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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4/08 22:57:41
Name 戰國時代
Subject [일반] 이명박 정부의 규제철폐와 그 실효성
"최소한의 [게임의 룰]만을 남기고, 불필요한 모든 규제를 철폐할 것."
"이를 통해 획득된 자연스러운 시장경쟁을 통해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통해 경제를 성장시킨다."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와 영국의 대처 수상으로 대표되는 소위 신자유주의적 정부의 규제철폐 정책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를 통해 미국과 영국은 오랜 불황에서 깨어나는 원동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 불필요한 규제의 철폐가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경제의 상식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불필요한 규제가 너무나도 많은 곳 중 하나이고, 따라서 이들을 철폐해 주는 것만으로도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경제성장을 돕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가 규제철폐를 통한 경쟁력 강화이고, 이것만 제대로 실천해 줘도 틀림없이 경제 대통령의 명함 정도는 내밀 수 있을 듯 싶기도 합니다.

한국에는 규제가 참으로 많습니다만, 그 규제들이 선진국들과는 사뭇 다른 것들이 많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일 수록 대부분의 규제 조항들은 대기업과 시장지배사업자들의 횡포를 막고 시장교란행위를 감시하는 등 소위 [게임의 룰]을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반독점법이나 반덤핑법등이 대표적이라고 하겠습니다.

반면, 한국의 규제는 어이없게도 중소기업의 신규시장 진출을 막고 대기업의 기득권을 지켜주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주류법이 대표적인데, 수천억의 자본이 없으면 주류회사의 설립 자체가 불가능하고 그것도 지역별로 쿼터를 줘서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나 정유사업자도 마찬가지고, 뭐 대부분의 굵직한 시장에 관해서는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을 막는 규제법안이 수두룩해서 기존 사업자들의 편안한 돈벌이를 돕고 있습니다.

그러니, 한국의 중소기업은 대부분 원천적으로 대기업 하청을 통해서만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선진국을 보면 견실한 중소기업들이 많고, 중소기업이 커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하는 걸 보면 부럽고 왜 우리는 저런 중소기업이 없을까 한탄하죠.

일본의 예를 들자면 (맨날 일본 예만 들어서 죄송합니다. 잘 아는 데가 여기 밖에 없다보니 ...)

일본에는 맥주회사만 수십개가 넘고, 소주나 일본주 회사까지 합치면 수백 수천개가 넘습니다.

아무나 술만 만들 줄 알면 회사를 설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별의별 맥주나 술이 다 나오고, 이러한 엄청난 경쟁 속에서 뛰어난 맥주나 술이 나올 수 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현재 일본에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고의 맥주로 평가받는 것은 그 유명한 아사히도 기린도 삿포로도 아닌 은하고원이라는 맥주인데, 작은 중소기업에서 만드는 소위 지방맥주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주 중에 하나인 백년의고독 이라는 멋진 이름의 술이 있는데 이 술은 어느 장인이 가내 수공업으로 만들어서 팔기 때문에 1년에 2천병만 출시되고, 그 뛰어난 맛과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비싼 위스키 못지 않습니다.

술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이런 기업들이 넘쳐 납니다.

별의별 조그만 식품회사도 많고, 정말 별의별 제품 만드는 회사도 많습니다.

이러다 보니 경쟁이 무척 심하고, 그 중에 세계적인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나오기도 하고 그럽니다.

일본도 규제는 무척 많은 나라입니다만, 적어도 기업설립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는 최대한 적게하여 자연스러운 시장경쟁을 유도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편입니다. 일례로 회사 설립도 무척 쉬워서 자본금 1엔에 회사설립이 가능하고, 주식회사도 총비용 몇만엔 정도면 설립가능합니다.

뭐, 관리국가라고 불리는 일본이 이 정도이니 미국이나 독일은 예를 들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명박 정부에서 규제철폐를 한다고 합니다.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해서 시장 경쟁을 돕겠다고 합니다.

물론, 경제를 아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쌍수들고 환영할 일입니다.

