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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24 21:27:07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리뷰] 변호인 - 노무현? 송우석? 송강호!!
신촌에서 이브날 조조로 <변호인>을 보고 왔습니다. 5시쯤 저녁까지 일찍먹고 집에 오는데, 크리스마스 이브 7시의 신촌을 보고 있자니 정말 인간지옥이 따로없더군요. 이브 데이트를 아침 일찍부터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그 시작을 <변호인>으로 한것도 과히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우려반, 기대반으로 보러간 <변호인>을 리뷰해 보겠습니다.



선택과 집중 (이 단어가 부정적으로 느껴진다면 당신은 피잘러입니다.)
감독 양우석은 웹툰작가 출신으로 이번 <변호인>의 각본과 연출을 맡고 있습니다. 그의 웹툰 <스틸레인>은 보지 않았습니다만, 다음웹툰들은 대부분 탄탄한 스토리를 갖추고 있죠. <변호인>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는 웰메이드 영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택과 집중에서 뛰어난 감각을 보여준다고 생각됩니다. 실존인물의 실화를 다루게 될 경우 극의 특정부분에서 진행이 늘어지는 경향이 드러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변호인>은 영화 내내 지루함을 찾을 수가 없는 매끄러운 진행을 보여줍니다. 노무현이란 인물 전체보다 부림사건 이전과 이후에 집중하면서 잘 짜여진 이야기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죠.



양우석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가? 왜 말할 수 없는가?
이야기는 잘 짜 놓았으나 그것을 탁월하게 연출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뒤 딱히 뇌리에 남는 장면이 없는 그런 영화입니다. 잘 짜여진 '실화'를 그대로 풀어가는 수준입니다.(중간의 액자구성은 뭐 있으나 마나한거라 -_-) 실화를 흐르는대로 풀어냈다라... "이럴거면 다큐로 만들지!"란 생각이 들더군요. 첫 영화라는 점, 감독보단 각본가쪽에 가까운 사람이라는 점, 실화라는 점 등을 생각하면 이런식으로 풀어낸 것이 '흠'이라고 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영화자체만으로는 높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광해>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패밀리 레스토랑 같다고나 할까요. 패스트푸드 정도로 저질은 아니고 품질도 품위도 있지만, "쉐프를 불러주세요.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군요."를 날릴만한 작품은 아닌거죠.

조연들을 활용하는 면에서도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송영창, 정원중, 조민기, 이성민...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입니다. 이런 배우들이 평면적인 캐릭터에 갇혀 있는 느낌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김영애씨야 배역을 생각하면 다소 통속적이고 평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판단이었을꺼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달수, 곽도원씨의 경우는 좀 더 입체적인 표현이 필요했습니다. 허지웅 평론가의 리뷰처럼 차동영은 '<허퓨굿맨>의 제셉장군'이 되었어야 했는데 어떤 카리스마도 보여주지 못합니다. 오달수씨는 마지막 장면에서 아예 병풍취급을 받죠. 중간에 송우석에 감화되어가는 박동호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많이 있음에도 그냥 지나가 버리니 말미에 캐릭터가 병풍이 돼버렸습니다. 그나마 조연중에선 이성민씨가 살아있는 연기를 보여주더군요. 송우석에게 용기를 얻어 신나게 기사를 타이핑 하는 모습이라던가 셔츠까지 벗어주는 모습에서 잔잔한 감흥을 전해줍니다. 감독이 숨결을 불어주니 캐릭이 당연히 살아나는 것이죠. 이러한 숨결을 박동호와 차동영에게 불어주지 못했다는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감독에게 아쉬운 점은 하나 더 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실존인물의 배경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고 있음에도, 주인공 이름은 노무현이 아니라 송우석입니다. 영화 시작부터 픽션임을 자막으로 '공지'하고 시작하고 있죠. 감독의 의도였을까요? 그렇다면 아리송합니다. <변호인>은 송우석의 내적변화가 이야기의 핵심이고 그 내적변화의 핵심동기가 '용공조작'과 '국가보안법'이라는 불의에 항거하는 의협심입니다. 핵심의 핵심으로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으나 영화는 '픽션'임을 공지하고 들어갑니다. 각본가이자 감독인 양우석은 <변호인>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했을까요? '국보법'과 '매카시즘'에 대해 뚜렷한 고발을 보여주는 이야기인데 '픽션공지' 때문에 이야기에 힘이 빠지는 기분이 있습니다. 강경하게 실화로 밀어붙이는 것이 어떠했을까요? 물론 이것이 외압때문이거나, 현 시국에 지레 겁먹은 제작사의 결정이었다면 감독에게만 책임을 물을 순 없겠지만 말입니다. 지금이 21세기라니 씁쓸하네요...



