 다 잊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하는구나 하고..."

"난.....난 그게......미안하다 진짜 거기에 대해서는 내가 할 말이 없어"

"응... 맞아 오빠 그냥 우린 아니었던 거야...타이밍도 안 맞았고."

"응... 타이밍..그래...... 지금 남자친구는... 그 사람은 잘해죠? 행복해?"

"응 만족해....그 사람은 날 외롭게 두질 않아..."

"너 그거 누구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다 ?"

"맞아 그 누구 좀 들으라고 하는 소리야 좀 들으라고 " -울다가 웃으면 어디에 뿔 난다는데-

"야 ! 내가 못 해준 건 또 뭔데!"

"난 오빠랑 있으면 항상 주눅 들어 있었다구... 솔직히 같이 나가서 놀고 싶기도 하고 막 전시회 같은데도 가고 싶었어. 나 미술해서 그런거 좋아하자나. 그런데 오빤 항상 공부하고 있고 취직한다고 준비하고 있고 한가 할 때는 또 게임하고 축구하고 난 오빠 만나면서 많이 힘들었거든 ?!하고 싶은 말도 참고...."

"어쭈 지금은 잘도 쏘아 붙이고 말도 잘 하네 뭐! 할 말 다 한다?"

"이게 내 본 모습이거든요 놓치고나니사랑씨?!"

"야...난 뭐 안 그랬는줄 알아? 너랑 나이 차이도 많이 나지 넌 일학년 이었지만 난 삼 사학년 이었고 돈 못 벌면 어떻게 되는지 뻔히 보이는데, 난 안 무서웠는줄 알아? 나도 무섭고 힘들고 했는데 너 걱정시킬까봐 말도 못하고....씨...나도 너에게 어리광 부리고 싶었던 적 많았어 무섭다고 말하고 싶을 때도 많았다고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내가 집안에 막내기도 하고 애교도 많고 !"

아아 처음의 아련함 슬픔 당혹 곤혹 이딴건 없어지고 갑자기 싸우기 시작... 원래대로라면 0프로라는 말을 듣고 나서 바로 보내려고 했는데 그런 말을 할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서로의 서운함에 대해서 진심으로 털어놓기 시작했죠. 헤어지고 3년이 지나서 말이죠.

"알거든요? 놓치고나니사랑씨? 내가 촉이 좀 좋자나 가끔 오빠 보면 오빠 막내티 나 막 그 설명은 못하지만 가끔 보면 그래 풋..."

"야 ? 웃었어? 비웃냐?! 아니거든? 안 나거든 완전 오빠였거든? 오빠 답게 완전 잘해줬자나 내가 너 새벽에 보고 싶다고 그래서 내가 다 내팽겨치고 데리러 가고. 응? 그래 말야 너랑 가장 친한 영숙이 영숙이가 남친 불러서 외롭게 한다고 해서 새벽에 택시타고 가서 갔다가. 우리 둘다 화장실 간 사이에 그것들이 룸에서 키스하기 시작해서 우리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쪼그려 앉아서 기다리고 어!? 그리고 우리가 들어갔을 떄 내가 더 찐~하게 말이야 잘해줬자나 !!"

"아 맞다 그랬지... 크크크 그 땐...쫌.... 고마웠어? -손가락으로 쪼금이라는 포즈를 지으며- 쫌"

"지금 그 사람은 얼마나 잘해주길래 그래? 돈은 잘 벌어?"

"응 좋은 사람이야 졸업하고 바로 약사되가지고 일 해 거기에 나 외로울까봐 항상 어디 데려가고 놀러가자 그러고..."

"잠도 잤냐...?"

"뭘 그런걸 묻고 그래......!"

"야 정 떼려고 하는거자나 이제 너 내꺼 아니자나 뭐 어때 ! 확실하게 정 떼려고 그런다..왜 말해봐 잤어?"

아아... 세상에서 가장 찌질한 인간이여... 지금 글을 쓰는데도 부끄러운 나의 모습이여 머리통을 날리고 손가락을 부러 뜨려버리고 싶구나...그래도 물어봤어요 솔직한 마음으로는 들으면 진짜 정 떨어질 것 같기도 했고 -답은 당연한거니까- 진짜 궁금한 것도 반은 있었죠.

"좋아 알았어...좋아 오빠 내가 아주 "썅년"이 돼 줄께 자알~들어? 

"당~연하지~ 당연한거 아냐?"

"....음....이뻤겠다...너"

"응?!"