그런데, 철폐한다는 규제라는게 금산분리 철폐, 30대기업 규제완화, 대기업 수도권 진입 허용, 언론사 겸업방지 철폐 등등등 죄다 대기업을 위한 규제철폐 밖에 없습니다. (중소기업을 위한 규제철폐가 있다면 누가 좀 알려 주세요.)

온갖 규제를 다 해도 대기업은 쉽게 쉽게 사업하고, 중소기업은 힘든게 당연한 게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그런데, 중소기업은 손발 다 묶어 놓고, 대기업은 하고 싶은대로 다 하게 해주면서 경제를 살리겠다구요?

대기업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이 많아야 고용이 확대되고 이들이 다시 대기업 제품을 사주는 소비자가 됩니다.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 고용부족과 내수부진은 중소기업 죽이기와 맞물려 있는 문제라고도 볼수 있는 것입니다.

과연 이런 식의 규제가 어떤 실효성을 가지고 경제 살리기를 할 수 있을 지 참으로 의심스럽습니다. 죽이지나 않으면 다행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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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08 23:10
수정 아이콘
그렇죠 뭘 할려면 일단 자본금이 몇백억이상있어야 가능하죠....

그래도 자통법은 잘한듯싶네요
Withinae
08/04/08 23:45
수정 아이콘
규제철폐는 저도 좋은데, 대기업위주로만 철폐하고 있는게 진짜 문제라는데 동의합니다.
중소기업의 씨를 말려서 대기업인들 좋을까요?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그놈의 어음제도 먼저 뜯어고쳐야 할겁니다.
금산분리등은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겁니다. 이것은 대기업위주의 한국기업문화에 있어 결국은
독주가 되고 말겁니다.
그리고 뭐 자통법은 세계적 추세니까요...
펠릭스~
08/04/08 23:47
수정 아이콘
^^;;
한국의 경우는 빌드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반례로 들어보면 방송에선 한국에선 님께서 말씀하신 그 대형화 때문에
소규모 없체가 난립한 대만에 비해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걸로 알아요 ^^:;

반도체의 경우도 대만은 기껏 파운드리 같은걸로 일본 하청해서 독자 능력은 부족하구요
오히려 한국이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춘걸로 평가받습니다

중소기업을 발전시킨다는 논리가 언듲 맞아보이지만
한국의 기업들은 태생적으로 투자자금이 부족했던 시절에 환경에 맞춰서 탄생했습니다.
앞으로도 바로 세계 경쟁을 해나가야할 입장이구요

주류같은 경우는 다를수도 있겠지만
그게 일반적으로 통용될수 없는 거라고 봅니다.
한국이 기술적으로 성숙된 문화를 가진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님께서 좋케 보는 그 기술들은 보통 몇백년 심하면 1000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온 기술로
다양성을 원하는 분야에서 요구에 의해서 차별화의 의한 독점이 가능한 영역으로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한국기업이 다른 나라와 경쟁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효율을 가져오고 바람직한 결과를 줄꺼라고 생각하신다면
오히려 규모의 대형화쪽을 지지하는것이 맞다고 봅니다.

글쓰신분이 말씀하신 부분도 일견 맞지만 일반적으로는
대체로는 원하는 것과 행동의 모순이 되버린다고 봅니다.
펠릭스~
08/04/08 23:52
수정 아이콘
분명히 한국이 모자라는 것은 다양성이고 중소기업의
건실함 부족이 맞지만 ^^:;

랜체스터 법칙 힘의 논리가 통하는 잔인함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경쟁의 잔인함을 간과한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 오히려 고전적으로 해왓던 일정 영역에 대한 유치산업에 대해서 전통적인 영역보장과
과점 경쟁 유도가 현실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gerrard17
08/04/09 00:01
수정 아이콘
글 잘읽었습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근데 점점 세계화가 되어갈수록 국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구도로 경제를 파악하는건 약간 시대흐름에 맞지 않는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제는 국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구도보다는 세계기업과 국내기업의 관점이 더 적절하지 않나 생각되네요.

