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데 정말 원전에 대해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겠더군요.
대충 프로그램에 나온 내용만 본다면 오래 사용한 부품을 신품으로 바꿔야 되는데 그걸 그냥 예전 부품을 신품이라고 속여서 다시 쓴 사례가 나오더군요. 당연히 그 과정에서 부품업체와 한수원 직원들 사이에 검은 거래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부품이나 기기관련 발주가 나갈 때도 한수원 직원들이 사양서등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 납품하기로 정해진 부품회사에서 그러한 서류들을 작성하고 다른 부품업체들에게 들러리로 입찰에 참가해 달라고 하기도 한답니다. 그러면 다른 업체들은 다음 번 순번에서는 자신들이 납품을 하게 된다고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느끼기에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보이는 점은 한수원의 폐쇄성과 매너리즘이었습니다. 고리원전 1호기에 10여분 동안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사고가 있었는데 이를 은폐했다는 사실에는 정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언론에 대해서는 앵무새처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위험성은 없다, 앞으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거듭나겠다"고 모범답안을 말하고 있지만 이러한 사고 조차도 은폐할 정도라면 전혀 그 말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내부에서 문제 제기를 하면 위에서 오히려 그 직원을 질책한다고 하는군요.

물론 이것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세월호 참사를 목격하고 난 뒤로는 도대체 정부 기관이나 공기업들의 주장을 웬만해서는 신뢰할 수가 없게 된 것 같습니다. 저 개인으로는 굳이 원전은 전부 폐쇄해야 한다는 주의는 아닙니다. 대체에너지분야의 생산성과 경제성이 아직은 원전을 대체할 만한 수준이 아닌 이상 전력 공급에 대한 대안이 나올 때 까지는 당분간은 원전이 어쩔 수 없이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번 사고가 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 원전이기에 가장 철저하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안전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데 과연 한수원이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의구심과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부터도 지금까지 원전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정말 국민 개개인들이 좀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고 목소리도 좀 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