'야 솔직히 들으면 막 밉고 그럴 줄 알았는데 그냥 이뻤겠다고.... 너 그럴 때 표정 얼마나 이쁜데..."

진심이었어요. 주둥이가 뇌에서 나오지 않고 목젖에서 나오는 기분? 머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뱉은 순수한 진심이었죠.

"그래도 그걸 진짜 말할 줄이야....크흑..."

전 일부러 오바하면서 진짜 좌절한 척 했죠.

"크크큭 아니 이 오빠가 자기가 물어봤으면서... 됐지? 날 아주 "썅년"으로 생각해 오빠 내가 그랬어 아주 오빠를 "썅놈"으로 만들어 버렸지 학교 친구들에게 다 말하고 같이 욕하고 난 그렇게 견뎠어... 흐흐흐"

"썅년? 크크크 별로 그런 생각은 안드는데? 야 그러지 말고 헤어지고 나에게 와"

"싫거든? 난 지금이 좋거든?"

"좋았어 그럼 야 누가 더 잘해 그래도 내가 더 잘하지?"

"아 몰라 이 인간아...크크큭 그만 햇"

찌질함의 대명사를 정한다면 그게 바로 저고 제가 바로 찌질함 그 자체였습니다. 남자가 헤어져서 해서는 안될 찌질한 말들과 질문을 던지면서 어떻게든 틈을 찾아내려고 했지만 안되더군요. 한 번 사랑하면 안 바뀌는 애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어요.

"얼마나 잘 해주는데 우리 오빠가~"

"그정도론 약해 날 더 정 떨어지게 해봐"

"좋아.. 들어 우리 훈이는~ -남자친구 이름이 훈이라더군요- 얼마나 자상한데~이번에도 여행 가자고 했어..."

"야 웃으니까 팔짜주름 더 생겼다"

"우리 훈이는~ 나보고 이게 얼마나 매력적이라고 했는데...매력 터진다고 했었어..."

"줘~ 터진다 진짜..."

지금의 남자친구의 좋은 점을 저에게 설명할 때의 그녀의 표정은 너무 행복해 보였어요. 활짝 웃고 신나서 이것저것 떠드는 모습... 옛날에 나 설명할 때도 저런 표정이었을까....그 행복해 보이는 모습에서 확실히 알겠더라구요. '아 나에게 안 돌아오겠구나...' 질투가 막 생기더라구요.

"야... 나 그냥 가려고 했는데 오늘 하루만 나랑 있자 응?"

"말이 되는 소릴 해 안돼 나 여기 나온것도 진짜 미안해 죽겠다니까..."

"나 만나는건 알아?"

"일본에서 왔다는 소리는 했어 만났다는 얘긴 안했고... 이따가 해야지..."

"전화해봐 내가 직접 통화할라니까...내가 얘기 해줄께 잘 저녁 먹이고 돌려 보내겠다고"

"아 싫어...씁 ! 이러지마 혼난다?"

질투심에 싸움이라도 붙이고 싶었어요. 당연히 안되는거 알면서도 둘을 싸우게 해서 헤어지게 하고 싶었죠. 하루 저랑 같이 있게 되면 당연히 싸울거고 그렇게 헤어지면 저에게 돌아 올 것 같았어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다는 심정이 그런 거였나 봐요. 그렇게 쓸데 없는 얘기로 티격태격하길 십 분.

"나 배고프다."

"배고파? 밥 안 먹고 왔어? 여기 딱히 먹을만한게 케익 밖에는 없던데?"

"케익은 싫어 느끼해. 나 카페에서 일하자나 매일 보고 먹는게 그런건데"

"좋아 그럼 밥 먹으러 가자 밥만 딱 먹고 보낼게 내가 사줄께?"

"진짜? 좋아 그럼 밥만 먹고 가는거다 내가 배가 고파서 봐주는거야..."

"어련하시겠냐...."

"근처에 레몬 테이블 있던데 거기로 가자..."

이 카페를 찾으려고 한 바퀴 돌다가 발견한 레스토랑 비슷한 데로 그녀를 데려갔어요.

"골라 배 터지게 먹어..."

"음...뭘 먹지...."

"이리 내 봐... 일단 스테이크 먹고 파스타도 하나 연어 샐러드도 맛있겠다."

"응 알았어.."

"여기요 여기 이 스테이크 두개랑요? 파스타랑 연어 샐러드 주세요"

"왜 두 개나 시키고 그래?"

