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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4/10 15:19:49
Name Liberal
Subject [일반] 8명의 전사들... (재미로 본 서울지역 선거결과)
비교적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 읽으셔야 이해도 되고 재미도 있으실듯 한 글입니다.(재미는 없을수도..._)



이번 서울지역의 선거결과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전지역구에서 50%가 넘은 득표율을 올렸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시절 실책과 강부자 정권이라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선거초반 비교적 많은 지역구에서 박빙의 선거 구도가 만들어 졌지만 막판 서울에 불어닺친 내집값올리기와 뉴타운 기대심리는 결국

한나라 40 민주 7 창조한국 1 이라는 선거 결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물론 낮은 투표율도 비한나라 진영에는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했을수 있습니다. 여론조사상 50대 이상에서 항상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진것을 20대와 30대에서 만회했는데 정작 투표장에 20,30대는 별로 없었으니..)

텃밭 호남을 제외한 충청 강원 제주에서의 민주당의 선전을 보았을때 (이명박 정권 초기임에도 영남에서도 비교적 선전했다고 할 수 있지요. 노무현 후광효과를 입은 김해을은 제외하더라도 부산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되신 분은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수도권 특히 그 중 서울은 집값과 뉴타운 기대심리가 이슈가 적었던 이번선거의 거의 유일한 이슈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서울은 같은 수도권이라도 경기도에 비해 진보성향이 훨씬 강하고 호남 출신 유권자 비율이 타 지역 출신을 압도하는 점에서 항상 민주당계열이 압승내지는 승리를 했었었는데 이번에는 경기도에 비해서도 야권인사들이 반도 당선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솔직히 누가 당선되든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이 팽배한 지금 이제 막 출범한 정권의 여당국회의원의 개발공약은 너무도 달콤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과 같이 진보도 보수도 아닌 실용으로 대동단결된 이 시점에서는 말이죠.

pgr에 서울의 선택에 실망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솔직히 내집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다른지역은 뉴타운이다 뭐다 집값이 두배니 세배니 올랐다는데 우리동네만 집값도 안오르고 개발도 더디면 속상한건 사실입니다. 특히나 주부들의 경우는 더더욱이요. 건설될지 안될지 모르는 대운하나 뜬구름 잡는 견제론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내집값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런 서울사람들의 심리 속에서 살아남은 8명이 신기해서 나름 재미삼아 분석 해보았습니다.

1. 은평을 : 문국현 vs 이재오
언뜻보면 이명박 정권 최측근 실세 이재오의원이 승리해야 할거 같지만 대선후보 출신이라는 문국현의 인물값과 박근혜의 무서운 힘으로 문국현 후보가 10%넘는 차이로 넉넉히 이겼습니다.(이재오 의원은 골수 한나라당 지지자일수록 미워하더군요. 민중당 출신이라는 점과 이번 공천파동의 주역으로 찍혀서... ) 비슷한 사례로 공천파동의 주인공으로 박근혜에게 찍힌 이방호의원도 떨어집니다.
800여표차로 겨우 당선된 전여옥의원을 제외하고는 이른바 박근혜에게 찍힌 인물들은 영남에서도 거의 낙선한것으로 보입니다.

2. 은평갑, 광진을 :  이미경 추미애 두 여성의원이 승리한 지역구입니다.
이미경의원의 소신이야 뭐 말할것도 없지만 추미애 의원도 한 강단 하는 것으로 봐서 강단있는 여성의원 두명이 비교적 여유있게 승리하였습니다. 상대적으로 약한 후보와 붙었는지는 모르지만 전국구적 스타성과 성실한 지역구내 활동이 평가 받은것으로 보입니다.

3. 관악을 구로을 : 관악을은 이해찬 총리 옛지역구였고 구로을은 김한길의원 옛 지역구 였습니다.
신기하게도 옛 거물들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김희철 박영선 후보가 승리하였습니다. 이해찬 김한길 의원 지역구 였다는 점이  조금 도움이 된듯합니다.
뭐 관악 금천 구로의 경우 호남출신 유권자 비율이 가장 높기도 하고 서민들이 밀집해서 사는 지역이다보니 간발의 차이였지만 승리를 거둘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관악갑이나 금천 구로갑의 경우도 1%내외로 박빙으로 진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 강북을 : 성북 도봉 노원 강북 중랑은 강남벨트와 대비되서 강북벨트로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는 전지역구에서 승리를 하였는데 이번에는 11개의 지역구중 최규식의원의 강북을 하나만 건지고 한나라당이 10곳을 쓸었습니다.
성북 도봉 노원 중랑의 경우 뉴타운과 집값바람에 일찍감치 넘어갔거나 거물급들은 접전끝에 패했지만 강북구만은 갑, 을 모두 민주당후보가 초반 20%차이로 넉넉하게 앞서고 있었는데 강북을만 승리하고 갑은 한나라당으로 넘어갔습니다.