노무현? 송우석? 송강호!
'픽션공지'와 노무현이 아닌 송우석이란 이름은 관객으로 하여금 주인공을 기존 정치인과 매칭하기 보다 '송변'이라는 새로운 인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송강호는 완벽하게 '송변'이라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메소드 연기법의 최고라고 불리우는 송강호는 스크린 안에서 배우가 아니라 고졸출신 변호사가 되어있더군요. 의도한 것이겠지만 배우와 캐릭터의 성까지 같다보니 '송변'은 '송우석 변호사'가 아니라 '송강호 변호사'란 기분이 들더군요. 예고편에도 나온 '국가란 국민입니다!'라는 열변을 다른 배우가 했다면 오글거렸을겁니다. 그러나 그 순간 스크린 속에 있는 것은 배우가 아닌 '송강호 변호사'였고, 그 외침은 진실되게 다가왔습니다. 연기만으로 본다면 올해 최고의 연기는 바로 '송변'이 아닐까 싶습니다. 



<변호인>은 좋은 영화입니다. 어른들보다 아이들에게 보여줬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오늘도 극장에서 저의 모교 중학생들이 단체관람을 왔더라구요.(<변호인> 단체 관람이 아니라 극장까지 인솔 후 각자 보고픈 영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애들하고 같이 보느라 집중하기 힘들 줄 알았는데 다들 조용히 관람해줘서 좋았습니다. 중간에 옆에 있는 녀석이 자꾸 의자가 흔들릴 정도로 다리를 떨길래 아이컨택 한번 해줬더니 제 더러운 인상에 겁먹고 얌전해져서 기.. 기뻤습니다 ㅠ,ㅠ.
<변호인>은 뛰어난 예술성은 갖고있지 못합니다. 오락성을 기대할 영화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러나 실화라는 점에서 오는 '힘'은 있습니다. 어느정도의 관객몰이가 가능할 것인지 꽤나 기대가 됩니다.
작년부터 웰메이드라는 칭찬만 가능한 영화들이 많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에는 좀더 재기 발랄한 한국영화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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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공파일
13/12/24 21:37
수정 아이콘
다들 알고 있다시피 실화를 기반으로 했지만 디테일은 꾸며냈다는 이야기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분들은 대부분 그 "실화에서 오는 힘"의 어색함에 오글거림을 못 참으는 것이고요.

연기도 그럭저럭 볼 만하고 각본도 오락영화로서 무난한데 그것이 담아내고자 하는 주제의식이 관객으로부터 억지로 꺼집어 내지는 것이 반감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이죠. 게다가 그 무언가가 나한테는 없는데 남한테서 나오는 걸 보고 있자면 좀 혐오감까지 드는 것이고요.