국내 대기업이라고 해봐야 세계적인 기준으로는 일반규모의 기업정도가 되겠지요. 여기에서 국내 대기업이 해외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최소한 글로벌 스탠다드의 조건에서 경쟁해야 경쟁력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국내 규제조건은 아직 글로벌 스탠다드는 못된다는게 문제입니다. 대기업 규제 완화해야된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이것이 중소기업을 차별하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이 힘든만큼 대기업 역시 세계화 진전 될수록 마찬가지의 입장이 되는 거라고 볼 수 있으니깐요. 뭐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굳이 할말이 없지만서도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만큼 중소기업 지원책이 무수하게 많은 나라도 없다고 합니다. 선거때마다 새로 중소기업 지원법을 워낙에 많이 만들어 놔서 법률이 너무 복잡해서 실제 지원신청기업 자체가 많지 않다는 기사도 있더군요. 결국 지나치게 과도한 지원책이 역효과를 낸거라고 봐야겠죠. 뭐 어쨋든 규제를 늘리던 줄이던 제도자체가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게 급선무가 아닐듯 합니다.
LovelyPeach
08/04/09 00:01
수정 아이콘
에휴.. 대기업다니는 사원들 사이에서도 금산분리법 폐지나 법인세 인하 등은 원하지 않습니다.

경영진이면 모를까..
유대현
08/04/09 00:09
수정 아이콘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솔찍히 글로벌도 아니고 미국 스탠다드지만)을 원하면 그 전에 미국 수준의 기업 윤리를 보여줘야죠. 이렇게 규제가 있는데도 온갖 탈세에 비리가 난무하고, 잘못한 사실이 뻔히 보이는데도 검찰에 한번 소환하는데 쩔쩔매고 언론에서 그 사실을 대서특필하는 상황에서 규제철폐를 원한다니 할말이 없네요.
gerrard17
08/04/09 00:42
수정 아이콘
몇몇 대기업들에 대한 불신은 저역시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해왔던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러하죠. 하지만 이런 범법행위는 엄정한 법의 집행(처벌)으로 다스려야지 규제를 늘린다고 해결될것 같진 않습니다. 뭐 사실 처벌을 강화해도 문제가 딱히 해결될것 같진 않습니다만.. 그렇지만 규제로 대응하는건 문제해결도 못할 뿐더러 국가 경쟁력에도 마이너스지요.(물론 여기서 말하는건 효율적측면만 고려한겁니다. 분배적 측면은 뭐 다들 생각이 틀리시니..) 모든 대기업이 범법행위를 하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결국 규제로 위의 문제들을 대처하게 되면 선의의 기업들만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꼴이 됩니다. 폐쇄경제가 아닌이상 과도한 기업규제는 철폐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규제철폐의 정도와 시점의 선택이 고려대상이지 규제철폐 자체가 고려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펠쨩~(염통)
08/04/09 01:13
수정 아이콘
삼성전자가 핸드폰 부분에서 하청기업을 쥐어짜는 부당거래로 25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습니다. 공정위는 이에대해 1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여기까지가 대기업 중심의 성장전략을 내세운 신자유주의 참여정부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대기업들은 저 100억원의 과징금이 억울한 규제라고 외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위를 기업프렌들리하게 바꾸라고 지시했습니다.

이것이 새로이 펼쳐질 멋진 신세계입니다.
戰國時代
08/04/09 01:38
수정 아이콘
대기업 죽이자는 얘기 아닙니다. 대기업만 말고 중소기업 규제도 좀 철폐해 달라는 얘기지. 중소기업은 별의별 이유로 시장진입을 다 막아 버리고, 대기업 하청만 하고 살게 만들어 놓고, 대기업이 금융업도 하시고, 대형신문사는 방송업도 하시라고 규제 철폐해 주는게 세계적인 기업과의 경쟁에 무슨 도움이 된다는 말인지요. 마이크로 소프트가 은행업에 뛰어들면 경쟁력이 올라갈까요? 뉴욕 타임즈가 방송사 겸업하면 경쟁력이 올라갑니까?
Honestly
08/04/09 10:18
수정 아이콘
목표 경제성장율에 억지로 맞추기 위한 가시적인 술수로 밖에 안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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