5. 송파병 : 송파구청장에 전직 의원을 지냈던 김성순의원이 이계경 의원을 강남벨트에서 유일하게 이겼습니다. 접전끝 신승이였는데 오랜 지역내 활동이 인정받은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이하게도 민주당 공천 탈락한 분이 불복하면서 한나라당후보를 밀었는데 역작용인지 유일한 강남벨트 패배한 지역구가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강북을과 송파병 구로을 모두 한나라당 여성 비례대표와 싸워서 승리한 지역구네요.  

6. 동작갑 : 제일 특이하게 여긴 지역구입니다. 바로 옆에 동작을에 정몽준 의원이 넉넉하게 이겼는데 왜 동작갑은 민주당이 이겼을까?
동작갑만 집값과 뉴타운개발에 둔감한걸까? 아니면 민주당의원이 한나라당의원을 인물면에서 압도했나??
전병헌 의원이 대변인을 지내긴 했지만 같이 대변인을 지낸 다른 지역구 의원들(마포, 서대문)은 모두 낙선했습니다. 그렇다고 동작갑이 노량진 뉴타운에 민감할텐데 개발 기대심리가 낮아보이지도 않고... 이 지역구는 서청원 의원의 오랜 지역구였던 만큼 강북벨트나 관악 금천 구로와는 달리 민주당 지지성향이 아주 높은것도 아닙니다...민주당 지지성향이 높은 지역구에서도 개발 기대심리에 모두 여당이 당선되었는데 동작갑은???
순전히 추측이지만 동작갑은 장승배기쪽부터해서 노량진까지를 포함하고 있는 지역구입니다. 노량진은 말그대로 학원 밀집가 이고 노량진의 상권은 재수생과 공무원준비생이 다 먹여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공무원을 줄인다는 발표가 나온 시점부터해서 노량진 공무원 수강생들이 예년에 비해 30%넘게 줄었다고 합니다. 기존에 공부하는 사람들도 올해를 마지막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고 할때 아마 내년부터는 더 많은 상권의 위축이 예상됩니다. 수십개 생긴 고시원이며 독서실 식당들이 줄어든 수험생들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어서 그로인한 반발 심리가 표로 연결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동작갑은 뚜렷이 이유을 알수없어 나름대로 대충 끼워맞춰본것입니다.

....아무리 봐도 동작갑은 한나라당 후보가 넉넉히 이겼어야 하는데...선거 공학상 약간 신기한 지역구입니다.



은평갑 은평을 관악을 구로을 강북을 광진을 송파병 동작갑

이 8개 지역구가 서울에 불어닥친 집값 뉴타운 열풍에서도 비한나라당 출신 후보가 살아남아서 전사들이라는 이름을 붙여드렸습니다 .


유권자 접촉이나 선거 전략등을 별로 고려하지않고 미시적 관점보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글을 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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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10 15:23
수정 아이콘
송파병은 원래 한나라당 후보가 힘을 못쓰는 지역입니다. 송파갑/을 지역에 비해 송파병이 상대적으로 못사는 동네다 보니 한나라당 후보는 아웃 오브 안중. 투표한 보람이 있더군요 아우 꼬셔라~
08/04/10 15:24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분석 감사합니다.
선거란건 참 오묘한것이라는것을 생각하게 되는군요.
彌親男
08/04/10 15:52
수정 아이콘
동작갑.... 진짜 신기하네요.. -0- 딱히 이유가 생각나지도 않겠고, 한나라당은 멍하겠네요.
08/04/10 16:33
수정 아이콘
선거라는게 알고보면 참 흥미로운 게임이에요.
불같은 강속구
08/04/10 16:57
수정 아이콘
제가 아까 다른 댓글에도 썼지만 은평구 같은 경우는 이미 뉴타운이 확정,개발,완성중이죠.
더이상 이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지 않았다고 보입니다.
그래서 서울을 휩쓴 뉴타운,재개발의 광풍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덕분에 지역의 이기적문제보다는 총선답게 국가적 의제인 운하삽질이 이슈로 부각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의 전략부제가 아니고 다른곳은 운하나 건보민영화 문제를 얘기해봐야 집값에 휩쓸려 유권자들 귀에 들어가질 않았죠.
도라지
08/04/10 17:03
수정 아이콘
저희 지역구가 광진을인데 이쪽지역은 거의 '추미애 지역구' 라고 해도 맞는 말일 정도로 지지율이 높습니다.
저번 탄핵열풍때 시행한 총선에서 패배한것 말고는 여지껏 나와서 진 적이 없어요.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나름 소신있는 정치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08/04/10 17:04
수정 아이콘
불같은 강속구님// 강속구님 말이 맞네요.
프레시안 기사에서 발췌한건데 은평은 이런 사정이 있었군요.

