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09/10 15:49:51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끊임없이 공중부양을 한다...질식사가 먼절까 동사(凍死)가 먼절까?
출처: 본문은 Randall Munroe의 책 [What If?: Serious Scientific Answers to Absurd Hypothetical Questions] 내용의 일부를 정리한 것입니다.


해리포터가 여러분들에게 마법을 걸어서 여러분들이 천천히 공중부양을 한다고 칩시다. 그런데 그만 우리의 포터 선생께서 여러분들에게 건 마법을 풀지 않고 Three Broomsticks로 버터비어를 마시러 가버렸습니다. 다행이 여러분들의 부양속도는 그리 빠르지는 않아서 1초에 약 30센티미터씩 올라간다고 합니다. 대체 여러분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30초 후에는 약 9미터까지 올라갑니다. 여러분들의 친구들이 여러분들에게 올라가는 동안 먹으라고 샌드위치나 삼다수 작은 병이라도 던져줄라치면 여기까지가 거의 한계점입니다. 인간은 의외로 수직으로 그렇게 물건을 잘 던지지 못합니다...--;;;

1~2분 정도 지나면 웬만큼 높은 나무들보다도 더 위에 있게 되겠지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편안합니다. 출발할 때 지상에서 바람이 솔솔 불고 있었다면 지금쯤 바람이 좀 더 세졌을 겁니다.

10분 정도 후면 아마도 가장 높은 웬만한 마천루 높이보다도 더 높이 올라가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뾰족탑(spire)높이 만큼 올라가 있게 됩니다. (원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뾰족탑은 제플린 비행선을 정박시키려고 만든 거라고 하네요...--;;;) 이 정도 높이면 대기압은 지면에서 보다 약 3%정도 줄었지만 여러분의 몸은 이 변화를 잘 이겨내고 있을 겁니다. 귀는 좀 멍멍해질 수 있습니다.

1초에 30센티미터라면 거의 1시간에 1킬로미터입니다. 한 시간이 경과하면 여러분들은 지표면에서 약 1킬로미터 올라와 있게 되고 상당히 쌀쌀해진 것을 느낄 것입니다. 올라올 때 코트라도 입고 있었으면 다행입니다 (해리 너 이 시키...--+). 바람도 상당히 세게 불고 있습니다.

공중부양 2시간 후라면 지표면에서 약 2km 올라왔고 온도는 출발한 장소나 계절에 따라서 슬슬 얼기 시작하는 온도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직접적으로 외부에 노출된 피부가 있으면 동상이 우려됩니다. 바람도 거세짐은 물론이고요. 여기서의 압력은 비행기 내부의 압력과 비슷합니다(비행기 내부는 해수면 압력의 약 70에서 80% 정도를 유지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역시 이 지점에서의 문제는 압력 보다는 온도입니다. 진심으로 여러분들이 해리포터를 만났을 때 따듯하게 잘 입고 있었기를 기원합니다...--;;;

또 두 시간이 경과하는 동안 온도는 이제 섭씨 0도시 이하로 내려가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여기까지 만약 산소 부족을 이겨냈다면 문제는 이제 저체온증입니다. 문제는 출발 당시 여러분의 상태가 어땠는가에 따라 달라지는데 만약 팬티 한 장만 걸친 상태였다면 공중부양 후 약 5시간 정도 되는 지점에서 저체온증에 무릎을 꿇게 될 것이고 단단히 챙겨 입은 상태였다면 동상의 문제가 좀 있더라도 생존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계속 상승하다보면 이제 끝판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죽음의 지대 (Death Zone)입니다. 약 8000미터부터는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너무 낮아져서 인간의 생존을 유지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오게 됩니다. 아마 여러분들은 졸림, 환영, 동작 둔화, 시력 장애, 구역질 등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체내 산소 농도는 급격히 떨어지고 오히려 외부에서 산소가 체내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정맥속의 산소도 체외로 빠져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상호 작용의 결과는 결국 급격한 의식상실에 이은 사망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공중부양을 시작한 지 약 7시간이 지난 후부터 일어나게 되는 일입니다. 여러분들이 공중부양을 8시간동안 버틸 가능성은 아주 낮습니다. 해리포터가 버터비어를 마시다가 퍼뜩 여러분 생각이 났더라도 이미 늦었습니다...--;;;