"왜 두명이니까 두 개 시켜야지..."

"이 오빠가 여기가 일본인줄 아나 양 엄청 많거든? 저기요 취소 해주세요"

"야 어머니 양 많으면 어머니 드려 그럼 되자나 나 이번에 얻어 먹은것도 있고"

"아 그래도 돼? 저기요 여기 그럼 하나는 포장 해 주세요"

주문 하나 시키는데도 티격 태격... 웨이터분도 분명 저흴 커플로 봤을꺼에요...

"아 그리고 아까 미안... 같이 있자는 얘기 내가 생각해도 너무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어..."

이번에 확실히 배운 한가지 미안할 일이 있으면 바로 사과한다. 전 느낀 그대로 잘 수행했어요. 그것도 하필 그녀를 상대로 말이죠.

"말도 안되는 소린건 아네?"

"그냥 나랑 하루 같이 있으면... 너희 둘 싸울꺼고 난 그랬으면 해서..."

"우와 이 오빠 진짜 썅놈이네 크크크크"

"그래서 미안하다고 하자나 자식아"

음식이 나오고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 그녀 정말 잘 먹더군요 참 우악스럽게

"너... 진짜 잘 먹는다? 많이 배고팠구나..."

"응 응 너무 마이쪙...응~응~ 어때 더 정 떨어지는 것 같아?"

"아니 잘 먹으니까 더 좋아지는것 같아...."

처음 들어올 때 7시 반쯤에 왔는데 평일이고 손님도 별로 없는 것 같아서 물어봤어요 가게 몇 시까지 하냐고...

"9시 30분이세요 마감도 있고 홀에 있으신분들은 9시30분까지는 나가주셔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손님"

"그럼 룸은요?"

"아 그게 평일 같은 경우에는 손님들이 별로 없어서 9시 30분에는 다 마감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손님"

"아 예 9시 30분이요?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두 시간 앞으로 그녀와 있을 수 있는 시간 두 시간 그런데 그 두 시간이 정말 날아가더군요 뭐 별 얘기 안한 것 같은데 시간은 정말 번개처럼 쓱 쓱 지나갔습니다.

"나 너희 어머니 만났다..."

"어 들었어... 엄마에게 받았어 노트. 그 노트 때문에 오빠 만날 생각 들었던 거고..."

"그랬어? 너 갑자기 너무 쉽게 본다고 하길래 이상했었는데 그랬구나..."

"야 진짜 너희 어머니 그 커피가 너무 맛있더라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아메리카노였어...그래서 오늘도 아메리카노만 주구장창 마셨잖아 아까 그 커피숍에서 두 잔이나 마셨어 나"

"크큭 그거 엄마가 근처 커피 매장에서 사온 커핀데... 별로 안 비싼건데..?"

전 그렇게 또 천상의 커피 천사의 눈물로 빚어진 커피 액일 것이다라는 둥의 허풍을 섞으면서 얘기를 이어 나갔어요... 중간 중간 남은 시간을 체크하면서요.

"1시간 남았다"

"많이 남았네..."

"30분 남았네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안하거든 밥이나 먹어 왜케 못 먹어 내가 다 먹는다?"

"15분 남았다 너 진짜 0프로야 ?"

"빵프로다 빵프로..."

"독한 년..."

"이제 알았어? 나 어엄~청 독해 오빠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질 못했던 것 뿐이지...나 잠깐 화장실..."

조금씩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느껴졌어요. 곧 보내줘야 하는데 그 생각만 하면 진짜 눈물이 나올 것 같더라구요 억지로 웃고 있었던 건 아니고 진짜 즐겁게 대화하면서 즐거워서 웃고 있었는데 곧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그 금방이라도 슬픈 웃음으로 바뀔 것 같았죠. 
15분... 전 그녀가 화장실을 간 틈을 타 일어나서 카운터로 갔어요.

"저기 미리 계산 해 주세요..."

"아 네 십만 이천 오백원 입니다. 손님"

"저기요...."

"예 손님"

"저기... 삼십분만 더 있으면 안될까요?"

"네?"

"저희가... 저희가 오늘 헤어지는 날이거든요? 그래서 그러니까 삼십분만 더 연장 해주실 수 없나요?"

"아...예...예~ 그러세요 괜찮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아 계산은 카드로..."

