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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05 05:58:02
Name 王天君
File #1 frank.jpg (68.7 KB), Download : 60
Subject [일반] (스포) 프랭크 보고 왔습니다.


존은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그렇지만 방구석에서 키보드 건반을 두들기며 뮤지션의 꿈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그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옵니다. 매니져는 밴드를 아는 척 하는 존에게 해변가에서 자살 소동을 벌이던 전임 키보드 연주자의 공백을 메꿔줄 것을 제의하지요.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존은 첫 연주에 합류합니다. 그런데 암만 즉흥적이라지만 존이 적응하기에는 이 밴드를 관통하는 삘이란 게 도무지 와닿지 않습니다. 열심히 코드를 따라가며 화음을 끼워넣지만, 누군가가 연주하는 기계에서는 스파크가 튀기 시작하고, 이를 본 베이스가 연주를 멈추었다가 욕세례를 얻어듣고, 그렇게 시작된 싸움에 관객도 별로 없던 공연은 엉망진창으로 끝납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소동보다도 더 희안한 건 가면을 뒤집어쓰고 뜻모를 가사를 노래부르는, 아니 음을 따라 중얼대는 보컬입니다. 이상한 밴드, 이상한 가면, 이상한 남자에게 매료된 존은 이 밴드의 일원이 되어 본격적으로 음악에 도전합니다.

여기까지는 범인이 괴짜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며 생기는 좌충우돌 도전기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영화는 그들이 얼마나 엉뚱하고, 어떤 음악을 만들려고 하는지를 보여주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합니다. 새로운 소리를 찾으려는 창의적 시도랍시고, 엉뚱한 짓을 주도하는 프랭크와 이를 따르는 멤버들 사이에서 존은 여전히 우왕좌왕하기 일쑤죠. 그럼에도 존은 프랭크가 대단히 열정적이고, 멤버들 모두를 사로잡을 만한 비범함이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체감하기 시작합니다. 예상외로 앨범 녹음이 길어지고, 방세를 내지 못해 밴드가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마침내 존은 SORONPRFBS 에 투신하기로 결심해요. 회사도 그만두고, 할머니가 남겨주신 비상금을 까먹으면서  그는 그렇게 밴드의 멤버가 됩니다. 그렇지만 존에게SORONPRFBS 가 만드는 음악은 근사하면서도 여전히 알쏭달쏭합니다. 클라라는 옆에서 존의 신경을 긁어대구요.

그렇게 내내 유쾌하기만 할 것 같던 영화는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산책하던 존은 스스로를 교수형에 처한 프랭크를 발견하고 혼비백산 놀랍니다. 가면 아래에는 매니져 돈의 얼굴이 있었고 프랭크를 비롯해  모든 멤버들은 충격을 받습니다. 이후, 그의 시체를 화장해주고 꿀꿀한 기분에 빠져있던 밴드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옵니다. 틈틈이 밴드의 연습실황을 유튜브에 올려온 존 덕분에, 어느 락 페스티벌에서 초청장을 보내온 것이죠. 유명해질 기회라며 존은 흥분하고 유튜브가 뭔지도 모르는 프랭크는 2만이라는 가공할만한 조회수에 잔뜩 들뜨지만 클라라는 여전히 싸늘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페스티벌 참여를 기점으로SORONPRFBS 는 허물어지기 시작하며, 영화는 더 이상 웃기지도 귀엽지도 않습니다.

이 영화는 뭘 이야기하고 싶은 걸까요? 음악? 예술? 창조와 재능? 제가 보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주제는 바로 “관계”에 관한 것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마이너리티와 메이저리티의 관계, 그리고 마이너리티들끼리의 관계라고 할 수 있겠죠.  영화는 존이 프랭크와 다른 이들을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해, 존과 다른 이들이 서로 엇갈리고, 존과 프랭크마저 헤어졌다가 마침내 프랭크가 다시 SORONPRFBS 멤버들과 다시 만나는 지점에서 끝이 나니까요.

