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09/13 16:05:24
Name 서폿이킬먹음던짐
Subject [일반] 남자자취생이 고양이와 추석보낸 이야기
고양이는 식수와 화장실이 충분하면 3박4일정도는 무난하게 혼자 지낼 수 있는 동물입니다
만, 가족들이 나무의 보정샷이아닌 실물을 보고싶어해서 , 그리고 저도 나무와 함께 첫 외출을 하고싶어서
연휴에 데리고 집에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고양이카페 같은데 가서 이런 얘기를 한다면 걱정과 동시에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다니! 개념없는 집사자식!"
이라고 할 수도있겠습니다.. 왜냐하믄 고양이는 영역동물이기 때문이지요 ㅜㅜ..
하지만 타고난 우리냥이의 낯가림없고 적응퀸인 성격을 믿고 가기로했습니다.

어무니와 형이 저를 픽업하려고 춘천에와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떠나기로 했고
저녁즈음 집에도착해 처음으로 냥이와 상봉을 하게되었습니다.
예상대로 문앞에서부터 냥냥거리며 가족을 맞이했고 이미 그 떄부터 가족들은 나무 앓이 시작..


<상경하는 차 안에서..케이지안에서 징징거리고 먹지도 싸지도않아서 걱정했습니다..만 케이지에서 꺼내주니 얌전히 제 품에 몸을맡겼습니다>

<제발 꺼내줘 집사놈아>

다행히 나무는 범상치 않은 놈이었습니다. 달리는 차와 낯선환경보다 자기를 옥죄어오는 케이지가 더 원망스러운 냥이.
케이지에서 꺼내주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냥이.. 시간이 지나니 편하게 누워서 자다가.. 똥도싸고 ..이게 개야 고양이야..

더블에이 에이포용지 박스를 임시로 잘라서 간이화장실을 만들어줬습니다. 달리는 차안에서 용케 가서 똥을싸고 다시 품안으로
돌아오는 장면을보고 가족들은 사람보다 낫다며 감탄사를..


<집에있는 다이소표 수제 부직표화장실V.5000 보다 1/4 정도나 작은 화장실 이었씁니다.  버리기 아까웠습니다. 사진은 다.수.부.V5000
응가들이 조금씩 보입니다. >

중간에 제사를 지내러 친척에 들렀는데, 얌전하고 조용하게 쫄랑쫄랑 집을 배회하고 제사상에는 얼씬도 안해서 어르신들이 냥이하나 잘 데려왔다고 폭풍이쁨을 받았습니다.  낯선집에가서도 쫄지않고 구석구석 탐험하는 강심장!


<할무이 집에서도 역시 탐색전>


친척집, 할무이집을 거쳐 드디어 집에 도착했습니다.
적응따윈 필요없다는 듯이 내 집인냥 빨빨거리며 잘 돌아다니는 모습이 대견스러웠습니다.ㅜㅜ


<소파부터 점령>


이번 주는 사진으로 많이 대체합니다

<화분에 관심히 있는 듯 . 하지만 창문을 더 좋아하며, 항상 먼지구댕이만 찾아다니는 이해할 수 없는 냥이>


<무엇보다 어무이 사랑을 독차지... 나한테도 안쓰는 고음의, 장난섞인, 사랑이담긴 말을 자주자주 건내심>

<이미 차에서 시작된 어머니의 냥이사랑>


<집을 어느정도 익혔다 싶으니 역시 잡니다.>


<또 잡니다 . 냥모나이트>


<계속 잡니다 .하루정도 있으니 침대는 형의 백팩으로 정했습니다. 졸리면 일단 가방위로 안착>


<어무이 품에서 또 잠.  >

집에있는 3일간 하루의 절반은 잠만 잔듯합니다. 뭐 자기도 나름대로 이동하느라 피곤하기도 했고 계속 관심주고 귀찮게구니깐
졸렸나봅니다. 그리고 집이 좀 따듯하고 편하기도 해서 제 자취방에서보다 더 많이 자는듯합니다.
가족들은 냥이가 깝죽거리고 우다다다 할때는 어우어우 하다가도 자면 이내 섭섭한 듯 ...

