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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05 20:37:35
Name 요정 칼괴기
Subject [일반] 19세기~20세기 초 한 영국 장군의 전쟁

호레이쇼 허버트 키치너 원수
(1850~ 1916)

아일랜드에서 군인의 아들로 태어나 군인이 된 이 인물이 겪은 두 전쟁에 대해 쓰려고 합니다.

1. 수단 전역(마흐디 전쟁)
상황: 영국 제국주의자들은 이집트를 보호국으로 삼고 나일강을 거슬러 수단을 식민화 시키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 의도는 대규모 무슬림 반란으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무함마드 마히디가 이끄는 수단 무슬림들은 영국군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혔으며 상당히 원시적인 군대를 가진
그들에게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영국 정부는 급히 태평천국의 난 당시 상승군을 이끌어 일약 영웅으로
떠오른 찰스 고든을 수단으로 파견했습니다.

1885년 이런 영국의 대응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는데 카르툼은 함락되고 국민적 영웅인 고든 마저 여기에서 전사한 것이죠.

하지만 대영제국이라는 명예가 걸려 있는 만큼 마흐디에게 정강이가 차인 영국이 수단에서 완전히 떠날리가 만무했고
보다 확실한 준비를 한 후 다시 그들은 수단에 돌아 오게 됩니다.

10년 후인 1896년 영국군은 키치너에게 11000의 병력을 맡겨 다시 마흐디에 대한 앙갚음을 하기 위한 군사 행동을 하게 됩니다.

키치너의 대응: 키치너의 전략을 단순 했습니다.
[천천하기 확실한 전진, 압도적인 화력, 그리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확실한 보급로]

신무기 맥심 기관총으로 무장한 영국-이집트 군은 나일강에 떠있는 무장 증기선의 엄호를 받으며 철도를 깔며 천천히
진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철도 건설 환경을 가혹했는데 모래바람과 작열하는 태양, 심심하면 기습해오는 마흐디군 까지 해서 일꾼들은 저임금에
혹사당했지만 키치너는 단호했고 이렇게 건설된게 바로 [수단 군사철도]였습니다.

철도를 통해 영국군은 마히디 군을 분쇄할 포탄과 기관총탄을 엄청나게 끌어 올 수 있었고
확실한 화력의 차이는 압도적인 숫자의 마흐디 군을 분쇄할 터 였습니다.

오므두르만 전투
마흐디는 결국 키치너가 백만년 조이기로 들어오자 최종 결전을 위해 모든 병력을 오므두르만에 집결 시킵니다.
여기에서 한타 싸움에 이긴다면 고든 처럼 키치너를 몰아 낼 수 있을 터였습니다.

5만 대군의 마흐디 군은 만명의 영국군은 불과 십년 전이라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몰랐습니다. 일단 마흐디 스스로도
그 경험이 있었고 마흐디 보다 못한 수준의 줄루 족도 이긴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영국군의 포와 기관총이 마흐디 군을 원거리 부터 일방적으로 도살하기 시작했고
영국군 지근 거리까지 도달한 병력은 거의 없었습니다. 마흐디의 전의가 꺽인 걸 안 키치너는 기병대를 투입해
마흐디 군의 숨통을 끊었고 이렇게 전투는 끝났습니다.

영국-이집트 군 47명 사망에 마흐디 군 만명 전사. 이게 오므두르만 전투의 끝이었고
영국의 자존심에 심대한 상처를 낸 마흐디 전쟁의 끝이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키치너가 끼친 영향- 이 전투 이전 까지 소수의 잘무장된 제국주의 군대를 향해 장비는 빈약하지만
다수의 병력과 잘 규율된 원주민 군대가 이긴 사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키치너의 철도-기관총 조합은
이런 소수의 사례마저도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이 시기 이후 아프리카 내륙에 미친듯이 철도가 깔리기 시작했고
제국주의자들은 원주민 군대를 마구 분쇄할 수 있었습니다.

2. 보어 전쟁.
상황- 1890년대 영국 제국주의자들은 아프리카에서 전혀 다른 적과 싸워야 했습니다. 같은 제국주의자의 후손으로
바로 네덜란드계 보어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영국군 같이 볼트액션 소총과 기관총, 그리고 잘 발달된 군사지식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오히려 영국군보다 저 선진적인 면이 있었는데 빨간 군복에 흰색 방서모를 쓴 영국군보다
잘 위장되어 있었고 기동성을 살리며 싸우고 있었습니다. 이덕에 영국군은 압도적인 전력에도 불구하고 졸전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영국정부에 보낸 사람이 바로 카르툼의 영웅 키치너 였습니다.