그 때의 오너분으로 보이시는 분의 얼굴은 '이놈이 뭔소릴 하는건가...'하는 표정이었어요. 들어와서는 두 시간동안 즐겁게 하하 호호 웃으면서밥 먹고 어머니 드린다고 스테이크까지 싼 것들이 오늘 헤어지는 날이라니 뭔 헛소리를 하는거야 ? 하는 그런 표정이었어요 모든건 다 제 상상이었지만 최소한 이상한 놈이군 이라는 생각은 했었을거에요 분명.

그녀가 돌아오고 30분이 다가 왔어요.

"빨리 먹고 가자. 곧 닫겠다."

"괜찮아 삼십분 연장했어...크크 야 진짜 나 한 편의 드라마 찍는 것 같아 가게에 우리 헤어지는 날이라고 삼십분 연장해달라고 그랬다니까?"

"그래? 으이구...잘했다 잘했어..."

"크크크크 그러니까 천천히 먹어"

"아 됐어 배부르다 이제 못 먹어..."

"은혜야... 왜 우린 사귈때는 그렇게 서로에게 속 마음을 못 말했을까..."

"그러게 나도 잘 못한거 많지... 내가 먼저 오빠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싸우더라도 다 털어놓고 했으면 오빠도 좀 더 편하게 그랬을텐데"

"아니 나도 뭐... 내가 먼저 힘들다고 외롭다고 얘기 했었으면 됐을텐데.... 지금 이렇게 된 거 보면 진짜... 우린 인연이... 인연이 아닌가 보다 은혜야..."

"인연이 아니라는 말...너무 슬프자나 오빠...."

계속 즐겁게 잘 먹고 잘 웃던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어요...

"그러게 진짜... 그 때 잘 할껄.... 나 이제 내 좌우명 후회없는 삶을 살자 뭐 이딴거 다 버렸다...진짜 널 버린게 세상에서 제일 후회될꺼다. 평생 후회할꺼야...진짜..."

말하는데 제 눈에서도 눈물이 나오더군요.

"울 줄도 알아? 헤어질 때도 안 울던 사람이?"

"나 원래 잘 울어 멍청아..."

"그러니까 있을 때 잘했어야지....."

"그러니까...그니까 말이다"

"은혜야... 하나만 약속 해 줄래? 헤어지면 지금 그 사람이랑 얼마나 사귈지는 모르겠는데 만약 헤어지게 되면 있자나 한 번만 나에게 연락해 줘 문자 그런거 말고 목소리 들을 수 있는걸로 그렇다고 기다리겠다는건 아니고 나도 새로운 여자 만날 거야 그냥 그 때 만약 너도 혼자고 나도 혼자면.. 그러면 우리 다시 만나자 응?"

"응.. 알았어...."

"은혜야... 진짜 사랑한다 진짜..."

그 대화를 마지막으로 우린 나왔어요. 30분을 연장 받았는데 10분도 더 못 있고 나왔어요. 연장 해 주시고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꾸벅 하고 나왔죠. 그녀의 손에는 어머니에게 갖다 드릴 스테이크 세트가 들려있었죠.

"엄마가 좋아할꺼야..."

"응 그래 어서 가"

"여기서?.. 응... 알았어 그럼 나 간다?"

눈이 빨개진체로 돌아서는 그녀... 단 한 번도 뒤돌아 보질 않네요. 아마도 울고 있지 않았을까요...
그녀가 안 돌아볼 것 같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보다가 결국 저도 돌아섰어요.

그렇게 끝났어요 사귄 기간 2년 애매한 오빠동생2년 완전히 끝난 6개월 사년 반의 제 사랑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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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다리 글에 틀린 부분을 다시 고치고 검토 하려고 했는데 급하게 놀러온 친구가 생각보다 일찍 제가 있는 곳에 도착 할 것 같아서 나가봐야겠네요. 돌아오고 나서 잘못 된 부분은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뱀다리2. bgm을 처음 넣어봤는데 잘 나오려는지 모르겠네요. 이것도 잘 못 되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뱀다리3. 저의 일기같은 개인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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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14/10/17 20:33
수정 아이콘
잘 듣고
잘 보고
갑니다.
14/10/17 20:42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불판배달러
14/10/17 20:45
수정 아이콘
연락은 안오신걸로..?
놓치고나니사랑
14/10/18 08:42
수정 아이콘
예... 올 애가 아니에요 크크큭
14/10/17 20:4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인연이라는게 참 어려워요.

