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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3/01 18:40:12
Name 일각여삼추
Subject [일반] 도서정가제 확대는 휴대폰 시장 규제의 실패를 답습할 것
요즘 들어 계속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시장 정상화를 내세워 휴대폰을 싸게 사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판매업자들을 범법자로 만들려는 단말기 유통법이 국회에서 표류 중인가 하면 이제는 도서정가제 확대로 (신간→전구간 기준 이상 할인 금지) 책을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의 구매도 막아 설 참이다.

지금까지 방송통신위원회가 단통법이 없어서 보조금 경쟁을 막지 못한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법에도 없는 규제를 억지 해석으로 27만원이란 보조금 상한선을 그어놓고 그 이상 가는 보조금을 불법으로 딱지 붙인 후 마음대로 과징금을 때려대던 게 지금까지 방송통신위원회가 몇 년 동안 해온 시장안정화의 전부이다. 폰파라치까지 동원해가며 요란하게 단속했지만 그 결과 단말기 시장이 정상화됐냐고 하면 머리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상적으로 온라인에서 휴대폰을 팔던 업자들은 모두 음지로 잠적했고 가끔 뜨는 스팟 판매는 스파이 접선을 방불케 할 지경에 이르렀지만 예전부터 싸게 사던 사람은 계속 싸게 사고 비싸게 사던 사람은 계속 비싸게 사고 있다.

이런 현실이라면 경제학에서 말하는 가격 차별화와 하등 다를 것이 없다. 지금도 비행기표를 출발 몇 달 전에 미리 구입하면 매우 싸지만 오늘 당장 떠나는 표를 공항 데스크에서 사면 몇 배로 비싼 데, 항공사에서 그때 그때 좌석 수를 봐가며 가격을 조정하는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경제활동의 일부라고 여기고 건드리지 않기 때문이다. 왜 항공사에게 허용되는 가격 조정이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업체에는 허용되지 않는지 그 기준을 알 수 없다. 휴대폰 가격 차이가 특히 많이 난다고 하지만 그건 항공사 좌석 또한 같은 이코노미 석이라도 언제 사느냐와 비수기/성수기에 따라 가격이 널뛰기 하는 걸 보면 휴대폰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게다가 항공사는 퍼스트 클래스, 비즈니스, 이코노미 석으로 나누면서 까지 가격 차별을 한다. 통신사들이 할부원금을 깎아주는 대신 비싼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가입하게 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결국 항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A라는 지점에서 B라는 지점으로 이동하는 게 전부이니 하등 다를 것이 없다.

이제 책 문제로 넘어가 보자. 현재 온라인 서점의 경우 신간에 대해 10% 할인과 10% 마일리지 제공이 허용되지만 출간 18개월이 지난 구간에는 이런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사실 출판사 입장에선 출간된 지 18개월이나 지난 구간을 창고에 보유하고 있기에는 비용 부담이 심해 어느 정도 유연성 있는 규제라면 규제였다. 이것을 중소서점과 출판사를 위해 신간 구간 할 것 없이 15% 이상 할인 금지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서점의 할인폭이 너무 커 오프라인 서점을 시장에서 몰아내고 출판사에 돌아가는 액수가 적으니 가격을 고정시켜 그걸 막겠다는 발상이다. 과연 이런 발상이 시장의 안정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

사실 지금도 도서정가제는 수많은 경로로 우회되고 있다. 알라딘 중고 서점에 자금에 허덕이는 출판사의 창고떨이 매물이 입고된다는 소문은 이제 더 이상 공공연한 비밀도 아니고, 일부 출판사가 도서정가제 비적용 도서 카테고리를 남용해 도서정가제를 우회하는 것 또한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프라인에서 적은 할인율로만 구매할 수 있었던 문화상품권, 도서상품권은 이제 소셜커머스를 통해 10% 이상의 할인율로 소비자에게 팔려나간다. IT의 발전으로 인해 더 이상 종이상품권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인데 지금도 이렇게 구매한 상품권을 이용하면 법에서 허용된 10% 할인에 10% 마일리지를 넘어 사실상 27% 할인(0.9*0.9*0.9=0.729)으로 책을 구입하는 게 가능하다. 소셜커머스에서 스팟으로 판매해 구할 수가 없다고? 걱정하지 마시라. 스팟 뜰 때마다 차곡차곡 매입해둔 반 업자 가까운 뽐뿌인들이 약 1-3%의 마진만 받고 되팔이를 하고 있으니 언제든지 뽐뿌 온라인 장터에 가면 10% 약간 안 되는 할인폭으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방법을 찾을 수 없으면 결국 구입을 중단할 것이다.