하지만 뉴타운 사업이 이미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은평을에서 정권 실세인 이재오 의원이 낙선한 것은 아이러니컬한 현상이다. 실제로 뉴타운 사업이 이미 진행 중인 지역의 주민들의 다수는 "동네만 시끌시끌하고 집값만 오르지 나한테 돌아오는 것도 없다"고 입을 삐죽거리고 있다
GH_goliath
08/04/10 19:55
수정 아이콘
전여옥 의...원..(차마 의원이라 대우하기가..)과 나경원 의원 당선되는거 보고 피가 꺼꾸로 솟은 사람은 저뿐인가요?
그리고 티비보니까 친박연대에서 송영선의원(내가 가장 싫어하는..) 삐리리같이 웃고 있길래 속이 안좋아서 그냥 일찍 잤습니다...
요즘 들어 자주 소화가 안되네요..
펠쨩~(염통)
08/04/10 20:31
수정 아이콘
전여옥 의원에 대한거야 개인적 취향이라 그렇다 치고
나경원 의원이 압도적으로 당선되더군요.

한국의 정치가가 북한 인민군 창설 50주년 행사에 참가했다면 그 정치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뭐, 도봉갑 결과를 보니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게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군요.
조선인에게는 친일의 피가 흐르나보죠.
08/04/10 20:36
수정 아이콘
그것보단 최연희(의원이라는 존칭은 생략합니다. 이런 사람에세 존칭을 해준다는 자체가 대한민국에 대한 모독이니깐요.)의 재선이 더 열받죠. 그저 지역구 일만 잘하면 아무 여자에게나 함부로 손대도 상관없다는 식의 자세는 매우 심각하다는 생각입니다. 사람구실 하려면 최소한의 도덕성은 지녀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즈키
08/04/10 20:37
수정 아이콘
뉴타운 문제는 저기 민주 후보들(몇명)도 뉴타운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뉴타운열풍에서 살아남았다는것은 머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머 여당에서 하는 뉴타운 공약이랑 야권에서 하는 뉴타운 공약이랑 차이가 나서 그런가~
08/04/10 20:40
수정 아이콘
한국 민주주의 발전하려면 앞으로도 몇십년 더 걸릴듯 하네요. 뭐 많이 발전은 해왔지만 말입니다. (한국정도면 아시아에선 가장 민주화가 잘되어있죠. 다른 아시아국가들은 그냥 답이 없다는;;;)
e-뻔한세상
08/04/10 23:40
수정 아이콘
저도 솔직히 딴 건 다 몰라도 최연희 그 사람이 뽑혔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습니다.
이런 수준의 선거라면 진짜 별로 하고 싶지가 않네요.
iloveoov
08/04/11 02:37
수정 아이콘
저는 최규식의원이 당선된 미아삼거리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웬지 뿌듯하네요..^^
한나라당후보가 아마 여자였던것 같은데 선거유세를 시장에서 장사 방해를 하면서 하더라구요.상인들은 장사도 못하고 불평불만이 많았던것이 아마..^^

근데 창조한국당은 출마조차 안한곳이 너무 많네요..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08/04/11 06:59
수정 아이콘
창조한국당은 사실상 문국현 1인정당 체제라 어쩔수 없는것 같습니다. 기성정당에 비해서 조직력이나 규모나 모두 현격한 열세를 보이니 말이죠. 하지만 4명의 의원을 배출했는데 그 정도면 상당한 소득을 얻어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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