물론 저는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많은 분들의 평을 종합해보니 안 봐도 비디오(...)랄까요. 비디오로 나와도 안 보겠지만요.
마스터충달
13/12/24 21:48
수정 아이콘
케이블에서 나오면 시간 때우면서 보기엔 더 없이 훌륭합니다.
비디오로 나오면 비디오로 빌려보기에도 적절합니다.
극장가서 보실 필요는 없지만 정치사회적 식견이 부족한 아이나 친구들에게 권장할만한 영화입니다.
13/12/24 22:04
수정 아이콘
보지 않고서 너무 단호하게 평을 하시니 좀 의아하네요.
글쓴 분도 웰메이드 영화라는데 굳이 비디오로 나와도 안본다는 얘기까지 하실 것 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3/12/24 22:10
수정 아이콘
근데 저에겐 <광해> 이후 웰메이드 영화는 더 이상 칭찬이 아니게 됐습니...
똘이아버지
13/12/24 22:09
수정 아이콘
그냥 노무현이 싫다고 하면 될걸 길게 변을 대시네요.
삼공파일
13/12/24 22:20
수정 아이콘
별로 싫어하지 않는데요 ^^;; 레미제라블을 보고도 대선 패배에서 위안을 얻었다는 얘기들을 보고 갸우뚱했었는데 요즘 이런 영화가 나오면 주제의식이 과도하게 모든 걸 덮어버리기 되죠. 그 점이 불편하다는 것이고 이부분은 오히려 좌파적 성향을 가진 쪽에서 더 많이 나오는 얘기인데요.
똘이아버지
13/12/24 22:24
수정 아이콘
노무현 싫어하기로는 좌파가 더 심하겠지요.
삼공파일
13/12/24 22:27
수정 아이콘
좌파라는 게 그런 뜻으로 쓴 건 아닙니다만, 저는 별로 안 싫어해요 ^^;; 그리고 노무현이 싫어서 이 영화가 싫은건데 그 말을 못해서 빙 둘러서 표현했다고 얘기하면 너무 비약이 심하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이죠. 존중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만, 어쨌든 그런 겁 아닙니다.
위원장
13/12/24 22:16
수정 아이콘
안볼거면 평도 하지 마세요
삼공파일
13/12/24 22:28
수정 아이콘
네 ^^;; 그냥 남들이 그렇다길래 그렇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겁니다.
사티레브
13/12/24 23:28
수정 아이콘
두번째문단은 뭔가싶네요 첫줄부터 든생각이 연기보시지도 않았는데?
개념은?
13/12/24 22:46
수정 아이콘
저도 초반부에는 사실 님이 말씀하시는것 처럼 오글거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본 사람이 하는 평이고요.
영화를 보지도 않고 안봐도 비디오라고까지 하면서 작품에 대한 비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님의 의견이 맞고 틀리고를 말하는게 아닙니다. 최소한 보고나서 평을 해야죠.
아티팩터
13/12/24 23:01
수정 아이콘
영화든 소설이든 노래든 안보고 안듣고 평하는것만큼 허망한 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럴 거 같아.' '그렇다더라'를 넘어설 수 없으니까.
끵꺙까앙
13/12/24 23:49
수정 아이콘
이건 좀 무식한 평인데요;;;
겟타빔
13/12/25 00:46
수정 아이콘
무식하다기보다는 무례하다는 생각이 드는 평이라 봅니다;;;
끵꺙까앙
13/12/25 00:59
수정 아이콘
유식했다면 무례햇다는걸 알테니깐요
삼공파일
13/12/25 01:00
수정 아이콘
허허. 별소릴 다 듣네요.
끵꺙까앙
13/12/25 14:25
수정 아이콘
저도 별리플을 다 봤네요.
윤하헤븐
13/12/25 00:00
수정 아이콘
보지도 않고 ;; 뭐 어쩌라는거죠
앨런페이지
13/12/25 00:32
수정 아이콘
영화를 보지도 않으시고 주변의 평만 듣고 모든걸 파악하시다니 부러운 능력이네요.
개인적으론 주제의식이 억지로 끄집어 내어져보이거나 반감을 받지도 않았습니다.
복잡하게 괜히 꼬아서 쓰셔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한테는 없는데 남한테서 나오는걸 보고있자면 혐오감이 든다
이부분 특히 뭔말인지 전혀 모르겠네요 -_-;;

과도한 주제의식이다. 혐오감이 든다.
이건 그냥 한 정치인에게서 모티브를 가져온 영화일 뿐입니다.
다큐도 아니고 그냥 허구의 창작물이요.

과도하게 의미부여하시고 쓸데없는 사족을 달아
보지도 않은 영화에 대해서 악평을 늘어놓으시는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캔디
13/12/25 00:48
수정 아이콘
일단 평은 영화를 본 사람만이 할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공파일
13/12/25 00:53
수정 아이콘
네... 제가 영화를 보지도 않고 함부로 얘기해서 많은 분들을 불편하게 해드렸네요...
영원한초보
13/12/25 03:32
수정 아이콘
삼공파일님 이런 리플은 상당히 의외네요.
주류와 다를 수는 있어도 나름 정립된 근거로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번 [변호인] 평가만은 근거가 너무 부족하네요
이왕 이렇게 된거 변호인 보시고 여드름 한번 시원하게 분출 해보세요!!!
어니닷
13/12/25 17:54
수정 아이콘
너무 실망스러운 리플이네요..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당연히 갈릴수 있겠지만..
이런 리플은 영화를 좋게 본 분들을 싸잡아 무시하는거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냥 깽판치시는거 같은데요.
김기만
13/12/24 22:10
수정 아이콘
본 입장에서 안봐도 비디오라는 말에는 공감이 갑니다. 그 사건에 대해 알거나 하면 안봐도 되지요.