만약 도서정가제 확대가 국회를 통과하면 어떻게 될까? 일단 보이는 곳에서의 가격 차별은 없어질 것이다. 교보문고, yes24, 알라딘 같은 대형업체들이 대놓고 법을 위반할 수는 없으니 겉모습만 보면 마치 법안의 취지대로 모든 일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수면 아래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창고 비용을 못 견딘 일부 출판사가 정식 루트로 싸게 팔지도 못하고 알라딘 중고 서점에 알음알음 덤핑하는 현상이 확대되리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주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각 온라인 서점이 스스로 상품권을 발행해 업자들에게 큰 할인폭으로 팔아 치우는 방책을 내놓을 지도 모른다. 이건 일종의 휴대폰 보조금 정책의 응용인데 경쟁이 심화되면 안 나오리란 법도 없다. 수많은 업자들이 뽐뿌 온라인 장터에 15% 할인된 교보캐쉬를 판매하기 시작하면 그건 어떻게 막을 것인가? 또 있는 법을 누더기로 만들어 가며 막을 것인가?

그렇다면 중소서점이 살아날 수 있을까? 그것도 회의적이다. 지금도 중소서점과 대형 온라인 서점과의 구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시장이 있다. 바로 재래시장과 대형마트다. 온갖 법률과 자금 지원으로 재래시장을 살리고자 정부와 국회가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지만 해결이 되는 것으로 보이는가? 결국 안 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한국의 재래시장은 여타 선진국과 달리 자생노력도, 문화적인 감성도, 경쟁력도, 마인드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재래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날카로운 반응들을 봐도 근시안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장 상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현재 중소서점들은 재래시장보다 월등한 문화적 가치를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는가? 결국 책 소매상으로 전락한 것이 대다수 중소서점의 현실이 아닌가. 그렇다면 재래시장보다 더한 특혜를 중소서점에 안겨줄 당위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출판업계를 보자. 현재 단통법에 대해 왜 휴대폰 제조사들이 반대하겠는가? 결국 보조금 경쟁의 종말은 휴대폰 판매량 증가의 종말과 같다는 사실을 그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내수 비중이 큰 팬텍의 경우 회사의 존립 그 자체가 무너질 지경에 이를지 모른다는 말마저 나온다. 한국 출판업계가 단기간의 이익에 매몰되어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치 아니할 수 없다. 어찌 책값이 고정되는데 수요도 같은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할까? 지금도 살 사람은 사니 그때도 살 사람은 사겠다는 단순한 사고인 걸까? 안 그래도 각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점점 줄어만 가고 실질임금 또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그런 자존심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궁금하기 짝이 없다. 결국 망할 출판사는 망하고 망할 서점 또한 망하는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야 나머지 업체들이 그 파이를 채우며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싶다.

도서정가제가 확대된다고 늘어난 이익이 출판업계에 돌아간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 또한 큰 문제다. 지금까지 온라인 서점이 가격협상의 주도권을 잡고 출판사 쪽이 끌려 다니는 그림이 된 게 온라인 서점이 악의 축이라서 인가? 오히려 콘텐츠 제작의 주도권이 각 출판사에서 각 개인,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그 원인이 아닐까? 출판사가 독보적인 콘텐츠 확보에 실패해 온라인 서점이 직접 출판에 뛰어드는 건 누구 잘못일까? 지금의 시장구조를 개선하지 않은 채 도서정가제를 강제한다면 교보문고의 당기순이익 증가 외에 다른 어떤 현상이 벌어질지 나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다. 휴대폰 보조금 금지하니 팬텍이 살아나던가? 그럼 정부가 개입해서 출판사와 온라인 서점 사이의 손익분배를 맞춰주겠다고? 차라리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서점을 노마진으로 운영하는 게 어떠한가?