조기구이를 먹으면 식탁앞에서 냥냥거려서 살 발라주면 신나서 먹다가 다먹으면 또 와서 냥냥  - 무한루프
삼겹살을 구워먹을 때도 귀신같이 와서 의자에 발올려놓고 냥냥거립니다. 삼겹살 기름빼고 조금 주면 신나서 먹다가 다먹으면 또 와서 냥냥.
가끔 보면 고양이가 육식동물이긴 유식동물인가보다 하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 간식이 참치야채수프일 때 수프와 참치만 얌체같이 골라먹고 야채는 나몰라라 버려두기도 합니다. 이게 얼마짜린데...)

생각해보면 집에와서 애교좀 부리고 먼지덩어리들 몸소 청소하고 다니며 먹고똥싸고 자고 ..이게 다인데
다시 춘천 내려갈 날이 되니 가족들이 엄청아쉬워하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한 마리 데려다 키우시든가...히히)
앞으로 꼭 냥이데리고 집 자주자주 가야겠습니다. 그리고 2세를 보고싶은 마음도 조금 생기더라구요.. 후...GOmin


어느덧 기차 탈 시간이 다 되어서 역으로 향했고, 용산역에서 잠시 앉아 기다리는데 그 사이 제 앞에 두 분이나 앉아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첫 째 앉은분도 애묘인.. 두 번째 분도 애묘인.. 고양이 키우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싶었습니다...
얼떨결에 폭풍 칭찬받은 나무와 , 고양이모래추천을 받은 집사는 좋은 추억을 안고 ITX 청춘에 몸을 실었습니다.

타자마자 케이지에서 징징거리길래 식겁해서 얼른 꺼내서 안고갔습니다. 옆에 앉으신 젊은 남성분은 이어폰끼고
제 쪽을 신경쓰지도 않고 쭉 갔더랬드랩니다. 싫든 좋든 한 번이라도 옆에 쳐다볼 법도 한데....
그 와중에 나무는 처음타보는 기차에서도 금새 잠이 듭니다. 난 너 신경쓰여서 잠도 못자는데......후


<관심 있는 척좀 하다가>


<잠들어버립니다. >


<아주 푹...>


며칠간의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냥이가 집을 좀 낯설어 하는 듯 싶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 나갔다오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 놈은 여행냥이는 못되어도 그에 준하는 놈은 되겠구나!!
다음에는 산책도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고생한 냥이에게 간식을 까주고 집사도 지친몸을 위해 눈을 붙였습니다 .^^