물론 노무현이란 인간에 대해 일말이라고 미안한 감정이 있다면 보러가는거지요. 내가 다 알아도...

미안한 감정은 없고 싫은 감정만 없으면 안보면 되는거구요.

막상 보러가면 영화가 이전에 생각한 그대로 굴러가는게 똑같고 예상을 하나도 안벗어나서 재미없을거 같지만

그럼에도 신기하게 몰입해서 보게 됩니다. 역시 송강호가 연기를 잘해서 그런지...

배우가 마음껏 연기하도록 판을 마련해주는것도 감독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죠.
마스터충달
13/12/24 22:11
수정 아이콘
송변이 캐리했습니다.
연기를 잘하게 하는 것이 감독의 공이라고 하시지만 조연들이 병풍되는 형국이다보니
연기쪽은 송강호 혼자 캐리한거로 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각본자체는 꽤나 훌륭합니다. 지루해질때쯤 치고 들어오는 곁가지들이 긴장감을 잘 유지해주더라구요.
그러나 연출력에서 좀... 머리에 남는 씬이 없어요;;
개념은?
13/12/24 22:26
수정 아이콘
곽도원.. 그러니까 차동영의 대한 평가는 저랑 조금 다르네요. 저는 법정씬에서 곽도원 송강호(송우석)에 맞서는 곽도원(차동영)을 보면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정말 딱 좋았습니다.
이동진평론가가 변호인을 보면서 아쉬운점이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는것이 아니고 이미 영화 스스로 내린 결론을 관객들에게 주입하는것 같아 아쉽다고 했었는데.. 만약 차동영의 캐릭터가 더 입체적이었다면 이동진씨 의견의 플러스 알파가 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영화 자체는 충분히 관객들에게 어필을 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더 나아갔다면 오히려 저는 불편했을것 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3/12/24 22:31
수정 아이콘
관객들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고싶었다면 확실히 차동영을 입체적으로 구현해야 됐었죠.

아니면 정말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민주주의에 대해 주장하고 싶었다면
다큐로 만들거나 실화임을 떳떳하게 주장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도저도 없이 '잘 만들기'만 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별 3개반짜리 작품이죠.
똘이아버지
13/12/24 22:40
수정 아이콘
그럼 상영을 못했겠죠.
마스터충달
13/12/24 22:41
수정 아이콘
전 지금이 2013년이라고 생각했는데.. 흨 ㅠ,ㅠ
개념은?
13/12/24 22:44
수정 아이콘
송우석 캐릭터의 과장이 섞여 있기 때문에 차동영마져 더 나아갔다면 저는 심하게 오글거렸을것 같습니다. 후반부 송우석의 캐릭터를 잡아줄 수 있었던 것은 (님이 찾을 수 없다는) 차동영의 카리마스마 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스터충달
13/12/24 22:53
수정 아이콘
프라이드로 항거하던 제셉장군과 비교하면.... 영....
고문과 빨갱이에 대한 강경함만 보여줬다면 카리스마가 있었을텐데 싶습니다. 특히 "빨갱이 XX야!"라며 소리치는 부분까지는 특히 그렇죠.
근데 이것들이 자신만의 정의감이 표출된것이어야 하는데.... 차동영은 정의감도 없어요.
윤중위 흠집내기가 차동영의 의지와 상관 없었던 것이라면
빨갱이를 처단하기 위해 더러운 짓도 마다하지 않는 애국전사같은 입체적 악역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윤중위 흠집내기는 차동영 작품이었죠.