마음 잘 추스리시고, 또 다른 타이밍을 찾아서 행복하시길 바라요.
그대가부네요
14/10/17 20:58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시베리안 개
14/10/17 21:02
수정 아이콘
글로 읽는 저마저도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네요.
라이즈
14/10/17 21:06
수정 아이콘
있을 때
잘 하자.
놓치고나니사랑
14/10/18 08:44
수정 아이콘
라이즈님 //

전.자.사.랑.수.호.대! 가 아니라... 그렇죠 있을 떄 잘해야죠.
터져라스캐럽
14/10/17 21:07
수정 아이콘
슬프네요
이게 언제쯤인가요?
놓치고나니사랑
14/10/18 08:45
수정 아이콘
터져라스캐럽님///

3주 됐네요 이제.
푸른음속
14/10/17 21:11
수정 아이콘
정말 잘 봤습니다.. 사랑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메모네이드
14/10/17 21:26
수정 아이콘
흐규규 매일매일 이거 올라오기만 기다렸슴니다. 슬픈 연애소설같아요..
힘내세요.
놓치고나니사랑
14/10/18 08:46
수정 아이콘
메모네이드님 //

세 번째 글에도 댓글 남겨주시고 감사해요. 쓸까 말까 고민 했었는데 주말 되고 시간나니 자연스럽게 쓰고 있더라구요.
행복한 해피엔딩 소설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까워요... 제가
가치파괴자
14/10/17 21:43
수정 아이콘
크.. 먹먹 합니다
비슷한 추억이 있어서요, 정말 정말로 바보같은건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런 잘못이 반복 된다는게 너무 슬프더군요..
글쓴이님은 담번에느 후회 없는 사랑을 하기를 빌겠습니다.
14/10/17 21:46
수정 아이콘
글쓴분에게 감정이입하자면 충분히 마지막 젊음의 찌질함을 마음껏 쏟아낸 슬프고 애틋한 청춘드라마로 읽히지만

솔직히 저번에도 말씀드리고 싶었던 제 감상은 그냥 오기와 곤조가 뭉쳐진 그 무엇..
좀 다르게 표현하자면 사랑이 아닌 변질된 다른 감정의 소용돌이로 인한 찌질함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런 찌질함 한번쯤 폭발해 보는거 좋습니다. 한번쯤은요.

하지만 결국 지나간 사랑입니다.
앞으로 연애를 하지 않을것이라면 모르되,
앞으로의 연애를 위해, 그 마음 이제는 내려놓고 비워놓으시고,
새로운 사랑이 나타났을때 지금 가지고 계신 열정 다 쏟아낼만큼 후회없는 사랑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와 별개로
글은 정말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놓치고나니사랑
14/10/18 08:48
수정 아이콘
Typhoon님///

지난 글에 이어서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인생 최고의 찌질함이 폭발하고 아직 그 후유증이 남아있네요.
개인적으로는 4년이 넘는 연애였다고 생각하니 생각만큼 쉽게 다른 사람을 찾진 못하고 있어요. 뭐 그래도
금방 만나겠죠 새로운 사람.
단호박
14/10/17 21:52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에게 상처주고 아프신만큼 다음분은 행복하게 해주세요.
이 경험으로 인해 진짜 인연을 만났을때 놓치지않고 잘해주실거에요. 좋은 만남있으시길 바랍니다
마이스타일
14/10/17 22:06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라 공감하며 읽었네요
저는 머리로는 끝났다고 생각한 지난 사랑에 가슴으로는 계속해서 집착하고 후회하고 얽매여서
한동안 연애를 못했는데 글쓴 분은 그러지 마시고 빨리 좋은 분을 만나 후회 없는 사랑을 하시길 바랍니다.
놓치고나니사랑
14/10/18 08:49
수정 아이콘
마이스타일 님//

일단은 마음 속 가장 큰 방 방 청소 좀 해야겠어요. 버릴 건 버리고 닦을 건 닦고...
정리 완료되면 손님 맞을 준비해야죠.
14/10/17 22:48
수정 아이콘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솔직하게 삼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쿨 하라는건 아니지만 정말 찌질해 보이는건 사실입니다만 누구나 그런 시기가 있을테니까

충분히 이해합니다.



아마도 이런글을 쓰는 이유도 여전히 과거의 추억에서 못 벗어 났다. 라기보단.

글쓴 분이 새로운 사람을 아직 못만난게 아닐까 추측 합니다..