<낯선 척 하다가 본체에서 폭풍 잠.. 수고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4/09/13 16:13
수정 아이콘
이 글의 80%는 고양이가 잤다는 스토리지만 비주얼이 재밌네요 크크
서폿이킬먹음던짐
14/09/13 19:12
수정 아이콘
유독 많이자더라구요..피곤하긴한가봅니다 ㅜㅜ
비르지타폰슈베덴
14/09/13 16:51
수정 아이콘
고양이 성격은 정말 타고 나느 것 같아요. 제가 다니는 동물병원 고양이는 이사하면 숨어서 3달째 나오지 않던데 이런 따봉고양이를 모시다니 정말 복받으신 겁니다
서폿이킬먹음던짐
14/09/13 19:12
수정 아이콘
일률적으로 정할수없는게 냥이성격인듯하네요!
14/09/13 17:56
수정 아이콘
사랑을 듬뿍 받는 복덩이 냥이네요^^
서폿이킬먹음던짐
14/09/13 19:13
수정 아이콘
제가요즘 귀찮아해서 좀 미안하네요 ㅜㅜ
14/09/13 18:13
수정 아이콘
으와 귀엽네요. 이참에 본가에도 냥이 하나 놓으라고 부추키심이 크크
저도 겨울쯤 회색털 길냥이 하나 데려올것 같은데 기대됩니다.
서폿이킬먹음던짐
14/09/13 19:13
수정 아이콘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저도기대할게요
지금뭐하고있니
14/09/13 18:46
수정 아이콘
몇 개월인가요?? 아직 작아보이는데 말입니다.
서폿이킬먹음던짐
14/09/13 19:13
수정 아이콘
4개월정도됐습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4/09/13 20:35
수정 아이콘
역시 그래서 아직 아깽이 느낌이 나는 거군요.
14/09/14 16:08
수정 아이콘
노랑둥이 예뻐요 :) 성격이 무척 좋아 보이네요 종종 소식 전해 주세요 :)
14/09/14 20:42
수정 아이콘
집 밖을 벗어나서도 활발히 다니다니, 정말 적응력하나는 최고인 냥이네요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5016 [일반] [연재] 빼앗긴 자들 - 17 [6] 가브리엘대천사1648 14/11/21 1648 2
54995 [일반] "인구론"과 인문학의 위기 [36] Dj KOZE5488 14/11/20 5488 0
54992 [일반] 올해 연기대상은 누가탈까요? [43] 민민투5476 14/11/19 5476 0
54947 [일반] 신을 모르는 못난이가 올리는 기도 [5] A.Dia2917 14/11/17 2917 17
54785 [일반] 주말에 어울리는 간질간질한 노래 10+1곡 [3] 쎌라비4018 14/11/09 4018 0
54677 [일반] 남녀 이야기에 유독 파이어 되는 이유 [140] 냉앵이7479 14/11/03 7479 0
54443 [일반] 이것이 개발자 유머다! 플리커 편 [27] 랜덤여신5888 14/10/22 5888 1
54354 [일반] [연애] 잘못을 저지르고 2년 반 그리고 난 반년이 늦었다. -끝- [38] 놓치고나니사랑4955 14/10/17 4955 8
54212 [일반] [계층] 국제사이모에리그 2014 결산 (1) [1] 프즈히4695 14/10/09 4695 1
54130 [일반] [리뷰] <그녀(her)> - 멜로인 듯, SF인 듯 (스포있음) [13] 마스터충달4860 14/10/04 4860 4
53776 [일반] 주관적인 최근 추천 예능들 [129] 뀨뀨14741 14/09/13 14741 0
53771 [일반] 남자자취생이 고양이와 추석보낸 이야기 [13] 서폿이킬먹음던짐6238 14/09/13 6238 7
53769 [일반] [심쿵주의] 이제 1개월된 새끼고양이 나르를 소개합니다+_+ [18] 뀨뀨6720 14/09/13 6720 4
53692 [일반] 유랑담 약록 #12 / 120613水 _ 이 동상엔 슬픈 전설이 [13] Tigris5810 14/09/08 5810 3
53669 [일반] 성공적인 페북 페이지 운영을 위한 유의점들 [13] 당근매니아4355 14/09/06 4355 5
53616 [일반] 무지개 다리라는게 정말 있어야 할텐데요. 넋두리입니다. [34] A.디아6191 14/09/03 6191 13
53549 [일반] 가을은 무슨 계절?... [52] Neandertal6635 14/08/31 6635 0
53528 [일반] 남자자취생이 고양이 키우는 이야기(2) [20] 서폿이킬먹음던짐6787 14/08/30 6787 8
53423 [일반] [유기묘] 어여쁜 고양이 친구들의 가족이 되어주실 분을 찾고있습니다. [81] A.디아7008 14/08/25 7008 7
53406 [일반] 남자자취생이 고양이 키우는 이야기 [45] 서폿이킬먹음던짐10676 14/08/24 10676 20
53071 [일반] 친구였다. [35] 치하야 메구미5838 14/08/05 5838 12
53022 [일반] 소개팅을 했습니다. (연애/소개팅 고수님들 조언 좀) [31] 걸스데이11936 14/08/02 11936 0
53019 [일반] 순천 곡성의 이변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 [33] 라쥬6623 14/08/02 6623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