약 200만년 후 여러분들의 얼어붙은 몸은 태양권의 경계를 지나 성간지역으로 접어들게 될 것입니다. 속도는 여전히 초당 30센티미터...명왕성을 처음으로 발견했던 클라이드 톰보는 1997년에 사망했는데 그의 유해 가운데 일부는 우주탐사선 호라이즌스호에 실려서 명왕성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호라이즌스호는 명왕성을 지나서 역시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지역으로 끝이 없는 유주여행을 하게 되는데 약 40억년 후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어서 지구를 집어 삼켰을 때 여러분과 톰보만이 이러한 재앙을 피한 유이(!)한 인류가 되게 될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셨기를...--;;;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4/09/10 15:58
수정 아이콘
버터비어를 8시간이나 마시다니 해리 이자식..
켈로그김
14/09/10 16:00
수정 아이콘
두가지 경우를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1) 자전운동 적용 on : 올라갈 땐 괜찮은데.. 대기권 밖으로 나간 시체가(;;) 여기저기 갖다박게 되는 시나리오..
2) 자전운동 적용 off : 올라갈 수록 옆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속도가 쎄져서 좀 더 심한 고생을 빨리 겪고 죽는 시나리오..

헤리포터.. 네 이놈..
너구리구너
14/09/10 16:00
수정 아이콘
what if시리즈에서 광속투구를 시전한다면 어떻게 될것인가 이런것도 재밌었지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인건 전세계의 인류를 모두 갈아서 미트볼을 만들면 직경이 얼마쯤 되냐? 였어요. 강추!
하심군
14/09/10 16:04
수정 아이콘
아니 왜 우리 해리포터 기를 죽여욧!
오클랜드에이스
14/09/10 16:07
수정 아이콘
뻘소리지만 명왕성의 발견자 '클라이드 톰보'의 증손자가 바로 그 유명한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 입니다 크크.

결론은 해리가 나쁜놈이군요.
Neandertal
14/09/10 16:10
수정 아이콘
오...정말인가요?...몰랐던 사실이네요...^^
선형대수세이지
14/09/10 16:36
수정 아이콘
토크쇼에서 그거 왜 태양계에서 빼냐고 징징질을 시전하기도 했었죠 크크 물론 농담이었지만...
14/09/10 17:38
수정 아이콘
톰보는 커쇼의 증조부가 아니라 종조부라고 하네요..

즉 커쇼 할아버지의 아버지가 아니라, 형이나 동생이랍니다.
14/09/10 16:13
수정 아이콘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비참한하늘이빛나
14/09/10 19:32
수정 아이콘
이 리플 다려고 로그인 했는데...
14/09/10 16:29
수정 아이콘
해리가 잘못했네
선형대수세이지
14/09/10 16:39
수정 아이콘
제가 만약 올라가고 있는 중이라면 이 친구에게 뭔가 마구마구 던져 달라고 하고 싶네요.