정 침체되는 출판업계를 살리고 싶거든 정부는 도서관을 확충하고 책 구입 예산을 책정하라. 그건 업계의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정부가 할 일을 시장으로 떠넘기면서 일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건 감나무 아래에서 감 떨어지기를 바라는 놀부 심보와 같은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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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01 18:52
수정 아이콘
같잖은 정책 실패로 언제까지 대다수 소비자들을 호구로 만들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초라리 휴대폰이나 도서쪽은 아예 규제철폐해보는것도 괜찮을것 같아요..
소독용 에탄올
14/03/01 18:59
수정 아이콘
규제가 완전철폐되면 시장이 유지될 수 없습니다.
특정전파 주파수할당 같은 부분도 규제라서요......
일각여삼추
14/03/01 19:01
수정 아이콘
주파수는 한정된 공공재지만 종이는 한정된 공공재가 아닙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3/01 19:02
수정 아이콘
시장은 국가의 규제로 성립했고, 사실 다양한 부분이 국가의 규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규제방향이 잘못되었다 고 말할수는 있지만 규제를 철폐하라는 말은 시장활동을 유지가느아게 하는 규제부분이 문제가 되니 달아놓은 덧글입니다.
14/03/01 19:01
수정 아이콘
본문에서 말하는 시장안정화 등에 한해서 말하는거죠;;
애초에 그 수준으로 규제철폐했으면 SKT에 의해서 시장 자체가 독점됬을꺼라고 생각되긴하네요
소독용 에탄올
14/03/01 19:03
수정 아이콘
통신사업 불하가 없었을테니 SKT, KT같은 기업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겠죠 ㅡㅡ;
14/03/01 19:05
수정 아이콘
좀 멀리가는것 같긴한데 불하와 규제가 무슨상관이죠?
정경관계로 인해서 불하했을뿐인데요
소독용 에탄올
14/03/01 19:10
수정 아이콘
불하나 민영화의 대상으로서, 통신시장자체가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정부개입이 없다면 통신시장 자체가 현재와는 다른 형태일 거라 현재 존재하는 기업들이 있을 가능성이 낮다는 말입죠.
일각여삼추
14/03/01 19:08
수정 아이콘
규제란 단어를 너무 광범위하게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3/01 19:11
수정 아이콘
규제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며, 이는 시장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개입을 포함합니다.
통신산업이 주파수 사용권에 대한 정부규제위에서 성립하는 것이라서요.
일각여삼추
14/03/01 19:30
수정 아이콘
맥락으로 볼 때 보조금이나 요금제에 한정되게 논의를 전개하고 계시다고 봐야죠. 정부 개입을 줄이자는 게 소방서 없애자는 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당근매니아
14/03/01 18:57
수정 아이콘
단순히 휴대폰과 비교하기엔 제품 특성에서 차이가 있다보니 무리한 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론 그냥 이건 책에 대한 소비량이 늘어나기 전에는 해결방책이라는 게 존재할 수 없을 거 같아요. 휴대폰은 보조금을 규제하고 그 짓거리를 해도 일종의 필수품이 되어버렸으니 팔릴 수 밖에 없으니 유지가 되는데, 이쪽은 현행을 유지하든 이번 법안을 도입하든 간에 시장 크기 자체가 대책이 없습니다. 가격이 현행 수준으로 할인 유지된다고 해서 중소 출판사들의 경영난이 해소될까요.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거라고 생각해요.
일각여삼추
14/03/01 19:00
수정 아이콘
휴대폰이 필수품이라는 것도 사실 휴대폰은 필수품이지만 스마트폰은 필수품이 아니죠. 최신 스마트폰을 일 년이 멀다하고 갈아치우는 건 우리나라가 독보적일 겁니다. 그리고 그런 현상의 이면에는 보조금 정책이 큰 역할을 했음을 부정할 수 없고요.
소독용 에탄올
14/03/01 18:58
수정 아이콘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감소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가정이지만 안그런 경우도 있다는게 문제인지라, 상품유형에 따라 상이한 시장상황변동이 나오겠죠.

도서시장이 휴대폰시장처럼 될것인지 아닌지는 사실 정책시행을 해봐야 아는 일입니다.