저는 프락치 동원하기, 윤중위 흠집내기 등 졸렬한 모습들 때문에 카리스마를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13/12/24 23:06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그러한점이 더 카리스마있고 리얼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자신이 믿는 정의 애국을 위하여 그야말로 수단을 가리지않고 뭐든지하는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주었으니까요

윤중위정도야 자신이 생각하는 애국을 위해선 그냥 희생시킬수있는 작은 소에 불과했고
대를위해 소를 희생시킬수있다는 차동영의 비뚫어진 정의가 제대로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장면에서 차동영만의 비뚤어진 정의 그 광기를 여실히 느낄수있었는데요.

저는 윤중위 흠집내기 프락치 동원하기를 통해 차동영만이 가지는 개성 광기 카리스마가 극대화 되었다고 봅니다.
마스터충달
13/12/24 23:10
수정 아이콘
윤중위 흠집내기가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군요.
차동영에게 lawful evil을 기대했던 저에겐 실망이었어요.
13/12/24 23:12
수정 아이콘
그런 윤중위 흠집내기도 차동영입장에선 충분히 로우풀 에빌이라고 생각됩니다.

차동영에게서의 정의는 나라와 애국을 위해선 자그마한 소는 희생시킬수 있다라는 것이니까요.그것이 그의 법이고 그의 논리겠죠.
개념은?
13/12/24 23:07
수정 아이콘
우선 제셉장군은 제가 뭔지 모르겠어서 그 캐릭터에 비교해서는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봤기때문에 이 영화 차동영 캐릭터에 대한 평만 하겠습니다.

저는 차동영에 대해서 처음부터 정의감,애국심 같은건 찾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본인의 철저한 기준이 있는게 아닌 그냥 위에서 시키는대로 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역설적으로 더 악랄함을 느꼈습니다. 정의감, 애국심을 위해 본인을 불태우는것이라면 차라리 이해가 될테지만, 그런것 같지도 않으면서도 학생들을 고문하고 법정에서 빨갱이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이거야말로 철저하게 현실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하는 씁쓸함마저 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빨갱이라고 소리치는 장면은 소름마져 들더군요.

애국심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시작은 님 말씀처럼 애국심 때문이 아니었을 지라도 피고인을 고문하고, 본인이 법정에 서고, 윤중위를 궁지에 몰아넣으면서 점점 스스로 본인을 애국자로 각인 시키려는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 모습이 더욱더 악랄해보이고 카리스마 있어보이기도 했습니다.
마스터충달
13/12/24 23:14
수정 아이콘
<어퓨굿맨> 한번 보시길 권장합니다.
풋풋한 탐크루즈도 나오고
변호인과 통하는 면이 많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전 등장부터 본인이 '애국자'라고 생각하는 lawful evil의 전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후반의 행동은 통일성이 없어보였구요.
Neandertal
13/12/24 23:20
수정 아이콘
아마도 마스터충달님이 생각하는 캐릭터였다면 공판에서 송변이 고문했냐고 물어봤을 때 자랑스럽게 고문했다고 대답했겠죠..."빨갱이 놈들 고문 좀 한게 대수냐...다 나라를 위해 한 일이다..."
그 정도로 설정된 인물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자기만의 관점에 갇혀있는 인물인 것 맞지요...좀 더 교활한 인물이라고 봐야 겠지요...
마스터충달
13/12/24 23:25
수정 아이콘
송변 엎어 매치고 '내가 애국하는 덕분에 니들이 산다~' 이소리 할때부터
'국보법상 정당한 심문이었다' 이런식의 답변을 기대했었던것 같습니다.
13/12/25 00:05
수정 아이콘
시국이 흉흉하니 픽션이라 했을뿐 사실상 다큐처럼 사실과 최대한 유사한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거 같습니다. 픽션이라면 할 필요 없는 재현이들도 쓸데없이 꼼꼼하게 했고, 캐릭터도 실존인물들과 의도적으로 많이 매치시켰다고 느껴집니다. 마치 감독이 위인의 생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자하는 위인전 집필자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본게 맞았다면 차동영의 캐릭터도 그렇게 자기만의 애국이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릴 필요가 없었겠지요.
단지 자신의 행동의 합리화를 위해 애국을 주장하는 자기최면에 걸린 악당정도면 충분했을겁니다.
영원한초보
13/12/25 03:40
수정 아이콘
감독이 정말 영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이야기라는 것을 되도록 들어내지 않으면서 변호사 노무현 다큐를 만들었죠.
영원한초보
13/12/25 03:37
수정 아이콘
풋풋한 톰크루즈가 아니라 절정의 톰크르죠
어 퓨 굿맨하고 제리 맥과이어는 톰 크루즈가 어떤 영화를 맡아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연기로도 훌륭한 배우라는 이미지를 쌓았고요
13/12/25 17:09
수정 아이콘
글쎄요..전 어퓨굿맨의 제셉장군이라는 캐릭터야말로 헐리우드식 단편적인 인물의 전형으로 생각되던데요.
오래전에 봤지만 증언 마지막에서의 분노의 일갈로 한순간에 재판을 뒤엎는 것을 보면서 실소를 터뜨린 기억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동전 넣으면 커피나오는 식의 뻔한 캐릭터를 싫어하기도 하고..
그래서 극중에서 차동영이 증인을 자처하고 '고문은 없었다'는 말을 하는 것에 더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캐릭터 설정 및 상황으로 생각했습니다.
13/12/25 00:30
수정 아이콘
그런데 차동영을 이렇게 그려내면 그건 너무나 비현실적인 영화가 되어 버립니다.
80년대의 악이라는 게 그렇게 멋들어진 악이 존재하던 시기가 아니라.
그냥 개같은 악이 판치던 세상인데 차동영을 그렇게 그려 버리면 그건 시대물이 아닌 판타지가 되어버리는 거죠
긍정_감사_겸손
13/12/25 00:27
수정 아이콘
하도 변호인이 인터넷에 난리길래 저도 어제 조조할인으로 보고왔습니다.
재밌더군요. 다들 연기력이 대단했습니다. 저는 범죄와의전쟁 이후 가장 재밌게 본것 같습니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너무 슬프더군요. 특히 김영애씨.. 캬~
해울림
13/12/25 00:39
수정 아이콘
변호인은 엊그제 친구들과 봤는데, 많은 부분은 이미 다른 분들께서 지적해주셔서 대체적으로 대세적인 의견들에 공감했습니다.
개인적 감상평을 추가로 남기자면, 차동영이 증인대에 나와있던 장면에서 저는 나치 전범 재판, 한나 아렌트가 언뜻 떠올랐습니다.
누군가 밑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던, 그런 위치에 만약 저 자신이 있었다면 '윗선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과 함께요.