이들의 관계는 일단 메이져리티인 존과 마이너리티인 SORONPRFBS 멤버들로 나누어집니다. 그들은 일반 사람의 눈에, 존에 눈에도 뭔가 정상적이고 이해가능한 사람들로 비춰지지 않습니다. 이를 비범하게 보느냐 그저 정신이상자들로 보느냐 하는 호감의 차이만 있을 뿐, 프랭크를 비롯한 SORONPRFBS  멤버들은 모두가 사회의 이해 범주 바깥에 있는 아웃사이더들입니다. 그리고 SORONPRFBS의 키보드 역할은  어정쩡하거나, 마이너리티가 될 수 없는 자들을 상징합니다. 존이 처음에 목격했던 자살 미수의 키보드 플레이어, 매니져를 맡고 있었지만 원래는 밴드의 키보드였던 돈, 그리고 마지막으로 키보드와 매니져를 겸했던 존까지, 키보드 연주자들은 밴드 안에 완전히 융합되지 못합니다. 비정상 속에 한쪽 발을 담그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 바깥으로부터 연결 고리를 끊지 못하고 아웃사이더가 되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들로 귀결되죠. 이를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돈의 자살입니다. 그는 존의 눈에는 가장 멀쩡한 사람으로 비춰집니다. 그렇지만 그 역시도 정신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을만큼 어딘가 나사 하나가 빠진 인간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가 어느 한쪽의 자신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마네킹 페티시로 나타나는 자신의 이상성을 마음껏 추구하지 못합니다. 그러면서도 그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진 못합니다.(프랭크는 돈의 페티시를 말해주며 그가 부끄러워 할 수 있으니 존에게 비밀로 해줄 것을 부탁합니다.) 결국 그는 그렇게 동경하던 프랭크의 가면을 뒤집어쓰고 죽습니다.

보통 마이너리티에 관한 이야기는 메이져리티의 시선을 통해 전달됩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시선은 조금 다릅니다. 아웃사이더인 그들은 차별이나 편견에 희생당하는 사회적 약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마이너리티가 되지 못하는 자들이 동경하고, 편입하고자 하는 일종의 고차원적인 존재에요. 보통 영화가 메이저리티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마이너리티를 그린다면, 이 영화는 역으로 마이너리티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메이저리티를 그립니다. 이 부분은 존의 음악을 대하는 멤버들의 태도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존의 음악을 두고 멤버들은 “구리다”고 표현합니다. (죽기 전 돈 역시도 자신의 음악을 구리다고 표현하죠) 마침내 프랭크와 단 둘이 섰을 때도 존의 음악은 프랭크에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구리기만 합니다.  그래서 존은 SORONPRFBS 멤버들에게 결국 버림받는 과정을 하나하나 거쳐갑니다.

각 멤버들은 메이저리티가 마이너리티와 섞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내 자막도 없이 불어로 지껄이는 바라크를 통해 우리는 메이저리티와 마이너리티가 서로 소통할 수 없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그가 존과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때는 그들이 존 때문에 밴드를 떠난다는 선포를 할 때 뿐입니다.) 내내 신경을 긁는 클라라 역시도 메이저리티와 마이너리티는 항상 마찰할 수 밖에 없는 관계임을 보여주지요. 다소 유순한 나머지 멤버들과 달리 내내 까칠한 그녀는 메이저리티를 향해 마이너리티가 품는 적개심과 우월감을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숨으려 하는 마이너리티와 달리,  세상을 향해 자신의 존재감을 공격적으로 드러내는 자의식 과잉의 모습을 갖고 있기도 하구요. (고스룩이나, 인디밴드 팬들의 자부심 같은 것 말이죠) 그런 부분에서 그녀는 존과 가장 많이 부딪히고 섞이는 멤버입니다. 존과 관계를 갖는가 하면 그를 칼로 찌릅니다. 그녀가 부엌에서 다소 민망한 속옷 차림으로 존 앞에 서있던 장면도 세상을 향해 마이너리티로서의 정체성과 감정을 솔직하게 까발리는 특징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프랭크는 마이너리티로서 어떤 극에 도달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를 가장 확연하게 드러내는 것이 그의 가면이죠. 우리는 가면이라는 도구의 일반적인 특징들을 그에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일단 그는 가면이라는 벽을 통해 자신을 세상으로부터 가장 강력하게 차단시키고 있습니다.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무슨 표정을 하고 있는지 인간을 대할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도 알 수 없으니까요. 동시에, 그 가면 때문에 그는 마이너리티로서의 존재감을 가장 강렬하게 내뿜습니다.  멤버 누구보다도 튀고, 이상하게 보이죠. 역설적으로, 프랭크는 자기자신을 가장 깊숙이 감추는 동시에 가장 뚜렷하게 드러낸다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프랭크가 밴드 안에서 자아의 이중성이 가장 거대한 사람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가 내내 가면 아래에 감추어야 할 무언가가 있으며, 이는 가면 바깥으로 보이는 것과 엄청나게 이질적인 것이라는 것을요 . 또, 내내 가면을 쓰고 있는 점을 통해 우리는 그가 어느 멤버보다도 마이너리티로서의 고집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점은 클라라와 정확하게 대비됩니다. 세상을 향해 있는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고 세상과 섞이기도 하는 클라라와는 달리, 그는 절대 자신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이는 동시에 마이너리티로의 경계에 애매하게 서있는 돈과 대조가 되며, 돈이 그토록 원하던 삶의 태도이기도 하구요)