출판사들이 어차피 망하는거 이래망하건 저래망하건 상관없다고 생각해서 지푸라기나마 잡아볼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요.......
일각여삼추
14/03/01 19:02
수정 아이콘
지금 한정적인 도서정가제도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평가하기 힘든 데 확대한다고 성공적이 될 것이라 예측하리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3/01 19:08
수정 아이콘
도서시장의 문제는 사실 시장규모와 소비자의 구매력에서 나오는 문제라 도서시장에 대한 어떤 조치도 딱히 해결책으로 작동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일단 뭐라도 해보자는 규제당국 및 정치인의 입장과, 이리되던 저리되던 망할것 같은데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는 업계의 선택이 결합해서 해당 정책이 나온것으로 봐야죠.
정책이 성공할것인가? 라고 말하면 한국 도서시장 자체가 일반적인 경제원리가 작동할 수 있는 공간인지도 의문이라 해봐야 안다는 말을 하는 것이고요.
일각여삼추
14/03/01 19:13
수정 아이콘
누가 이익을 볼지 확신할 수 없으면 가만히 있는 것이 상책이지 늪에 빠진 사람이 발버둥쳐봐야 가라앉기밖에 안 하지 않나요? 현 법안으론 소비자가 확실히 손해를 보지만 정부와 출판업계, 온라인 서점 중 누가 이득을 볼지 모르는 상황인데, 일단 휴대폰 시장의 전례를 볼 때 이익의 큰 파이를 온라인 서점이 먹게 될 것은 틀림없어 보이고 이것을 막기엔 현 법안으론 무리인데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3/01 19:14
수정 아이콘
음 규제가 성립하는 정치체계를 시장으로볼때 소비자개인이 가지는 구매력보다, 온라인서점과 같은 이익단체가 가지는 구매력이 더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큰 영향력을 가집니다.
더군다나 도서시장이 워낙 망해버린나머지 도서시장 소비자들은 주목할만한 숫자가 아니며,
도서시장에대한 정부개입 변화 자체가 큰 관심사가 되지 못해서 강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여삼추
14/03/01 19:31
수정 아이콘
결국 이익집단의 로비에 의한 공익의 훼손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소독용 에탄올
14/03/01 19:45
수정 아이콘
시장이 워낙 크기가 줄어서 이익집단하고 소비자 규모가 차이가 크지 않을 공산이 있어서......
저 신경쓰여요
14/03/01 19:15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여기에 동의하게 되는 게... 이득은 누가 가져갈지 확실치 않은데 손해를 보는 측은 확실하다는 게... 아쉽습니다.
타임트래블
14/03/01 19:40
수정 아이콘
독서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은 읽는 사람만 읽는 상품이 되고 있죠. 물론 소설이나 장르 소설 같이 좀 더 대중적인 경우에는 사정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수요 감소는 전문서적이나 대중서적이나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이런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가격을 대폭 올려 고가정책을 유지하는 게 유일합니다. 박리다매가 아니라 판매량은 작지만 권당 이익률을 높이는 방향이 가장 확률 높은 방법입니다. 실제로 노트북과 같은 컴퓨터 시장이 이런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브랜드 데스크탑과 조립PC의 사양과 가격 차이를 보시면 이해하실 겁니다.
일각여삼추
14/03/01 19:43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출판사가 스스로 그렇게 가격을 책정하고 온라인 서점에도 "이 이하론 책 못 준다"고 통보하면 되죠. 실제로 교과서 등은 할인폭이 작은 것으로 보아 비슷한 정책을 피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정부 눈치만 보며 대신 해달라고 하는 게 정상적인 상황은 분명 아니겠죠. 그것도 싫으면 출판사끼리 출판사조합을 결성해서 온라인 서점을 하나 만들면 될 일입니다. 어차피 출판사 다 파주에 있을테니 비용이 그렇게 들 것 같지도 않군요.
소독용 에탄올
14/03/01 19:50
수정 아이콘
교과서 같은 경우엔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시장이어서 가격유지에 대한 협상력 측면에서 예로 부적합 할 듯 합니다.
출판사조합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서점은 나름 좋은 시도가 될 수 있을듯 합니다.
일반판매는 아니지만 실제 사례도 있긴 하고요.
http://www.koreabook.or.kr/
일각여삼추
14/03/01 19:56
수정 아이콘
그 말씀은 곧 각 출판사가 독보적인 콘텐츠 확보에 실패해서 매력적인 책을 만들지 못해 온라인 서점들이 가격협상에 시큰둥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봐야겠네요. 사람들이 안 읽는 책을 만드는 출판사의 존재의의가 있을까요? 만약 있다면 정부 보조금으로 연명해야지 소비자한테서 그 비용을 뜯을 건 아니겠죠.
타임트래블
14/03/01 20:05
수정 아이콘
그건 유통회사와의 협상력 차이에서 기인합니다. 도서시장에서 출판사는 유통사에 절대적으로 을입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진열되지 않고, 소개되지 않으면 팔 수가 없으니까요. 게다가 현재 국내 서점시장은 거의 과점형태라서 더더욱 출판사가 자체적으로 고가 정책을 시행할 방도가 없습니다. 오죽하면 법의 힘을 빌어서라도 하려고 할까요. 가격 인상에 대해 소비자로서 불만을 토로하는 건 당연한 권리입니다. 또한 완전 비탄력적인 재화도 아니고 생존에 필수적인 것도 아닌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가격을 인상하는 것 역시 기업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올라간 가격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어서 손해가 생기면 그 역시도 기업들이 온전히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도서 가격인하 제한을 일종의 을에 대한 보호조치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일각여삼추
14/03/02 15:17
수정 아이콘
그런 을에 대한 보호조치를 소비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토대로 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정 정부가 나서고 싶으면 본문에도 썼듯이 도서관을 늘려서 직접 사주든지 몇몇 살릴 가치가 있는 출판사에 보조금을 주면 됩니다. 왜 전체 출판사에 같은 혜택을 주어 좀비 출판사들을 난립하게 만드나요? 그건 결국 시장의 피해로 돌아옵니다.
타임트래블
14/03/02 18:32
수정 아이콘
모든 을에 대한 정부의 보호조치는 소비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토대로 합니다.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제한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그런 방식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드리는 것 뿐입니다.
Endless Rain
14/03/01 19:40
수정 아이콘
신간 구간 모두 15%로 제한해버리면, 팔리지않고 남은 재고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겠죠
원래 휴대폰시장에서 보조금이 풀리는 것도 가입자 유지(123과 211급 진짜 대란의 경우 SKT의 50% 가입자 붕괴를 막기 위한 엄청난 보조금 살포) 이외의 경우에는 재고 없애기가 주 목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형적인 휴대폰 시장이 문제이긴 하지만, 어쨌든 통신사 입장에서는 인기가 시들해진 제품을 보조금을 살포하여 할부원금을 극한으로 낮춰 고객을 한명이라도 더 잡는게 이익이니까요.
수많은 대리점들이 난무하여 방통위 단속을 피해 판매하고 있는 휴대폰 대리점 구조와는 달리, 중소 서점은 싹 죽고 대형서점만 남아 있는 상태에서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어떤식으로 재고떨이를 해야할지 서점들과 출판업계가 머리가 아플 것 같습니다.
로하스
14/03/01 20:26
수정 아이콘
글에도 있지만 알라딘 중고서점에 엄청난 재고서적들이 몰려들겠죠..
어쩌면 도서정가제 실시를 계기로 중고서점 열풍이 불지도 모르겠습니다 흐흐
14/03/01 20:56
수정 아이콘
웹파일 야동업로더를 구속시켜도 토렌트로 다운받고
청소년에게 게임을 금지해도 부모님 아이디로 게임하고
휴대폰 보조금을 묶어버려도 스팟띄워서 과징금 이상 뽕을 뽑아버리고