키치너의 대응- 그는 가혹하지만 확실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보어인들의 기동력을 제한하기 위해 보어인의 두개 국가 전국토에 철조망질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중요 거점에 토치카
등 방어시설을 건설했습니다. 무단으로 이 시설에 접근하는 사람은 모두 쏘아 죽였고 이 안에 거주하는 민간은 모두
강제 수용소로 보내 버렸습니다.

사실 이전쟁 지도 자체는 큰 전투도 없고 세련되지 않았지만 확실했습니다. 기동력을 살리며 영국군 보급로를 위협하던
보어군의 움직임은 완전히 제한 되었고 점차 영국군이 세우는 철조망과 토치카의 벽 속에 갖히게 되었습니다.
물자 보급을 해줄 민간인도 모두 강제 수용소로 보내졌고 외부로의 유입도 애로 사항을 겪기 시작하자 보어군는 상당히
약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보어 전쟁 끝났습니다. 최초의 민간인 강제 수용 시설의 열악한 상태만 이야기 거리로 남으며 말이죠.
흑인을 빼고 백인인 보어인만 이 수용 시설에서 2만7천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키치너가 미친 영향- 철조망을 통한 기동력 제한과 민간인 강제 수용 시설은 뭐 다음 전쟁에도 엄청만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3. 총평.
키치너는 19세기 말 어떻게 보면 사회 변화와 기술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아는 장군이었습니다. 그는 그 전이나 2차 대전의
화려한 전략, 전술에 빛나는 장군이 아니라 기술에 대한 이해나 활용도를 통해서 이기는 장군이었던 거죠.
하지만 그의 한계 역시 명확했는데 19세기말 제국주의자로서 잔인성과 그 후배 장군들이 1차 대전 당시 보여 주었던 희생에
대한 잔인할 정도로 냉혹한 모습 역시 보이고 있습니다.
키치너는 19세기의 유럽사회의 변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잘 활용하여 유명해 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가 남긴 여러 유산
은 양차 대전에 깊게 자리 잡아 20세기에도 큰 영향을 주었죠.


그리고 키치너가 남긴 또다른 유산이 바로 [국가가 너를 원한다]라는 최초의 포스터의 모델이라는 거죠.
영국 한정으로 하면 영국 최초의 국민징집병인 키치너 아미를 만들어 1,2 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것도 덧붙일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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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05 20:46
수정 아이콘
기본에 충실하네요. 어떻게 보면 무식하다 싶을 정도로.
lupin188
14/01/05 20:55
수정 아이콘
역시 기본이 중요하군요...
azurespace
14/01/05 20:59
수정 아이콘
멀티 늘리고 포탑 지어가며 공성전차 전진하면 바이오닉 병력은 답이 없죠!
키니나리마스
14/01/05 21:01
수정 아이콘
스타로 치면 전상욱 보는 거 같네요. 니가 뭘 하든 내 할 것만 탄탄하게 해내면 이기지랄까..
14/01/05 21:17
수정 아이콘
추악한 제국주의자의 대표로군요.
쿨 그레이
14/01/05 21:39
수정 아이콘
파쇼다 사건도 이 양반이 관여되어 있었죠. 토벌군을 이끌고 수단으로 남하하려는 와중에 파쇼다에 프랑스군이 있는 걸 보고 "님들 여기서 비키시지?" 하고 군사적 충돌 없이 외교적으로 처리한 일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프랑스가 물러나긴 했는데... 어느 책에서 읽은 바로는 이 사건으로 영국의 국제적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는군요. (신빙성에 조금 의심은 갑니다.)
14/01/05 22:03
수정 아이콘
뭐랄까나.. 허영심이나 공명심 같은건 거의 없이 상당히 현실적이고 통찰력이 있는 장군의 전형인 듯 싶네요. (반대로 허영심이나 공명심은 가득하지만 현실 파악못하고 통찰력도 없는 장군의 대표로는 괴링..) 이런 장군이 있으면 국가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을 듯요. 유명세를 얻어서 정치인들이 위협감을 느끼지도 않으면서 냉정하고 현실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최소한의 피해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니까요.
가만히 손을 잡으
14/01/05 22:59
수정 아이콘
밑에서 작업하는 공병들은 죽어났겠군요.
14/01/06 07:05
수정 아이콘
어쩌면 대충 알고 있어도 해내지 못할일을 해내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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