메이저리티의 세상을 향해 드러내는 태도가 각자 다르지만, 마이너리티로서 그들이 추구하는 공통의 목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있는 그대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일종의 순수성이죠. SORONPRFBS의 엉뚱한 음악은 그들의 순수함을 나타내는 매개체이구요. 그들은 굳이 남을 위한 음악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음악을 스스로 즐기고, 그것으로 만족하지요. 그러나 존이 끼어들고, 그가 온라인을 통해 연결한 메이저리티와의 세상에서 그들은 본연의 목적과 정체성을 잃으며 삐걱대기 시작합니다. 존은 SORONPRFBS가 추구하던 음악을 바꾸기를 밴드에 종용하고, 메이저리티의 세상에 편입하고자  마이너리티로서의 자존심을 포기할 수 없는 멤버들은 공연 전날 차례차례 존을 떠나버립니다. 프랭크는 존의 충고를 따라 자신을 바꿔보려 삼류 유행가 같은 노래까지 만들며 소통하려 하지만, 그 역시 세상에 따라 자신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하고 무대에서 쓰러져버리고 맙니다. 공연 전 치렁치렁한 속눈썹을 덧칠한 프랭크의 가면은 바로 마이너리티로서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프랭크가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서의 가면이, 세상과 타협하려는 존 때문에 추해져버리죠.

공연이 엉망으로 실패하고 난 다음 날 존이 프랭크의 가면을 벗기려는 장면에서 우리는 메이저리티가 마이너리티에 벌이는 폭력을 간접체험하게 됩니다. 소통을 핑계로, 메이저리티는 마이너리티의 순수성을 변질시키고, 가장 약하고 민감한 부분마저 세상에 까발리려 듭니다. 차에 치이고 다리를 절뚝이면서까지도 가면을 벗기 거부하며 달아나는 프랭크를 보며 존은 자신이 모든 것을 망쳐놓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공연에 실패한 프랭크의 졸도 장면이 수많은 사람에게 우스개거리로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존은 알게 됩니다. 특이한 것을 보는 평범함의, 소수를 향한 다수의 철없는 호기심과 열광은 얼마나 쉽게 식어버리며 얼마나 큰 상처로 남고 말던가요. 아무리 신비하고 멋져보이더라도,  세상 밖으로 억지로 끌려나가는 대신, 순수함이 순수함으로 그렇게 끼리끼리 세상 한 구석에 파묻혀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는 진리를 우리는 새삼 곱씹게 되지요.