http://m.mlb.com/video/v22662767/?query=trevor%2Bbauer

한 1분 정도는 저한테 이것저것 던져 줄 수 있을 듯...크크크
포도씨
14/09/10 23:08
수정 아이콘
음...영상을 보니...저 친구가 이것저것 던져준다면 8시간이 아니라 1분만에 사망할것 같네요.
쵸코바에 헤드샷 당해보셨어요? 크크
저 선수 현진이랑 선발 맞대결했던 친구 아닌가요? 게임전에 롱토스 120m인가 한다고 특이한 선수라고 소개했던 기억이 나는데...
추신수 출장경기였던가?
VinnyDaddy
14/09/10 16:49
수정 아이콘
요즘 네안데르탈님 덕분에 이 분 블로그 읽고 있는데 개그 센스가 미묘하게 터집니다.크크.
14/09/10 16:58
수정 아이콘
해리 이자식!!!!
14/09/10 17:01
수정 아이콘
심장 마비요
Neandertal
14/09/10 17:02
수정 아이콘
본문에선 언급이 안 되었지만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요정 칼괴기
14/09/10 17:15
수정 아이콘
죠죠가 떠오르네요. 궁극의 생명체까지 합치면 세명일 듯.
王天君
14/09/10 18:40
수정 아이콘
뻘소리를 진지하게 하면 어떻게 될까? 시리즈군요. 크크크 재미집니다 이거
아케르나르
14/09/10 19:09
수정 아이콘
피마새 마지막쯤의 치천제..와 비슷한 상황이겠네요.
14/09/10 19:15
수정 아이콘
피지알러는 급격한 기압변화로 변의를 느끼게 되는데...
똥도 마법에 걸려있을까요?
소독용 에탄올
14/09/10 20:23
수정 아이콘
초모랑마를 9시간 이내에 등정하는거라 심각한 고산병으로 4시간 무렵부터 의식이 없어서 죽는지도 모를가능성이......
Neandertal
14/09/10 21:58
수정 아이콘
해리가 죽일 놈이죠...--;;;
행복과행복사이
14/09/10 21:35
수정 아이콘
이 시리즈 재밌네요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6309 [일반] [웹툰 리뷰] 파인(巴人) - 윤태호에게서 봉준호를 읽다 (스포있음) [7] Eternity8776 15/02/02 8776 2
55939 [일반] 파고 : 깨시민이나 베충이나 다를 거 없거든? [23] 구밀복검12869 15/01/13 12869 11
55709 [일반] 코리아 - 코리아 사진으로 보는 남북한의 대조 [25] Dj KOZE8625 14/12/30 8625 1
55431 [일반] 퐁네프의 연인들을 보고 왔습니다. [9] 책닭4607 14/12/14 4607 1
55023 [일반] 흔한 피쟐러의 좌충우돌 롯데 PPT 공모전 첫 도전기 -완- [62] 뀨뀨13650 14/11/21 13650 10
54631 [일반] 유랑담 약록 #13 / 120614木 _ 히라이즈미의 빈 터 [9] Tigris8244 14/10/31 8244 3
54369 [일반] <삼국지> 손권의 형주 대여에 관한 글. [34] 靑龍5685 14/10/18 5685 0
54206 [일반]  고통의 기억 & 치질 수술 후기 [41] 치질엔알보칠17318 14/10/09 17318 8
53712 [일반] 끊임없이 공중부양을 한다...질식사가 먼절까 동사(凍死)가 먼절까? [24] Neandertal5794 14/09/10 5794 7
53705 [일반] 옷, 기본 아이템부터 장만해봅시다! - #1. 바지 장만하기 [50] 김용민12110 14/09/09 12110 33
53692 [일반] 유랑담 약록 #12 / 120613水 _ 이 동상엔 슬픈 전설이 [13] Tigris5734 14/09/08 5734 3
52990 [일반] [리뷰] <명량> - 묵직한 역사의 감동 (스포있음) (추가) [79] 마스터충달5930 14/07/30 5930 3
52272 [일반] [스압주의] 태연의 Road to Wrestlemania XXX [3/5] [14] 태연­6371 14/06/17 6371 4
51351 [일반] 온리갓포기브스 보고 왔습니다. (스포) [2] 王天君4796 14/04/27 4796 0
49648 [일반] K리그 In PGR [53] 잠잘까6234 14/02/04 6234 24
49493 [일반] 감자 수프로 BL을 연성해보자. [12] 헥스밤6576 14/01/26 6576 2
49296 [일반] '에로거장' 봉만대 [2] epic6819 14/01/15 6819 1
49065 [일반] 화장실 변기를 5박 6일동안 뚫었습니다. #1 [28] 은수저12171 14/01/03 12171 56
48779 [일반] 오늘 민주노총 진입 사태 사진모음 [30] 어강됴리7006 13/12/22 7006 6
48278 [일반] 7년 전의 월드컵 동상이몽 [6] zelgadiss4167 13/12/07 4167 0
47362 [일반] 결혼은 동상이몽 [1] 밀물썰물3934 13/10/29 3934 0
46786 [일반] 운명을 지배하는 인간, 운명 앞에 쓰러지다 - 워털루 1815 (1) [9] 신불해8380 13/10/01 8380 12
46363 [일반] 역사상 가장 많은 피를 빨아 먹은 방어선(7)- 이프르 [6] swordfish7068 13/09/08 7068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