좋은 연애 하시고 , 다음에 또 재미있는 글 적어 주시길 부탁 드릴께요
놓치고나니사랑
14/10/18 08:50
수정 아이콘
50b님///

예리하시네요. 아직 시간이 그리 지나질 않아서 독거 노인으로 친구와 함께 술만 들이붓고 있습니다 크크크.
스핔스핔
14/10/17 23:53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
대니얼
14/10/18 00:10
수정 아이콘
너무 공감되고 흡입력있어 소설 읽듯이 읽었어요
저도 제 실수로 헤어졌고 여자친구가 기다려줫어요
3개월만에 제가 미안하다고 용서받아 재결합했지요
그런것도 타이밍인거 같아요 더 시간이 길어졌으면 영원히 남이 되었겠죠
지금은 안방 마나님이 되어 애들이랑 자고 있네요 흐흐
비록 인연은 아니었지만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랄께요
좋은 새로운 인연이 생길겁니다
놓치고나니사랑
14/10/18 08:51
수정 아이콘
대니얼 님///

결혼하신 분들은 다들 승리자.... 인생은 타이밍 그 타이밍을 꽉 잡으신 분들 존경스럽습니다.
군대 갔다가 나오니 군대 갔다온 남자들이 다 존경 스럽게 느껴지던 그 때 그 기분이네요 제가.
SarAng_nAmoO
14/10/18 01:06
수정 아이콘
아......아.....ㅠㅠㅠ
정말 잘 읽고 잘 듣고 잘 울고 갑니다...

오랫만에 추천게시판으로 올라갈 시리즈가 생긴것 같네요.
마티치
14/10/18 03:11
수정 아이콘
처음 길게 했던 연애가 저도 비슷했지요.
연애 1년 반 + 애매한 친구 사이 10개월 + 찌질이 생활 2년
그 친구가 무려 10개월을 기다려줬는데 전 11개월째가 되서야 정신차렸으나 이미 늦었죠.

윗 분들도 이야기하셨지만 이걸 내려놓고 새로운 만남을 하는 시기가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저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를 들으며 겨우 접었었네요. 흐흐..

글 잘 읽었습니다.
ThreeAndOut
14/10/18 07:59
수정 아이콘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헤어지는 연인 이야기는 정말 언제든지 감정이입이 되는 군요. 누구나 그런 찌질함은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이지요. 그리고 글 너무 잘 쓰시는군요. 너무 잘읽었습니다.
놓치고나니사랑
14/10/18 08:52
수정 아이콘
친구가 오자마자 새벽까지 술을 먹고 뻗어버려서 이제서야 댓글을 남기네요. 저의 찌질한 개인사를 읽어주신 분들 좋은 말씀 해 주신 분들 한 분 한 분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14/10/18 09:23
수정 아이콘
정말 찌질한데 흐흐흐
공감이 가는 찌질함이네요.
사랑앞에 찌질함이 무슨 상관입니까 ^^;;
블랙탄_진도
14/10/18 12:50
수정 아이콘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저도 연락 안올줄 알았는데 온거보면.. 사람 인연은 모르는겁니다
놓치고나니사랑
14/10/19 08:44
수정 아이콘
연락이 올까요? 왔으면 좋겠네요.
이상한화요일
14/10/18 22:12
수정 아이콘
앞에 글 읽으면서도 좀...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하하.
살다 보면 누구나 아닌거 알면서도 찌질의 끝을 달릴 때가 있는 거죠.
좋은 타이밍을 너무 여러 번 놓친 게 참 안타깝네요.
그대가부네요
14/10/18 23:12
수정 아이콘
별개지만 글에 음악을 어떻게 넣으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놓치고나니사랑
14/10/19 08:43
수정 아이콘
그대가부네요 님//

구글에서 검색 해 봤는데 브금저장소라는데가 있더군요. 거기 들어가서 좋아하는 곡을 고른 후 퍼가기로 주소 복사해서 쓰는 글에
붙여넣기로 넣었습니다.
그대가부네요
14/10/19 10:0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상상력사전
14/10/19 00:36
수정 아이콘
아 여자 입장에서는 정말 너무 하신거 밖에 생각이 안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담부터는 자기 감정 속이고 상대방에게 괜히 짜증내지말고
솔직하게 감정 밝히시며 연애하시길.

안그러시면 또 놓치고 후회할 일이 펼쳐집니다.
놓치고나니사랑
14/10/19 08:45
수정 아이콘
예 그래야죠.솔직한게 정말 좋더라구요 상대방 뿐만이 아니라 저에게도 좋더군요.
부끄러움은 잠깐이고 바로 느껴지는 시원함과 뭔가 작은 기쁨 그런게...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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