존은 행방불명된 프랭크를 찾아나섭니다. 난무하는 거짓 정보 속에서 수없이 헤맨 끝에 그는 마침내 가면을 벗은 프랭크가 머무는 집에 당도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자신감, 에너지, 독창성 따위가 흘러넘치던 프랭크와는 딴판인 가면 속의 프랭크를 마주합니다. 다소 흐리멍텅한 눈빛과 불안한 표정, 볼품없이 듬성듬성 빠진 머리카락 등 초라하기 짝이 없는 그의 모습에 한 없는 죄책감을 느낍니다. 존은 프랭크의 부모님께 듣습니다 . 가면을 써야 할 만큼 프랭크는 대단한 상처나 계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음악적 재능 같은 것은 더더욱이 없었다고 말입니다. 그렇기에 존은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했는지를 더더욱 통감합니다. 세상이 이해해주지 않아도, 마이너리티로서 당당히 세상을 살아나가던 프랭크를 망친 것은 프랭크의 유년기 상처나 끔찍한 경험 같은 것이 아니라, 순전히 자신의 세속적인 욕심과 이기적인 호기심이었기 때문이죠. 애초에 그는 대단한 사건이 있어서 아프거나 뒤틀린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가면을 벗기려고 한 존 때문에 가면 속에서 활기차게 살아가던 프랭크는 완전히 망가져버린 셈이죠. 음악을 향한 꿈과 열정도 가면 바깥에서 모두 휘발되어 버린 채로요.

클라라와 다른 멤버들은 프랭크 없이 다른 이름으로 밴드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존은 프랭크를 다시 이들과 재회시킵니다. 그리고 거기서 뻘쭘하게 서있던 프랭크는 가면 없이도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I love you all 이라고 즉흥적으로 붙인 가사를 지껄이는데도,  코러스와 연주를 통해 밴드는 더없이 조화롭고 충만하게 하나의 노래를 펼쳐보입니다.  그렇게 존은 프랭크와 SORONPRFBS의 재회를 뒤로 하고 쓸쓸이 떠납니다.

마이너리티에 대한 연민을 품고 끝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영화는 끝까지 메이저리티를 마이너리티에게서 배제합니다. 메이저리티에게 저지른 실수에 대한 책임만 지게 할 뿐, 그를 향한 관용과 포용까지는 허락해주지 않죠. 그럼에도 우리는 존이 SORONPRFBS로서 남지 못한 데에 대한 아쉬움 대신, 어떻게든 그들이 다시 뭉쳤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기뻐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SORONPRFBS에 빈 자리는 없었으며, 누구 하나 봐주지 않더라도 그들은 그들 그대로 온전하고, 서로를 안아줄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영화는 마이너리티를 향해 메이저리티의 오만한 응원과 동정을 보내는 대신, 그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며 마무리를 짓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따스함과 이해가 굳이 필요치 않은 존재들이니까요. 마이너리티가 메이저리티가 되지 않더라도, 메이저리티의 보살핌 바깥에서도, 그들은 끄떡없이,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세상 모퉁이 한 구석을 휘저으며 살 겁니다. 외부의 어설픈 이해의 손길 따위 없이도, 유튜브 조회수에 대한 갈증 없이도, 그들은 그렇게 서로 투닥거리면서도 하모니를 이루며 살 테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멋모르고 벗겨버린 가면에 대한 속죄와, 이왕에 벗겨진 가면 이제는 조금 바깥 바람도 쐬고, 유동식 말고도 맛있는 것들 먹으며 프랭크가 잘, 행복하게 살아주기를 멀리서 빌어주는 것 말고 별 게 없을 거에요.

@ 저한테는 이 영화가 에드가 앨런 포 의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광인 치료법”에서 히스테리만 쏙 뺀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멤버들에게 새의 이름을 붙여주며 연습하던 장면이 유난히 그렇게 보이더군요.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 같은 것은 있을까요? 그리고 있는 그대로 그들을 살게 하는 것이 그들을 바꾸려는 폭력보다도 훨씬 아름답고 재미있는 건 아닐까요?

@ 가면에 대해 영감을 준 Frank Sidebottom의 영상을 몇개 찾아봤는데, 가면 디자인 빼고는 큰 연관성은 없어보입니다.

@ 이 영화에 대해 놓친 게 너무 많아요. 제 생각보다 훨씬 훌륭한 영화였다는 것을 다른 리뷰 보고나서야 뒤늦게 알아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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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올
14/10/05 13:12
수정 아이콘
리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아 pgr에 이 영화 리뷰가 올라오지 않는다면 내가 써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너무 좋더군요.

