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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24 12:44:43
Name 캡슐유산균
Subject [일반] [연재]장풍 맞은 사과와 뉴튼... UV 이태원프리덤 vs 절대음신 파멸지가(2)
무림서열 5위 아미파 고성악은 53세로 아미파 24대 문주를 맡은지 14년째였다.
역대 아미파 장문인들은 하나 같이 외모가 출중했는데 이는 아미파 여제자들의 선별과정부터 외모를 상당히 중시보았고 이 요소가 문파내에서 서열에도 크게 영향을 주는 아미파 특유의 문화 때문이었다.
아미파에서 크게 되려면 일단 외모가 출중해야 하며 명문가의 후손이어야 하고 무예도 뛰어나야 하였으나 그것만으로도 부족해 사회지도층에 격에 걸맞는 예술적 취미까지 가지고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53세의 나이였지만 고성악의 외모는 30대 초반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강력한 동안 얼굴과 꿀피부는 고성악 최고의 무기이다.
그러나 이 늙지 않는 얼굴이 고상악을 나타내는 최고의 찬사가 되기 이전까지 고성악은 명문가의 후손이며 이전 장문 정정사태에 버금가는 무예를 지녔고 절절함과 기품을 가진 최고의 음색을 내는 목을 가졌음에도 언제나 2인자나 3인자에 머물러 장문인 자리를 넘볼 수 없었다.
고성악은 장문으로 거론되던 동기와 비교해서 확 드러나게 아름답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람에겐 역시 운이 필요한 법이다.
정정사태가 몇몇 무림혈풍을 잠재우느라 은퇴를 미루고 또 장수를 하게되자 세월 앞에 늙어가는 동기들 사이에서 늙지 않는 고성악의 외모가 점점 부각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당시 대내외 아미파 선배들 사이에서는 기수를 낮추어 젊고 아름다운 장문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고성악은 폭발적인 성량과 사람을 홀리는 애달프고 아련하며 동시에 신비스러운 음색을 가미하여 아미파 음공을 한단계 끌어올린 최강의 음공을 창안해 내고 자신의 노래를 이용한 음공이 깨달음에 근접한 것임을 만인에게 보이며 장문인 자리를 얻어내게 된다.
악기를 사용하였던 수많은 선대 장문들과 달리 고성악은 현재까지도 악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당시 젊은 장문을 추대하고자 하였던 아미파 선배들은 지금 늙지 않고 기품을 유지하며 아미파에 장문에 걸맞는 무예와 음악실력을 겸비한 고성악을 보고 예전에 자신의 판단을 후회 중이라 한다.
멀리 백마를 몰고 오는 고성악은 찾아온 위무적을 보고 기계적으로 인사하였고 살짝 인상을 찌뿌리고 있었으나 얼굴은 티하나 없이 반짝였다.

작은 정자에는 차잔이 놓인 원형의 탁자 앞에 앉은 위무적과 뒤로 루루해유 류비대 그리고 맞은 편에 아미파 장문인 고성악과 뒤로 고성악의 수제자로 보이는 미모의 여무사 한 명이 서로 마주하고 있었다.
고성악은 마중나왔던때와 마찬가지로 굳어진 얼굴이었다.
위무적은 입을 열었다.
"무림 서열 6위 철철검객 철상이 마도요괴에게 죽었소."
고성악은 무표정하였으나 고성악 뒤에 있던 미모의 수제자는 잠시 얼굴과 눈이 흔들렸다.
역시 연배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고성악은 전혀 놀란 표정을 보이지 않고 말을 받았다.
"기외우보단 새로 나타난 자가 능력이 더 있는 모양이군요."
위무적은 앞에 찻잔을 들어 한모금 마시며 말을 이었다.
"등신갑 금천만이 죽었을때는 우연이겠거니 싶었는데 철상까지 잡힌것을 보니 그자는 생각보다 능력있는 자였던가 싶소. 8대 고수중 2명이나 그렇게 되었으니 무림맹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소."
위무적이 말을 마치기 무섭게 고성악은 탁자 밑에서 종이 뭉치 하나를 꺼내서 위무적 앞에 놓았다.
위무적 뒤에 서 있던 루루해류 류비대는 그것이 최신판 무림일보 임을 알아보았다.
'11월 1주차 무림일보. 그리고 저 민망한 판화는,,,,.'
고성악이 펼쳐놓은 무림일보 안장에는 엉덩이에 해바라기 모양으로 터져나간 금속파편이 박혀 있는 괴이한 판화가 찍혀져 있었다.
류비대는 글을 간신히 떼 었는데 가끔 무림일보를 펼치면 정치나 시사 사회면은 보지 않고 유명인들의 가십기사만 대충보고 던져버렸다.
판화로 찍힌 것은 분명 얼마전 자신이 수하들과 수습한 엉덩에에 괴이한 벽력탄이 박힌체로 죽은 금천만의 시신을 뜬 것이었다.
류비대는 둔한머리를 굴려보았으나 왜 판화에 저 장면이 찍혀서 전무림인들이 다 보는 무림일보에 기사로 오르게 된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고성악은 냉랭히 말했다.
