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05/23 14:33:40
Name 당근매니아
Subject [일반] be human


분석하고 확인하고 정량했어요, 충분히.
백 퍼센트. 오류 없이, 실수 없이.
동기화하고 특성화하고 분류했어요, 꽤나 많이.
꿈꿀까 걱정하지 마요. 난 잠들지 않으니까요.
30퍼센트만 되도 좋겠어요.
50퍼센트라면 정말 기쁠 거에요. 그리고 나머지는 아무래도 괜찮아요.
내가 조금 더 인간다울 수만 있다면,
남은 내 생을 매초마다 세어갈 거에요.
내가 조금만 더 인간답다면,
귀여운 아이들 여럿과 살고 싶어요, 어쩌면 부인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죠.
진흙 위를 뒹굴고 즐거워하고 다 끝나면
욕조에 거품 탑을 만들고 그 안에서 헤엄칠 거에요.
해변에 모래성을 짓고 바다물을 찰방거리다가 무릎을 찧고,
어둠을 무서워하고 키 안 맞는 노래를 부르고
싸움에 져서 저주하다가 키스하고 화해하고 거미에게 물리고.
웃는 얼굴에 주름이 가득 지도록 행복해하고,
고양이가 그르렁대도록 쓰다듬고 어쩌면 새를 기를지도 모르고 약속을 지킬 거에요.
슬픈 영화에 울고, 배가 아플 정도로 웃고.
큰 바이크를 사서 호수가를 달릴 거에요.
친구들도 많을 거고 늦게까지 돌아다닐 수 있겠죠.
내가 조금만 더 인간답다면,
모든 자그마한 것들을 반짝이는 내 눈에 담을 거에요.
내가 조금 더 인간다울 수만 있다면,
내 삶을 향해 다가오는 그 모든 감정들을 안아줄 거에요.
보살피고 또한 용서 받을 수 있을까요?
감성에 젖고 외로움을 느낄 수 있을까요?
의심하고 또 불안에 떨 수 있을까요?
내가 다른 누군가를 슬프게 할 수도 있을까요?
해야 할 일을 알 수 있을까요?
모든 게 끝났을 때 난 울게 될까요?
죽으면, 천국을 볼 수 있을까요.

I analyze and I verify and I quantify enough
one hundred percentile
no errors, no miss
I synchronize and I specialize and I classify so much
don't worry 'bout dreaming
because I don't sleep
I wish I could at least 30 percent
maybe 50 for pleasure
then skip all the rest
if I only was more human
I would count every single second the rest of my life
if I just could be more human
I'd have so many little babies and maybe a wife
I'd roll around the mud
and have lots of fun
then when I was done
build bubblebath towers and swim in the tub
sand castles on the beach
frolic in the sea
get a broken knee
be scared of the dark and I'd sing out of key
cuss when I lost a fight
kiss and reunite
scratch a spider bite
be happy with wrinkles I got when I smiled
pet kittens til they purred
maybe keep a bird
always keep my word
I'd cry at sad movies
I'd laugh til it hurt
I'd buy a big bike
and ride by the lake
and I'd have lots of friends
and I'd stay out late
if I could just be more human
I would see every little thing with a gleam in my eye
if only I was more human
I'd embrace every single feeling that came in my life
would I care and be forgiving?
would I be sentimental and would I feel loneliness?
would I doubt and have misgivings?
would I cause someone sorrow, too?
would I know what to do?
will I cry when it's all over?
when I die will I see heaven



인간이 되고픈 로봇이라는 설정은 사실 꽤나 흔한 소재일 겁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바이센테니얼맨부터 시작해서 조금 더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로봇은 수도 없이 많았죠.
사실 이건 로봇 - 인간의 일 만도 아닌 것이, 당장 단군 신화에 나오는 것도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짐승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오랜만에 SAC OST를 들다가 이 곡을 들었고, 2기였던 GIG의 마지막화에서 타치코마들이 보여준 희생을 문득 생각했습니다.
'우리들은 모두 살아있다. 살아 있으니까 기쁜 거야!'
걔들은 정말 인간이 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어쩌다 보니 인간에 무한히 가까워져 버린 걸까.

어쩌면 타치코마만큼 인간적인 인간을 찾기도 어려운 세상인데 말이죠.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잔인한 개장수
14/05/23 14:39
수정 아이콘
아 정말 좋아했던 곡입니다.

