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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16 08:05:22
Name 어떤날
File #1 Screenshot_2014_08_15_22_58_55_1.png (169.2 KB), Download : 56
File #2 20140815_225607_1.jpg (136.0 KB), Download : 7
Subject [일반] 죽는 줄만 알았던 경험을 했네요.





악.. 사진 올리려고 에디터를 눌렀더니 써놨던 글이 다 날아갔네요 ㅠㅠ 참 안 풀리는 연휴네...

모두들 연휴는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아주 인상적인 경험으로 연휴 첫날을 끊었습니다.
연휴 전날, 8월 14일이 제 생일이었습니다. 항상 휴일 전날이다 보니 편하게 술자리를 가지는 편이에요.
이번엔 더군다나 연휴, 그래서 그제도 친구들과 모여서 밤새 부어라 마셔라.. 새벽까지 즐겁게 술을 마셨습니다.
아침에 들어와서 잠을 청하는데 숙취 + 더위로 인해 잠도 잘 안 오더군요. 덕분에 컨디션이 급강하...
그런데 문제는 저녁에 미루기 힘든 약속이 있었습니다.
어찌할까 고민을 좀 했는데 오후가 되니 약간 나아지기도 하고 움직이면 괜찮을 것 같아서 준비를 하고는 집을 나섰습니다.

처음에는 좀 버틸 만했는데.. 생각보다 점점 더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식은땀을 흘리며 앉아 있다가 양해를 구하고는 먼저 자리를 떠서 지하철을 탔는데
에어컨 찬바람 때문인지 급속히 악화.. 도저히 못 버티겠는 수준이 되어
반도 못간 종합운동장 역에서 내려서 119를 불렀습니다. 난생 처음이었네요;;
잘 찾게 할려고 위로 올라가다가 악화되는 몸 상태로 인해 대합실에 거의 쓰러지다시피 주저앉았습니다.
마침 야구가 끝난 시각이었는지 사람도 많고 혼잡해서 119도 엄청 늦게 오더라구요 ㅠㅠ
증상은...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안 쉬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주저앉은 이후에는 몸에 마비 증상까지..
겨우 주변 사람들에게 119 다시 불러달라고 그러고는 얼굴까지 마비가 와 거의 혼절 상태였어요.
정신을 잃은 건 아니라서 주변 상황은 대충 느껴졌는데 많은 시민 분들이 걱정해 주시고 주물러 주시고 했네요.
아마 이거 보시는 분들이 없을 거 같긴 하지만 쓰는 김에 감사를 드립니다.

한참을 있다가 (한 20분쯤 걸린 듯 -_-) 119가 와서 건대병원 응급실로 실려갔습니다.
링겔 맞고 한동안 누워 있다 보니 좀 괜찮아져서 설명을 듣고는 집에 와서 완전히 뻗었네요.
진단 결과는 '과호흡 증후군'이랍니다.
어떤 계기로 인해 호흡이 빨라지고 하면 몸속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하는데...
제가 원래 약간 이 증상이 있기는 한데 평소에는 가슴이 살짝 답답하면서 한숨을 자주 쉬는 정도였거든요.
이렇게 몸이 마비되는 수준은 정말 처음이었어요.
진짜.. 대합실에서 쓰러졌을 때는 '죽을 것 같다' '죽는다'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차더라구요. 워낙 급작스러웠던지라...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참 웃기지만.. 그 와중에도 '컴퓨터에 동영상들 지워야 되는데..'라는 생각이 같이 드는.. 크크)

암튼지간에 정말 인상적인 경험이었고 개인적으로 금주를 결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건강 관리는 하기는 했지만 더더욱 필요하다는 생각까지...
pgr 여러분들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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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구조
14/08/16 08:13
수정 아이콘
하아 나도 이참에 지워놔야지
어떤날
14/08/16 08:38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ㅠㅠ
레지엔
14/08/16 08:13
수정 아이콘
어이쿠 고생하셨습니다... 과호흡 증후군이 안죽는데 죽을 것 같은 대표적인 질환인데;;
어떤날
14/08/16 08:36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전 평소의 이 증상이 과호흡 증후군인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어제도 '과호흡 증후군 정도로는 안 죽지' 이런 생각을 못했죠.
석양속으로
14/08/16 08:15
수정 아이콘
심각하게 읽다가 못지운 동영상 얘기에 빵 터졌습니다.
그래도 무사하셔서 다행이네요.
어떤날
14/08/16 08:3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뭐든 평소에 관리해야 할 듯합니다. 흐흐
단약선인
14/08/16 08:29
수정 아이콘
천만다행이십니다.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비닐 봉지 하나만 있으면 응급조치가 가능하긴 한데... 막상 당하면 그게 쉽지 않지요.

말씀 나온김에 저두 좀 지워놔야겠네요.
어떤날
14/08/16 08:38
수정 아이콘
근데 막상 그 순간에는 가슴이 답답하고 하니까 숨을 더 쉴려고 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악순환이...
미리미리 관리를 해야겠어요. 몸이든 컴퓨터든.. 크크
지하생활자
14/08/16 08:42
수정 아이콘
과호흡 증후군 심해지면 팔이 기역자로 꺾여서 마비되며 엄청 아픕니다.
응급실 근무할 때 꽤 환자가 많았다는게 함정..
광개토태왕
14/08/16 08:44
수정 아이콘
아... 과호흡증후군.... 이거 위기탈출넘버원에서 한번 나온적 있었습니다.
비닐 하나만 있으면 깔끔하게 해결 가능한 건데 큰일날뻔했네요..
하긴 뭐 과호흡증후군에 걸릴걸 예상해서 비닐봉지를 가지고 간다는것도 어차피 말이 좀 안되긴 하지만
어쨌든 천만 다행이십니다.
단약선인
14/08/16 08:48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본인이나 지인이 아니라면 거기서 비닐봉지 가지고 접근했다가
오해를 사고 몰매맞아서 오히려 큰 일 당할수도 있고...