"금천만이 천한 2류무사에게 죽었다 해도 죽어서까지 모욕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이 기사에 왜 이리 자세한 수법과 추한 이런 판화가 실리게 된 것인지 맹주님은 뭐 하실 말씀이 없으신지요?"
위무적은 여유롭게 말했다.
"나는 모르는 일이오. 뒤를 파는 무림일보 기자가 운이 좋았거나 끈기가 있었던 모양이구료."
고성악은 눈을 꿈틀거렸다.
"우리 8대 고수는 서열은 나뉘어 있지만 서로의 명망을 지키기 위해서 서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넘지 않고 덮어야 할 것들은 서로 덮어 왔습니다. 무림일보의 기사 하나 막는 것쯤은 맹주님이 직접 나서지 안아도 무림맹 산하 군장급만 움직여도 충분히 가능한 일 아닙니까? 이런 우수꽝스럽게 죽은 모습이 천하에 다 드러나게 하셨어야 하냔말입니다."
8대고수의 체면을 지키자는 말이었다.
위무적은 다시 차를 한잔 음미하며 말했다.
"옛말에 장례식을 보면 그 사람의 덕을 안다고 하였소. 실력이 못되어 죽는 것은 무림인의 수치가 아니나 죽어서도 덮어야 할 것이 많다면 이는 필시 수치스런 무림인의 죽음이겠지요."
고성악은 비로서 눈꼬리가 올라가며 표정이 바뀌었다.
"지금 고사를 들먹이며 도덕경을 논하자는게 아니잖습니까?"
위무적은 천천히 찻잔을 탁자에 놓으며 말했다.
"고장문인은 이 기사의 배후가 나라고 의심하는 것이오?"
고성악은 여전히 날카롭게 돌변한 표정으로 위무적을 응시하였다.
",,,,,,."
위무적은 말했다.
"내가 이런 기사가 올라와서 좋을게 뭐가 있겠소? 나도 무림8대 고수의 한명으로 우리들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이요."
고성악은 표정을 읽을 수 없는 위무적을 보며 생각했다.
'내가 그 말을 믿을줄 알아? 무림일보의 토시한줄 판화의 뒷 그림 하나 무림맹의 검열을 거치지않고 기사화 되지 않아. 이자는 평소 금천만과 원한이 있었던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금천만의 죽은 모습을 세간에 까발겼다. 그런데 만일 금천만과 아무런 원한이 없이 저런 일을 벌였다면 이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꿍꿍이가 숨어 있을 것이다. 위무적 저자는 정파의 맹주이나 하는 짓은 마도가 강성할 당시 마도의 수괴보다 한수 더 뜨고 있지. 그런데, 불과 5년전만해도 저자는 지금같지 않았어,,, 평소 알수 없는 어두움이 느껴지긴 했었지만,,,,. 그래! 그러고보니 기외우를 잡아 죽이고 사과를 얻고 난 다음부터 저자는 느낌이 달라졌어.'
고성악이 생각하는 사이 위무적은 고성악 뒤에 있는 미모의 수제자를 보며 말했다.
"그대가 고장문인의 수제자인 절색절색 나미모로군. 내 딸과 성이 다르고 이름이 같아 참으로 공교롭다고 생각하였었는데 확실히 이름에 걸맞는 자태일세."
고성악 뒤에 서 있던 나미모는 살짝 목례를 하였다.
"평범하다 못해 추괴한 소녀께,,, 맹주님 어찌 그런 농이십니까."
위무적 뒤에 있던 류비대는 아까전부터 나미모를 보고 저도 모르게 입이 해벌레 벌어져 침을 훔치고 있었다.
'저게 추괴하면 우리 누나는 괴물이겠다. 천하 2미가 내 조카인 무림맹 위미모, 그리고 아미파 나미모라더니 역시 그러하구나.'
은근슬쩍 말을 돌리는 위무적에게 고성악은 말했다.
"예전에 가지고 가셨던 사과는 잘 가지고 계십니까?"
순간 나미모를 보고 미소짓던 위무적은 눈에서 신광을 쏟아내었다.
"번쩍!"
아미파 관내 수 리에 걸쳐 뻗어있던 500여 사찰과 건물들안에 있던 모든 제자들과 방문객들은 일제히 위무적과 고성악이 있는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이들은 거대한 맹수를 만난 듯한 느낌에 이내 식은땀을 흘리고 등에 소름이 돋고 발을 바로 땔수가 없었다.

위미모는 정신줄을 놓았다.
추악한 전투 끝에 무림고수가 비참히 죽어간 모습은 잠을 잘때도 눈을 뜨고 있을때도 그리고 걸그룹 영상을 볼때도 찾아왔고 어느순간 맨정신으로는 이 괴상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있을 수 없었다.
위미모는 배실배실 웃으며 헤롱거렸다.
프란체스카는 위미모를 위해 '무림 정신병원'이란 글자가 흰배경에 파란글씨로 줄줄이 세겨진 환자복을 준비해 입히었고 왼쪽머리에 흰색 꽃을 꽂아 주었다.
물론 정신병환자를 산책시킬때 휠체어에 묶는 가죽줄 준비하는 것도 프란체스카는 잊지 않았다.
산초는 평소 속내를 드러내는 법이 없던 프란체스카가 티가 날 정도로 위미모를 미워한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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