공각이 OST를 잘 뽑았죠.

where does this ocean go와 함께..
한니발
14/05/23 15:12
수정 아이콘
비밥 - 공각 - 울프스레인 OST 삼각편대는....최고죠.
Friday13
14/05/23 17:35
수정 아이콘
쩔죠. 애니메이션자체도 2편은 레전드고 나머지 1편은 꽤 볼만한 작품.
14/05/23 15:2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torukia가 최고였는데.. 도무지 음원을 찾을 방법이 없더라고요..
캡슐유산균
14/05/23 15:29
수정 아이콘
인류가 멸망하지 않으려면 인간형 안드로이드를 철저히 차별하고 쓰고 버려야 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수준의 고지능 안드로이드가 자유를 얻는 순간,,,,, 후후후

더 잔인하게 못 대한것을 10만년동안 후회할겁니다. 동물원에서요.
이부키
14/05/23 16:00
수정 아이콘
칸노 요코 여사의 콘서트는 제가 본 모든 콘서트중에 최고였습니다. 다시 한번쯤 더 내한해 주셨으면 하는데 아마 덧없는 꿈이겠죠. 언젠가 일본으로 보러가야 할 듯 합니다.

사실 공각기동대에서 타치코마는 빼놓을 수가 없게 됬죠. 애니 오리지날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구요.
14/05/23 19:19
수정 아이콘
저도 그 공연 갔었는데 표절로 훅 간뒤로 나오지 않는거 같더군요. 여러의미로 충격이었던...
헥스밤
14/05/23 16:27
수정 아이콘
직원이 정말 좋아해서 매일 틀어두던 노래였는데, 어느새 저도 빠져서 혼자 일하는 날도 가끔 찾아 틀곤 하는 그 노래.
라방백
14/05/23 17:14
수정 아이콘
저도 자주 듣는 노래에요. 가사가 정말 와닿는게... 공각기동대는 다른 음악들도 정말 잘 나온것 같아요. 여담으로 SAC중간 중간에 나오는 타치코마들의 만담이 본편보다 더 인상깊었던것 같습니다.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2931 [일반] [유기묘] 사지마세요. 입양하세요. 가족이 되어주세요. [100] A.디아9341 14/07/26 9341 11
52622 [일반] 퇴마록에 대한 잡담 [42] Acecracker6465 14/07/09 6465 0
52600 [일반] 김티모 감동의 업그레이드 실패기. [9] 김티모3987 14/07/08 3987 2
52568 [일반] [영화공간] 퇴마록 가상 캐스팅 [71] Eternity12413 14/07/06 12413 3
52560 [일반] 나름 꾸준글인 블랙컨슈머 및 이슈고객 이야기 [50] 일격5822 14/07/06 5822 5
52546 [일반] 함께 즐겨보아요~ 여자테니스 이야기 [66] 달달한고양이6585 14/07/04 6585 2
52423 [일반] 새식구 - 스크롤 압박이 많습니다. [15] 서큐버스4604 14/06/28 4604 19
52382 [일반] 저희집 토토를 소개합니다. [56] 상한우유7069 14/06/25 7069 28
52208 [일반] 가입인사 올립니다 [16] 어처구니3806 14/06/12 3806 31
52117 [일반] 20세기 팜므파탈의 원형, <판도라의 상자> [15] Naomi8886 14/06/06 8886 8
52037 [일반]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 [50] 뀨뀨10929 14/05/31 10929 0
51896 [일반] be human [9] 당근매니아4626 14/05/23 4626 1
51807 [일반] 그건 다 불장난이었어요...불장난... [13] Neandertal8877 14/05/18 8877 7
51795 [일반] [냥이테러] 오늘의 찌니와 꼬물이들...(5) 마지막 [11] AraTa_Higgs4563 14/05/17 4563 7
51781 [일반] 귀신이란 무엇인가? [25] 캡슐유산균8715 14/05/16 8715 0
51768 [일반] [냥이테러] 아직 이름이 없는 꼬물이들.. (3) [11] AraTa_Higgs4748 14/05/16 4748 7
51755 [일반] 기초노령연금법 통과에 즈음하여 지하철 요금 현실화가 절실합니다 [77] 부끄러운줄알아야지6910 14/05/15 6910 4
51718 [일반] <냥이테러> 아직 이름이 없는 꼬물이들.. [39] AraTa_Higgs6607 14/05/13 6607 28
51656 [일반] [창작소설] 끼룩끼룩 [2] 쌈등마잉3321 14/05/10 3321 0
51391 [일반] [여러이야기] 글을 쓰고 싶은 날, 그리고 민선이와의 통화.. [7] AraTa_Higgs4599 14/04/28 4599 0
51378 [일반] 키우던 개가, 좀 전에 차에 치어 죽었습니다.... [40] AraTa_Higgs6950 14/04/28 6950 2
51333 [일반] 팝아트 [13] 어강됴리21747 14/04/26 21747 3
51299 [일반] '특혜수색' 언딘..알고보니 '청해진'과 계약업체 [167] 동지8674 14/04/24 8674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