다행히 우리나라는 어디든 가까이 병원이 있으니까 큰 걱정이 없지요.
MLB류현진
14/08/16 08:46
수정 아이콘
요새 숨이 잘 안쉬어진다했더니 이 증상때문이었나 보네요.
몸관리 잘하셔요.
대한민국질럿
14/08/16 10:06
수정 아이콘
얼마전 스트레스가 심해졌을때 이유없이 숨이 잘 안쉬어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하루에 몇번씩 한달정도 지속되다가 사라졌는데 그게 과호흡증후군일수도 있었던거군요..
스테비아
14/08/16 10:08
수정 아이콘
훈련병 중 한 친구가 아 증상이 심했는데... 적응 못하고 엄마보고싶다고 울다 과호흡이 왔는데, 저 없는 사이 a소대장이 니 맘 다 안다(??)며 데려가 토닥이기만 해서 진짜 숨넘어갈뻔;; 남의 소대 애는 지가 왜 데러가서 그래놓는지ㅡㅜ 암튼 덕분에 중대원 전체가 과호흡 증상과 대처법에 대해 익숙해지게 되었습니다. 나중엔 본인이 알아서 비닐봉지로 해결하더라구요.. 그래도 옆에서 보면 진짜 죽을 것 같아 보이던데... 몸도 굳어버리고.. 고생하셨습니다.
14/08/16 10:20
수정 아이콘
마우스가... 제손이 삭제를 거부하고있습니다..
고생하셨네요 ㅠ
참치마요
14/08/16 10:25
수정 아이콘
미리미리 지워놓자는 소중한 교훈을 주는 글이군요.
Tristana
14/08/16 10:45
수정 아이콘
다행이네요
비닐봉지로 해결하는건 어떻게 하는건가요?
단약선인
14/08/16 10:48
수정 아이콘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증가시켜서 안정을 찾게 하는건데
본드! 마시듯이... (해 본 분은 잘 하실 듯)
비닐봉지 입구를 코와 입에 대고 입으로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었다 하면 됩니다.
비닐 봉지 속의 산소가 제한되어 있으니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근방 회복이 되지요.
소나기가내려온다
14/08/16 11:47
수정 아이콘
절대 못찾는 곳으로 옮기는 방법을 알아 봐야겠군요....
영원한초보
14/08/16 11:50
수정 아이콘
신교대에서 발아프다고 훈련 빠지는 사람들 보면서
나도 쉬고 싶은데 어떻하지 하다가 마침 숨도 가쁘고 해서 일부러 더 거칠게 셔서 좀 쉬었던 기억이 나는데
숨을 계속 과하게 쉬니까 진짜 어지럽고 그러더라고요.
그래도 진짜 죽을 수 있는 병은 아니라서 다행이네요.
14/08/16 11:55
수정 아이콘
정신과의사입니다. 경험하신 증상으로 응급실에 오시는 경우들이 참 많구요.
과호흡증후군은 경험하신 증상을 현상학적으로 설명하는 용어구요,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공황발작, panic attack'을 경험하신 거겠네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게 가장 특징적입니다.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이러한 일이 또 일어날까 불안해지는 예기불안이 있다면 공황장애를 진단내릴 수 있는데요, 글쓰신 분 같은 경우는 공황장애로 진행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 같고, 과음하신 다음 날 나타난 단순 공황발작으로 보입니다. 음주 후 7-8시간이 지나면서 금단증상으로 '불안'이 나타나는데, 이럴 때 여러 요인이 같이 작용하면 공황발작 수준의 심각한 불안을 경험하시곤 합니다.
과음만 피하시면 (물론 과음한다고 꼭 나타나는 것은 아니겠구요) 다시 경험하실 일은 없을 겁니다.
어떤날
14/08/16 16:52
수정 아이콘
흠... 평소에도 간혹 답답하고 숨이 끝까지 안 쉬어지는 것 같은 증상들이 있거든요. 빈도가 높거나 심각한 수준은 아닙니다만...
이것도 공황발작의 한 증세인 걸까요? 근데 딱히 스트레스 받을 때는 아니고 약간 랜덤한 느낌이라.. 이유를 모르겠네요;
14/08/16 23:07
수정 아이콘
공황발작은 스트레스 상황과 관계 없이 랜덤하게 나타나고 빈도도 높은 편은 아니지만, 죽음의 공포를 느낄 정도로 정말 심한 불안증상이기 때문에 스스로 느끼시기에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해당되시지는 않을 겁니다.
14/08/16 12:03
수정 아이콘
과호흡 증후군.. 이거 위에 의사 선생님 말씀처럼 공황장애입니다. 제 가장 친한 친구가 앓고 있거든요.. 그래서 항시 비닐봉지를 챙겨다니고요..
굉장히 고통스럽다고 들었는데.. 조심해시고 몸조리 잘 하시길..
루카쿠
14/08/16 15:51
수정 아이콘
저도 심각하게 읽다가 동영상에서 터졌습니다.

크크크크
*alchemist*
14/08/16 16:33
수정 아이콘
가을방학의 노래 <과다호흡>에 나오는 것과 같은 증상이신가 보네요..
그래도 응급실까지 잘 가시고 쾌차해가시는 중이어서 다행입니다.

동영상은.. 크크크 중간에 유머 한방 강하네요.
연필깎이
14/08/17 19:21
수정 아이콘
저도 고등학생때 만원 지하철 탔다가 순간적으로 과호흡증후군 경험했었는데,
정말 죽는 줄 알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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