다 똑같은거 아니겠습니까. 책도 마찬가지겠죠.
14/03/01 21:53
수정 아이콘
대형마트 vs 동네 구멍가게는 유통판매업 자체가 잘 나가는 상황이기나 하죠.
독서시장 자체가 죽어가고 있고 온라인 서점을 제외하고는 중대형출판사 및 대형 오프라인 체인도 고사 직전에서 살아보려고 발버둥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미 살 길이 없는 영세출판사와 동네서점을 살리겠다는 사명감으로 종이책과 오프라인 서점에 사망증명서를 스스로 찍어주시는군요.

거기다 이런 정책이 나름 '책덕후'라고 자처하던 사람들 손에서 나오다니 이바닥은 이제 꿈도 희망도 없나봅니다.
에이멜
14/03/02 01:30
수정 아이콘
[issue!] 영업정지가 더 반가운 이동통신사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2/17/2014021702680.html
휴대폰 업계의 얼척없는 규제는 이통사의 살을 찌워주는걸로 일단락이 되겠지만 온라인 서점에 대한 규제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호하네요.
소비자가 손해를 본다는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뒷짐진강아지
14/03/02 12:47
수정 아이콘
"도서정가제"라는 단어를보며
"가격을 올리면 수요가 준다"라는 당현한 원리가 생각이 나던데...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물론 수요가 더 많으면 그렇지 않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더 노답 상태로...)
YoungDuck
14/03/02 13:48
수정 아이콘
돈 없는데.... 가격올리도 사줄 수 밖에 없는 상품이 과연 책인가에 의문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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