음 조금 감상이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원래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아방가르드한 인디팝을 굉장히 즐겨 듣습니다. 그래서인지 초반에 존이 프랭크의 밴드에 처음 함께 연주하는 부분에서도, 인디씬에서 좋아할만한 스타일을 잘 캐치해서 표현했다고 느꼈습니다. 만일 SORONPRFBS 같은 밴드가 실제로 있다면 저는 앨범도 사고 팬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아랍 스트랩같은 음악을 하는 엄청 쿨한 밴드라고 친구들에게 추천해줬을 거에요. 존 역시 짧은 순간이었지만 저와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밴드에 합류했을 거라고 봅니다. 단순히 괴짜들의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졌다고 보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

이는 영화에서 일부러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화면에는 음악이 조각조각으로만 나올 뿐 제대로 한 곡을 풀로 연주해서 들려주는 장면이 몇번 안나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마다 취향저격을 받는 느낌을 받으며 빠져들게 되더군요. OST도 계속 듣고 있는데, 마이클 패스밴더 왜이렇게 목소리가 좋죠;;; 사기 입니다. Secure the galactic perimeter나 I love you all 너무 좋아요.

인디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되네요. 강추!

아 그리고 본문에서 말씀해주신 다른 리뷰 글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저도 궁금하네요.
王天君
14/10/05 21:09
수정 아이콘
흠. 저도 프랭크가 만들었던 most likeable song 같은 건 뭔가 귀엽고 신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 음악들은 진짜로 영화를 듣는 이들의 청각적 심상을 만족시키려는 진지한 음악들이 아니라, 그저 말 그대로 특정 음악들의 특징을 흉내낸 음악이라고 보는 견해도 많더군요. 사실 저도 그렇게 프랭크가 만드는 음악에 대단한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어요. 그게 제가 이 영화를 음악 영화로 규정짓기 난감한 이유기도 하구요.

네이버 영화 리뷰란에 가면 정말 훌륭한 리뷰들이 많더라구요!!
14/10/05 20:54
수정 아이콘
가면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고 존이 괴짜 천재 프랭크를 만나서 신나는 모험을 하는 음악영 화일거야!! 하고 섣부르게 극장 갔다가 내상 입었습니다.
잘 만들었다 못 만들었다 보다는 전 이런 영화보면 제 자신을 마주하는 기분이 들어서 엄청 씁쓸하고 외로워지거든요...개인적으로는 오래 곱씹게 될 것 같은 영화이지만(숏버스도 생각나고...) 누구한테 보라고는 못하겠어요...

존은 딱히 악랄하게 나쁘게 군 것도 없는데 밴드 구성원들에겐 최악의 관계로 일반 대중들에겐 찌질한 루저로 남게 됐죠.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 했는데 그거 하나 잘못해서...
John Swain
14/10/05 21:23
수정 아이콘
아웃사이더와 언더는 그 자체로 존중해야죠. 그들을 자신의 디딤발로 삼고 어떻게든 올라가려고 발버둥 치는게 썩 아름답진 않았습니다. 프랭크를 존경하는 척 했지만 정작 무대에서 언플러그드로 플레이한 건 자신의 코드였죠. 뭐 자의로 밴드에 끌려들어간건 아니었으니 그 부분은 안타깝지만.

영화는 굉장한 수작이었다고 봅니다. 아직도 엔딩 송이 귓가에 맴돌아요. 상처입은 프랭크 가면도 떠오르고.
오쇼 라즈니쉬
14/10/05 22:46
수정 아이콘
노래가 구려... (털썩)
14/10/06 00:03
수정 아이콘
여기서 너무 웃겨서 쓰러졌다가...그 후로 급격히 영화가 암울해져서 미안해지기까지 함...
필립 말로
14/10/06 10:54
수정 아이콘
알~ 러어뷰우 오올~~

마지막의 가면 벗은 프랭크가 안되었기는 했지만,
머리 땜통난 빙구 파스벤더가 너무 웃겨서 감정이입이 안되었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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