그 다음으로 생각해봤던 것은 영화 제목이었습니다. '변호사'가 아닌, '변호인'이 영화 제목이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변호사'와 '변호인'이 주는 어감의 차이는 분명히 다르고 울리는 맛이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변호사'가 아니라, 그가 '변호인'이었기 때문에, 내 앞에 서서, 혹은 내 뒤에서 든든하게 지탱해줄 것만 같은,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들이 들더군요. 그래서 또 울컥하기도 했고요.
13/12/25 01:07
수정 아이콘
방금 보고 왔습니다.
뭔가 아쉽더군요. 정말 뭔가~!! 아쉬워요. 내용 말고 영화 자체로만 본다면 뭔가 끊긴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정말 송광호, 곽도원(무대인사 짱), 김영애씨가 캐리한 영화인거 같아요.
정치색을 확 띄던가 아니면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적나라게 하던가 전두환을 겁나 까던가 노무현을 겁나 찬양하던가 했으면 모르겠는데..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을 받았어요. 감정(이라 쓰고 감동이라 읽는다)의 클라이막쓰가 없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장면에 송광호씨가 웃는데 노무현아저씨가 너무 보고싶었어요. 눈물이 조금 나려하더군요.
호화요트건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도들도들
13/12/25 04:10
수정 아이콘
본문에 대체로 공감합니다. 사소한 부분 하나를 지적하자면, 변호인에서 불가피하게 메소드 연기를 하였고 그마저도 역시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는 하였으나, 일반적으로 송강호는 메소드 연기의 최고로 일컬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메소드 연기와 정반대 스타일로 평가되어 왔죠. 한국에서 메소드 연기하면 김명민이 대표적이고 최민식이나 전성기의 설경구도 이 부류로 분류될 수 있을 겁니다.

별개의 이야기지만 송강호 연기 스타일의 절정은 '밀양'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찬욱 감독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연기를 보고 그토록 놀란 적은 다시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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